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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0.9.29.선고 2010노1504 판결
직무유기,증거은닉교사,범인도피교사
사건

2010노1504 직무유기,증거은닉교사,범인도피교사

피고인

정A (58년생, 남)

항소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정혁준

변호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황진효

판결선고

2010. 9. 29.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직무유기의 점부산경찰서 관내 오락실 단속 및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대한 감정의뢰업무의 실무담당자는 손C인데, 손C은 이 사건 당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프린세스 게임기가 2대 이상 확보되기를 기다려 감정의뢰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고, 피고인은 전CI로부터 ◆게임랜드(이하 이 사건 게임장이라 한다)를 단속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이 사건 게임장에 대한 단속 업무가 미비하였거나 프린세스 게임기에 대한 감정의뢰 절차가 방치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실무담당자인 손C이 태만, 분망, 착각 등으로 인하여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라고 볼 수 있을지언정 피고인이 의식적으로 이 사건 게임장에 대한 단속 업무를 방임 내지 포기한 것이 아님에도,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을 직무유기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증거은닉교사의 점

피고인은 2008. 12. 8. 이 사건 게임장 단속 당시 손C에게 게임기만을 압수하고, 그곳에 있는 현금, 상품권, 영업장부, 게임자동실행기를 압수하지 말 것을 지시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을 증거은닉교사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범인도피교사의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게임장 단속 당시 부산경찰서 생활질서계 사무실에서 이C2, 정C3에게 이 사건 게임장의 실업주를 정C3로 하라고 하거나 게임기를 인터넷에서 1대당 30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에 구입하였다고 진술하라는 등으로 허위진술을 지시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을 범인도피교사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은 초범인 점, 피고인은 30년 가까이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근무해 온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는 점, 단속주체인 피고인이 단속대상자인 불법 게임장 실업주와 어울려 긴밀한 유착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들에 대한 단속이 전혀 없었던 점, 범인도피 교사까지 하여 실제 업주들을 단속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이 사건은 지역 토착 세력과의 유착관계로 인하여 경찰공무원인 피고인이 본연의 업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사안이 중대한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1) 직무유기의 점

피고인은 2008. 3.경부터 2009. 2. 10.경까지 부산 경찰서 생활안전과 생활질 서계의 경찰공무원으로서 그 관할 구역 안에 있는 불법게임장에 대한 단속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인은 2008. 10. 6.경부터 2008. 12. 8.경까지 부산 북구 구포동 ○에 있는 전CI 등이 운영하던 이 사건 게임장인 ◆게임랜드에서, 전C1이 연타, 메모리 기능 등으로 개·변조되어 연속적으로 경품이 배출되거나 일명 똑딱이(게임자동실행 기)로 게임이 자동적으로 실행되며, 게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심의 버전의 게임물이 컴퓨터 하드에 별도로 저장되어 있으면서 사실상 USB를 이용하여 RAM-DISK에 저장된 등급분류를 받지 아니한 영업 버전의 프린세스 게임물만이 이용에 제공되도록 영업을 하고 있으며, 그 게임장에서 획득한 책갈피 경품권이 위 게임장 부근에서 환전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고, 위 게임장에서 불법게임기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수차례 있었다. 이러한 경우 담당경찰공무원으로서는 위 게임장에 설치된 게임기가 개·변조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여 단속하고, 단속 관내에서 게임장이 문을 열면 업주로부터 게임기 1대를 임의제출 받아 신속히 감정의뢰 하는 것처럼 2008. 10. 16.경 전C1로부터 위 게임장에 설치되어 영업에 이용되고 있던 개·변조된 프린세스 게임기를 임의제출 받았으면 즉시 게임물등급위원회에 감정의뢰 하여 그 결과를 송부 받고, 2008. 10.경 경찰서 인근에 있던 부산 경찰서, ■경찰서에서 개·변조된 프린세스 게임기에 대한 단속이 이루어졌으므로 위 게임장에 대해서도 단속을 함으로써 게임기를 신속히 압수하여 전C1 등이 위 게임장에서 더 이상 불법게임장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하고, 전C1을 불법게임장 업주로 입건하여 처벌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전C1, 이C4 등과의 유착 관계 및 금품, 향응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인해 전C1로부터 단속을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2008. 10. 6. 경부터 2008. 12. 8.경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위 게임장에 대한 단속이 있을 때까지 위 게임장에 수회 방문하여 그냥 둘러보고만 감으로써 단속을 하지 아니한 채 전C1의 불법게임장 운영을 묵인하고, 전C1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프린세스 게임기 1대를 게임물등 급위원회에 감정의뢰하지도 않음으로써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를 유기하였다.

