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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9.1.10.선고 2018노2074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수뢰후부정처사,정치자금법위반
사건

2018노2074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수뢰후

부정처사, 정치자금법 위반

피고인

A

항소인

쌍방

검사

유경필(기소), 민병권, 고영하 (공판)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병운, 안선영, 김추, 고일광

법무법인 정론 담당변호사 김용균, 손범규, 정민석

판결선고

2019. 1. 10.

주문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범죄일람표 순번 21번에 관한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 및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7년 및 벌금 160,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으로부터 692,000,000원을 추징한다.

위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검사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 : 쌍방 항소

가) 피고인이 받은 유로화의 금액에 관한 검사의 항소이유

피고인은 J으로부터 5만 유로 상당이 아니라 1억 원 상당의 유로화를 교부받았다.

나) 피고인이 받은 금품이 뇌물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1) J은 피고인에게 G기관 관련 민원해결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후원금을 모집하려는 M의 협박 때문에 후원금을 지급한 것이고, 또한 국회의원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두면 향후 도움을 받을 일이 있을 것이라는 잠정적이고 막연한 기대에 의해 후원금을 지급하였을 뿐이다.

(2) M가 민원해결에 대한 대가로 J에게 금품을 요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M와 의사연락이 없이 J으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정당한 민원을 해결해 준 것으로 인식하였고, 2015. 5. 10.경 J과의 만남은 즉흥적이고 사전에 합의된 것이 아니며, 4개월 지나 대가를 받는다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5만 유로 금액이 커서 다음날 돌려주려 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단순한 정치후원금으로만 생각하였을 뿐이고 민원해결에 대한 대가로 금품을 받는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

2) 수뢰후 부정처사의 점 : 피고인 항소

가) 피고인이 J으로부터 2,000만 원을 교부받을 당시는 총선 2~3일 전 분주한 저녁시간이었고, 당시 하도급 공사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 설사 J이 하도급 공사에 관하여 부탁하고 피고인이 민원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후로부터 1년 4개월 지나 H기관의 건설본부장 W에게 관련 전화를 하였다는 것은 2,000만 원을 받을 당시에는 청탁으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J도 정치후원금 (선거운동자금) 명목으로 제공한 것이다.

나) 국회의원의 민원해결 업무는 국회의원이 수행하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서 '위법·부당한 처분을 적법하게 시정하라'는 취지의 민원제기는 국회의원의 일반적이고 적법한 업무수행에 해당할 뿐이고, 국회의원의 직무에 위반하는 부정한 행위가 아니다.

3) Z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 : 피고인 항소

가) 피고인은 Z으로부터 2014. 3. 20. 범죄일람표 4번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1,000만 원이 아니라 500만 원을 받았을 뿐이고, 2014. 4. 22. 범죄일람표 5번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00만 원이 아니라 500만 원을 받았을 뿐이고, 2014년 5월경 으로부터 범죄일람표 7번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

나) M는 피고인의 사전 지시 또는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먼저 Z으로부터 BY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5억 원을 받아서 피고인의 승용차에 실어두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피고인은 M를 질책한 후 BY에게 전화하였고, BY으로부터 돈은 돌려보내고 사람만 보내라는 말을 듣고 M에게 돈을 돌려보내라고 지시하였다. M가 'BY을 만나고 온 Z이 BY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하니 2~3일 지켜보고 돌려보내겠다.'라고 하면서 계속 미루다가 중앙당 여론조사에서도 Z이 안 좋게 나오자 M가 돌려 준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Z으로부터 5억 원을 수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다) 피고인이 Z으로부터 받은 금품은 공천과 관련하여 받은 것이 아니다.

(1) 피고인이 Z으로부터 범죄일람표 3, 4, 5번 기재 금품을 수수할 당시 Z이 피고인에게 공천 관련 부탁을 하지 않았으므로 위 돈은 공천헌금이 아니라 단순한 정치자금에 불과하다.

(2) AA시장 공천권은 2014. 4. 30.경 경기도당 공직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에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로 이관되었고, 과 M는 BY 등 실세들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5억 원을 마련하였으며, 공천권 이관 전후를 통틀어 BY 이 공천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피고인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지위에 있지도 아니하였고 영향력을 실제 행사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제공한 5억 원은 공천과 관련하여 수수된 것이 아니다.

(3) Z이 공천에서 탈락한 후 2014년 5월 하순경 피고인에게 교부한 2,000만 원은 공천과 관련하여 수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AI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 : 쌍방 항소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

원심은 공여자인 AI과 이를 보거나 들었다는 M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AI이 교부하였다고 하는 공소사실 기재 합계 2억 4,500만 원 중 4,500만 원 부분에 관한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나머지 1억 9,500만 원 상당의 정치후원금 제공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M 수첩의 기재내용은 그때그때 기록용으로 작성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제공한 후원금과 전혀 관련이 없는 CA, CH 등의 기재도 들어가 있는 등 그 기재내용을 믿을 수 없고, AI은 신빙성 없는 M 수첩 기재 내용대로 맞추어 진술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M가 AI으로부터 받았다는 정치후원금이 피고인에게 전액 전달되지 않고 배달사고가 났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나) 검사의 항소이유(범죄일람표 8번 주문 무죄 1,000만 원, 범죄일람표 13, 15, 18번 이유 무죄 합계 3,500만 원 부분)

M가 작성한 수첩에 기재된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들이 모두 공여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M가 검찰에 수첩을 임의로 제출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수첩의 신빙성이 높고, 또한 피고인과 AI 간의 친분관계를 고려하면 피고인의 보좌관인 M가 AI이 제공하는 정치자금의 전달과정에서 이를 빼내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5) AC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 : 쌍방 항소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

(1) 피고인은 범죄일람표 20번 기재와 같이 2014. 4. 20. AF호텔에서 AC를 만난 사실도 없고 5,000만 원을 받은 사실도 없고, 공천과 관련하여 받은 것이 아니다.

(2) 피고인은 범죄일람표 19번 기재와 같이 2014. 3. 20, AC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당시 AD시 시의원에 대한 공천권한은 AD시 지구당 위원장에게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이는 공천헌금이 아니라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다.

(3) 피고인이 범죄일람표 22번 기재와 같이 2014년 하반기에 AC로부터 받은 5,000만 원은 차용금으로 받은 것이고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

나) 검사의 항소이유

(1) 원심은 AC가 본인의 형사소추 가능성을 우려하여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였음을 이유로 AC에 대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하였으나, AC가 법정에 출석하여 진정성립을 인정한 이상 증거능력이 부여된다.

(2) AC의 진술과 M의 수첩 내용 및 M의 진술에 의하면, 범죄일람표 21번에 관한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되어야 한다.

6) AP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 : 피고인 항소피고인이 범죄일람표 24번 기재와 같이 2015년 가을경 AP로부터 받은 7,000만 원은 차용금으로 받은 것이고 정치후원금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

7) AQ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 : 쌍방 항소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

피고인은 AQ로부터 범죄일람표 28번 기재와 같이 1,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

나) 범죄일람표 26, 27번에 관한 검사의 항소이유

(1) 범죄일람표 26번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처 CQ가 사용하는 승용차 사용은 피고인의 정치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그 구입비는 피고인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자금으로 보아야 한다.

(2) 범죄일람표 27번과 관련하여, M가 차량 구입비 4,000만 원 중 1,000만 원에 대해 배달사고를 냈다면, M 입장에서는 굳이 수첩에도 없는 내용을 진술할 이유가 없으므로 1,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M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7년, 벌금 1억 6,000만 원 및 추징 6억 8,200만 원)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G기관 발주 공사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년 5월경 서울 강남구 Q호텔 1층 커피숍에서 M와 함께 J을 만나 G기관이 발주한 'K공사'와 관련하여 J으로부터 공사계약 체결 대가 등 명목으로 유로화 1억 원 상당을 교부받았다.

2) 피고인이 받은 유로화의 금액 : 검사 항소 부분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피고인은 검찰 2회 진술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2015년 5월경 J으로부터 받은 유로화는 5만 유로 상당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② J은 원심 법정에서 M로부터 갑자기 피고인과 함께 만나러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유로화 5~6만 유로를 모아서 주었고, 검찰에서 1억 원 상당의 유로화를 교부했다고 진술한 것은 환율을 착각하였기 때문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이 J으로부터 받은 유로화로 AL에 대한 차용금 5,000만 원을 변제한 것을 제외하고는 피고인이 1억 원 상당에 이르는 유로화를 사용하였다거나 나머지 유로화를 보관하고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J으로부터 받은 돈이 5만 유로 상당이라고 인정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5만 유로 상당을 초과하여 1억 원 상당의 유로화에 이른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J으로부터 받은 돈이 5만 유로를 초과하여 1억 원 상당의 유로에 이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뇌물공여자인 J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에서도 J이 피고인에게 교부한 뇌물 액수가 5만에서 6만 유로 상당을 넘어 1억 원 상당의 유로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유무죄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8. 9. 14. 선고 2018노827 판결 참조).

