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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도2831 판결
[상해,절도][공1992.5.15.(920),1464]
판시사항

가. 가구회사의 디자이너가 평소 임의처분이 허용된 자신이 제작한 가구 디자인 도면을 가지고 나온 행위에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나. 여자 화장실 내에서 백을 빼앗으려고 다가오는 남자의 어깨를 밀친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가구회사의 디자이너인 피고인이 자신이 제작한 가구 디자인 도면을 가지고 나온 경우 평소 위 회사에서 채택한 도면은 그 유출과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나 채택하지 아니 한 도면들은 대부분 작성한 디자이너에게 반환하여 각자가 자기의 서랍 또는 집에 보관하거나 폐기하는 등 디자이너 개인에게 임의처분이 허용되어 왔고, 피고인은 회사로부터 부당하게 징계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자신이 그 동안 회사업무에충실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로 삼기 위하여 이를 가지고 나온 것이라면 피고인에게 위 도면들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나. 남자인 피해자가 비좁은 여자 화장실 내에 주저앉아 있는 피고인으로부터 무리하게 쇼핑백을 빼앗으려고 다가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어깨를 순간적으로 밀친 것은 피해자의 불법적인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본능적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아니 하므로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행위로서 그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 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주식회사 그로리아가구 개발부 직원으로서 신상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① 1989. 9. 5. 위 회사 개발실 사무실에서 자신이 디자인하였으나 회사로부터 채택받지 못한 위 회사 소유의 도면 25장을 가지고 나오고, ② 1990. 1. 13. 10:30경 위와 같은 경위로 보관 중이던 위 회사 소유의 도면 복사본 27장을 가지고 나와 이를 각 절취하고, ③위 ②항 기재 일시경 위 회사 공장 본관 2층 여자화장실 내에서 위 회사 총무계장인 피해자 홍순규가 위 도면 복사본 27장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거절하여 서로 다투던 중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밀어 그곳에 설치된 수건걸이에 부딪치게 하여 그에게 요치 3주간의 좌흉부염좌상을 가하였다’는 것인바, (1) 먼저 각 절도의 점에 대하여는, (가) 피고인이 공소사실 ①항 기재와 같이디자인 도면 25장을 가지고 나온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이유는, 피해 회사는 피고인이 근무를 태만히 하거나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불복한 사실이 없음에도 괜히 사직을 권고해 오다가 피고인이 이에 불응하자 1989. 9. 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인에게 1989. 9. 5. 부터 12. 5. 까지 3개월간의 정직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피고인으로서는 지방노동위원회에 이에 대한 부당정직구제신청을 제기하고 그 쟁송에서 피고인이 평소 회사업무에 충실하였다는 근무실적의 증거로 삼을 목적으로 위 도면들을 가지고 나온 것 뿐이고, (나) 또한 피고인이 공소사실 ②항 기재 대로 디자인도면 복사본 27장을 가지고 나온 사실도 인정되나, 그 이유도 피고인이 1989. 12. 6.경 위 정직기간이 도과하여 회사에 출근하자 위 회사 개발부장 서재걸이 피고인에게 1990. 1. 10.까지 평소 업무량의 2배에 가깝게 디자인도면 60장을 작성해 오라고 지시하여 피고인이 1990. 1. 10경 도면 45장을 작성하여 제출하였던바, 영업이사 하종보와 위 서재걸 등은 위 도면들을 재대로 살펴보지도 아니한 채 도면도 형편없고 실적도 없다고 면박을 주면서 이를 전부 반려하고는 다음날 갑자기 위 도면들을 같은 해 1. 13.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지시하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전날 위 하종보 등으로부터 실적도 없다고 면박을 받은 터이므로 그들이 위 도면을 도로 가져가면 이를 폐기하고서는 피고인의 업무실적이 없다고 우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당시 피해 회사가 부당정직구제명령에 불복하여 계속 중이던 위 부당정직구제신청사건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피고인의 근무실적에 대한 증거로 사용할 목적으로 위 도면중 27장을 복사하여 가지고 나온 사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서 가지고 나온 도면들은 피고인이 상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의 일환으로 제작한 가구디자인 도면의 원본 또는 그 복사본들인데, 평소 피해 회사에서는 디자이너들이 회사의 지시에 따라 작성한 도면을 위 서재걸을 통하여 위 하종보에게 제출하면 동인이 그 중 회사에 필요한 것만을 채택하여 개발실에 있는 도면함에 따로 보관하고 이에 대하여는 그 유출 또는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나 채택하지 아니한 도면들은 대부분 작성한 디자이너에게 반환하여 각자가 자기의 서랍 또는 집에 보관하거나 폐기하는 등 임의로 처분해 온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각 도면들은 평소 디자이너 개인에게 임의처분이 허용되어 온 데다가, 피고인은 회사로부터 부당하게 징계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회사업무에 충실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로 삼기 위하여 가지고 나온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 위 도면들에 대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2) 나아가 위 상해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도 인정되나, 이는 피고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 회사에 제출하였다가 반려된 디자인도면 45장 중 27장을 소송자료로 사용하기 위하여 복사한 후 이를 여자화장실에 있는 피고인의 쇼핑백에 넣어 두었는데, 위 하종보의 지시를 받은 피해자 홍순규가 피고인으로부터 위 쇼핑백을 빼앗으려 하자, 이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양손으로 끌어 안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는데도, 피해자가 위 쇼핑백을 빼앗기 위하여 계속 다가오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밀치는 바람에 피해자가 뒤로 밀려나면서 수건걸이에 부딪쳐 부상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이 남자인 피해자가 비좁은 여자화장실 내에 주저앉아 있는 피고인으로부터 무리하게 쇼핑백을 빼앗으려고 다가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어깨를 순간적으로 밀친 것은 피해자의 불법적인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본능적인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행위로서 그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 는 이유로, 역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모두 옳고, 여기에 절도죄의 불법영득의 의사나 상해죄의 위법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이에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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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1991.8.22.선고 90노1296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