(2) 증거은닉교사의 점

2008. 12. 8. 16:30경 이 사건 게임장에서 부산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과 소속 경찰관 김C5 등이 게임장 단속을 한 후 경찰서 생활질서과 생활질서계 소속 경찰공무원인 손C, 박C6 등에게 단속 업무에 관해 인수인계를 하던 중, 2008. 10. 6.경부터 2008. 11. 28.경까지 위 게임장에 전C1과 동업을 하였던 천C7, 이C2가 손C 등에게 단속에 항의를 하면서 게임기, 현금, 상품권, 장부, 게임자동실행기를 압수하지 말 것을 부탁하자, 손C은 경찰서 생활질서계 팀장인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당시 상황을 보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08. 12. 8. 17:21경 전C1, 이C4 등 경찰서 관할 구역 내 게임장 업주들로부터 금품 및 향응 등을 제공받은 사실 등을 천C7, 이C2가 모두 알고 있어 그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폭로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위 게임장에서 불법게임기로 영업은 하지 않고, 단지 불법게임기를 설치, 보관만 한 행위로 가장하기 위해, 손C에게 게임기만을 압수하고, 그 외 위 게임장에 있는 현금, 상품권, 영업장부, 게임자 동실행기를 압수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손C, 박C6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위 게임장 종업원인 이C2 등에게 게임기 버튼 위에 있는 게임 자동실행기를 치우게 한 다음 프린세스 게임기를 사진 촬영하고, 게임기 내부 및 게임장 안에 있는 현금, 영업장부, 상품권을 모두 치우도록 한 후 게임기 36 대만을 압수함으로써, 피고인은 손C, 박C6로 하여 금 타인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위반 형사사건의 증거를 은닉하도록 하여 증거은 닉을 교사하였다.

(3) 범인도피교사의 점

피고인은 2008. 12. 8. 23:00경 부산 북구 화명동에 있는 경찰서 생활질서과 생활질서계 사무실에서 이 사건 게임장의 실제 업주가 천C7, 전C1이고, 정C3(개명 전성명 정C8)은 명의상 업주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임의출석 한 이C2, 정C3에게 “일단 ◆게임랜드가 정C8 명의로 되어 있으니 정C8 당신이 조사를 받을 때 사장이라고 해라. 기계는 인터넷에서 구입하였다고 하고, 1대당 30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였다.고 진술해라. 그러면 벌금이 나오도록 해 주겠다. 이C2 당신은 정C8이 게임장에 대해 잘 모르니 함께 조사를 받고, 도와줘라. 그러면 이C2 당신은 종업원으로 넣어주겠다"라고 지시하고, 정C3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2008. 12. 29.경 위 경찰서 수사과 경제3팀 사무실과 2009. 2. 18. 부산지방검찰청 XXX호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정C3 자신이 위 게임장의 실업주라고 허위진술하고, 이C2가 2009. 1. 28.경 부산지방검찰청 XXX호 검사실에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조사를 받으면서 정C3이 위 게임장의 실업주이고, 이C2 자신은 종업원이라고 허위진술함으로써, 피고인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범인도피를 교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 및 사정을 들어 피고인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전C1, 박C9, 천C7, 박C10은 2008. 10. 6.경 게임장 운영에 관한 자금 및 게임장 운영에 필요한 그 이외 모든 물품을 투자하고, 전C1과 이C2는 게임기 구입 및 설치, 그 운영 등을 담당하며, 최C11은 명의를 빌려 주고 단속이 되면 명의상 업주로서 마치 실질적 업주인 양 책임을 지기로 하고, 부산 북구 구포동 ○ 소재 천C7 남편 소유의 건물 1층에 프린세스 게임기 37대를 설치하여 이 사건 게임장을 개업하였다.

(2) 위 프린세스 게임기는 원래 전체 이용가 게임물로써 버튼을 이용하여 사용자의 능력으로 게임의 결과가 결정되도록 등급분류를 받았음에도, 게임진행 시나리오 파일을 참조하여 해당 파일 내에 정해진 패턴에 의하여 사용자의 능력이나 숙련도 등과는 무관하게 당첨과 경품 배출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게이지 바가 매우 빠르게 움직여 정중앙에 맞추어 질 수 없도록 하는 등으로 그 기능이 변조되고, 기계의 전원을 차단하면 램디스크 폴더에 저장되어 있는 변조된 프린세스 게임은 삭제되고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등급분류 받은 프린세스 게임물만 그대로 존재하도록 영업용과 심의용 두 가지 게임물이 저장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게임버튼을 누르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등 등급분류 받은 게임물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이다.

(3) 경찰서 생활안전과 생활질서계는 관내 게임장 단속, 총포 등 관리업무, 즉 결심판, 기초질서, 경범죄 등 처리 업무를 담당하고, 계장으로 피고인, 직원으로 경사박C6, 경장 손C, 하C12 등 6명이 근무하였는데, 피고인은 생활질서계 업무를 총괄하고, 박C6은 유흥업소, 경범죄 등의 단속업무, 손C은 오락실 단속업무, 하C12는 총포 등의 단속업무 등을 주로 담당하였다.

(4) 오락실 단속 담당인 손C은 통상의 경우처럼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위 게임장의 게임기가 불법 게임기인지를 감정, 확인하기 위하여 이 사건 게임장 개업 후인 2008. 10. 16. 그 업주 측으로부터 프린세스 게임기 1대를 임의제출 받고서도 곧바로 게임물등급위원회에 위 게임기의 개·변조 여부에 대하여 감정의뢰를 하지 않고 차일 피일 미루다가 2008. 12. 8.까지 경찰서 유치장에 위 게임기를 그대로 보관해 두고 있었다.

(5) 피고인을 비롯한 경찰서 생활안전과 생활질서계 경찰공무원들은 1주일에 1~2회씩 이 사건 게임장을 포함한 관할구역 내에 있는 게임장을 순회하고, 그 주변 환전상들을 단속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실제로 2008. 10. 24. 이 사건 게임장 부근의 주차장에서 환전을 하던 김C13을 단속한 바는 있으나, 이 사건 게임장에 대하여 프린세스 게임기의 개·변조 영업 등 불법 영업을 자체적으로 단속하거나, 부산지방경찰청의 도움을 받아 합동으로 단속하지는 않았다.