3) 피고인이 받은 돈이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 피고인 항소 부분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뇌물죄에 있어서 직무관련성 및 공무원이 얻은 이익이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설시한 다음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판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J으로부터 받은 5만 유로 상당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그 대가로 수수된 금품으로서 뇌물에 해당하고, 위 금품을 받을 당시 피고인에게는 그 대가성에 대한 인식도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2014년 6월경부터 국회 D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였는데, G기관은 D의 소관기관에 해당한다.

(2) 전기공사업을 하는 합자회사 I(이하 'I'라 한다)의 대표 J은 2015. 1. 6. 경G기관이 발주한 'K공사(발주일 2014. 11. 4., 예정 공사금액 10,307,644,000원)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한 경쟁업체인 ㈜L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I의 전기기술자 보유현황은 허위'라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하여 G기관이 2015. 1. 14.경 이례적으로 와의 계약 체결을 보류하였다. 이에 J은 국회 D 소속 국회의원 인맥을 찾다가 2015년 1월경 피고인의 보좌관인 M를 처음 알게 된 후 M를 만나 G기관과의 공사계약이 신속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였다.

(3) M는 G기관 계약처장 N에게 전화하여 '경쟁업체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G기관의 실무 직원인 BV 부장, AK 과장이 2015. 1. 21.경 피고인의 의원실에 직접 찾아가서 M에게 사안을 설명하였다.

(4) 피고인은 M에게 I의 G기관 관련 민원을 보고받은 후, 2015. 1. 23.경 G기관의 0 이사장에게 전화하여 "보좌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니 G기관이 낙찰자로 선정된 업체와의 계약체결을 이례적으로 보류하고 있다는데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말하면서 와 계약을 조속히 체결할 것을 종용하였다. 0은 원심 법정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지역구와 관련된 민원이 아닌 특정 기업의 계약체결과 관련한 민원을 전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5) 0은 곧바로 G기관 경영지원실장 P에게 피고인의 요구대로 와 계약을 체결하라는 취지로 지시하였고, G기관은 2015. 1. 29.경 I와 위 K공사 계약을 체결하였다.

(6) 그 후 M는 J에게 '일도 잘 해결되었는데 1억 원 정도 인사해야 하는 것아니냐'고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2015년 5월경 Q호텔 1층 커피숍에서 M와 함께 J을 만나 J으로부터 '의원님 덕분에 공사계약이 무사히 체결되어 감사하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인사와 함께 공사계약 체결 대가 등 명목으로 5만 유로 상당의 유로화를 교부받았다.

(7) J은, "G기관 건이 아니었다면 피고인에게 후원금을 줄 특별한 이유가 없다. G기관과 I 사이의 계약이 체결되고 나서 약 4개월이 지난 후인 2015년 5월경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하게 된 경위는, M가 계속하여 G기관 건이 해결된 대가로 1억 원 정도를 요구하였으나 큰돈을 주는 것이 부담스러워 사업차 해외에 출국하여 있던 동안 M의 연락을 피하였으나 입국한 이후에는 M의 요구를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 5만 유로 상당의 유로화를 피고인에게 지급한 것이다. 피고인에게 유로화가 담긴 봉투를 건네면서 피고인 덕분에 공사계약이 잘 되어서 감사드린다고 말하였고, 피고인은 당연히 체결되어야 했을 계약인데 나쁜 놈들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고 답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878, 1879쪽, 이하 '증 1878, 1879' 형식으로 줄여 쓴다). (8) M 역시 검찰과 원심 법정에서 "J이 피고인과 만나서 G기관과 관련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한 기억은 없으나, J이 피고인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말은 하였고, G기관 이야기는 기존에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이므로, 그날 또다시 강조할 이유도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다.

(9) 피고인이 J으로부터 받은 5만 유로 상당은 한화로 약 61,109,000원(2015. 5. 평균 매매기준율 1,222.18원/유로 기준)으로서 상당히 큰 금액에 속하고, J이 당일 처음 만난 피고인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단순한 후원금 명목으로 이처럼 큰돈을 지급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점, 피고인의 G기관 이사장 과의 통화 내용, J이 피고인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던 I와 G기관 사이의 계약 내용 및 피고인의 개입 이후의 계약 체결 과정, 피고인과 J의 관계 및 수수된 돈의 규모 등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J으로부터 받은 위 돈이 일반적인 후원금이 아니라 I의 G기관 관련 민원 해결에 관여한 대가로서 뇌물이라고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정치자금의 기부행위는 정치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원행위이고 뇌물은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위법한 대가로서 양자는 별개의 개념이다. 정치자금의 명목으로 금품을 주고받았고 정치자금법에 정한 절차를 밟았다고 할지라도, 정치인의 정치활동 전반에 대한 지원의 성격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인 정치인의 특정한 구체적 직무행위와 관련하여 금품 제공자에게 유리한 행위를 기대하거나 또는 그에 대한 사례로서 금품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인인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진다면 뇌물성이 인정된다. 이때 금품 제공의 뇌물성을 판단할 때 상대방의 지위와 직무권한, 금품 제공자와 상대방의 종래 교제상황, 금품 제공자가 평소 기부를 하였는지 여부와 기부의 시기·상대방 금액 빈도, 제공한 금품의 액수, 금품 제공의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도8568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21536 판결 등 참조).

한편, 공무원이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에 그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직무 외의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금품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3039 판결 등 참조). 또한 정치자 금 선거자금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금품의 수수라 하더라도 그것이 정치인인 공무원

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지는 한 뇌물로서의 성격을 잃지 아니하고, 설령 수수된 금품 중 순수한 정치자금의 성격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뇌물로 보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2642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와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JO로부터 받은 5만 유로 상당의 금품을 뇌물이라고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대가성에 대한 인식도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가 J은 피고인과 M를 전혀 알지 못하였고 종전에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적도 없었으나, G기관 관련 공사계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보좌관인 M를 만나게 된 후 공사계약 문제가 해결되자 피고인에게 5만 유로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였다. 더군다나 J이 제공한 금품은 정치자금법에서 정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게 제공되었다.나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J은, "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과 M를 만나 피고인에게 유로화를 건네줄 당시 '의원님 덕분에 공사계약이 잘 되어서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하였고, 피고인은 '당연히 체결되어야 했을 계약인데 나쁜 놈들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고 답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원심 녹취서 6, 20, 21면), 이와 같이 금품 수수 당시 J과 피고인은 모두 피고인의 직무행위와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M도 검찰에서, "J이 셋이 앉은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유로화를 주면서 '의원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증 1091), 원심 법정에서도 "이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한 것으로 생각하고, G기관 이야기는 기존에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날 강조했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진술함으로써 J의 진술에 부합하고 있다.

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과 위와 같은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J이 피고인에게 교부한 금품이 피고인이 소속된 D의 소관기관인 G기관 관련 민원을 해결해 준것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부인할 수 없고, 피고인에게 대가성에 대한 인식도 있었다.라 한편, J은 "사업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피고인과 개인적으로 친분을 맺어두면 향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후원하는 의미로 지급한다는 생각도 있었다(원심 녹취서 30면)."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J의 이러한 진술에 따르면, J이 피고인에게 건넨 금품은 뇌물로서의 성격뿐만 아니라 정치자금으로서의 성격도 일부 결합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으로서의 성질이 일부 결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수수한 금품이 직무행위의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이상 수수된 금품 전부가 뇌물로서의 성격을 잃지 않는다.

매 J이 피고인에게 금품을 교부한 경위에 대하여, M는 "계약이 지연되는 동안 J을 몇 번 더 만나는 과정에서 J이 피고인에게 1억 원을 후원하기로 약속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증 1090), J은, "M가 이 사건 제1공사의 계약이 체결된 이후 지속적으로 금전 교부를 요구하여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피하기도 하였다(공 796,증 제3호증, J에 대한 피고인 신문조서 5~6면), 자신이 M에게 일이 잘 해결되면 피고인에게 후원을 크게 하겠다거나 1억 원을 후원해 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은 전혀 없다.

M가 일방적으로 1억 원을 요구한 것이다(원심 녹취서 18쪽)"라고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J의 진술내용에 덧붙여 M로서는 자신의 책임을 면하거나 감경하기 위하여 J의 후 원금 지급 약속에 따라 금품을 받은 것이라 주장할 동기가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J은 M의 요구를 받고 피고인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M가 J에게 G기관 관련 공사계약 체결 문제가 해결된 것에 대한 대가로 1억 원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J이 M의 해악의 고지로 인하여 외포된 결과 피고인에게 금품을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J이 공갈죄의 피해자에 해당하여 뇌물공여죄가 성립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뇌물수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297 판결 취지 참조).

나. 수뢰후부정처사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피고인에게 대가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J으로부터 2016년 4월경 2,000만 원을 교부받을 당시 J의 H기관 하도급 공사대금 증액 관련 민원 해결의 대가로서 지급되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2014년 6월경부터 국회 D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였는데, H기관는 D의 소관기관에 해당한다.

(2) J이 운영하는 I는 2015. 8. 12.경 R과 S공사 중 제2공구 전기공사에 관하여 공사대금을 57억 5,300만 원으로 하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하도급 공사대금이 도급금액의 30% 정도 수준으로 낮게 책정되어 적자가 예상되자 J은 2015. 9. 15.경 국회 D인 피고인의 보좌관 M에게 피고인을 통해 H기관에 압력을 행사하여 R로 하여금 I의 하도급 공사대금 증액 요구를 수용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였다.

