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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2011. 2. 9. 선고 2010가합5165 판결
[낙찰자지위확인등][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신평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주성 담당변호사 석동규)

피고

사모2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임성택 외 1인)

변론종결

2011. 1. 19.

주문

1. 피고의 2010. 6. 12.자 임시총회 결의 중 주식회사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와 주식회사 유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를 건축설계업체로 선정한 결의 및 위 회사들과의 건축설계계약 체결을 승인한 결의는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0. 3. 5. 공고 제2010-1호로 ‘사모2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하여 건축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이하 ‘이 사건 입찰’이라 한다)을 공고하였는데 그 공고에서 입찰 또는 선정에 관련된 세부사항은 현장설명회에서 배부하는 입찰지침서에 의한다고 정하였다.

나. 원고와 주식회사 선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주식회사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와 주식회사 유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정림건축 등’이라 한다)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원고 등과 정림건축 등은 2010. 3. 15. 피고의 조합사무실에서 개최된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여 피고로부터 건축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지침서(이하 ‘입찰지침서’라 한다)를 교부받았는데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입찰의 무효(제8조)

입찰에 참여하고자 하는 자 중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입찰을 무효로 한다.

① 입찰참가자격이 없는 회사가 입찰한 경우

② 입찰 마감시까지 입찰관련 서류 일체가 제출되지 아니하였을 경우

③ 입찰신청서 등의 중요한 부분이 불분명하거나 정정한 후 날인을 누락한 경우

④ 참여회사(관계직원을 모두 포함한다)간 담합 또는 타사의 경쟁참가를 방해하거나 조합의 입찰 업무집행을 방해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하였을 경우

⑤ 이행각서 내용을 위반하였을 경우

⑥ 입찰지침서에 의한 입찰규정(제반사항) 및 제반조건을 위반하였을 경우

⑦ 동일사항에 대하여 동일인이 2통 이상의 입찰서류를 제출한 경우

⑧ 기타 허위 내지 부당함이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

(2) 입찰자의 공정한 경쟁의무(제11조)

(가) 입찰자는 상호 비방하지 않아야 하며 금품살포 등 불법, 불공정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제1항).

(나) 입찰자가 위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입찰을 무효로 한다(제2항).

(3) 기타 사항(제18조)

입찰참여 서류를 제출한 업체는 본 입찰지침서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제1항).

다. 원고 등과 정림건축 등은 2010. 4. 5. 피고에게 이 사건 입찰 공고 및 입찰지침서 등에서 제출하도록 요구된 입찰참여신청서, 이행각서 등을 제출하였는데, 그 이행각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상기인은 사모2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 건축설계업체선정 입찰에 참여를 신청함에 있어, 건축설계업체로 선정되기 전이나 선정된 후에도 아래 각호의 사항을 위반하였을 경우 귀 조합에서 자격의 상실 또는 선정을 무효하여도 귀 조합이 정한 결정에 대하여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치 않고 따를 것을 약속하며 본 각서를 제출합니다.

아래

1. 당사는 귀 조합에서 정한 업체선정방법 및 조합총회의 선정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따르겠습니다.

2. 제출된 서류에 하자가 있거나 보완의 필요성이 있어 조합의 요구가 있을시 지정기일까지 이행하겠습니다.

3. 입찰참여로 인하여 발생한 제반비용 일체를 귀 조합에 청구하지 않겠습니다.

4. 당사는 직원, 외부인을 고용하여 일체의 홍보 활동을 하지 않겠으며, 참여업체의 상호비방, 유언비어 유포 등의 행위를 하지 않겠습니다.

5. 어떠한 경우에도 조합원, 토지등 소유자 및 기타 관계인을 상대로 향응을 제공하거나 금전, 물품 등을 일체 제공치 않겠습니다.

6. 당사가 선정될 경우 당사의 용역비는 시공자 선정 이후 지급받도록 하겠습니다.

7. 건축설계업체로 선정된 자는 총회와 관련하여 지출된 제비용을 건축설계업체 선정 후 10일 이내에 정산하며 건축설계업체의 부담으로 하겠습니다.

