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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25540 판결
[추심금][공1992.12.15.(934),3282]
판시사항

가. 별단예금제도의 취지와 별단예금을 예치받은 은행이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고 판명되기 전에 함부로 어음발행인에게 반환하거나 그에 대한 반대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되었고, 그가 어음교환소규약 소정의 기간 내에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을 은행에 제출하지 아니한데 대한 귀책사유가 은행에게 있는 것이라면, 은행이 별단예금을 수동채권으로하여 상계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할 수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원래 약속어음의 채무자가 어음의 도난, 분실 등을 이유로 지급은행에 사고신고와 함께 그 어음금의 지급정지를 의뢰하면서 그 어음금액에 해당하는 돈을 별단예금으로 예치한 경우, 이 별단예금은 일반의 예금채권과는 달리 부도제재회피를 위한 사고신고의 남용을 방지함과 아울러 어음소지인의 어음상의 권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당해 어음채권의 지급을 담보하려는 데 그 제도의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별단예금채권을 압류한 당해 어음채권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그 예금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은행의 상계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고, 이를 예치받은 은행으로서는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된 경우에는 그에게 이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고,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고 판명되기도 전에 이를 함부로 어음발행인에게 반환하거나 그에 대한 반대채권과 상계할 것도 아니며, 이는 사고신고담보금을 별단예금으로 예치하게 한 목적이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

나.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되었고, 그가 어음교환소규약 소정의 기간 내에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을 은행에 제출하지 아니한데 대한 귀책사유가 은행에게 있는 것이라면, 은행이 별단예금을 수동채권으로하여 상계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할 수 없다고 본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한국상업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심훈종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확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소외 1은 1990.4.9. 액면 금 15,000,000원 지급기일 같은 해 7.9. 지급장소 피고 은행 연희동지점, 수취인 소외 2로 된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는데, 소외 3은 같은 해 7.9. 그가 이 사건 어음을 소지하다가 분실하였다고 피고 은행에 신고하였고, 같은 날 발행인인 위 소외 1도 피고 은행에 위 어음금의 지급거절을 의뢰하면서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위 어음금액에 해당하는 금 15,000,000원을 별단예금으로 예치하였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어음의 최후소지인으로서 그 지급기일에 피고 은행 연희동지점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사고계 접수를 이유로 그 지급을 거절당하여 그 발행인인 위 소외 1을 상대로 약속어음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91.1.10. 가집행선고부 원고 전부승소판결을 선고받고 같은 해 2.11. 위 소외 1이 피고 은행에 대하여 가지는 사고신고담보금 15,000,000원의 반환채권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으며, 위 추심명령은 같은 해 2.13. 피고 은행에 송달되었다.

다. 위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신고담보금을 피고 은행에 예치할 때 피고 은행과 사이에 위 담보금의 처리를 위한 약정을 맺었는데 그 약정내용은, 위 사고 신고가 자금부족을 은폐하기 위한 허위신고가 아님을 담보하고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된 경우 그 지급자금으로 충당하기 위하여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하는 것이므로, 서울어음교환소규약에 따라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로 판명된 경우 그 어음소지인의 지급청구에 의하여 피고 은행이 위 담보금을 어음소지인에게 지급하고, 그 어음소지인의 청구권이 정당하지 아니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에는 위 담보금의 반환청구권이 그 예탁자인 위 소외 1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 한편 서울어음교환소규약에는 어음소지인이 어음금지급청구소송에서 승소하고 그 판결확정증명 등을 제출하거나, 어음발행인이 어음소지인에 대한 어음금지급에 동의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한 경우에는 지급은행이 위 사고신고담보금을 어음소지인의 청구에 따라 그에게 지급하고, 당해 어음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인이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을 지급은행에 제출한 바가 없이 지급제시일로 부터 6개월이 경과한 경우에는 지급은행이 위 사고신고담보금을 어음발행인에게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라. 피고 은행은 이 사건 어음의 지급제시일로 부터 6개월이 경과하도록 이해관계인으로 부터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의 제출이 없자, 이 사건 사고신고담보금 반환채권이 이 사건 어음의 지급제시일로 부터 6개월이 경과된 날인 1991.1.9.자로 위 어음의 발행인인 위 소외 1에게 귀속되게 되었는데, 위 소외 1은 1990.8.8. 어음교환소로 부터 거래정지처분을 받았고 피고 은행이 1991.1.9. 현재 위 소외 1에 대하여 이미 변제기가 도래한 신용카드이용대금채권과 적금대출원리금채권을 가지고 있다 하여, 같은 해 1.25. 그중 금 15,000,000원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위 소외 1의 피고 은행에 대한 위 사고신고담보금 반환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어음을 피고 은행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사고계 접수라는 이유로 그 지급을 거절당하게 되자, 위 소외 1이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한 사실을 확인하고 위 소외 1의 주소를 알아 그를 상대로 어음금청구소송을 제기하고자 피고 은행 연희동지점에 여러차례 찾아가 이를 문의하였으며, 위 소외 1이 나타나면 원고에게 연락하여 줄 것을 부탁하면서 그 지점대리 소외 4에게 원고의 전화번호까지 기재하여 준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은행에서는 당해 어음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인이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하지 아니한 채 지급제시일로 부터 6개월이 경과하면 위 사고신고담보금 반환청구권이 어음발행인에게 귀속되도록 되어 있는 서울어음교환소 규약내용을 원고에게 고지한 바 없었다.