(3) M는 2015년 9월경 H기관 전기시설차장 T에게 I의 적자를 보전해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종용하였고, I의 BW 부사장, R의 AN 부장, H기관의 T 차장이 2015. 10. 5.경 피고인의 의원실에서 만나서 향후 R이 설계변경을 통하여 I의 적자를 보전해 주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며(증 2226), M는 그 사실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4) 그 후 피고인은 2016년 4월경 피고인의 C 지역구 사무실에서 J으로부터 'S 공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I가 적자를 보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5) J은 R이 J의 요구를 수용해 주지 않자 2017년 7~8월경 피고인에게 재차 위 공사에서 적자가 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부탁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2017년 8월 말경 H기관 건설본부장 W에게 전화하여 'I가 적자를 보지 않도록 살펴보라'는 취지로 J의 위 요구를 수용할 것을 종용하였다.

(6) W은 H기관 전기팀장 X를 통하여 2017년 9월 초순경 RY 전기부장 등에게 I의 요구를 들어주라는 취지로 종용하였고, R은 2017. 9. 5.경 I의 공사비 증액 요구를 전액 수용하기로 하였다는 의사를 X에게 전달하였다. X의 보고를 받은 W은 2017년 9월 중순경 피고인을 직접 찾아가 원도급사인 R이 하도급사인 I의 하도급 공사대금 34억 8,000만 원 증액 요청을 전액 수용하기로 협의 완료하였다는 취지로 보고하였다. (증 2373).

(7) J은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하여 2016년 4월경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교부하면서 S 관련 하도급공사가 잘 진행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증 1890, 2658), J이 R과의 하도급계약 건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찾아가 2,000만 원을 교부하였으므로 J으로서는 당연히 H기관 및 R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피고인에게 R과의 하도급 공사대금 건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을 것으로 보인다.

(8) 피고인도 검찰에서 "J이 2016년 총선 무렵 후원금을 가지고 C 지역구 사무실에 찾아왔을 때 R과의 하도급공사대금 건과 관련하여 억울하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고(증 2908, 2909, 2910, 2934), 원심 법정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3~5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선거 끝나고 보좌관에게 이야기하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도 위 2,000만 원이 민원해결에 대한 대가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대가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J은 원심에서, "M가 2016년 4월경 자신에게 연락하여 'S 관련 사업을 많이 도와주지 않았느냐, 그러니 의원님께 5,000만 원 정도 드리자'는 요청을 하였다. 당시 S에서 하는 공사가 적자를 보는 상황이어서 일단 2,000만 원만 가지고 M 보좌관을 찾아갔으나 M는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돌려보냈다. 그러고 나서 피고인이 그 무렵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왔다 갔다면서? 우리 사무실에 와서 차나 한 잔 하고 가'라고 말하였고, 'A 의원이 돈을 달라나 보다'라고 눈치를 채고 앞서 가져갔던 2,000만 원을 가지고 C에 있는 사무실로 찾아갔다. 당시 선거기간이라 사무실에 사람이 많았는데, 복도에서 피고인을 만나 집무실로 들어가 피고인에게 돈을 건네면서, 'S 쪽에서 진행되는 공사가 잘 진행되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하였다. 이후에 R 본사에서 자신에게 연락이 와서 '이런 식으로 외부적으로 시끄럽게 하면 I를 못 도와준다. 다른 업체들은 I보다 적자규모가 더 크니 일단 순리대로 기다리라'고 말하였는데, 피고인이 H기관를 통해 R 측에 소위 압력을 행사하여 도와준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다(원심 녹취서 8~9쪽), 이와 같이 J은 2016년 4월경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교부할 당시 대가관계에 관한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는바, 그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2) 피고인은 '2016년 4월경 J으로부터 저가 하도급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부분은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기억의 혼재로 인하여 그 시점을 착각하여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위 진술이 착오에 의한 진술이라고 볼 정황도 없다. (3) 피고인 주장과 같이 J이 2016. 4. 13. 총선을 앞둔 며칠 전에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J이 2015년 5월경 G기관 발주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5만 유로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적이 있었던 점, 피고인의 보좌관인 M가 J에게 H기관 관련 민원을 해결해 준 대가로 금품을 요구함에 따라 J이 2016년 4월경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제공하게 된 점, J이 2,000만 원을 교부하면서 피고인에게 H기관 쪽에서 진행되는 공사가 잘 진행되도록 명시적으로 부탁한 점 등의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J으로부터 받은 2,000만 원은 정치자금이 아니라 뇌물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뇌물성과 대가성에 대한 인식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J이 제공한 2,000만 원에 정치자금으로서의 성질이 일부 결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수한 금품이 직무행위의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이상 수수된 금품 전부가 뇌물로서의 성격을 잃지는 않는다.

2) 부정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수뢰후부정처사죄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라 함은 직무에 위배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직무행위 자체는 물론 그것과 객관적으로 관련 있는 행위까지를 포함하고(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1060 판결 등), 직무행위가 재량적이어서 현실적으로 행해진 직무수행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뇌물의 수수 등이 직무행위 자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한 수뢰후부정처사죄에 있어서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서울고등법원 2013. 6. 14. 선고 2013노14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3. 16. 선고 20163244 판결 등 참조)는 법리를 설시한 다음,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판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2017년 8월경 H기관 건설본부장 W에게 전화하여 가 R로부터 S과 관련된 하도급공사와 관련하여 I에 적자가 나지 않게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전화한 것은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뇌물을 교부한 특정 회사의 민원 해결을 위하여 피고인 소속 국회 D 소관기관인 H기관의 임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는 형법 제131조 제1항의 수뢰후부정처사죄에서 정한 '부 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1) W은 원심 법정에서 "현직 국회의원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바로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피고인을 찾아가 원도급사인 R이 I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협의하였다고 보고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처럼 피고인이 직접 국회 D의 소관기관인 H기관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회사의 민원을 전달하고 해결을 요구한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이 2016년 4월경 J으로부터 2,000만 원을 교부받은 이후 두 달 정도 지나 I의 BW 부사장이 의원실로 찾아와서 R과의 하도급계약과 관련된 민원 해결을 요청하였고, 피고인의 자필 수첩에는 2016년 10월경 I의 R과의 하도급 공사계약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등(증 2803), 피고인은 계속해서 I 측으로부터 R과의 하도급계약과 관련된 민원 해결을 요청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3) J은 "2016년 4월경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준 이후인 2017년 7~8월경 피고인에게 여전히 R과의 하도급 공사대금 건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시정하겠다고 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은 2017년 8월경 직접 H기관 건설본부장 W에게 전화를 걸어 와 R 사이의 하도급 공사대금 문제 해결을 요구하였다.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뇌물 공여자의 민원 해결을 위하여 이례적으로 국회 D의 소관기관 임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그 민원 해결을 요구한 것은 직무의 공정성을 침해한 수뢰후부정처사죄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고, 달리 이를 국회의원의 정당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행위가 수뢰후부정처사죄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이 2016년 4월경 J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후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1년 4개월가량 지난 2017년 8월경 H기관 임원에게 전화를 걸어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적 간격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J이 2,000만 원을 교부하면서 부탁한 H기관 건이 해결되지 않아 피고인과 사이에 그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었고, 피고인이 H기관 쪽에 전화를 걸기 직전에 다시 한 번 J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직무행위가 뇌물 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2) 한편, 건설산업기본법 제31조,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건설공사 하도급계약금액이 도급금액 중 하도급부분에 상당하는 금액의 82%에 미달하는 경우에 발주자는 하수급인의 시공능력, 하도급계약내용의 적정성 등을 심사할 수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 가목에 의하면, 전기공사업법에 따른 전기공사는 건설공사에 포함되지 아니하나, 당심 증인 T의 증언에 의하면 전기공사에도 일정한 하도급 비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획재정부의 공사예규가 계약조건의 일부로 첨부되어일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한다. 그런데 R과 가 당초 체결한 2015. 8. 12.자 계약 당시 하도급계약금액은 5,753,000,000원으로 총 전기공사비 15,154,499,173원(R이 발주자에게 제출한 하도급승인신청 서류에는 도급액이 6,950,505,995원으로 적혀 있어 하도급 비율이 82.8%에 해당하는 것으로 적혀 있었으나 실제 도급 금액은 15,154,499,173 원이었다) 중 37.96%에 불과하므로(증 2738~2755), R이 저가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이에 발주자인 H기관는 2017. 7. 4. 및 2017. 8. 8. 두 차례에 걸쳐 감리업체에 하도급 계약변경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감리업체는 이를 R에 전달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2017년 8월경 H기관 건설본부장 W에게 전화한 후 R과 I 사이에 체결된 하도급계약금액이 변경되었는데, 2017. 9. 26. 1차 변경 당시 7,364,500,000원(48.59%), 2017. 11. 29. 2차 변경 당시 7,989,300,000원(52.71%)으로 각각 변경되었다. 이후 2017. 12. 29. 준공 무렵 3차 변경을 통하여 의 요구가 최종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하도급업체인 I가 국회의원에게 저가하도급 문제를 시정해달라고 요구하고, 피고인이 그 민원을 발주자 쪽에 전달하는 것 자체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J으로부터 하도급계약의 민원 해 결과 관련하여 2,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후 금품공여자인 J의 부탁을 받고 H기관의 건설본부장인 W에게 전화를 걸어 민원해결을 요구한 이상 이는 뇌물의 수수가 직무행위 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정되고, 이는 직무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부정한 행위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3) 한편 피고인은 피고인의 전화내용은 저가하도급 문제가 아니라 가 기성금을 받지 못해서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저가 하도급 문제를 시정한다는 명목으로 H기관 임원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설사 피고인 주장과 같이 기성금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하여 전화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2,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후 전화를 걸어 민원 해결을 부탁한 이상 부정한 행위에 해당함은 마찬가지이다.

