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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3. 10. 선고 92도37 판결
[폭행치사][공1992.5.1.(919),1342]
판시사항

가정주부가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던 피해자의 행패를 저지하려고 동인의 어깨를 밀자 동인이 시멘트 바닥에 넘어지며 이마를 부딪쳐 사망한 경우 위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피해자(남, 57세)가 술에 만취하여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가정주부인 피고인의 집에 들어가 유리창을 깨고 아무데나 소변을 보는 등 행패를 부리고 나가자, 피고인이 유리창 값을 받으러 피해자를 뒤따라 가며 그 어깨를 붙잡았으나, 상스러운 욕설을 계속하므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잡고 있던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부분을 밀치자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던 피해자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져 시멘트 바닥에 이마를 부딪쳐 1차성 쇼크로 사망한 경우,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의 부당한 행패를 저지하기 위한 본능적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상당성이 있어 형법 제20조 에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전병덕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만 57세 남자인 피해자 는 이 사건 사고일 오전부터 술에 만취하여 아무 연고도 없는 피고인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 지하실 방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의 유리창을 발로 걷어차 깨뜨리는가 하면 성기를 꺼내어 아무데나 마구 소변을 본 뒤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고, 피고인은 가정주부로서 피고인의 집에서 혼자 있는 상태에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다가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동을 보고, 말로 어른이 술에 취해 무슨짓이냐, 집밖으로 나가라는 요구를 하였으나 피해자는 오히려 피고인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마구 퍼부으면서 횡설수설하였고, 결국은 피해자가 집밖으로 나갔으나, 피해자가 유리창을 깬것을 안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가서 유리창 값을 받을 생각으로 피해자의 뒤를 따라가자 뒤돌아 보면서 다시 피고인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할 뿐더러 피고인이 “당신집이 어디냐, 같이가서 당신 부인으로부터 유리 깨어진 것 변상을 받아야 겠으니 같이 가자”고 왼손으로 피해자의 어깨 위쪽을 붙잡자, 피해자는 “내가 들어있는 방이 금1,400,000원이니 당장 금 1,400,000원을 내어 놓으라”고 피고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엉뚱한 요구를 하면서 다시 “이 씹할 년아 개같은 년아”하면서 욕설을 계속하므로, 피고인이 더이상 이를 참지 못하고 빨리 가라면서 잡고 있던 왼손으로 피해자의 오른쪽 어깨부위를 밀치자 술에 만취하여 비틀거리던 피해자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져 시멘트바닥에 이마를 부딪히면서 1차성 쇼크로 사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가정주부인 피고인으로서는 예기치 않게 피해자와 맞닥드리게 되어 위와 같은 행패와 엉뚱한 요구를 당하는가 하면 상스러운 욕설을 듣고 매우 당황하였으리라고 보여지고, 이에 화도 나고 그 행패에서 벗어나려고 전후 사려없이 피해자를 왼손으로 밀게 된 것으로 인정되며, 그 민 정도 역시 그다지 센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의 부당한 행패를 저지하기 위한 본능적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상당성이 있어 위법성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해자가 비록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고는 있었지만 피고인의 위 행위가 정당행위인 이상 피해자가 술에 취한 나머지 여자인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를 미는 정도의 행위로 인하여 넘어져 앞으로 고꾸라져 그 곳 시멘트가 돌처럼 솟아 있는 곳에 이마부위를 부딛히게 되고 이로 인한 1차성 쇼크로 사망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망의 결과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형식적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20조 에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처에 정당행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소론의 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하지 아니하며, 논지는 이유가 없다.

이에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이재성 배만운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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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12.5.선고 91노3801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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