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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9. 28. 선고 91다30620 판결
[해고무효확인등][공1993.11.15.(956),2933]
판시사항

가. 조합원을 징계하는 경우 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조합대표를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는 단체협약의 취지

나. 단체협약에 인사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얻도록 규정된 경우 이에 위배된 인사처분의 효력

다. 노동조합의 사전합의권 행사에 있어서의 신의성실의 원칙과 합의거부권의 남용

라.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의 범위

판결요지

가.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함에 있어 그 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조합대표를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는 단체협약의 취지는 그 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면 되는 것이고 소명 자체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기회를 주었는데도 소명하지 아니하거나 소명 자체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통보만으로써 징계절차는 속행할 수 있는 것이고, 조합대표들을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함으로써 부당한 징계처분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합이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권 행사를 견제케 하여 조합원의 지위를 보장하자는 것이므로 조합대표에게 참석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참석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들의 참석과 의견개진 없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

나.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인사조항의 구체적 내용이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만을 주어야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사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하지만,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얻어야 한다거나 또는 노동조합의 승낙을 얻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다. 노사협상의 산물로서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정하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징계권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징계자에게 객관적으로 명백한 징계사유가 있고 이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사용자가 노동조합측의 동의를 얻기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반대함으로써 동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거나 노동조합측이 스스로 이러한 사전동의권의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인정된다면 사용자가 노동조합측의 사전동의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그 징계처분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

라. 노동조합의 활동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또는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며, 또한 노동조합이 점거농성이나 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하면서 사업장의 일부 점거에 그치지 아니하고 전면적, 배타적인 점거를 하거나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경우에는 이를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1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종현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라정욱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의 가.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2, 3에게도 징계위원회 개최 및 출석통보서가 배달됨으로써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할 기회가 부여되었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 제32조에 의하여 징계위원회에의 출석통보는 징계대상자 본인에게 서면을 교부하여 통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충송달이나 유치송달의 방법에 의한 통보도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위 단체협약조항의 해석을 잘못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제1점의 나.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단체협약 제32조에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는 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되, 대상자의 인적 사항, 징계사유,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를 명시하여 해당 조합원에게 5일 전까지 서면통보하여야 하고, 해당 조합원의 요청시 필히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며, 증인을 신청할 경우 이를 승인하도록 되어 있고, 노동조합에 대하여도 그 5일 전까지 서면으로 징계심의통보를 하여야 하고 징계위원회에는 조합대표 3인을 필히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과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징계위원회 출석통보서를 송달하여 본인 또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할 기회를 주었고, 노동조합에 참석통지서를 송달하여 조합대표자들에게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기회를 부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구속중인 일부 원고들에게는 징계위원 중 2명을 대표로 선발하여 구속자들로부터 직접 답변을 들은 사실 및 원고들과 노동조합측에서는 징계위원회를 조업이 정상화된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조합대표를 징계위원회에 참석시키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함에 있어 그 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조합대표를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는 위 단체협약의 취지는 그 소명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면 되는 것이고 소명자체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기회를 주었는데도 소명하지 아니하거나 소명자체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통보만으로써 각 징계절차는 속행할 수 있는 것이고, 조합대표 3인을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함으로써 부당한 징계처분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합이 회사의 일방적인 인사권 행사를 견제케 하여 조합원의 지위를 보장하자는 것이므로 조합대표에게 참석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참석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들의 참석과 의견개진 없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 할 것인 바, 1989.1.18.에 있은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원고들이나 조합대표에게 출석 또는 참석하여 소명하거나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부여하였음에도 원고들이나 조합대표 스스로 출석 또는 참석을 거부함으로써 이들의 출석 및 참석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또 피고 회사가 원고들과 노동조합의 징계연기요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이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부당하다거나 당시 상황이 원고들이 실질적인 소명을 할 수 없고 조합대표의 참석이 사실상 배제되는 상황이었다고 보여지지도 아니하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위 단체협약조항의 해석을 잘못하거나 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없다.

