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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9. 08. 14. 선고 2009누6010 판결
유통절차에 의심이 있더라도 실제로 금지금이 유통된 이상 명목상의 거래로 단정할 수 없음[국패]
직전소송사건번호

대법원2008두14616 (2009.2.12)

전심사건번호

서울고등법원2008누2134 (2008.07.22)

제목

유통절차에 의심이 있더라도 실제로 금지금이유통된 이상 명목상의 거래로 단정할 수 없음

요지

금지금이 수입되어 수출되기까지 짧은 기간내에 이루어지고, 중간단계에 과세로 전환 후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는 폭탄업체가 존재하였던 사실만으로 실제로 금지금이 실물로 유통된 사실에 대하여 재화의 공급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음

결정내용

결정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주문

1. 당심에서 추가된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459,250,830원의 환급거부처분취소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한다.

2.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피고가 2005. 10. 10. 원고에 대하여 한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1,326,127,910원,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141,591,100원, 2004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316,071,450원의 각 부과처분을 취소한 다.

3. 소송총비용 중 80%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5. 10. 10. 원고에 대하여 한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1,326,127,910원,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141,591,100원, 2004 사업연도 법인세 316,071,450원의 각 부과처분과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459,250,830원의 환급거부처분을 각 취소한다{원고는 환송전 당심까지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1,381,825,270원(가산금 39,783,830원, 중가산금 15,913,530원 포함),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46,647,790원(가산금 4,222,100원, 중가산금 1,688,840원 포함), 2004 사업연도 법인세 329,346,440원(가산금 9,482,140원, 중가산금 3,792,850원 포함)의 각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으나, 환송 전 당심에서 위 각 청구 중 각 가산금 및 중가산금 부과처분의 취소 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하였으며, 대법원이 그 부분에 대 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한편, 원고는 환송 후 당심에서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취소청구 부분의 청구 취지를 확장하고,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환급거부처분 취소청구를 추가하였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 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4. 1. 19.부터 서울 종로구 봉익동 168 금정빌딩 402호에서 금지금(金地金, 이 사건에서는 '금괴ㆍ골드바 등 원재료 상태로서 순도가 1,000분의 995 이상인 금'을 일컫는다) 도매업 등을 영위하여 온 법인사업자이다.

"나. 원고는 설립 당시부터 2004. 12. 31.까지 사이에 국제금은 주식회사(이하 '국제금은'이라 한다) 외 7개 금지금 도매업체로부터 공급가액 합계 14,428,028,000원(974kg) 상당의 금지금 매입에 관한 세금계산서들(이하 이 부분 금지금에 대한 매입거래를이 사건 제1거래'라 하고, 그에 따른 세금계산서들을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라 한다)을 교부받았으며, 2004. 2. 11.부터 2004. 4. 16.까지 사이에 9회에 걸쳐 홍콩 소재 외국회사인 Wing Fung Gold and Jewellery Wholesale Ltd.에 수출가액 합계 6,684,804,591원 상당의 금지금을 수출하였고, 2004. 4. 27.부터 2004. 9. 17.까지 사이에 8회에 걸쳐 홍콩 소재 외국회사인 Sun Yip Hong Gold Dealers Ltd.에 수출가액 합계 7,875,357,027원 상당의 금지금을 수출하였다.",다. 또한 원고는 2004년도에 국제금은 외 2개 금지금 도매업체로부터 공급가액 합계 2,475,185,000원(165kg) 상당의 금지금 매입에 관한 세금계산서들(이하 이 부분 금지금 에 대한 매입거래를 '이 사건 제2거래'라 하고, 그에 따른 세금계산서들을 '이 사건 제2 매입세금계산서'라 하며, 이 사건 제1, 제2매입세금계산서를 합하여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라 한다)을 교부받았으며, GG금은 주식회사(이하 'GG금은'이라 한다) 외 3개 업체에 공급가액 합계 2,487,046,000원 상당의 금지금 매출에 관한 세금계산서들(이하 '이 사건 매출세금계산서'라 하고, 이 사건 제2매입세금계산서와 합하여 '이 사건 제 2세금계산서'라 한다)을 발행하였다.

