판시사항
작성명의인의 기명만 있고 날인이 빠진 예금청구서를 권한없이 작성한 경우 사문서위조죄의 성부(적극)
판결요지
예금청구서에 작성명의자의 기명만 있고 날인이 빠져있다 하여도 일반인이 그 작성명의자에 의하여 작성된 예금청구서라고 오신할 만한 형식과 외관을 갖추고 있는 이상 권한없이 위 예금청구서를 작성한 행위는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하고 날인이 없다하여 이를 미완성문서로 볼 수는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해진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후 구금일수중 7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문서위조는 작성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의 명의로 문서를 작성함을 말하는 것이므로 작성명의인이 없는 문서는 문서위조죄의 객체가 될 수 없음은 물론이나, 일반인이 명의자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라고 오신할만한 형식과 외관을 갖춘 이상 작성명의인이 있는 문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인이 작성한 소론 오길자 명의의 예금청구서(83형 제69652 사건 수사기록 80정)를 보면, 작성명의 자인 오길자의 기명만 있고 날인이 빠져 있음은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으나 위 예금청구서에 작성명의자의 날인이 없다고 하여도 작성명의자에 의하여 작성된 예금청구서로서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고 있다고 하겠으니 피고인의 위 예금청구서 작성행위를 사문서위조로 의률한 원심조치는 정당하고, 날인이 없는 이상 아직 미완성 문서이므로 문서위조죄나 위조문서행사죄로 처단할 수 없다는 논지는 이유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 및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1) 사문서위조, 동행사 및 업무상횡령의 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조흥은행 면목지점장으로 있던 피고인이 그 판시와 같이 공소외 오길자 외 6명의 예금청구서 7매를 각 위조하여 이를 위 지점 출납담당계원에게 진정한 문서인 것처럼 제시하여 행사하고 위와 같이 예금청구서를 위조행사함으로써 은행을 위하여 업무상 보관중이던 위 공소외인들의 예금 도합 249,200,000원을 인출하여 이를 임의 소비함으로써 횡령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검찰에서 위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있고 원심거시의 다른 증거들에 의하면 위 자백의 진실성을 보강하고도 남음이 있으므로, 위 원심인정에 적법한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는 논지는 이유없다.
(2) 사기 및 횡령의 점
원심이 거시한 증거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이 삼양화학공업사 대표 한영자 명의로 된 당좌수표 4매 및 약속어음 57매를 각 위조한 후 그 정을 모르는 제3자들에게 이를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가장하고 할인을 받아 금원을 편취한 사실과, 피고인이 위 한영자로부터 교부받아 보관중 이던 동인명의 약속어음 2매(액면 합계 50,000,000원)를 동인의 승락을 받음이 없이 임의로 공소외 한일해에게 할인함으로써 이를 횡령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되고 그 증거취사과정을 살펴보아도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반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니 이점 논지도 이유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후 구금일수중 70일을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