제1점의 다.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단체협약 제17조 제2호에 노동조합 간부(임원, 운영·상집위원, 대의원)에 대한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한편 같은 제17조에는 ‘인사권’이라는 제하에 제1호에 ‘조합은 인사에 관한 모든 권한이 회사에 있음을 인정한다’, 제3호에 ‘회사는 조합원의 인사에 공정을 기하며 조합원임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제4호에 ‘조합은 조합원의 승급, 승호 기준에 관하여 사전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를 존중한다’, 제5호에 ‘회사는 조합원의 제반 인사에 관한 사항을 조합에 통보하여야 한다’, 제6호에 ‘조합은 조합원의 인사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회사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회사는 그 타당한 의견을 존중하여 조합과 협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각 규정의 취지, 내용 및 사용자가 조합원을 징계함에 있어 조합의 사전동의 또는 사후승인을 받아야 그 징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면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기타 기업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인정되는 사용자의 고유의 징계권은 본질적으로 침해되어 유명무실하게 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단체협약 제17조 제2호는 피고 회사가 조합원에 대하여 승급, 승호, 전보 등 통상적인 인사권을 행사할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일 뿐 조합간부에 대하여 징계사유가 있어 단체협약에 기하여 징계를 하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근로자에 대한 징계는 인사사항에 관한 것이고( 당원 1992.5.22.선고 91다 22100 판결 , 1992.9.22.선고 92다 13400 판결 참조), 인사권이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는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그 권한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에 의하여 조합원의 인사에 대한 조합의 관여를 인정하였다면 그 효력은 협약규정의 취지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라 할 것이며 ( 당원 1992.9.25.선고 92다18542 판결 참조), 원심판시의 단체협약 제17조 각호의 규정만으로 위와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리고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인사조항의 구체적 내용이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만을 주여야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사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처럼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얻어야 한다거나 또는 노동조합의 승락을 얻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2.4.14. 선고 91다4775 판결 , 1992.5.22. 선고 91다22100 판결 , 1992.12.8. 선고 92다32074 판결 , 1993.4.23. 선고 92다 34940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 4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노동조합의 간부임이 인정되므로 단체협약 제17조 제2호 소정의 인사동의조항이 징계를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원고 4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관하여서는 단체협약상의 인사에 관한 해석을 그르친 것이라고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이 노사협상의 산물로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정하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징계권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징계자에게 객관적으로 명백한 징계사유가 있고 이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사용자가 노동조합측의 동의를 얻기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반대함으로써 동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거나 노동조합측이 스스로 이러한 사전동의권의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인정된다면 사용자가 노동조합측의 사전동의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그 징계처분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 당원 1993.7.13. 선고 92다45735 판결 , 1992.12.8. 선고 92다32074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처럼 단체협약에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에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규정을 하면서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그 사전동의의 구체적 절차나 방식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고, 단지 단체협약 제32조에서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때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5일 전까지 징계심의통보를 하여야 하고(제2항), 징계위원회에는 조합대표 3인을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게 한다고만(제4항)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면 징계에 대한 노동조합의 동의 여부는 통상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는 조합대표의 의견개진절차를 통하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안강공장을 점거, 농성하는 등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원고들의 일련의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당시 피고 회사 안강공장의 조업이 전면적으로 중단되어 회사의 업무가 완전히 마비되었고, 그 와중에서 위 안강공장에 생산 보관하고 있던 군수용 탄약 및 폭약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여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성 때문에 원고들의 불법쟁의행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력이 투입되면서 그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하고 있던 피고 회사 노동조합 안강공장지부의 지부장인 원고 1, 수석 부지부장인 원고 5 등 안강공장지부 집행부의 핵심간부들이 대부분 구속되고 그 노조사무실은 폐쇄됨에 따라 부지부장이던 소외 1이 지부장 권한대행으로 선정되어 안강읍내에 설치한 임시사무실에서 노동조합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피고 회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조속한 사태의 진정과 조업정상화를 위하여는 선결조치로서 이러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하여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한 징계처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위한 징계위원회를 1989.1.18. 개최하기로 결정하여 같은 달 11.자로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출석통보서를 발송하는 한편 위 단체협약 제32조 제2항 및 제4항에 규정한 바에 따라 피고 회사 노동조합위원장, 안강지부장 및 안강지부장 권한대행인 소외 1 앞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니 노동조합측 대표 3인을 참석시켜 의견을 개진하여 주기 바라며 불참할 경우 의견개진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의 통보서(을 제13호증)를 각 발송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소외 1이 노조 대의원 및 상집위원들과 논의를 하여 같은 달 14. 노동조합측의 의견으로 회사의 조업이 중단된 상태에 있으므로 징계위원회의 개최를 연기하여 줄 것을 요청하자 피고 회사는 다시 같은 달 16. 조속한 조업정상화를 위하여서도 그 연기는 불가하며 조합대표가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하여 줄 것을 거듭 촉구하는 취지의 회신(을 제26호증)을 보냈고, 이어 위 징계위원회가 개최되는 당일인 같은 달 18.에도 2회에 걸쳐 위 노조 임시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조합대표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소외 1이 불참한다는 뜻을 밝히므로 조합대표의 참석 및 의견개진이 없는 가운데 위 징계위원회를 진행하여 원고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원고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하기에 이른 사정이 위와 같다면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당시 원고들을 포함한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징계절차가 조속히 마무리 되어야 할 상황이었다 할 것인데, 이러한 상황 아래에서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이 지부장 권한대행이던 소외 1 등에게 위 인사동의조항에 따른 노동조합측의 동의 여부를 표명하는 절차인 조합대표의 징계위원회에의 참석 및 의견개진절차를 취하여 줄 것을 서면 또는 구두로 수차례 걸쳐 진지하게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에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는 사유를 들어 그 연기요청을 하면서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아니한다고 하여 불참의사를 밝히고 일방적으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것은 노동조합측이 위 인사동의조항에 기한 사전동의권의 행사를 남용 내지 포기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얻지 아니한 채 노동조합 간부들인 원고 4 이외의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원고 4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이 단체협약상의 인사에 관한 해석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동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결국 이유없음에 돌아간다.