라. 원고는 위 합계 1,139kg의 금지금(이하 '이 사건 금지금'이라 한다)에 관한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와 이 사건 제2세금계산서 및 위와 같은 수출사실을 근거로 하여 피고에게 2004년 제1기분 2004년 제2기분 각 부가가치세와 2004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의 각 과세표준ㆍ세액을 신고하였다.

"마. 그런데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04. 10. 8.부터 2005. 8. 23.까지 원고에 대하여 범칙조사를 실시한 후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는위장세금계산서'(실제 금지금을 매출한 자와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자의 불일치)에 해당하고, 이 사건 제2세금계산서는 '가공세금계산서'(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만 수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피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바. 이에 피고는, 부가가치세에 관하여는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에 관한 매입세액 공제를 인정하지 않고 이 사건 매출세금계산서에 관한 매출세액을 과세표준에서 차감하여, 2005. 10. 10. 원고에게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1,326,127,910원을 경정ㆍ고지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원고의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환급신청세액 460,104,330원 중 459,250,830원에 대한 환급을 거부하는 한편, 가산세 141,591,100원을 부과하여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40,736,850원{가산세 141,591,100원 - 환급 세액 853,500원(460,104,330원 - 459,250,830원) - 기납부세액 750원}을 경정ㆍ고지하였다. 피고는 또한 법인세에 관하여는 법인세법 제76조를 적용하여 증빙 미수취 가산세로서, 2005. 10. 10. 원고에게 2004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316,071,45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위 각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부과처분을 합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당심에서 변경된 청구 부분(청구의 추가와 청구취지의 확장부분)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원고는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40,736,850원의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던 것을, 환송 후 당섬에 이르러 2009. 6. 3.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141,591,100원의 부과처분과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459,250,830 원의 환급거부처분의 각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459,250,830원의 환급거부처분 취소청구 부분의 소는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또한 제소기간도 도과한 상태에서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과세관청이 납세자가 당초에 신고한 과세표준 또는 납부세액이나 환급세액에 누락ㆍ오류가 있다고 하여 구 부가가치세법 제21조 제1항(2007. 12. 31. 법률 제8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등에 의하여 환급세액을 줄이거나 납부세액을 증액하는 경정결정을 한 경우에는 당초의 신고에 의하여 발생한 조세채무의 확정력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납세자가 위와 같은 과세관청의 경정결정에 대하여 불복하여 당초 신고한 환급세액을 지급받기 위하여는 경정결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와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세법에 규정된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한 납세자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행정상 제재이므로, 징수절차의 편의상 당해 세법이 정하는 국세의 세목으로 하여 그 세법에 의하여 산출한 본세의 세액에 가산하여 함께 징수하는 것일 뿐, 세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성립 확정되는 국세와 본질적으로 그 성질이 다른 것이므로, 가산세 부과처분은 본세의 부과처분과 별개의 과세처분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0두7520 판결).

이 사건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40,736,850원의 부과처분은 원고의 환급신고에 대하여 피고가 당초 신고한 환급세액에 누락ㆍ오류가 있다고 하여 구 부가가치세법 제21조 제1항에 의하여 경정한 환급거부처분과 가산세 부과처분이 혼합된 것인바, 부가가치세 가산세 부과처분은 본세에 대한 환급거부처분과 별개의 과세처분이고, 피고가 환급거부처분을 한 경우 원고의 신고에 의하여 발생한 조세채무의 확정력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의 환급거부처분에 불복하여 환급세액을 지급받기 위하여는 환급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별도로 제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원고가 당초 구하던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140,736,850원의 부과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부과처분만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2009. 6. 3.자 청구취지변경은 부가가치세 가산세 부과처분취소청구의 범위를 854,250원(141,591,100원 - 140,736,850원) 확장함과 동시에 그와 별개로 부가가치세 환급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새로운 청구를 추가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우선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부과처분취소청구의 범위를 확장한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행정소송의 원고는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235조에 따라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는 한도에서 청구취지 또는 원인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인바, 위 청구취지 확장 부분은 동일한 처분의 범위 내에서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이 이루어진 소의 변경에 해당하여 적법하다.

