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상해보험약관상의 보험사고인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의 의미와 그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보험금청구자)
판결요지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의 우연한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 사고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의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제외되며, 이러한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보험금청구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
참조조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피고,상고인
리젠트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홍석한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소외인은 1998. 12. 30. 피고와 피보험자를 본인, 피보험자 사망시의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 보험기간을 1998. 12. 30. 16:00부터 2003. 12. 30. 16:00까지, 보험료를 월 11,670원, 일반사고 사망시 보험금을 3,000만 원으로 하는 자유로 운전자 상해보험을 체결하고, 1998. 12. 30. 및 1999. 1. 20. 월 보험료를 납부한 사실, 위 보험의 일반상해담보 특별약관에 의하면 "피보험자가 대한민국내 또는 국외에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일반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상해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여 주며, 피보험자가 일반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고 그 직접적인 결과로써 사고일로부터 180일 안에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사망보험가입금액 전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그런데 소외인이 1999. 2. 14. 10:30경 제주시 (주소 생략) 소재 과수원에서 무너진 돌담을 보수하기 위하여 돌을 운반하던 중 갑자기 사망한 사실, 원고 1은 그의 처, 원고 2, 원고 3은 그의 아들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보험약관상의 '외래의 사고'란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므로 소외인이 무너진 돌담을 보수하기 위하여 돌을 운반하던 중 갑자기 사망한 상황은 소외인이 돌을 운반하는 외부의 행위에 의하여 초래된 것이어서 이는 외부적 요인에 해당하고, 따라서 위 사고는 위 보험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므로 보험자인 피고로서는 보험수익자인 원고들에 대하여 위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위 사고가 소외인의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의 신체적 결함으로 초래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혈압수치가 160/70mmhg인 단순 고혈압으로 사람이 사망할 확률은 극히 적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2. 그러나 피보험자인 소외인이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의 우연한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 사고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의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제외되며, 이러한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보험금청구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이 무너진 돌담을 보수하기 위하여 돌을 운반하던 작업 중 쓰러진 채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하였으나,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사망하였는데, 그 당시 망인의 입술은 청색증(cyanosis)의 증상을 나타내고 있었으며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돌연사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하며, 소외인이 어떠한 상해를 입게 되었다거나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은 현재까지도 불명인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보험자인 소외인의 사망이 위 보험약관상의 외래의 사고에 의한 상해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도 없으며, 또한 소외인이 돌을 운반하는 작업과 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추단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찾아 볼 수 없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소외인은 위 상해보험약관에서 보험사고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소외인이 돌을 옮기다가 쓰러져 사망한 것만으로 외래의 사고라고 본 것은 상해보험에 있어서 보험사고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을 저질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