(4) 피고인이 원용하는 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도2320 판결은 직무행위가 기속적인 경우에 공무원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위법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그런데, 가 R 사이의 하도급 공사대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는 민원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직무권한을 발동하거나 민원을 해결해주어야 할 기속적인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고, 그 직무행위는 재량적인 범위 내에 속하는 사항이고, 이 사건은 직무행위가 재량적인 경우에 뇌물의 수수 등이 직무행위에 영향을 미친 사안이므로 서로 사안을 달리한다. 따라

서 위 판결을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다. Z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범죄일람표 4번 기재 1,000만 원, 5번 기재 2,000만 원 수수 여부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Z으로부터 2014. 3. 20. 500만 원, 2014. 4. 22, 500만 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즉 ① Z은 피고인에게 2014. 3. 20. 1,000만 원, 2014. 4. 22. 2,000만 원을 주었다고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고 달리 그 신빙성을 의심할 사유를 찾을 수 없는 점, ② M 또한 검찰과 원심 법정에서 일관하여 Z에게 2014. 3. 20. 이전에 1,000만 원, 2014. 4. 22. 이전에 2,000만 원을 가져 왔다는 말을 듣고 그 금액을 수첩에 기재해 두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M가 작성한 수첩에는 "3/20 2 14:30(30분 지연) 15:00 의원님 tea time 1,000 지원(증 2767)", "4/22 2 15:30 회관방문 2,000 지원, BY 사업지원 활동자금 명목(증 2770)" 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으로부터 2014. 3. 20. 현금 1,000만 원, 2014. 4. 22. 현금 2,0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2) 범죄일람표 6번 기재 5억 원 수수 여부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마찬가지로 Z으로부터 5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AA시장 공천과 관련하여 2 으로부터 현금 5억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1) Z은 일관하여 "당시 다른 예비후보가 공천헌금으로 10억 원 이상을 냈다.는 소문을 듣고 5억 원을 준비하여 M를 통해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 2014. 5. 14.경 발표된 AA시장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후 2014. 5. 20.경 M에게 연락을 받고 M로부터 5억 원을 돌려받았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Z의 진술은 일관되고, 달리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를 찾을 수 없다.

(2) M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Z이 5억 원을 준비하였다고 말씀드렸는데 피고인이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아서 수긍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2014년 5월 초순경 운전기사 AB과 함께 피고인의 카니발 승용차를 타고 국회 본관 뒷길 노상주차장에서 Z이 가져온 현금 5억 원을 받아 차량 트렁크에 옮겨 실었다. 피고인에게는 위와 같이 5억 원을 받는 과정을 모두 보고하였다. 2015, 5. 14.경 AA시장 후보 공천 발표가 있은 후 피고인이 5억 원을 그대로 Z에게 돌려줄 것을 지시하여 2014. 5. 20.경 AB과 함께 피고인의 카니발 승용차를 타고 가서 2에게 5억 원을 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M의 진술은 세부적으로 Z의 진술과 일치할 뿐만 아니라, 뒤에서 보는 운전기사 AB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3) 피고인의 운전기사인 AB은 원심 법정에서 "M가 누군가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아 차 트렁크에 실었다. 그날 저녁에 피고인이 퇴근하기 위해 차에 탔을 때 피고인이 물건을 받았냐고 물어서 트렁크에 받아놨다고 답하였다"고 진술하였다.

(4) M가 피고인의 지시 또는 승인을 받지 않은 채 피고인의 운전기사인 AB을 대동하여 피고인의 승용차로 5억 원이나 되는 돈을 임의로 받아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5) 원심 법정에서의 피고인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Z이 AA시장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것을 확인한 후 5억 원을 돌려준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위 5억 원을 당시 곧바로 반환하려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Z이 5억 원을 준 대가로 BY과 만나게 해주었는바, 당시 5억 원을 상황에 따라 Z의 AA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하여 BY 등에게 로비자금으로 사용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피고인이 직접 정치자금으로 사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M를 통해 현금 5억 원을 온전히 넘겨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단순히 BY에게 전달하거나 Z에게 반환하려고 잠시 보관하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Z으로부터 공천과 관련하여 5억 원을 수수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Z은 당심 법정에서, "2015년 4월 중순경 M에게 3억 원 정도 준비했는데 피고인에게 의사를 확인해달라고 부탁하였다. M는 '의원님께 여쭈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후 2억 원 정도 더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M도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Z이 3억 원 정도를 준비했다는 취지로 보고를 드렸더니 피고인이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 '조금 더 준비를 해볼까요.'라는 취지로 말씀을 드렸더니 거부하지 않아서 묵시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이해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와 같이 M는 피고인에게 사전에 보고하고 Z으로부터 5억 원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이러한 M의 진술은 Z의 진술과도 일치하며, 보좌관인 M가 피고인의 승낙 없이 5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기도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M의 이러한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2) 한편, Z은 검찰에서 피고인 소개로 BY을 만난 것은 2014년 4월 말경이라고 진술하였고(증 1721), 원심에서는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준 날과 피고인의 소개로 BY을 만난 날이 같은 날인 걸로는, 돈을 주고 그날 간 것으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다"고 진술하였으며, 당심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3억 원 이야기는 BY을 만나기 전에 나온 이야기이지만, BY을 만난 이후 M 보좌관에게 5억 원을 건넨 것으로 기억하고, 이와 같이 기억하는 이유는 BY을 만나는 과정에서 믿음이 가서 5억 원을 건넨 것이다. M만 보고 돈을 준 것은 아니다. M 보좌관을 통하여 피고인에게 준 5억 원은 피고인이 사용하든, BY에게 일부를 전달하는 피고인이 알아서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자신은 공천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였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M도 Z이 5억 원을 마련한 경위에 관하여 당심 법정에서, "FA가 BY과 손을 잡아 AA시장 공친이 확정되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것을 저지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 핵심이다. Z이 BY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한 적은 없고, 자신도 피고인에게 그와 같이 보고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에 의하면, Z은 BY을 만난 이후에 M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5억 원을 교부할 당시 BY에게 전달하라는 명목으로 교부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어디에 사용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을 교부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정치자금법 제3조 제2호에서 '기부'의 개념을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체의 행위"로 규정하면서 금품의 무상대여까지도 기부로 본다고 명시하여 이를 처벌하고 있는 이상, 피고인이 공천에서 Z이 탈락하면 반환할 의사로 5억 원을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천과 관련하여 정치자금 명목으로 수수된 이상 피고인이 정치자금을 기부 받은 것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10422 판결 취지 참조).

(4) 원심이 피고인이 Z이 5억 원을 준 대가로 BY과 만나게 해 주었다고 판시한 부분은 잘못이나, 단순히 BY에게 전달하거나 Z에게 반환하려고 잠시 5억 원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

