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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누2431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공1992.11.15.(932),3034]
판시사항

가. 부가가치세법상의 과세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과세관청) 및 장부상 재고품이 감손(결손)처리된 것으로 기장되었다면 입증책임이 납세의무자에게 전환되는지 여부(소극)

나. 구입한 부품을 업종전환 3년 후에 감손처리하자 이를 매출누락으로 간주하여 과세한 부가가치세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입증책임오해 또는 채증법칙위배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부가가치세법상의 과세요건인 재화나 용역의 공급 등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나 과세표준인 공급가액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는 것이므로, 단지 장부상으로 재고품이 감손(결손)처리된 것으로 기장되었다 하여 그 입증책임이 납세의무자에게 전환된다 할 수 없다.

나. 구입한 부품을 업종전환 3년 후에 감손처리하자 이를 매출누락으로 간주하여 과세한 부가가치세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입증책임오해 또는 채증법칙위배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동광공기주식회사

피고, 피상고인

성동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전기절연제부품을 생산하여 납품해 오다가 그 업종을 수출용 카셋트 제작으로 전환하였으나 그 업종전환 전에 구입한 변압기부품 등의 원재료(취득원가 금 60,282,730원)를 장부에 기장하여 이월시켜 오다가 1988년도 법인세 과세표준 신고시에 그 전기이월된 원재료를 감손처리한 사실, 피고는 이를 매출누락으로 간주하고 취득원가에 소득표준율에 따른 매출이익을 가산하여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을 산정하여 이 사건 과세처분에 이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물품을 1988.6.7.경 폐기처분하였다는 원고 주장과 그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나서, 이 사건 원재료를 폐기처분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과세처분이 위법하다고 하는 원고의 청구는 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법상의 과세요건인 재화나 용역의 공급 등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나 과세표준인 공급가액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청에 있는 것이므로, 단지 장부상으로 재고품이 감손(결손)처리된 것으로 기장되었다 하여 그 입증책임이 납세의무자에게 전환된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그 전기절연체의 생산판매업을 영위할 때에 그에 소요되는 부품으로 구입하였으나 이를 사용하지 아니한 채로 당해 사업을 그만두고 다른 사업을 영위하였다는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그와 같이 업종을 전환한 것은 1985년도임을 알 수 있으니, 그렇다면 원고가 전기절연체의 생산판매업을 그만 둔 후 3년 가량 지나서도 여전히 그 잔존부품을 사업자로서의 통상적인 소득비율 정도의 이익을 남기고 매출하였으리라는 것은 보통은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하겠다.

오히려 그와 같은 정도의 기간이 도과된 잔존부품을 제값을 다 받고 매출하기 보다는 폐기처리하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모름지기 과세청인 피고의 입증책임 아래 피고가 과세대상으로 삼은 이 사건 부품의 매출거래가 실지로 있었는지를 심리해 보지 아니하고서는 그 취득원가에 소득표준율을 적용한 금액을 공급대가로 하는 매출거래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심이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로 원고가 주장하는 폐기사실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그 내세우는 증거들을 별다른 이유 없이 배척한 후 원고 주장의 폐기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로써 곧 피고의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고야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필경 처분의 적법성에 관한 입증책임을 오해하였거나 경험칙에 반하여 채증법칙을 어긴 잘못이 있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여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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