나아가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459,250,830원의 환급거부처분 취소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부가가치세 환급거부처분이 부가가치세 가산세 부과처분과는 다른 별개의 과세처분임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그에 대한 취소소송 역시 별개로 전심절차를 거치고 제소기간을 준수하여야 하는데,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경정결의서(을 제1호증의2)가 제1심 법원 제1차 변론준비기일이 열린 2007. 3. 28. 제출되었으므로 원고는 최소한 그 무렵에는 위 환급거부처분이 있음을 알았다 할 것이며, 원고가 그로부터 1년이 훨씬 지난 2009. 6. 3.에서야 이 사건 환급거부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음은 기록상 분명한바, 원고가 위 환급거부처분에 대한 전심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부분 소는 제소기간을 도과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 은 이유 있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와 이 사건 제2세금계산서 기재와 같은 내용의 거래를 실제로 하였고, 부가가치세의 부당환급을 위해 공모한 사실이 없다. 원고가 부가가치세를 부정하게 환급받기 위하여 이른바 '폭탄업체' 등과 공모하였다는 것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피고의 추측에 불과하며, 원고로서는 다른 금지금 업체들과 공동으로 조세를 포탈하려는 의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의 행위에 대하여는 알 수도 없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와 이 사건 제2세금계산서가 허위의 세금계산서라거나, 원고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을 전제로 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금지금 거래는 전부 가공의 거래(실제 재화 등의 거래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의 부과대상인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이 없어 부가가치세를 부과할 수 없다.

(3) 이 사건은 법인세법 제76조 제5항에 정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고 증빙서류를 수취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규정을 적용하여 한 증빙미수취 가산세 부과처분도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 내지 11, 14 내지 18호증, 을 제19호증의 1 내지 7, 을 제20호증의 1 내지 16, 을 제21호증의 1 내지 13, 을 제 22,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2002년경부터 2004. 12. 31. 조세특례제한법의 개정 전까지 서울 종로 소재 귀 금속업체들 사이에서는 부가가치세 영세율 또는 면세 제도를 악용하여, 금지금을 수입 한 후 이를 영세율 또는 면세로 여러 단계를 거쳐 유통시키다가 이른바 폭탄업체(금지금을 면세금으로 매입하여 과세금으로 판매한 다음 단기간 내에 이익금을 전액 인출ㆍ은닉하고 폐업하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를 포탈하는 업체)에 이르러 과세금으로 전환 시킨 후, 다시 여러 단계의 도매상을 거쳐 과세로 유통시키다가 수출하면서, 폭탄업체 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고, 수출업체는 폭탄업체가 납부하지도 않은 부가가치세를 환급받는 형태의 이른바 폭탄영업이 존재하였다.

(2) 세금계산서의 흐름과 송금내역에 의하면,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상의 금지금은 모두 주식회사 PPP티씨 등 수입업체에 의하여 수입된 후 2-3단계의 면세 도매를 거쳐 이른바 '폭탄업체'에 매입되었다가, 과세금으로 전환되어 1-8단계의 과세 도매를 거쳐 원고에게 매입된 후 수출되었는데, 대부분 수입에서부터 수출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거래가 하루 안에 이루어졌고, 원고가 그 매입처에 대금을 송금하면, 그 인접 시간대에 역방향으로 폭탄업체를 경유하여 수입업체에 이르기까지 대금이 송금되었다. 위 금지금 거래에 관여한 폭탄업체들은 모두 자신이 매입한 금지금을 매입가액보다 낮은 공급가액(다만 여기에 부가가치세액을 더한 액수, 즉 공급대가는 매입가액보다 높다)에 매출한 후 임의로 폐업함으로써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였으며(총 14개 업체, 부가가치세 미납액 총 1,143억 6,000만 원), 그 대표자들은 모두 잠적하였다.