(6) 그런데 이 사건 게임장은 위 프린세스 게임기 36대를 이용하여 영업을 계속 해오다가 2008. 11. 28.경에 이르러 동업자인 전C1, 천C7 간의 내부 갈등 등으로 더 이상 기존의 동업관계가 유지되기 어렵게 되자 며칠간 영업을 중단한 상태에서 동업자들 간에 의논한 끝에 천C7이 이 사건 게임장을 전CI 등으로부터 인수하여 계속 운영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천C7, 이C2 등은 2008. 12. 1.경부터 천C7이 게임장 운영에 관한 자금 및 모든 물품을 투자하고, 이C2가 그 운영 등을 담당하며, 정C3은 전혀 영업에 관여하지는 않고 단지 명의만을 빌려주고 단속이 되면 마치 실질적 업주인 양 책임을 지기로 하되 그 대가로 월 200만원을 받기로 하는 내용의 새로운 동업관계를 형성한 다음 위 게임장에서 위 프린세스 게임기를 이용하여 영업해 왔다.

(7) 부산지방경찰청은 2008. 12. 8. 16:30경 생활질서계 소속 경찰관 김C5 등을 통하여 이 사건 게임장을 게임물 개·변조 혐의로 단속한 다음 경찰서 생활안전과 생활질서계 소속 경찰관 손C 등에게 연락, 출동하게 하여 위 단속 업무를 인수인계하 였는데(이하 이 사건 단속이라 한다), 이 사건 단속 당시 피고인은 외근 중이어서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 손C 등으로부터 전화상으로 그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하는 등으로 위 단속 업무에 임하였다.

(8) 이 사건 단속 당시 이 사건 게임장은 정문 출입문 셔터를 내린 채 프린세스 게임기 36대가 가동 중 이었고, 그곳에는 종업원 및 손님으로 보이는 2명이 있었으며, 나중에 이C2가 단속 연락을 받고 그 현장에 곧바로 와 단속에 임하였는데, 위 게임기 위에는 게임자동실행기(일명 '똑딱이' 또는 ‘딱따구리)가 놓여 있었고, 게임기 안에는 책갈피 및 현금이 들어 있었다.

(9) 이 사건 단속 과정에서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단속경찰관은 손C, 박C6에게 위 게임기가 실제 작동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개·변조된 영업버전으로 손님이 이용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고, 손C은 종업원에게 위 게임기에 있는 게임 자동실 행기 등을 치우도록 한 다음 사진 촬영을 하고서는 박C6과 함께 위 게임기 36대를 압수하여 이미 임의제출 받은 1대를 포함하여 △청 압수물창고에 인계하였다.

(10) 천C7, 이C2는 이 사건 단속 직후 정C3을 이 사건 게임장 골방으로 불러 경찰서에서 이 사건 게임장의 실제 업주가 정C3 자신인 것처럼 진술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이에 따라 정C3은 2008. 12. 8.과 2008. 12. 29. 부산경찰서 수사과에서 위 게임장의 업주가 마치 정C3 자신인 것처럼 진술하며 조사를 받았다.

(11) 이 사건 단속 후 피고인, 손C 등이 결재, 작성한 2008. 12. 8.자 법규위반업소 적발보고, 수사보고 및 압수조서 등에는 이 사건 게임장은 불법게임기 112 신고가 많이 접수된 업소로, 이 사건 단속 당시 개·변조된 영업버전으로 된 프린세스 37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적발하였고, 실제로 36대를 압수하였음에도 이미 임의제출받은 1대를 포함한 37대를 압수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거기에 이 사건 게임장이 영업 중 이었다는 기재는 되어 있지 않다.

(12) 그리고, 경찰서 수사과는 생활질서계로부터 이 사건 게임장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을 인수하여 추가 조사를 한 다음 2008. 12. 말경 부산지방검찰청에 정C3에 대하여 2008. 12. 8. 이 사건 게임장에 등급분류받은 내용과 다른 프린세스 게임기를 손님에게 제공하기 위해 진열 보관한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다.

(13) 그런데, 그 후 부산지방검찰청에서 위 사건을 추가 수사한 끝에 전C1, 천C7, 이C2에 대하여 이 사건 게임장에서의 개·변조된 게임기 영업행위 등 피의사실을 인지하여 부산지방법원에 구속기소하였고, 그 결과 전C1, 천C7, 이C2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유죄 확정판결을 선고받았다.