3) 범죄일람표 7번 기재 2,000만 원 수수 여부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2014년 5월 하순경 2으로부터 2,000만 원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즉 ① Z은 2014년 5월 하순경 처 AS과 함께 피고인과 점심식사를 하고 돈을 건넬 때 AS이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직접 주었다고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 ② AS은 검찰에서 "피고인을 만나러 가기 전 Z이 집에서 2,000만 원을 준비하여 봉투에 나누어 담는 것을 보았고, 피고인과 점심식사를 마친 후에는 일부러 자리를 피하여 먼저 나가 있었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Z으로부터 식당에서 피고인에게 봉투를 드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③ M 또한 원심 법정에서 "2014년 5월 하순경 의원실을 찾아온 Z으로부터 2,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주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범죄일람표 7번 기재와 같이 Z으로부터 현금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Z이 당심 법정에서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2014년 5월 하순경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교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달리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4) 5억 5,000만 원을 공천과 관련하여 받은 것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정치자금법 제32조 제1호, 제45조 제2항 제5호는 "공직선거에 있어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은 자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은 선출직 공직자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 추천 단계에서부터 금권의 영향력을 원천적으로 봉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공명정대한 선거를 담보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규정들에서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라 함은 정치자금의 제공이 후보자 추천의 대가 또는 사례에 해당하거나,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후보자 추천에 있어서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도6307 판결, 대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도74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관련성 유무의 판단은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된 당사자들의 지위, 정치자금 수수 당시 당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절차와 그 결과, 정치자금 수수의 경위와 그 금액 및 전달방법, 정치자금 수수를 전후한 당사자들의 언행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도17163 판결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Z으로부터 범죄일람표 3 내지 7번 기재와 같이 5회에 걸쳐 받은 정치자금 5억 5,500만 원은 모두 Z의 공직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하여 수수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1) Z이 AA시의원을 지내는 등 정치활동을 하다가 2014. 6. 4. 시행될 예정이었던 6·4 지방선거에서 소속 정당인 B정당에서 AA시장 후보로 공천 받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2) 피고인은 2014. 3. 10.경 B정당 경기도당 공직후보자 추천관리위원으로 선임되었는데, AA시장에 대한 후보 공천권이 경기도당 공직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에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로 이관된 2014. 4. 30.경까지 피고인은 AA시장에 대한 후보 공천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이른바 'BZ 의원'으로 불리면서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CA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었는바, Z의 입장에서는 피고인이 AA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하여 영향력을 행사해 줄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3) Z은 일관하여 2014년 3월 초순경 M에게 AA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고 싶으니 피고인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였고, 이후 2014. 3. 10.경 500만 원을 시작으로 피고인에게 합계 5억 5,500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하였다고 명확히 진술하고 있다. AA 시장 후보로서 지방선거에 출마하기를 희망하고 있던 Z이 지방선거를 불과 3~4개월 앞두고 피고인에게 교부한 거액의 정치자금은 단순한 후원금이 아니라 공천과 관련하여 지급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4) Z이 원심 법정에서 2014. 3. 10.부터 2014. 4.22.까지 3회에 걸쳐 피고인에게 3,500만 원을 줄 때 피고인과 공천에 관하여 명시적인 대화를 하였는지에 대하여 불분명하게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피고인과 선거와 관련된 대화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진술을 하였고, 검찰에서는 "2014. 3. 10.경 피고인을 처음 보는 자리에서 AA시장 선거에 출마해 보고 싶다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인으로부터 열심히 해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명확하게 진술하였다(증 1213), Z의 법정 진술이 검찰 진술을 번복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Z도 정치자금의 공여자로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자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진술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5) 피고인은 2014. 4. 8. Z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B정당 경기도당 공직자 추천관리위원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주고, AA시장에 대한 공천에서 탈락한 Z으로부터 2014. 5. 14. 피고인에게 그 동안 수고에 대한 감사 메시지를 받자 2에게 "동생, 고생했어. 더 큰 뜻 갖고 2년, 4년 준비해요. 의리 지킬 줄 알았는데 섭하구먼. 내가 내지역보다 최선을 다 했는데. 오후에 봐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2의 공천 탈락이 결정된 이후에도 2의 후보 공천을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하였음을 Z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6) 피고인이 2014년 5월 하순경 받은 2,000만 원은 Z이 2014. 5. 14.경 공천에서 탈락한 후 받은 것이기는 하나, 이 일관하여 "피고인이 그 동안 공천과 관련하여 많이 노력하여 준 것에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 계속 정치를 하는데 피고인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하고(증 1713, 1720), M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는바, 위 2,000만 원 또한 앞서 4회에 걸쳐 지급된 금품과 마찬가지로 Z의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하여 교부된 정치자금으로 볼 것이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덧붙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제공한 5억 5,000만 원이 모두 공천과 관련하여 지급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Z은 피고인에게 범죄일람표 3번 기재 500만 원, 4번 기재 1,000만 원, 5번 기재 2,000만 원을 교부하면서 아래와 같이 공천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발언을 하였음을 검찰에서 진술한 바 있고, 원심 법정에서 이에 관하여 다소 소극적으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당심 법정에서도 위와 같이 교부한 금원은 공천을 포함하여 포괄적인 목적으로 교부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가) 은 2013년 말경 피고인의 보좌관인 M를 소개받은 후 M에게 6·4 지방선거에 AA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M를 자주 만나 친해지게 되었다. Z은 검찰에서, "M의 소개로 2014. 3. 10.경 피고인을 처음 만나게 되자 'AA시장 선거에 출마해 보고 싶다'고 말하였고, 피고인이 '열심히 해보세요.'라고 말하였다. 자신이 일어서면서 피고인이 보는 앞에서 '약소합니다.'라고 말하면서 500만 원이 든 편지 봉투를 소파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더니 피고인이 돌려주었고, 자신이 다시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말하고 사무실을 나왔다."라고 진술하였다(증 1213). Z이 피고인에게 처음으로 금품을 교부한 날인 2014. 3. 10.은 피고인이 B정당 경기도당 공직후보자 추천관리위원으로 선임된 날이다.

나) B정당 AA시장 후보 공모는 2014. 3. 15. 마감되었다. Z은 검찰에서, "마 감일 직전에 후보 신청서를 제출한 후 M를 찾아가 '형, 어떻게든 이번에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형도 A 의원님께 수시로 제 얘기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하였다. M는 '나도 틈나는 대로 의원님께 그런 말씀 드리고 있다. 이번에 의원님이 국외 출장이 있는데 출장여비라도 드리면서 눈도장을 찍어라'고 하였다. 당시 자신이 돈을 준비하지 못하였으나 M가 '일단 왔으니 인사라도 드리고 가라'고 하면서 의원님 방으로 안내하여 자신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하면서 간단히 차를 마시고 나왔다. 이후 2014. 3. 20. 피고인을 다시 찾아갔는데, 그 자리에서 피고인이 '의장, 선거는 지역에서 사람들 많이 만나고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어야 한다.'라고 인사말을 했고, 자신은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하면서 1,000만 원이 든 편지봉투 2개를 피고인이 보는 앞에서 내려놓았다"고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1216~1217쪽).

다) Z은 검찰에서, "M에게 '형, 아직 저를 공천한다는 확답이 없는데, 제가 A의원님께 인사를 좀 더 해야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돈을 준비하여 2014. 4. 22. 피고인을 찾아가 둘이 있는 자리에서 500만 원짜리 봉투 4개를 내려놓으면서 '의원님, 공심 위(공천심사위원회) 하시면서 고생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약소하지만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피고인이 '그래 알았다. 열심히 해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고 있다(증 1221).

(2) 5억 원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5억 원을 BY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이 5억 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볼 것이다. 후보자 추천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정치자금을 받는 당사자를 정당 등으로 한정하지 아니하고 누구든지 공직선거에 있어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 정치자금을 기부 받으면 위 죄가 성립하는바, 정치자금을 기부 받는 자가 반드시 공천권을 보유하고 있을 필요는 없고 후보자 추천에 있어서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면 후보자 추천 관련성이 인정된다. Z이 피고인에게 5억 원을 제공할 당시 AA시장에 대한 후보 공천권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로 이전되었다고 하더라도 Z이 BY을 소개시켜 준 피고인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정치자금 5억 원을 기부한 이상 5억 원은 당연히 공천과 관련하여 지급된 것이다.

(3) Z이 2014. 5. 14.경 공천에서 탈락한 후 2014년 5월 하순경 피고인에게 교부한 2,000만 원도, ① Z이 피고인에게 공천을 부탁하면서 지속적으로 금품을 제공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Z에게 경기도당 공직자 추천관리위원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 려주고 BY에게 Z을 소개시켜 주는 등 2의 공천에 힘을 써 주었는바 이는 금품의 제공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는 점, ③ Z은 공천에서 탈락한 후 피고인이 자신의 공천과 관련하여 많이 노력하여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2,000만 원을 제공한 것인 점, ④ Z이 피고인에게 제공한 5억 5,000만 원은 모두 6·4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하여 연속적으로 지급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역시 공천과 관련하여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라. AI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범죄일람표 8 내지 18번 기재와 같이 AI으로부터 11회에 걸쳐 정치 후 원금 등 명목으로 현금 합계 2억 4,000만 원을 교부받아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 받았다.

2) 피고인의 변소 요지

피고인은 AI으로부터 범죄일람표 8, 9, 10, 12, 14번 기재 각 금원을 받은 사실이 없고, 범죄일람표 11번 공소사실 기재 2,000만 원 중 1,000만 원, 13번 공소사실 기재 2,000만 원 중 1,000만 원, 15번 공소사실 기재 2,000만 원 중 500만 원, 16번 공소사실 기재 3,000만 원 중 500만 원, 17번 공소사실 기재 1,000만 원, 18번 공소사실 기재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각각 받은 사실이 있을 뿐이다.

3)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금품공여자인 AI의 진술 중에는 M가 작성한 수첩의 기재나 M의 진술을 참조하여 기억을 되살려 진술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AI이 CC의 임원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인 피고인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정치자금을 제공하였다고 하면서 M가 작성한 수첩에 기재된 내용이 정확할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AI이 자신도 공여자로 처벌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교부한 돈의 액수를 실제보다 과장하여 허위로 진술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정황을 달리 찾아볼 수 없고, AI이 검찰과 원심 법정에서 M의 수첩이나 M의 진술에 나오지 않는 내용들에 대하여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AI이 피고인에게 준 돈의 액수에 관한 진술 부분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았다.

