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명의수탁자로 지칭되는 자가 목적물에 관한 등기필증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 명의신탁관계의 인정 여부(한정 적극)
[2] 장인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서, 등기필증 등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위와 장인이 부동산을 공동으로 매수하면서 매수인 명의를 장인만으로 하여 사위가 그 지분을 장인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한 사례
[3] 민사소송법 제406조 제2항 후문 소정의 '사실상의 판단'의 의미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소유자 명의만을 다른 사람에게 신탁한 경우에 등기필증과 같은 권리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는 실질적인 소유자인 명의신탁자가 소지하는 것이 상례이므로 명의신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이러한 권리관계 서류를 소지하고 있는 사실은 명의신탁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되는 것이지만, 이와 같은 권리관계 서류를 명의수탁자가 소지하게 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서류 소지 사실이 명의신탁관계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2] 장인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서, 등기필증 등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위와 장인이 부동산을 공동으로 매수하면서 매수인 명의를 장인만으로 하여 사위가 그 지분을 장인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한 사례.
[3] 민사소송법 제406조 제2항 후문의 규정에 의하여 환송받은 법원을 기속하는 '상고법원의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의 판단'이라 함은 상고법원이 절차상의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 한 사실상의 판단을 말하고 본안에 관한 사실판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 민사소송법 제187조 [2]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 민사소송법 제187조 [3] 민사소송법 제406조 제2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4. 24. 선고 89다카14530 판결(공1990, 1133) 대법원 1991. 4. 12. 선고 90다17491 판결(공1991, 1372)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다17938 판결(공1992, 3265)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18816 판결(공1996하, 3001) 대법원 1997. 1. 24. 선고 95다32273 판결(공1997상, 625) 대법원 2000. 1. 28. 선고 99다41985 판결(공2000상, 569)
[3] 대법원 1987. 8. 25. 선고 86다카2930 판결(공1987, 1518)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누6 판결(공1989, 30)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다13697 판결(공1991, 1456) 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4192 판결(공1992, 2868) 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6936 판결(공1996하, 3128)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장희)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수)
보조참가인
보조참가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그 판시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피고는 1985. 5. 18.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88,000,000원에 공동으로 매수하면서, 위 매매대금 중 약 금 57,500,00원은 이 사건 부동산 위에 설치되어 있는 16개의 점포(그 후 18개로 되었다.)를 임대하여 조성할 임대차보증금 및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여 차용할 금원으로 충당하고, 그 나머지 금원 중 금 15,000,000원은 원고가 이를 부담하며, 그 외 부족한 금원 및 매수비용 등은 피고가 이를 부담하고, 매수 후 위 점포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 등 관리는 전적으로 원고가 이를 맡아 하기로 하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원·피고 쌍방의 소유권지분 비율은 각 2분의 1로 하고, 이에 따라 위 점포들에 대한 월차임 등도 원·피고가 2분의 1씩 나누어 가지기로 하였으며, 다만 편의상 매매계약 체결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에 있어서는 원고의 장인인 피고 단독 명의로 하기로 약정하여 1985. 9. 21.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그 때부터 이 사건 소 제기 무렵까지 실제로 원고가 전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 등 관리를 하여 오면서 위 점포들에 대한 월차임을 원고가 수령하여 피고에게 그 2분의 1을 지급하여 왔고, 위 점포들에 대한 임대차보증금을 인상한 경우에도 그 인상된 임대차보증금을 원·피고가 2분의 1씩 나누어 가졌으며,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차용한 금원은 인상된 임대차보증금 등으로 변제한 사실, 1994. 9. 1. 이 사건 부동산 중 5280분의 285 지분이 피고로부터 소외 2 앞으로 이전되어 현재 등기부상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5280분의 4995 지분권자로 남아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 중 그의 공유지분 2분의 1을 명의신탁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5280분의 4995 지분 중 4995분의 2640 지분에 관하여 1996. 7. 5.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다만, 피고의 항변에 따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원심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가압류가 있다는 이유로 그 가압류의 해제를 조건으로 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명의신탁은 당사자 사이의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 성립되는 계약이고, 이와 같은 계약은 명시적으로는 물론 묵시적으로도 성립될 수 있으며(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23769 판결 참조), 명의신탁 사실의 인정은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어느 특정한 증거나 사실이 있으면 이에 의하여 필연적으로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여야 하거나 또는 이를 인정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 거친 증거의 취사·선택의 과정에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바와 같이 명의신탁의 인정과 배치된다고 볼 수 있는 증거나 사실이 있다고 하여 원심의 사실인정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소유자 명의만을 다른 사람에게 신탁한 경우에 등기필증과 같은 권리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는 실질적인 소유자인 명의신탁자가 소지하는 것이 상례이므로 명의신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이러한 권리관계 서류를 소지하고 있는 사실은 명의신탁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되는 것이지만 (대법원 1990. 4. 24. 선고 89다카14530 판결, 1992. 10. 27. 선고 92다17938 판결, 1996. 9. 10. 선고 96다1881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권리관계 서류를 명의수탁자가 소지하게 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서류 소지 사실이 명의신탁관계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7. 1. 24. 선고 95다32273 판결, 2000. 1. 28. 선고 99다4198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같이 하나의 부동산을 원고와 피고가 공동으로 매수하면서 매수인 명의를 피고만으로 하여 원고가 그 지분을 피고에게 명의신탁한 경우에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서, 등기필증 등을 소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가 사위와 장인의 관계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지분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3. 가. 민사소송법 제406조 제2항 후문의 규정에 의하여 환송받은 법원을 기속하는 '상고법원의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의 판단'이라 함은 상고법원이 절차상의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 한 사실상의 판단을 말하고 본안에 관한 사실판단을 말하는 것이 아닌 것 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고(대법원 1987. 8. 25. 선고 86다카2930 판결, 1996. 9. 20. 선고 96다693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이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원심이 이 사건을 환송받은 후 그 환송판결에서 지적된 점에 대한 심리와 증거조사를 더 거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심이 환송판결의 기속력을 오해한 나머지 별다른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른 판단만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파기환송판결의 기속력을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사실인정에 배치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있음이 분명하고, 증거를 배척함에 있어 증거별로 일일이 배척하는 이유를 설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또 원심이 증거의 가치에 대하여 환송전 원심판결과 다른 판단 아래 환송 전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사실인정에 논리칙이나 경험칙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이상, 이러한 사정만으로 자유심증주의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증거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였거나 자유심증주의에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