바. 원고는 1990.9.21. 위 소외 1을 상대로 위와 같이 약속어음금청구소송을 제기하고 1991.1.10. 가집행선고부 승소판결을 선고받게 되자 같은 달 15. 피고 은행 연희동지점에 찾아가 승소사실을 알리고 위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그 판결문이 제시되지 아니하였고 피고 은행을 상대로 한 판결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 은행은 그 지급을 거절하였다.

사. 이에 원고는 같은 해 2.6. 피고 은행에 위 판결문 사본과 함께 승소판결을 받았음을 서면으로 통지하고 이어서 같은 달 11. 피고 은행을 제3채무자로 한 이 사건 추심명령을 받았다.

2.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사고신고담보금은 어음발행인의 사고신고가 자금부족을 은폐하기 위한 허위신고가 아님을 담보하여 거래정지 제재회피를 위한 사고신고의 남용을 방지함과 아울러 어음소지인의 권리가 확인되는 경우 그 어음채권의 지급을 담보하려는 데 그 제도의 취지가 있는 것으로서 어음소지인은 그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어음채권을 우선 변제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므로, 지급은행으로서는 어음발행인과 사이에 위 사고신고담보금의 처리에 관하여 위와 같은 약정이나 규약이 있으면 그 내용을 어음의 지급제시 당시나 그 이후 6개월이 경과하기 이전에 어음소지인에게 고지하여 어음소지인으로 하여금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의 제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약정이나 규약에 따라 어음지급제시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함으로써 사고신고담보금의 반환채권이 어음발행인에게 귀속되게 되었다 하더라도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님이 판명되거나 은행에서 어음소지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두어 그 권리의 행사 여부를 최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음소지인이 그 행사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당해 어음의 소지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위 사고신고담보금 반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은행의 상계는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 되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 은행은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의 지급기일에 적법한 지급제시를 하고 그 이후에도 위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하여 권리행사를 할 의사를 명백히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6개월 이내에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면의 제출이 필요함을 고지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직접 그의 명의로 피고 은행에 위 사고신고담보금을 청구할 수 없게 하였고, 그 지급제시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직후 원고가 어음발행인인 위 소외 1에 대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음을 고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을 거절한 다음, 1991.1.25.에 이르러 같은 해 1.9.자로 피고 은행의 위 소외 1에 대한 반대채권과 위 소외 1의 사고신고담보금 반환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다 하여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니, 이는 정당한 어음소지인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상계권을 남용하는 것이 되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3.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이 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실관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피고의 상계권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권리남용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원래 약속어음의 채무자가 어음의 도난, 분실 등을 이유로 지급은행에 사고신고와 함께 그 어음금의 지급정지를 의뢰하면서 그 어음금액에 해당하는 돈을 별단예금으로 예치한 경우, 이 별단예금은 일반의 예금채권과는 달리 부도제재회피를 위한 사고신고의 남용을 방지함과 아울러 어음소지인의 어음상의 권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당해 어음채권의 지급을 담보하려는 데 그 제도의 취지가 있는 것이며, 그러므로 이와 같은 별단예금채권을 압류한 당해 어음채권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그 예금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은행의 상계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고 ( 당원 1989.1.31. 선고 87다카800 판결 참조), 이를 예치받은 은행으로서는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된 경우에는 그에게 이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고,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가 아니라고 판명되기도 전에 이를 함부로 어음발행인에게 반환하거나 그에 대한 반대채권과 상계할 것도 아니며, 이는 사고신고담보금을 별단예금으로 예치하게 한 목적이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 은행이 원고와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을 하였고, 서울어음교환소의 규약이 위와 같이 되어 있어서 지급제시일로 부터 6개월이 경과한 후에는 형식상 그 반환채권이 위 소외 1이 귀속되게 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되었고, 원고가 6개월 내에 소송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을 피고 은행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위가 판시와 같아서 그 귀책사유가 피고 은행에게 있는 것이라면, 지급은행인 피고가 그의 채권을 추심하기 위하여 원래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되는 경우 그 지급자금으로 충당하기 위하여 예치한 위의 별단예금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할 수 없다 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따라서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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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5.13.선고 91나66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