① 전C1은 2009. 5. 26. 부산지방법원에서 ‘최C11, 박C9, 천C7, 이C2, 박C10과 공모하여 2008. 10. 6.경부터 2008. 11. 28.경까지 이 사건 게임장에서 게임물등급 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물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인 위 프린세스 게임기를 이용에 제공하고, 이를 위하여 보관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② 이C2는 2009. 9. 3. 부산지방법원에서 '2008. 10. 6.경부터 2008. 11. 28.경까지는 천C7, 전C1, 박C10, 박C9, 최C11과 공모하여, 2008. 11. 29.경부터 2008. 12. 8.경까지는 천C7, 정C3과 공모하여 이 사건 게임장에서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물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인 위 프린세스 게임기를 이용에 제공하고, 이를 위하여 보관하고, 천C7과 공모하여 2008. 12. 8. 18:00경 이 사건 게임장 건물에서 정C3에게 "게임기는 인터넷 게임천국에서 1대당 50만 원에 구입하였다. 아직 영업은 하지 않았다. 시운전 중 이다. 허가받은 게임기이다. 당신이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하면 이중으로 처벌을 받게 되니 그러지 말고 혼자서 처벌을 받으면 사건이 빨리 끝날 수 있다. 나중에 벌금이 나오게 되면 벌금도 모두 책임을 지겠다. 그러니 경찰에 가서 조사를 잘 받아 달라."라고 말하여 정C3로 하여금 범인 도피를 결의하게 하고, 위와 같은 교사에 따라 정C3은 2008. 12. 8.과 2008. 12. 29. 부산경찰서 수사과에서 위 게임장의 실질적인 업주가 마치 정C3 자신인 것처럼 진술함으로써 정C3에게 위와 같이 범인도피를 교사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③ 천C7은 2009. 5. 11. 부산지방법원에서 '2008. 10. 6.경부터 2008. 11. 28.경까지는 이C2, 전C1, 박C10, 박C9, 최C11과 공모하여, 2008. 11. 29. 경부터 2008. 12. 8.경까지는 이C2, 정C3과 공모하여 이 사건 게임장에서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물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인 위 프린세스 게임기를 이용에 제공하고, 이를 위하여 보관하고, 이C2와 공모하여 2008. 12. 8. 18:00경 이 사건 게임장 건물에서 정C3로 하여금 범인 도피를 결의하게 하고, 위와 같은 교사에 따라 정C3은 2008. 12. 8.과 2008. 12. 29. 부산경찰서 수사과에서 위 게임장의 실질적인 업주가 마치 정C3 자신인 것처럼 진술함으로써 정C3에게 위와 같이 범인도피를 교사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4) 한편, 피고인은 2008. 9.경부터 2009. 2.경까지 새벽이나 한밤중 등에 전C1과 36회에 걸쳐 전화통화를 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게임장 업주들과 수십회에 걸쳐 통화를 하였고, 2008. 11. 25, 전C1, ▲ 게임랜드 업주 이C4와 호텔 지하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으로 140만 원을 카드로 결제하였다가 2008. 11. 29. 피고인의 ★은행 통장으로 현금 131만 원이 입금되기도 하였으며, 급여 및 수당 지급일이 아님에도 피고인의 ♤은행 통장으로 2008. 1. 18.경부터 2009. 2. 6.경까지 16회에 걸쳐 2,243만원, ★은행 통장으로 2008. 4. 20.경부터 2009. 3. 18.경까지 5회에 걸쳐 881만 원, 은행 통장으로 2008. 3. 20.경부터 2008. 12. 21.경까지 12회에 걸쳐 1,854만 원의 현금이 입금되어 있다.

나. 직무유기의 점에 대한 판단

(1) 직무유기죄는 구체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그 작위의무를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1997. 4. 22. 선고 95도748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190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법령 • 내규 등에 의한 추상적 충근 의무를 태만히 하는 일체의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 내지 포기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구체적 위험성이 있고 불법과 책임비난의 정도가 높은 법익침해의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므로, 공무원이 태만, 분망, 착각 등으로 인하여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나 형식적으로 또는 소홀히 직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성실한 직무수행을 못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아니하며, 또한, 어떠한 형태로든 직무집행의 의사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그 직무집행의 내용이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만으로 직무유기죄의 성립을 인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도675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도1390 판결 등 참조).

(2) 위 (1)항의 법리에 비추어 이 부분 공소사실, 즉 피고인이 2008. 10. 6.경부터 2008. 12. 8.경까지 전CI 등의 이 사건 게임장 불법 영업을 단속하지 아니한 것이 직무유기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은 판시 증거에 기초하여 그 판시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게임장의 업주가 전C1이고, 위 게임장에서 개·변조된 게임기를 이용하여 영업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위 게임장의 단속의무를 유기하였다고 하여 유죄를 인정하고 있으나, 원심 판시의 사정들은 여러 정황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게임장의 불법 영업을 충분히 알았을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이에 관하여 단속이 필요, 가능하였음에도 이를 행하지 않았다는 것으로서 이러한 점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그 직무에 관하여 의식적인 방임 내지 포기가 있다 할 수 없고, 아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게임장의 불법영업을 명백히 알았거나 그러고도 구체적으로 그 직무를 회피하여 단속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비록 피고인이 위 게임장의 불법 영업을 신속, 적절하게 단속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직무유기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즉, 이 부분 공소사실 및 위 인정사실과 원심 · 당심의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심 판시 증거를 비롯한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2008. 10. 6.경부터 2008. 12. 8.경까지 이 사건 게임장에 관하여 개·변조된 프린세스 게임기를 손님의 이용에 제공하는 등의 불법 영업을 명백히 인식하고서도 의식적으로 이를 묵인하거나 위 게임기를 감정의뢰하지 않는 등으로 구체적인 단속직무를 포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가) 우선,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08. 10. 6.경부터 2008. 12. 8.경까지 위 게임장의 불법영업에 관하여 단속직무를 유기하였다는 것으로서, 공소사실 자체만으로 보자면,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어떤 상황에서 어떤 단속 직무를 방임 내지 포기하였는지가 명백히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나아가 어느 시점에 어떤 경위를 통해 위 게임장의 어떤 불법 영업(즉, 등급분류 받지 아니한 개·변조된 영업버전 게임기의 이용 제공, 게임자동실행기 사용, 환전 영업 등)을 알았는지 잘 나타나지 않으며, 피고인이 위 게임장 개업일인 2008. 10. 6.경은 물론 그 이후의 어떤 특정 시점에 위 게임장의 어떤 불법 영업을 알았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자료나 사정이 없는 점.