제2점에 대하여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 6도 이 사건 불법쟁의행위에 일부 가담한 것이라고 사실인정한 것은 수긍이 가는 바이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제3점에 대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또는 사용자의 승락이 있는 경우 외에는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며, 또한 노동조합이 점거농성이나 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하면서 사업장의 일부 점거에 그치지 아니하고 전면적, 배타적인 점거를 하거나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경우에는 이를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건 당시 시행중이던 단체협약 제8조에 의하면 조합활동은 근로시간 외에 행함을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사정으로 근로시간 내에 조합활동을 할 경우에는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을 뿐이다.(조합간부의 활동은 사전통보를 원칙으로 한다라는 규정은 1989.1.1.부터 시행된 단체협약에서 신설된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 1, 2, 6, 7, 8, 9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안강공장 근로자 90여 명과 근무시간 중인 1988.12.9. 08:45경 피고 회사의 사전승인 없이 원고들이 소속된 안강공장을 무단이탈하여 온산공장에 들어가 5시간 동안 노동가, 구호 등을 부르며 온산공장 근로자들을 불러내 조업을 방해하였고, 원고 2, 6, 7, 8, 9, 10, 11, 12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안강공장 근로자 약 250여 명과 함께 온상공장의 본사노동조합위원장인 소외 2가 노조규약을 위반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에 항의한다는 명목으로 근무시간 중인 같은 달 23. 11:00경 피고 회사의 승인 없이 안강공장을 무단이탈하여 위 온산공장에 들어가 같은 달 28. 15:10경까지 온산공장 정문을 차단하고 2, 3명씩 조를 이루어 각 작업현장에 가서 근무중인 근로자들에게 농성에 동참할 것을 강권하면서 공장장실, 식당, 관리부 사무실 내외벽, 책상 등 집기에 폐유, 밀가루, 구리스, 석탄가루 등을 뿌리고 폐유, 스프레이 등으로 공장 건물 등에 구호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건물 및 비품을 손괴하여 회사업무를 방해하였으며, 위 제외된 원고들도 같은 달 26. 20:00경 안강공장 근로자 450명과 다시 온산공장에 들어가 이에 합세하였고, 다시 원고들은 근무시간 중인 같은 달 28.부터 같은 달 31. 17:30경까지 피고 회사의 승인 없이 안강공장에서 노조원 임시총회 명목으로 공장 근로자 3,000여 명을 동원하여 공장 식당 및 강당 내에 집결시킨 후 각종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공장의 조업을 전면적으로 중단시켰으며, 원고 1, 2, 5, 6, 7, 10, 11, 12, 13 등은 위와 같은 소위로 인하여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업무방해, 노동쟁의조정법위반, 노동조합법위반 등의 죄명으로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다는 것인바, 위와 같은 원고들의 일련의 행위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74조와 단체협약 제30조 소정의 징계사유인 조합원이 형사소추의 원인이 되는 부정불법한 행위를 한 경우, 사규에 위반한 경우,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의 장해 또는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초래하게 한 경우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이러한 원고들의 행위가 정당한 조합활동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노동조합활동의 정당성과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없다.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정한 원고들의 행위 내용과 이로 인하여 피고 회사가 입은 피해정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피고 회사로 하여금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원고들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이 징계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논지 또한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최재호 김석수 최종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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