다만 원심은, M의 진술 중 AI이 M에게 건넨 후원금을 모두 피고인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 진술한 부분은, AP의 진술 등에 의하면 후원금 등과 관련하여 M의 처신이 문제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M가 그 동안 받은 후원금의 일부를 자신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의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M가 2009년경 뇌물 관련 범죄로 징역 3년 6월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원심 법정에서 진정성을 쉽게 믿기 어려운 과장된 언행을 보이기도 한 점, M는 추가적인 형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일부 액수만이 전달되었음에도 전부가 전달된 것처럼 진술할 동기가 충분한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았다.

나) 원심은 범죄일람표 순번별로 구체적인 판단과 관련하여, AIO M와 피고인이 함께 있거나 피고인만 있는 자리에서 금원을 교부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에 부합하는 AI의 진술, M의 수첩내용과 M의 진술을 믿고 해당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AI이 M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려고 한 경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M가 피고인에게 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AI이 피고인에게 전달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피고인이 자백한 금액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은 범죄일람표 9, 10, 11, 12, 14, 16, 17번 기재 각 금원과 13번 기재 2,000만 원 중 1,000만 원, 15번 기재 2,000만 원 중 500만 원, 18번 기재 2,000만 원 중 1,000만 원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고, 8번 기재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주문 무죄를, 13, 15, 18번 기재 각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위와 같이 수수한 금액이 일부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다.

4)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다만 AI이 범죄일람표 8번 기재 1,000만 원 부분과 관련하여, 검찰과 원심 법정에서는 피고인과 통화한 사실은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다가 당심 법정에서는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을 번복하고, 범죄일람표 18번 기재 2,000만 원 부분과 관련하여, 검찰에서는 피고인을 만나 직접 전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진술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딸이 결혼한다고 하여 2,000만 원을 주었는데,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CA 의원이 대표 선거를 하는 데 지원하라고 준 것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원심 법정에서는 2014, 6. 20. 피고인을 보지 못하고 응접실에서 M에게 2,000만 원을 주었다고 진술하다가 당심 법정에서는 의원실에서 피고인과 M가 있는 자리에서 혼사를 축하드린다고 하면서 2,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이와 같이 AI이 당심에서는 원심에서보다 전반적으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AI이 검찰과 원심 법정에서 M의 수첩 내용대로 2억 4,000만 원을 제공한 사실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2013년 구정 무렵 피고인과 통화한 사실에 대해서는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는데 달리 전화통화 한 부분만 허위로 진술 할 이유가 없는 점, AI은 피고인에게 직접 축의금 등으로 2,000만 원을 주었다고 진술하면서도 피고인과 딸 혼사에 관한 덕담이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과연 피고인을 직접 만나서 준 것인지 의심이 드는 점, AI이 제1심에서 증언한 후 검사가 2018. 6. 28. AI에 대하여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공소를 제기하자 검사에게 잘 보이고 정치후원금 기부자로서 자백하고 선처를 구하기 위하여 위와 같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I이 당심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무죄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인은 범죄일람표 14번 기재에 관하여 2013. 9. 22.은 일요일이므로 피고인이 의원실에서 2,000만 원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15번 기재 일시인 2013. 10. 13.도 일요일인데 피고인은 2,000만 원 중 500만 원의 수령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요일에도 사무실에 출근할 수도 있으므로, 일요일이라는 사실만으로 AI이 피고인에게 금품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AI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에 관한 피고인 및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마. AC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관한 검사 및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AC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85번, 153번)의 증거능력 여부 가)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제5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나 진술서가 증거로 사용될 수 있으려면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검사나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원진술자의 공판기일 진술 등에 의하여 증명되고,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형사소송법이 정한 공판중심주의, 직접주의, 반대신문권 보장 등에 의한 실체적 진실 발견과 적법절차의 준수 등에 의한 형사사법 정의의 구현 및 위 조항의 입법 경위 등에 비추어, 위 규정상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원진술자에 대한 신문'은 공판기일에 피고인 등에게 단순히 신문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 조서 등에 기재된 내용에 관하여 그 진위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제312조 또는 제313조의 경우에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진술을 요하는 자가 사망·질병· 외국거주·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조서 및 그 밖의 서류를 증거로 할 수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문언과 개정 취지, 증언거부권 관련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형사소송법 제148조, 제149조 등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여 증언을 거부한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2. 5. 17. 선고 2009도67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AC가 2018. 4. 2. 원심 제4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의하여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고지 받고 선서한 후 위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대하여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었고, 또 당시 진술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다고 확인한 다음, 검사의 '일반사항' 질문에 관하여는 진술하였으나, 피고인의 공소사실과 관련한 질문이나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148조 소정의 증인 본인이 형사소추를 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증언을 모두 거부하였고, 또한 2018. 7. 3. 원심 제13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다시 출석하여 검사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변호인의 질문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증언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사실상 증언을 거부한 사정을 인정한 다음, 비록 원진술자인 AC가 원심 법정에서 위 조서 등이 진정하게 성립되었다고 인정하는 진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AC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를 제공받은 것 외에 달리 그러한 신문이 그 기재 내용의 진위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으므로 AC에 대한 위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제5항을 충족하지 못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검사의 증거능력 부분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M의 수첩내용, M의 진술에 의하면 범죄일람표 21번 기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2) 범죄일람표 20번 기재 5,000만 원 수수 여부(피고인 항소 부분)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일람표 20번 기재와 같이 2014. 4. 20.경 AC로부터 현 금 5,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1) M는 검찰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2014. 4. 20.경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CL역 1번 출구 앞 AF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과 함께 AC를 만났다. AC가 피고인에게 5,000만 원을 주면서 '제가 공천을 받으려면 CA이나 BY에게도 인사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였다. 당시 AC가 5,000만 원을 준비하여 왔다고 말하여 배포가 큰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여, AC가 피고인에게 위 5,000만 원을 건넨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진술하였다.

(2) M가 작성한 수첩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4/20 15:00 분당 CL역 1번 출구 앞 AF호텔 2층 커피숍 5,000" 이라고 기재되어 있고(증 2814), M는 검찰에서 5,000만 원을 준 사람은 AC가 맞는다고 진술하였다(증 1076).

(3)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2014. 4. 21.경 AC가 CA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고, CM, CN와도 비슷한 경위로 AC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소개하여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인과 M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전날인 2014. 4. 20, AC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당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던 AC가 당내 유력 정치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4) 검찰 수사 과정에서 AC의 변호인이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에는 AC가 2014. 4. 20.경 피고인에게 5,000만 원을 정치자금 명목으로 교부한 것을 인정하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증 1952).

나)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2014. 4. 20.경 AC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범죄일람표 19번, 20번 기재 각 금원을 공천과 관련하여 받은 것인지 여부(피 피고인 항소 부분)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범죄일람표 19, 20번 각 기재 합계 7,000만 원은 AC의 지방선거 AD 시의원 공천과 관련하여 받은 것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1) M는 원심 법정에서 "AC가 2014년 3월 중순경 자신을 찾아와서 지방선거 AD시의원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전과가 문제되지 않도록 피고인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고 하였고, 2014. 4. 20.경 AF호텔 커피숍에서 피고인을 만나 5,000만 원을 주면서도 '제가 공천을 받으려면 CA이나 BY에게도 인사를 하여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고, M가 작성한 수첩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의원님에게 5만 원 권 2,000 지원 협조요청 문제없게 (전과)"라고 기재되어 있다.

(2) 피고인은 비록 B정당의 지방선거 AD시의원 공천권을 직접 가지고 있지는 않았으나, 이른바 'BZ 의원' 으로 불리면서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CA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었으므로, AC는 지방선거 AD시의원 공천을 받는 데 피고인의 도움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3) AC는 실제로 공천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한 소지의 폭행 관련 전과를 가지고 있었으나(증107, 2812), 결국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B정당의 AD시 의원 후보로 공천되었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4) 2014. 6. 14.경 1,000만 원 수수 여부(검사의 항소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범죄일람표 21번)

피고인은 2014. 6. 14.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 있는 피고인의 의원실에서 AC로부터 정치후원금 등 명목으로 현금 1,000만 원을 교부받아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 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AC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이상 M가 작성한 수첩, M의 진술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일관되게 2014. 6. 14. 피고인의 의원실에서 AC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2) M가 작성한 수첩에는 '2014. 6/14 14:30 국회사무실 AC, CG 당대표 선거운동 지원금으로 1천 의원님께, 직접 전달'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증 2815), M는 법정에서 "AC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을 적은 것이다. 그런데 2014. 6. 14.이 토요일이라면 피고인이 의원실에 왔을 리가 없다. 날짜가 잘못 기재되어 있는 것 같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위 수첩 기재에 의하여 과연 위 돈 1,000만 원이 언제, 어디에서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는지 특정하기는 어렵다.

(3) M는 AC가 실제로 피고인에게 1,000만 원을 교부하였는지를 목격하거나 확인하지는 않았고, 단지 AC로부터 들은 바를 수첩에 기재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그 진술 또한 수첩 기재 내용을 전제로 추상적으로 진술했을 뿐이고, 또한 2014. 6. 14.은 토요일인데 토요일에는 피고인이 의원실에 출근하지 않는다는 M의 진술에 비추어보아도 피고인이 과연 위 일자에 의원실에서 AC를 만났는지도 의심이 든다.