(나) 등급분류 받지 아니한 개·변조된 영업버전만을 이용한 이 사건 프린세스 게임기는 2008. 10.경 당시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종 오락기계로서, 이러한 신종오 락기의 경우 일선경찰서에서 자체 인력만으로는 개별 오락기의 특성이나 게임기의 개·변조 여부를 파악하거나 이를 신속히 단속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었고, 이러한 사정하에서 특히 ◇경찰서 관내 오락실 단속, 게임기 개·변조 판단 및 이에 관한 감정의뢰업무의 실무담당 경찰관 손C은 오락실 단속 업무 등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2008. 7. 23.부터) 게임기 개·변조 여부 등을 판단, 단속할 전문적인 지식이나 능력이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다) 손C은 통상의 경우처럼 위 게임장이 개업한 지 얼마되지 아니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불법 게임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게임물등급위원회에 감정의뢰하고자 위 게임장 업주 전C1 측으로부터 위 프린세스 게임기 1대를 임의제출받고서도, 이를 경찰서 유치장에 보관해 두면서 이 사건 단속 당시까지 감정의뢰를 차일피일 미루어 왔는데, 그 당시 피고인이나 손C이 위 게임기가 개·변조된 불법 게임기인 것을 알았다고 볼 만한 증거자료는 없고, 위 과정에서 피고인이 손C에게 위 게임기의 감정의뢰를 미루거나 하지 말도록 지시한 바가 없으며, 그 제출·보관 경위와 이 사건 단속 당시까지의 상황, 지체기간, 그 동안의 담당경찰관과 업주 측의 태도 및 문답 내용 등에 비추어, 손C은 업무과중 및 업무능력 부족 등으로 보통의 경우와 같이 감정의뢰할 게임기가 2대 정도 모이면 감정의뢰할 생각에서 위 게임기의 감정의뢰 업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였고, 피고인 역시 감정의뢰 지체 사실을 알고서는 이를 걱정하면서도 손C에게 이를 신속히 처리하도록 지시하지 아니한 채 별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이나 손C 등이 위 게임장 업주를 위하여 일부러 위 게임기 감정의뢰를 지체하였다고 할 만한 뚜렷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 점.

(라) 한편, 부산♡경찰서는 2008. 11. 25. 부산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 경사 권C14외 2명과 사하구 다대2동 소재 ♥게임랜드에서 프린세스 게임기의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게임물 개·변조로 단속하고, 부산□경찰서는 2008. 12. 4.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게임물 담당 직원들과 합동으로 사상구 덕포2동 소재 게임랜드에서 프린세스 게임기를 분석하고 부산경찰서의 수사보고서 등을 참조하여 게임물 개·변조로 단속한 적이 있으나(이와 관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는 부산 경찰서, ■경찰서에서 2008. 10.경 개·변조된 프린세스 게임기에 대한 단속이 이루어졌다고 잘못 적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이러한 단속사실을 이 사건 단속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할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고, 특정 오락실에 설치된 프린세스 게임기가 개·변조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게임장에 따라서는 원래 심의 받은 내용 그대로의 게임기를 설치하여 영업을 하고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설령 피고인이 위 단속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게임장에 설치된 프린세스 게임기 또한 개·변조되었음을 인식하였다고 할 수 없는 점.

(마) 비록 피고인, 손C, 박C6 등 경찰서 생활질서계 소속 담당경찰관들은 매주 1~2회 정도 함께 또는 각자 관내 게임장을 순회하는 등으로 단속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 사건 게임장에서 게임자동실행기가 사용되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 하더라도, 이에 관하여 공소사실에 어느 시점에 어떤 영업 내용을 확인하였는지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손C 등을 통하여 게임물등급위원회에 게임자동실행기와 개·변조된 게임기와의 관계를 문의한 결과, 게임자동실행기와 개·변조는 무관하다는 답을 들었으며, 수사기관에서 게임물등급위원회에 감정의뢰를 하지 아니한 채 게임 자동실행기를 이용에 제공한 사실만으로 게임기 개·변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단속한 사례가 없다는 취지의 변소를 하고 있는바, 이 사건 단속 당시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담당경찰관 김C5도 이 법정에서 위 변소에 부합하는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는 점.

