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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2008. 4. 30. 선고 2007노2737 판결
[풍속영업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김재하

변 호 인

변호사 김장생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①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에 의하면, 위 법 소정의 풍속영업은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2호 에 의한 숙박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하여 시행령에 구체적인 범위를 위임하고 있는데, 시행령에 숙박업에 관하여 규정된 바가 없으므로, 이 사건 모텔은 비록 숙박업에 해당할지라도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풍속영업”에는 해당되지 아니하고, ② 이 사건 DIVX PLAYER는 동영상 파일을 재생하는 기계장치에 불과하고 그 안에 저장된 동영상 파일은 컴퓨터 프로그램파일에 불과하여, 어느 것도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소정의 “음란한 물건”에 해당되지 아니하며, ③ 피고인으로서는 특정 객실을 대여하였을 뿐, 투숙객이 음란물을 관람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투숙객이 자신의 의사에 의하여 동영상 파일을 재생하여 보는 것은 수동적 노출을 전제로 한 기존의 관람 개념과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 할 것이어서, 이를 두고 음란한 물건을 “관람하게 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④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위 법의 입법목적에 반하는 행위도 아니고,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 음란물을 시청한 경우에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보다 보호되어야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이 위 법 제3조 제2호 소정의 준수사항을 위반하였다거나 피고인의 행위가 처벌함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2. 판단

가. 이 사건 모텔이 풍속영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는 풍속영업의 범위에 관하여 “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4호 의 규정에 의한 숙박업, 이용업, 목욕장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동법 시행령 제2조 제2호 는 “ 법 제2조 제2호 에서 ‘목욕장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 함은 공중위생법시행령 제3조 제2호 나목 의 규정에 의한 특수목욕장업을 말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는바, 위 시행령 제2조 제2호 에서 숙박업, 이용업에 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고 목욕장업에 대해서만 규정을 하고 있음에 비추어, 위 법률 제2조 제2호 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수식하는 것은 목욕장업만 해당되고, 숙박업과 이용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체계해석상 자연스러운 점, ② 구 풍속영업규제에 관한 법률(1999. 3. 31. 법률 제59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는 풍속영업의 범위에 관하여 ‘ 공중위생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의 규정에 의한 숙박업, 이용업, 목욕장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및 유기장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가, 이후 ‘유기장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 삭제되었는바, 위와 같은 입법연혁을 고려할 때에도 ‘숙박업’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는 문구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 등을 종합하면, 숙박업에 관하여는 위 법률 자체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고 시행령에 별도로 구체적인 범위를 위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모텔이 공중위생관리법 제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숙박업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DIVX PLAYER 등이 음란한 물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형법 제243조 는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서, 컴퓨터 프로그램파일은 위 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대법원 1999. 2. 24. 선고 98도3140 판결 참조),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제3조 제2호 에서 관람·열람하게 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음란한 물건으로, 문서, 도화 외에 “필름 기타 물건” 대신 “영화·음반·비디오물 기타 물건”을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므로, 위 법 소정의 “비디오물”의 의미는 위 법의 입법목적과 다른 법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살피건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2호 는 비디오물을, “연속적인 영상이 테이프 또는 디스크 등의 디지털 매체나 장치에 담긴 저작물로서 기계·전기·전자 또는 통신장치에 의하여 재생되어 볼 수 있거나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음란 동영상 파일이 저장되어 있는 서버 컴퓨터 내 하드디스크는 연속적인 영상이 유형물에 고정되어 재생하여 볼 수 있거나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인 이상, 위 법 소정의 비디오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5도5710 판결 참조), 관련조문을 전체적·종합적으로 해석하여 볼 때, 위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소정의 비디오물의 개념은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의 DIVX PLAYER 검증결과를 종합하면, 이 사건 DIVX PLAYER는 그 내부에 수많은 DIVX(Digital Internet Video Express) 형식의 음란 동영상 파일을 저장함과 동시에, PLAYER를 조작하면 저장된 음란 동영상 파일을 TV를 통하여 볼 수 있도록 재생시켜 주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음란 동영상 파일이 저장된 이 사건 DIVX PLAYER 내 하드디스크 부분은, 연속적인 영상이 하드디스크라는 디지털 매체에 담겨져서 PLAYER라는 기계장치에 의하여 재생되어 볼 수 있거나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므로, 이는 결국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호 소정의 음란한 비디오물에 해당된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행위가 관람하게 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 추가로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모텔의 종업원인 공소외인이 객실 2개에 음란 동영상 파일이 저장된 DIVX PLAYER 2대를 설치한 사실, 투숙객이 이 사건 DIVX PLAYER를 조작하여 음란 동영상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여야 하고, 공소외인은 투숙객이 요청하면 비밀번호를 가르쳐주어 DIVX PLAYER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공소외인이 비밀번호를 가르쳐줄 당시 투숙객이 음란물을 관람할 것을 알았다고 볼 것이고, 비밀번호를 입력하여야만 작동되는 기계의 비밀번호를 가르쳐준 행위는 적극적으로 투숙객들에게 음란물을 관람하게 하는 행위와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다 할 것이어서, 공소외인의 행위는 풍속영업등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호 소정의 관람하게 한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조 는, “이 법은 풍속영업을 영위하는 장소에서의 선량한 풍속을 해하거나,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저해하는 행위 등을 규제하여 미풍양속의 보존과 청소년의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법의 입법목적에는 청소년의 보호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 적용될 미풍양속의 보존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위 법 제3조 제2호 에서 음란한 물건을 관람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적합하면서 최소한의 불가피한 수단이며, 비록 성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일부 제한되더라도, 위 행위를 처벌함으로서 얻게 되는 공익적 효과와의 관계에서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현저하게 일탈하여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배형원(재판장) 김현정 송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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