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1) M가 정치자금 수수 리스트를 작성해 놓은 수첩에 "2014. 6. 14. 14:30 국회사무실, AC, CG 당대표 선거운동 지원금으로 1천 의원님께, 직접 전달" 이라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M는 검찰에서, "AC가 2014년 지방선거에서 AD시의원으로 당선된 후 시점인데, 2014년 7월 중순경에 있을 예정인 B정당 당대표로 CA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여 AC가 2014. 6. 14.경 의원실을 찾아와 A 의원에게 CA 의원 선거지원금으로 사용을 하시라며 1,000만 원을 주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 1081, 1082), 자금 전달시점과 전달경위에 관한 진술이 구체적이다.

(2) M는 원심 법정에서도 "위 수첩에 기재된 일시, 장소에서 AC가 피고인에게 1,000만 원을 드린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고, 위 1,000만 원을 전달하게 된 경위에 관한 검사의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AC한테 들은 얘기를 그대로 적었고 의원님께 말은 그렇게 했습니다마는, 이게 CG님한테 선을 닿으려고 생색을 내게 하기 위한 전술은 아니었는가, 이런 생각이 지금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런 게 다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2018. 4. 9.자 원심 녹취서 46, 47면), 원심은 M가 AC의 1,000만 원 교부사실을 목격하거나 확인하지 않고 AC로부터 들은 바를 수첩에 기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시하고 있으나, M는 1,000만 원을 전달하게 된 경위를 AC로부터 들어 수첩에 기재하였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보이고, AC가 2014. 6. 14.경 피고인에게 1,000만 원을 교부한 사실에 대하여는 검찰과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3) 한편 M가 원심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2014. 6. 14.이 토요일이라면 피고인이 의원실에 왔을 리가 없고 날짜가 잘못 기재되어 있는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2018. 4. 16.자 원심 녹취서 70면), 그 취지는 2014. 6. 14.이 토요일이라면 자신이 날짜를 잘못 기재하였을 수 있다는 추측에 불과하다. M는 검찰, 원심 법정에서 일관하여 AC가 2014. 6. 14. 무렵 피고인에게 CA에 대한 전달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준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국회의원이 토요일에 사무실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토요일에는 사무실에 있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2014. 6. 14. 이 토요일이라는 사실만으로 M의 수첩내용 및 M의 검찰,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4) AC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M의 수첩내용과 M의 진술 부분은 충분히 신빙할 수 있어서 범죄일람표 19, 20, 22, 23 기재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하는 마당인데, 범죄일람표 21번 기재 1,000만 원 부분에 대해서만 M 수첩내용과 M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

라) 소결론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5) 2014년 하반기 수수한 5,000만 원이 차용금인지, 정치자금인지(피고인 항소 부분)

가) 관련 법리(AP 관련 정치자금법위반의 점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수수사실은 인정하면서 정치자금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수수한 금품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① 돈이 전달될 당시의 정황, ②) 차용증 작성 여부, 이자 변제기 약정 유무, ③ 기부자의 변제요구 또는 수수자의 변제의사 표명 여부, ④ 원금 내지 이자의 변제 여부, ⑤ 공직자 재산신고 시 채권, 채무신고 여부 등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2014년 하반기에 AC로부터 받은 5,000만 원은 차용금이 아니라 정치자금인 후원금으로 지급받은 것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1) AC는 2005년경부터 EQ을 운영하면서 FB일자 지방 AE 선거에 AD시 시의원으로 출마하였으나 낙선한 후 2014. 6. 4. 지방선거에서 AD시 시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AC는 피고인에게 공천헌금 명목으로 2014. 3. 20. 2,000만 원, 2014. 4. 20. 5,000만 원을 교부하고 2014. 6. 14.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교부한 바가 있다.

(2) AC는 2014년 하반기 피고인에게 5,000만 원을 교부하였는데, 당시 이자나 변제기에 관하여도 아무런 약정을 하지 않았으며, 이후 피고인에게 이자를 요구하거나 받은 바도 없다(피고인은 당시 차용증을 작성하였다고 주장한다).

(3) 피고인의 보좌관인 M가 2017. 10. 11. 구속되자 피고인은 2017. 10. 17.경 AC에게 5,300만 원을 주면서 검찰 수사 이전인 2017. 4. 27. 경기도당 행사일에 5,300만 원을 반환한 것처럼 진술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AC는 자신의 수첩에 2017. 4. 27. 피고인이 5,300만 원을 반환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기도 하였다.

(4) 피고인은 운전기사인 AB에게도, AC에게 5,300만 원을 반환한 시기와 경위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5) M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4년 하반기 AC로부터 차용증을 작성하여 주면서 5,000만 원을 빌린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AC가 피고인에게 위 5,000만 원을 변제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6) AC의 변호인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에는 AC가 2014년 하반기에 피고인에게 준 5,000만 원은 정치자금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증 1952).

(7) 2016. 12. 31.자 기준 공직자 재산 등록 시 국회의원인 피고인과 AD시 의원인 AC는 위 5,000만 원에 대한 채권채무 관계를 신고하지 않았는바, 당시 피고인과 AC는 이를 채권채무 관계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8) 피고인 주장과 같이 2014년 하반기 5,000만 원을 수수하면서 차용증을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AC는 서로 차용하거나 대여할 의사로 5,00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 원심이 2014년 하반기 AC로부터 수수한 5,000만 원이 정치자금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바. AP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2015년 가을경 AP로부터 받은 7,000만 원은 나중에 변제할 의사로 빌린 차용금이 아니라 정치자금인 후원금임을 인정할 수 있다.

가) AP는 모델하우스 등 인테리어 업체인 ㈜DR를 운영하는 사업가인데, 10여년 전부터 M를 알고 지내다가 2014년경 의원회관에 M를 만나러 갔다가 피고인을 소개받았다. 이후 AP와 피고인은 자주 만나서 인사를 하는 등 친분관계를 유지하였고, 피고인이 AP에게 시행사 사장이나 건설사 사장 등을 소개해주기도 하였다.

나) AP는 2015년 가을경 M와 피고인으로부터 급하게 1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차용금 명목으로 7,000만 원을 교부하였다. 당시 AP는 차용증을 받지 않았고, 변제기나 이자 약정을 하지 않았으며, 담보를 제공받지 않았고, 7,000만 원은 현금으로 교부하였다.

다) AP는 검찰과 원심 법정에서, "국회의원에게 준 이상 돌려받지 못할 돈이라고 생각하였다. 피고인으로부터 사업상 도움을 받고 있었고 앞으로도 받을 필요가 있었다. 국회 D 소속인 피고인으로부터 사업과 관련하여 도움을 받으려는 기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실제로 AP는 2015년 가을경부터 피고인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2017년 가을경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원금이나 이자의 변제를 독촉한 적이 없다.

라) 피고인은 2017. 10. 11.경 M가 구속되자, 2017. 10. 16.경 AP를 만나 '2015. 4. 5. AP로부터 7,000만 원을 이자 1%, 변제일 2015. 4. 30.로 하여 차용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증 441)을 소급하여 작성하고, AP에게 "딸의 결혼식 자금이 필요하여 돈을 빌렸다가 2015년 4월 하순경 갚은 것으로 하자."며 허위 진술을 부탁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다시 AP에게 전화하여 영수증 작성을 부탁하였고, 이에 AP는 피고인을 만나서

2015. 5. 18.자 영수증을 허위로 작성하여 주기도 하였다.

마) 피고인은 공직자 재산 등록 시 AP로부터 받은 7,000만 원을 채무로 신고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제1심이 진행 중이던 2018. 5. 17. 및 5. 19. 피고인의 아내를 통해 AP 측에 2,000만 원을 입금하였을 뿐이다.

2)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AP로부터 받은 7,000만 원이 차용금이 아니라 정치자금으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사. AQ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범죄일람표 25 내지 28번 기재와 같이 AQ로부터 4회에 걸쳐 선거자금, 정치후원금 등 명목으로 현금 합계 7,000만 원을 교부받아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 받았다.

2) 피고인의 변소 요지

범죄일람표 26번 기재 3,000만 원은 피고인의 처가 사용할 자동차의 구매대금을 빌린 것이므로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고, 27번 기재 1,000만 원은 M로부터 전달 받은 사실이 없으며, 28번 기재 1,000만 원은 AQ로부터 받은 사실이 없다(25번 기재 2,000만 원은 피고인이 인정하고 있고, 항소이유도 아니다).