(바) 이 사건 게임장에 대하여 2008. 10. 9. 환전 등 불법영업, 10. 14. 불법영업(사행행위), 상품권, 현금 교환, 10. 17. 불법성인오락영업, 10. 26. 불법영업, 11. 4. 불법 환전영업을 이유로 112신고가 들어왔고, 이에 관하여 피고인이 경찰서 산하 지구대에서 작성한 각 신고내용에 대한 미단속보고서를 제출받아 이를 결재한 바가 있기는 하나, 위 신고 대부분은 환전행위에 관련된 불법영업신고로서 위 지구대의 미단속 조치에 피고인의 어떤 부당한 관여가 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위 게임장의 업주가 환전행위에 관여되는 등 불법영업에 관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피고인으로서는 위 신고만으로 이 사건 게임장의 환전영업 내지 불법 영업을 단속할 수는 없으며, ◇ 경찰서 생활질서계에서는 위 인정사실과 같이 환전행위에 대하여는 지속적으로 단속을 실시하였던 점.

(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이C2, 천C7의 각 진술은 전C1이 천C7 등과의 이 사건 게임 동업과정에서 경찰서 생활질서계 계장에게 인사하거나 접대해야 한다며 수차 돈을 가져갔고, 피고인도 전C1과 친분관계가 있어서 위 게임장에 수차 들리기까지 하였으며, 그래서 그 동안 위 게임장이 불법 영업을 해도 단속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것으로서 그 내용 대부분이 추상적이거나 추측에 기한 것들이고, 전C1, 이C4의 각 진술도 피고인이 전C1과 잘 아는 사이이고, 위 게임장을 전C1이 운영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수차 게임장에 오기도 하였는데, 그동안 게임장이 단속되지는 않았다는 요지의 것에 불과하므로, 이들의 이러한 취지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그 동안 위 게임장의 불법 영업을 명백히 인식하고서도 이를 일부러 단속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수는 없는 점.

(아) 사정이 위와 같은 이상, 비록 피고인이 그 동안 뚜렷한 이유 없이 전C1을 비롯한 관내 게임장 업주들과 수십차례 전화 통화를 하거나 전C1 등과 술자리를 함께 하기도 하였으며, 피고인의 통장에 그 출처가 석연치 않은 수천만 원의 현금이 수십회에 걸쳐 입금되기도 하는 등 피고인과 전C1 등 관내 게임장 업주 간의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여러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이 별도의 범죄행위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 때문에 피고인이 위 게임장의 불법 영업을 명백히 인식하거나 그러고도 이를 단속하지 않았다고 추단할 수는 없는 점.

(3)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직무유기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증거은닉교사의 점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은 검찰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손C에게 증거물을 압수해오라는 통상적인 지시만 하였을 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현금, 상품권, 영업장부, 게임자동실 행기를 압수하지 말 것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손C의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는바, 원심은 손C의 진술을 비롯한 원심 판시 증거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단속 당시 손C에게 게임기만 압수하라고 지시하여 개·변조된 게임기의 영업에 관한 증거를 은닉하도록 하였다는 이유로 증거은닉교사죄를 인정하였으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가 어렵다.