(3)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제2매입세금계산서 기재와 같이 매입하여 이 사건 매출세금계산서 기재와 같이 국내 업체에 매출한 금지금 165kg에 대하여 조사된 결과에 의하면, ① 2004. 8. 10.자 매출세금계산서(금지금 5kg)와 관련하여서는 '폭탄업체인 AA금은 주식회사→주식회사 BB골드→주식회사 CC금은→주식회사 DDD골드→원고→EE금은 주식회사-→주식회사 FF쥬얼리→GG귀금속 주식회사'의 순서로, ② 2004. 9. 1.자 및 같은 달 3.자 각 매출세금계산서(각 금지금 20kg)와 관련하여서는 '폭탄업체인 주식회사 HH골드→주식회사 KK골드→주식회사 LLL골드→주식회사 MMM골드→ 원고→GG금은, 주식회사 NN골드→주식회사 PPP쥬얼리→주식회사 RRRRR상사→SSSS 주식회사'의 순서로, ③ 2004. 10. 7.자, 같은 달 8.자, 같은 달 11.자 각 매출세금계산서(각 금지금 20kg)와 관련하여서는 '폭탄업체인 주식회사 금마골드→주식회사 TTTT골드→주식회사 MMM골드→원고→GG금은, 주식회사 NN골드, EE금은 주식회사, UU사'의 순서로, ④ 2004. 9. 2.자 매출세금계산서(금지금 20kg) 및 같은 달 14.자 매출세금계산서(금지금 40kg)와 관련하여서는 '원고→GG금은→주식회사 PPP쥬얼리→주식회사 QQQQ쥬얼리'의 순서로 각 세금계산서가 수수되었다.

(4) 원고가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 및 이 사건 제2세금계산서 기재와 같이 거래한 금지금의 수출가격은 수입가격보다 낮았고, 국내시세(주요 금지금 도매업체 등이 매일 인터넷 또는 자동응답전화로 고시하는 금지금의 도매시세) 및 국제시세와 비교하여도 상당히 저렴하였다.