3) 원심의 판단

가) 범죄일람표 26번 부분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M를 통하여 AQ에게 피고인의 처가 사용할 자동차의 구매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AQ도 이와 같은 사용처를 알고서 현금 3,0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2016. 5. 18.경 피고인의 처 명의로 제네시스 승용차가 매수·등 록되었고, 위 돈 3,000만 원은 위 승용차 구입대금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AQ이 2016. 4. 26.경 피고인에게 준 3,000만 원은 피고인의 처가 사용할 자동차의 구매자금이었을 뿐 달리 피고인의 정치활동과 관련하여 그 경비로 지출될 것임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금전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되는 금품으로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AQ로부터 3,000만 원의 정치자금을 기부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범죄일람표 27번 부분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즉 M가 2016년 5월 중순경 AQ의 사무실에서 찾아가 피고인의 처 차량대금 명목으로 현금 1,000만 원을 추가로 받아갔는데, AQ은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이에 관하여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M는 피고인에게 위 1,000만 원을 전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달 부분에 관한 M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우므로 AQ로부터 지급받은 1,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설령 위 1,000만 원이 피고인의 처가 사용할 자동차의 구매자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를 정치자금법상의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범죄일람표 28번 부분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판시와 같은 사정,

즉 ① AQ은 "피고인이 7월 휴가철 이전에 전화로 사정이 힘들다고 하여서, 의원실을 찾아가 직접 피고인에게 1,000만 원을 드렸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AQ이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없는 점, ② 2016. 6. 21.자 AQ의 다이어리에는 '14:00 A 의원 사무실'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AQ의 국회 차량출입내역도 이에 부합하는 점, ③ AQ의 국회청사 출입내역에는 AQ이 2016. 6. 21. 피고인 또는 다른 국회의원실에 출입한 기록을 찾을 수 없기는 하나(증 2686), AQ이 원심 법정에서 당시 국회 청사에 다른 행사가 있어서 그 곳으로 출입하였던 것 같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국회 청사 출입내역의 기재만으로 AQ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범죄일람표 28번 기재와 같이 AQ로부터 현금 1,00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 및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다만 범죄일람표 26, 27번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처가 사용할 자동차 구매대 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금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부연한다. 정치자금법에 의하여 수수가 금지되는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 등 일체를 의미하고(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3도9866 판결 등 참조), 수수한 금품이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금품이 '정치 활동'을 위하여 제공되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데, 정치활동은 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둘러싼 투쟁 및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하여도 그 것이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 아니라면 같은 법 제45조 제1항 위반죄로 의율할 수 없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222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사용할 차량 구매대금을 지원받는 경우에는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으나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AQ이 제공한 금품이 피고인의 처가 사용할 자동차의 구매대금 명목으로 특정하여 지급되고 실제로 그렇게 사용된 이상 이러한 금품이 피고인의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범죄일람표 21번 기재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이 부분과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이유무 죄 부분 포함)도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 중 범죄일람표 21번 기재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 및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검사의 나머지 항소(원심판결의 주문 무죄 부분 중 범죄일람표 8, 26, 27번 부분)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범죄일람표 21번 기재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대한 범죄사실이 추가됨에 따라 아래와 같이 범죄사실을 변경하고, [원심

판시 제3항 각 범죄사실] 증거에 당심 증인 M, Z의 각 법정진술을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OZ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제7쪽의 제1, 2행의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1 내지 5 기재와 같이"를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내지 7 기재와 같이"로 변경(원심판결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범죄사실을 별지 범죄일람표1, 공소사실을 별지 범죄일람표2로 표시하였으나, 당심에서는 공소사실과 범죄사실을 별지 범죄일람표 하나로 통합한다).

○ 원심판결 제7쪽의 나. 불법 정치후원금 부분

"피고인은 2013. 5.경 AG에 있는 'AH' 중식당에서 AI으로부터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현금 3,000만 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6. 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순번 6 내지 15 및 18 내지 39 기재와 같이 총 18명으로부터 32회에 걸쳐 선거자금 및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현금 합계 4억 7,100만 원을 각각 교부받았다."를

"피고인은 2013년 5월경 AG에 있는 'AH' 중식당에서 AI으로부터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현금 3,000만 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6년 6월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9 내지 18, 21 내지 25, 28 내지 45 기재와 같이 총 18명으로부터 33회에 걸쳐 선거자금 및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당심 유죄 액수란 현금 합계 4억 8,100만 원을 각각 교부받았다."로 변경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129조 제1항(뇌물수수의 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 따라 벌금형 병과), 형법 제131조 제1항, 제129조 제1항(수뢰 후 부정처사의 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 따라 벌금형 병과), 각 정치자금법 제45조 제2항 제5호, 제32조(공천 관련 정치자금 수수의 점, 각 포괄하여, 각 징역형 선택) 각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정치자금 부정수수의 점,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에 정한 각 형에 경합범가중(벌금형은 두 죄의 다액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노역장유치

1. 추징

형법 제134조 후문, 정치자금법 제45조 제3항 [추징액 산정] 692,000,000원 = 66,000,000원 + 20,000,000원 + 606,000,000원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 수수한 뇌물 가액 66,000,000원(= 5만 유로 X 제1심 판결 선고일에 가까운 2018. 7. 17.자 매매기준율 1,320.00원/ 유로)

나. 수뢰후부정처사죄 : 수수한 뇌물 가액 20,000,000원다. 각 정치자금법위반죄 : 수수한 정치자금 606,000,000원(= 수수한 정치자금 합계 11억 600만 원 - Z에게 반환한 5억 원)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7년 ~ 45년 및 벌금 122,218,000원 ~ 405,545,000원1)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징역형에 대하여)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및 수뢰후부정처사죄

[유형의 결정] 뇌물수수 > 제4유형(5,000만 원 이상 ~ 1억 원 미만)2)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 수뢰 관련 부정처사

[권고형의 범위] 징역 6년 ~ 8년(가중영역)

나. 각 정치자금법 위반죄 : 양형기준 미설정다. 다수범 가중에 따른 최종 형량 범위 : 징역 7년 이상3)

3. 선고형의 결정국회의원은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민으로부터 입법권 등의 권한을 광범위하게 위임받아 행사하는 막중한 지위에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모름지기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인격을 갖추어야 하고, 무엇보다 청렴해야 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피고인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피고인은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 받은 금액이 한화로 환산하면 8,000만 원이 넘는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과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이 소속된 상임위원회가 소관하는 공단과 공사 등의 기관에 뇌물공여자의 이익을 위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 하였다. 국민의 대표자가 지켜야 할 청렴과 공정이라는 제1의 소중한 가치를 저버린 것이다.

피고인은 소속 정당의 공직후보자 추천에 관여하게 된 것을 기화로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하여 후보자로부터 불법적으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교부받기도 하였다. 받은 금액의 합계가 무려 6억 2,500만 원이나 되는 거액이다. 이와 같은 행위는 공직후보자 추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고, 추천 과정을 왜곡시키며, 능력과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공직후보자로 결정되게 하여 매관매직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위험을 초래하게 한다.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와 정당제도의 건전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뇌물이 직무를 파는 것이라면 공천헌금은 직위를 파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밖에도 피고인은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더 교부받았다. 열여덟 명으로부터 5억 원 가까운 돈을 더 받았다. 정치자금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정치자금법의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굶어 죽는 것이 더 영광이고 명예롭다'고 하신 FC의 말씀이 새삼 무겁게 느껴진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내용과 행위의 중대성, 위법성과 비난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행위에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는 길이기도 하다.

원심이 피고인에게 참작할만한 정상이 없지 않다고 보면서도, 피고인에게 행위에 대한 책임을 엄정하게 묻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원심의 양형은 충분하게 수긍할 만 하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건강상태나 여러 가지 딱한 형편과 처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지만, 부득이 피고인에게 원심과 같은 형을 다시 그대로 선고하기로 한다. 당심은 원심과 달리 'AC로부터 2014. 6. 14. 1,000만 원을 받았다는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는 바이나, 그것 때문에 피고인을 원심보다 더 중하게 벌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이유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의 점 중 일부에 관한 판단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 가. 1)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J으로부터 공사계약 체결 대가 등 명목으로 유로화 1억 원 상당을 교부받았다는 것인바, 위 2. 가. 2) 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5만 유로 상당의 유로화를 넘는 돈을 교부받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위 공소사실에 포함된 판시 5만 유로 상당의 유로화 수수에 의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2. AI 관련 일부 정치자금법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범죄일람표 13, 15, 18번 기재와 같이 AI으로부터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각각 현금 2,000만 원, 2,000만 원, 2,000만 원을 교부받아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 받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2. 라. 3), 4)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위 각 금원에 이르는 정도의 정치자금수수의 점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위 각 공소사실에 포함된 판시 범죄일람표 13, 15, 18번의 당심 유죄 액수인 1,000만 원, 500만 원, 1,000만 원의 수수에 관한 각 정치자금법 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조영철

판사김종우

판사강성훈

주석

1) 2015. 5.경 유로화의 평균 매매기준율은 1,222.18원/유로이다. 이를 기준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벌

금 10만 유로 ~ 25만 유로를 원화로 환산하면 벌금 122,218,000원 ~ 305,545,000원이 되고, 이를 수뢰후부정처사죄의 벌금

4,000만 원 ~ 1억 원과 두 죄의 다액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 가중하면, 피고인에 대한 벌금형의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는 122,218,000원 ~ 405,545,000원이다.

2) 양형기준은 뇌물범죄의 동종경합범은 뇌물액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3) 양형기준이 설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및 수뢰후부정처사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각 정치

자금법위반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 및 수뢰후부정처사

죄의 하한만이 적용되나,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보다 낮으므로, 결국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

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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