(가) 우선, 이 부분 공소사실처럼 피고인이 이 사건 단속 당시 손C에게 이 사건 게임장에 있는 게임기만 압수하고 그 외 현금, 상품권, 영업장부, 게임자동실행기를 압수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손C의 검찰에서의 일부 진술은 이 사건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손C은 검찰에서 처음 진술조서 작성시에는 '업무를 잘 몰라서 책갈피 등을 압수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고,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에는 ‘똑딱이와 책갈피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압수하지 않았다. 카운터를 수색하였는지 여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만 진술하다가,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에 비로소 '피고인과 첫 번째 통화시 피고인에게 단속보고를 하니 피고인이 어차피 게임기가 없으면 영업을 하지 못하니 게임기만 압수를 하면 안 되겠느냐고 말하고, 두 번째 통화시 피고인이 똑딱이, 책갈피는 그전에 영업을 하지 않았으니 압수를 하면 안 되고 게임기만 압수를 하라고 말하였다. 피고인이 게임기만 압수하면 안 되겠느냐고 말하였으므로 다른 증거물을 수색하지 않고, 게임장 종업원에게 게임기 위에 있는 똑딱이 등을 모두 치우게 하고 게임장 내부 사진촬영을 하였다고 진술하고,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작성시에는 ‘부산지방경찰청에서 단속을 하여 게임기가 개·변조된 사실을 말하였더니, 피고인이 게임기만 압수하여 오락실 영업을 못하게 하면 안 되냐고 말하였다. 자신이 똑딱이를 치우라고 했는지 여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갈피와 똑딱이는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여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였다. 피고인에게 보고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없으므로 일일이 보고를 한다'고 진술하고, 원심에서는 ‘똑딱이와 책갈피는 보았지만 현금, 경리장부, 영업장부 등은 보지 못했고, 똑딱이와 책갈피는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업주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말하였다. 피고인으로부터 어차피 영업을 못하니까 게임기만 압수하면 안 되겠냐라는 말을 들었으나, 그 말에 따라 증거물을 압수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갈피가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압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이 이 사건 단속 당시 손C에게 압수물의 처리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하였는지 및 게임기만 압수하게 된 구체적 경위에 대하여 진술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점, ② 손C이 이 사건 단속 당시 현장에 있지 않은 피고인에게 전화상으로 단속 당시의 구체적 상황, 즉 이 사건 게임장의 영업 및 게임기 등 압수물의 상태, 부산지방경찰청으로부터의 단속업무 인수인계의 내용, 단속에 대한 업주 및 종업원의 태도 등에 관하여 어느 정도 보고를 하였는지, 피고인이 손C에게 어떤 내용의 보고를 받고 이에 대응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상의 지시 내지 명령을 하였는지 알 수가 없고, 특히 그 당시 현금, 상품권, 영업장부, 게임자동실행기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압수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③ 당시 손C과 함께 현장에서 단속에 임하였던 박C6은 손C이 피고인으로부터 어떤 내용의 지시를 받았는지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④ 이러한 사정하에서 손C이 자신의 업무수행 잘못으로 위 게임장의 게임기 위에 놓여 있던 똑딱이를 치우고서 현장 사진을 찍고, 똑딱이, 상품권 등을 압수하지 않은 것이 검찰 수사 단계에서 문제가 되자 그 책임을 모면, 전가하기 위해 게임기만을 압수한 것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나) 또한 이 사건 단속 당시 이 사건 게임장에서 영업하고 있던 천C7, 이C2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천C7, 이C2가 피고인이나 손C 등과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는 것이므로, 단속 당시 이러한 천C7, 이C2가 단속 경찰관들에게 자신들이 게임기를 시운전 중이었을 뿐 영업하지 않았으니 단속하지 말라거나 게임기를 압수하지 말 것을 사정하였을 법하고, 공소사실처럼 손C 등에게 게임기, 현금, 상품권, 장부, 게임 자동실행기를 압수하지 말 것을 부탁 내지 청탁하였다는 것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사건 증거은닉교사의 범행동기 즉, 공소사실에서는 피고인이 관내 게임장 업주와의 유착관계를 천C7나 이C2가 모두 알고 있어서 이를 폭로 할까봐 겁이 나 그 범행에 이르렀다는 것이나, 피고인과 천C7 등의 위와 같은 관계나 천C7, 이C2도 천C7이 이 사건 단속이 끝난 뒤 현장에 온 피고인에게(또는 이 사건 단속 다음날 이후에) 위와 같은 내용을 언급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러한 범행의 동기는 그 자체로 설득력이 떨어지는데가, 피고인이 이러한 사정 때문에, 또한 위와 같은 관계에 있는 천C7을 위하여 이 범행을 감행하였으리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다) 더욱이, 비록 이 사건 단속 당시 손C, 박C6이 부산지방경찰청 소속 단속 경찰관으로부터 불법 영업 중인 이 사건 게임장에 대한 단속업무를 인수 인계 받았다 하더라도, 이처럼 상급관서인 부산지방경찰청이 단속한 것을 인수하는 입장에 있는 하급관서인 ◇경찰서 소속 경찰관인 피고인이 그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뚜렷한 범행 동기도 없이 고의적으로 그 단속내용을 축소하기 위해, 즉 불법 게임기 영업행위를 불법 게임기 설치 보관행위로 봐 주기 위하여 이 사건 증거은닉교사를 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또한 이 사건 단속 이후 피고인, 손C이 결재, 작성한 법규위반업소적발보고, 압수조서, 수사보고에는 이 사건 게임장이 영업 중에 단속되었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이 사건 단속 당시 이미 임의제출되어 있던 게임기 1대를 포함한 프린세스 게임기 37대를 압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부분이 별도의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죄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그 동안의 단속경과 및 잘못된 업무처리 내용에 맞추어 편의적으로 그와 같은 내용의 수사서류가 작성되었을 여지가 있으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 하에서는 나중에 이루어진 이러한 수사서류 작성행위를 들어 피고인의 이 사건 증거은닉교사나 그 범의를 쉽사리 추단할 수도 없다.

(2)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비록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손C, 천C7, 이C2의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을 비롯한 검사 제출의 여러 증거들은 법관의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의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아니거나 그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자료가 없다.

(3)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증거은닉교사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있다.

다. 범인도피 교사의 점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은 검찰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 있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천C7, 이C2, 정C3의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이 있는바, 원심은 이들의 진술을 비롯한 그 판시의 증거 및 사정을 들어 범인도피교사죄의 유죄를 인정하고 있으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를 그대로 수긍할 수가 없다.

(2) 즉, 교사범이란 타인(정범)으로 하여금 범죄를 결의하게 하여 그 죄를 범하게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피교사자는 교사범의 교사에 의하여 범죄 실행을 결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피교사자가 이미 범죄의 결의를 가지고 있을 때에는 교사범이 성립할

여지가 없고, 한편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천C7, 이C2는 공모하여 정C3로 하여금 범인 도피를 결의하게 하고, 위와 같은 교사에 따라 정C3은 경찰서 에서 이 사건 게임장의 실질적인 업주가 마치 정C3 자신인 것처럼 진술함으로써 정C3에게 위와 같이 범인도피를 교사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범인도피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다가 아래 (3)항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천C7, 이C2, 정C3의 각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이들의 진술 취지를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인이 이 사건 단속 및 그 후의 조사과정에서 정C3이 이 사건 게임장의 실제 업주가 아니고, 명의상 업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거나, 나아가 그러한 상태에서 정C3, 이C2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야기한 바 있다 하더라도, 이들의 진술을 비롯한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피고인의 경우 천C7과 이C2로부터 이미 범인도피교사를 받아 허위로 진술할 고의를 가지고 있던 정C3 및 스스로 범인도피를 결심하거나 이미 정C3에게 범인도피를 교사한 이C2에 대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별도의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가 없다.