라. 판단

(1)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 및 이 사건 제2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가) 부가가치세법 제1조 제1항 제1호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의 하나로서 '재화의 공급'을 규정하고 있고, 제6조 제1항은 "재화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부가가치세가 다단계 거래세로서의 특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1항에 정한 '인도 또는 양도'는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의 유무에 불구하고 재화를 사용ㆍ소비할 수 있는 권한을 이전하는 일체의 원인행위를 모두 포함한다고 할 것이고(대법 원 1985. 9. 24. 선고 85누286 판결, 대법원 2001. 3. 13. 선고 99두9247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어느 일련의 거래과정 가운데 특정 거래가 부가가치세법에 정한 재화의 공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각 거래별로 거래당사자의 거래의 목적과 경위 및 태양, 이익의 귀속주체, 대가의 지급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ㆍ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그 특정 거래가 실질적인 재화의 인도 또는 양도가 없는 명목상의 거래라는 이유로 그 거래과정에서 수취한 세금계산서가 매입세액의 공제가 부인되는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의2(2007.12.31. 법률 제88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가 규정하고 있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이 부담함이 원칙이다(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누2431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5두1640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수입업체로부터 수출업체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금지금이 실물로 전전 유통된 사실, 원고는 2004. 2. 11.부터 같은 해 10. 11.경까지 국제금은 주식회사를 비롯한 8개 사업자 (이하 '이 사건 공급자'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금지금을 각 매입하고 매입 당일 이 사건 금지금을 인도받은 다음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이 사건 공급자로부터 이 사건 거래에 따른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들을 각 교부받은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거래 당일 홍콩 소재 수입상들에게 이 사건 금지금 가운데 974kg을 수출하고, 나머지 165kg은 내국법인인 EE금은 주식회사를 비롯한 3개 사업자에게 판매하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이득을 남긴 사실을 알 수 있는 이상, 이 사건 금지금이 수입되어 수출되기까지의 일련의 전체거래(이하 '이 사건 전체거래'라 한다)가 모두 짧은 기간 내에 이루어지며, 그 중간 단계에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금지금을 매입한 다음 면세추천 받지 아니한 자에게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되는 금지금으로 공급하면서 세금계산서를 작성ㆍ교부하고 그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납부하지 않는 이른바 폭탄업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등 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전체거래 중의 일부인 이 사건 제1, 제2거래가 명목상의 거래로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되는 재화의 공급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 이고, 따라서 이 사건 제1, 제2거래에 따라 수수한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와 이 사건 매출세금계산서 역시 그 계산서상의 공급자와 실제 공급자가 다르게 기재된 것이라거나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만 수수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폭탄업체들은 금지금 거래 후 곧바로 폐업하는 등으로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탈세하고, 수출업체인 원고는 그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폭탄업체들과 공모하여 그들로부터 금지금을 구입하여 수출하는 형식을 취한 다음 국가로부터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아 이를 폭탄업체와 나누어 가지는 조세포탈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국가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며, 따라서 피고로서는 위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하는 취지에서 원고에 대하여 매입세액 공제를 인정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모든 입증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폭탄업체들과 공모하여 조세포탈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충분 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음으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금지금을 해외로 반출한 것은 정상적인 재화의 수출이라기보다 수출업자에게 인정되는 영세율제도와 매입세액 공제 제도를 악용하여 오로지 폭탄업체를 이용하여 면세금지금을 과세금으로 전환하는 방법에 의한 국가 조세수입의 부정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형식적 위장수출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영세율제도의 남용행위에 대하여는 매입세액 공제의 혜택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정상적으로 재화를 수출할 의사 없이 오직 영세율제도와 매입세액 공제를 남용하여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목적으로만 이 사건 금지금을 해외로 반출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또한, 폭탄업체가 이 사건 금지금을 면세로 매입하였다가 그 매입가격 보다 오히려 싼 가격에 과세도관업체에 매도하였으므로, 실제로는 과세도관업체가 폭탄업체로부터 부가가치세를 거래징수한 바 없이 세금계산서에는 그 매입대금의 10/11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급가액으로, 1/11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가가치세로 각 허위 기재하였음이 분명하고, 그 후에 이 사건 금지금을 매입한 원고도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 역시 실제로는 부가가치세를 거래징수 당한 바 없이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에는 그 매입대금의 10/11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급가액으로, 1/11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가가치세로 각 허위 기재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는 그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가 허위 기재되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며, 따라서 부가가치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의2에 따라 매입세액을 공제하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인 사업자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인도 또는 양도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거나 부과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법률규정이 없는 한 모두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것이고, 반면 재화를 공급 받는 사업자로서도 장차 자신의 전체 매출세액에서 당해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것을 기대하고 이러한 거래에 임하는 것이 통례이므로, 이러한 사업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재화의 공급거래의 경우 그 공급계약서에 공급가액과 별도로 부가가치세를 구분ㆍ특정하고 그에 따라 세금계산서도 발행하면서 그 공급대가를 일괄적으로 수수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상거래당사자 사이에는 공급가액의 수수와 별도로 그 부가가치세도 실제로 거래징수되었다고 보아야 하는 것인바(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거래과정상 원고는 폭탄업체로부터 2~3단계를 거친 후에 이 사건 금지금을 매입한 이상, 피고의 모든 입증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공급자로부터 이 사건 금지금을 매입할 당시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매입금액 전액을 공급대가로 정하였고 별도로 부가가치세를 거래징수한 바가 없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 사건 각 매입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 액과 부가가치세가 사실과 다르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법인세 증빙미수취 가산세 부분에 관하여

한편, 법인세법 제76조 제5항, 제116조 제2항(2006. 12. 30. 법률 제81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호에 의하면,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은 법인이 사업과 관련하여 사업자로부터 재화를 공급받고 부가가치세법 제16조의 규정에 의한 세금계산서를 수취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수취하지 아니한 금액의 100분의 2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한 금액을 법인세로서 징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2006. 12. 30. 법률 제81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의하면, "납세의무자 로 등록한 사업자가 재화를 공급하는 때에는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와 성명 또는 명칭,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 등을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공급을 받은 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제2거래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되는 재화의 공급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그에 따라 수취한 이 사건 각 매입세금 계산서 역시 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의 규정에 의한 적법한 세금계산서가 아니라고 단 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제1매입세금계산서는 그 계산서상의 공급자와 실제 공급자가 다르고, 이 사건 제2세금계산서는 재화의 공급 없이 수수된 것에 불과하여 모두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함을 전제로 매입세액을 공제하지 않거나 증빙미수취 가산세 규정을 적용하여서 한 이 사건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당심에서 추가된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459,250,830원의 환급거부처분 취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한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할 것인바,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며,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피고가 2005. 10. 10. 원고에 대하여 한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1,326,127,910원,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141,591,100원, 2004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316,071,450원 의 각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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