라. 정림건축 등은 2010. 5. 25. 피고의 조합원들에게 9면 분량의 홍보전단을 우편으로 발송하였는데, 그 홍보전단의 내용 중에는 이 사건 입찰에 기호 2번 업체로 참가한 원고 등이 덤핑가격을 제시한 덤핑업체에 해당하고 원고 등을 설계업체로 선정할 경우 설계품질 저하, 무리한 설계비 증액요구 등으로 인해 조합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마. 피고는 2010. 6. 12.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사직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정림건축 등을 이 사건 사업의 건축설계업체로 선정하고 정림건축 등과의 건축설계계약 체결을 승인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를 하였는데, 당시에도 정림건축 등은 위 임시총회 개최장소 부근에서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을 하였다.

바. 이 사건 결의 무렵 피고는 정림건축 등과 건축설계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갑 제3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내지 20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주식회사 선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선엔지니어링’이라 한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하였는데, 컨소시엄은 민법상 조합에 해당하고 이 사건 소는 조합재산에 관한 능동소송이어서 원고와 선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제기하여야 함에도 원고는 단독으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아가 원고는 선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하였음에도 단독으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 단독으로 이 사건 입찰절차에서 낙찰자가 될 수 없으므로, 원고가 단독으로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원고와 선엔지니어링의 이 사건 입찰 참가를 위한 컨소시엄은 일종의 공동수급체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상 조합에 해당한다.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로 되고( 민법 제704조 ), 합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는 합유자 각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데( 민법 제272조 단서), 이 사건 소는 조합원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서 합유물의 보존행위에 해당하므로, 공동수급체를 구성하는 원고만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어도 이를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소로 낙찰자지위확인을 구하고 있지 않은 이상, 이 사건 입찰절차가 무효로 될 경우 원고가 단독으로 이 사건 입찰절차에 참가하여 낙찰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소의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한 업체가 홍보활동을 하거나 경쟁업체를 비방하는 등으로 이행각서, 입찰지침서의 내용을 위반할 경우 이 사건 입찰 공고, 입찰지침서, 이행각서의 해당 규정에서 그 위반업체의 입찰을 무효로 하고 있는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정림건축 등은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으로 홍보활동을 하고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홍보전단에 경쟁업체인 신청인 등을 비방하는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입찰지침서(제8조 제4호, 제5호, 제11조 제1항) 및 이행각서의 내용을 위반하였다. 다만 이 사건 결의가 입찰지침서 및 이행각서를 위반한 입찰 업체를 이 사건 사업의 건축설계업체로 선정하고 그 업체와의 건축설계계약 체결을 승인하였더라도, 이 사건 입찰 공고 등에서 정한 규정을 위배한 하자가 입찰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할 뿐만 아니라 정림건축 등도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또는 누가 보더라도 이 사건 결의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분명한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결의가 무효가 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입찰의 입찰지침서 제8조, 제11조 제2항에서는 정림건축 등이 이 사건 입찰절차에서 행한 입찰지침서 위반행위에 대하여 입찰을 무효로 한다고 명백하게 정하고 있는 점, 정림건축 등은 우편 홍보물의 발송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피고에게 질의를 한 후 그에 대한 회신을 받기도 전에 2010. 5. 25. 피고의 조합원들에게 9면 분량의 홍보전단을 우편으로 발송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로부터 우편 홍보물의 발송이 금지된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은 후에도 피고의 임시총회 개최 당시 그 장소 부근에서 홍보전단을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을 하였다는 점에서 자신의 홍보활동이 위법하다는 인식을 충분히 하면서도 이 사건 입찰 공고 등에 위반하는 홍보활동을 고의적으로 한 위반행위의 직접 당사자인 점, 원고 등과 정림건축 등 및 피고가 서로 주고받은 홍보활동의 위법성 여부 등에 관한 질의 및 회신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입찰 절차에 관여한 당사자 모두가 정림건축 등의 홍보활동이 위법하다는 것을 명백히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정림건축 등이 피고의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홍보전단의 내용은 원고 등의 입찰조건 등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포함하거나 원고 등을 비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정림건축 등의 홍보활동으로 인하여 피고의 조합원들은 원고 등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을 가지고 이 사건 결의에 참여하였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입찰 공고 등을 위반한 정림건축 등의 홍보활동은 이 사건 입찰 절차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보이는 점, 정림건축 등의 홍보활동은 입찰실시자인 피고가 정한 입찰절차 규정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입찰참여자로서 별도로 이행하기로 약속한 이행각서의 내용을 위반하였으므로 그 위법성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정림건축 등을 이 사건 사업의 건축설계업체로 선정하고 정림건축 등과의 건축설계계약 체결을 승인한 이 사건 결의는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희(재판장) 안태준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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