(3) (가) 우선, 천C7, 이C2의 각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보건대, 천C7의 진술은 자신이 이 사건 단속 과정에서 손C, 피고인 등에게 이 사건 게임장의 실제업주라고 밝혔다는 취지이고, 이C2의 진술은 피고인이 그 당시 정C3 이 위 게임장의 실제 업주가 아니라 명의상 업주임을 알고 있었고, 자신이 이 사건 단속 당일에 정C3과 함께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가서 피고인에게 천C7이 실제 사장이며 자신은 일을 봐주는 사람이라고 사실대로 말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자신 및 정C3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도록 시켰다는 취지의 것이나, 이러한 이들의 진술은 이 사건 기록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통상 게임장이나 오락실 등이 불법영업으로 단속되는 경우 명의 상의 업주를 내세워 실제 업주를 숨기려 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천C7은 이 사건 게임장을 전CI 등으로부터 인수하여 영업을 재개하면서 이C2와 의논 끝에 이C2가 데리고 온 정C3과 사이에 정C3이 게임장 업주의 명의를 빌려주고 만약 단속이 되면 마치 실제 업주인 양 책임을 지기로 하면서 그 대가로 정C3에게 월 200만 원을 주기로 약속까지 한 바가 있으므로, 이러한 천C7 측이 이 사건 단속 및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위 게임장의 실제 업주가 천C7라고 실토 하기는 좀처럼 어렵다고 보이는 점, ② 더욱이 천C7, 이C2는 그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단속 후 곧바로 정C3을 이 사건 게임장 건물로 불러 당장 경찰에 가서 실제 업주인 것처럼 조사받으라고 하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이C2가 불과 몇 시간 뒤에 경찰서에 가서 스스로 피고인에게 정C3이 명의상 업주라고 말하였다는 것은 쉽사리 믿기 어렵고, 천C7 또한 이 사건 단속 현장에서 손C, 피고인 등에게 자신이 실제업주라고 밝혔다고 주장하는 시점에서부터 불과 한 시간 뒤에 위와 같이 범인도피를 교사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워 보일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경찰서 담당 경찰관들이 실제 업주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오고 간 바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C2는 2009. 1. 28.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실제 업주가 정C3이라고 하다가, 정C3이 검찰에서 명의상 업주임을 자백하자 태도를 바꾸어 2009. 2. 25.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는 자신이 위 게임장 골방에서 정C3에게 ‘게임기를 인터넷 게임천국에서 1대당 50만 원에 구입하였다고 알려주었다고 진술하고, 2009. 6. 2.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게임기를 인터넷에서 산 것으로 하라고 조언해 주었다고 진술하고, 원심에서는 자신이 골방에서 정C3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같은 날 피고인이 자신과 정C3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진술하여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고, 그 번복

경위 또한 미심쩍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나) 다음으로 정C3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보건대, 정C3의 진술은 자신이 이 사건 단속 당시 이C2와 함께 경찰서로 가 피고인에게 명의상 업주에 불과하다고 말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자신 및 이C2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하여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도록 교사하였다는 취지의 것으로서, 이러한 장C15의 진술은 이 사건 기록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단속 이후 천C7, 이C2로부터 실제 업주행세를 하며 경찰에서 진술하라는 교육을 받은 정C3이 불과 한 시간여 만에 경찰서로 가서 피고인, 손C에게 자신이 명의상 업주라고 사실대로 말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정C3은 2009. 2. 18. 검찰에서, 자신이 천C7, 이C2로부터 이 사건 단속 당일 ‘게임기는 인터넷 게임천국에서 1대당 50만 원에 구입하였다, 아직 영업은 하지 않았다, 시운전 중이다, 허가받은 게임기이다, 나중에 벌금이 나오면 벌금도 책임을 지겠으니 조사를 잘 받아 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2008. 12. 29. 경찰서에서, 2009. 2. 18.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그대로 진술하였다고 실토한 바 있는 점, ③ 그러다가 정C3은 이C2가 검찰에서 처음 피고인의 이야기를 꺼낸 이틀 후인 2009. 6. 4.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는 이C2가 피고인에게 실제 업주는 천C7임을 밝혔다고 하면서 진술을 번복하고, 원심에서는 그 진술을 좀 더 구체화하여 피고인이 이C2 및 자신에게 '인터넷에서 게임기를 구입한 것처럼 하라'고 말하였다고 그 내용을 바꾸고 있으며, 이러한 진술의 내용 자체도 석연치 아니하고, 이C2의 진술이나 사건진행상황에 맞추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C2, 정C3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C2, 정C3에게 범인도피를 교사할 당시 손C, 하C12 등 부하직원이 있었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부하직원들이 있는 공개된 경찰서 사무실에서 과연 그렇게 하였을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또한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다) 나아가, 피고인은 이 사건 단속 당시까지 이 사건 게임장 실제 업주인 천C7과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이고, 어떤 청탁을 받은 바도 없으므로, 이러한 천C7을 범인도피교사까지 하면서 비호할 까닭이 없어 보이고, 이러한 피고인이 단지 천C7 측이 제기할 지도 모르는 전C1과의 유착관계 또는 그 폭로 우려 때문에 정C3이 실제 업주라고 조사받으러 나온 이C2, 정C3에게 공소사실과 같이 범인도피를 교사하였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아니한다.

(3)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범인도피교사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3.항 기재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민수

판사김영욱

판사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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