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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다55211 판결
[부당이득금반환][공1997.4.15.(32),1100]
판시사항

[1]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도로에 관한 자주점유의 추정 여부(적극)

[2]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의 지배주체로서 점유하던 도로부지를 협의취득하기 위하여 손실보상금을 산정하여 소유자에게 수령하여 갈 것을 통보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되는지 여부(적극)

[3] 소유권에 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이 취득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자주점유의 추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도로의 경우에도 적용되고, 그 도로 개설 당시 도로법이나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점유권원을 취득하였는지 여부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실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어 그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 없다.

[2]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순차 승계하여 사실상의 지배주체로서 토지를 점유하던 중 토지 일부를 도시계획사업 시행지에 편입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을 작성하여 그 인가를 신청하는 한편 그 토지 일부를 협의취득하기 위하여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의 규정에 의하여 토지 일부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산정하여 소유자에게 이를 수령하여 갈 것을 통보한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그 토지 일부의 소유권이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다른 소유자에게 있음을 승인하고 적법절차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소유자로부터 그 소유권을 취득할 의사임을 분명히 한 것이므로 이로써 점유를 시작했던 지방자치단체가 그 토지에 대한 점유를 개시할 때 소유의 의사로 이를 점유하기 시작하였다는 추정은 그 토지 일부에 한하여 번복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3] 소유권의 시효취득에 준용되는 시효중단사유인 민법 제168조 , 제170조 에 규정된 재판상의 청구라 함은 시효취득의 대상인 목적물의 인도 내지는 소유권존부확인이나 소유권에 관한 등기청구소송은 말할 것도 없고, 소유권침해의 경우에 그 소유권을 기초로 하여 하는 방해배제 및 손해배상 혹은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도 이에 포함된다.

원고,상고인

지문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준석)

피고,피상고인

부산광역시 강서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옥봉)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75. 1. 31. 전 소유자 손석규, 지성모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양도받아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이 사건 토지는 오래 전부터 도로로서 일반인의 통행에 제공되어 오다가 1940. 11. 30. 경남 김해군 대저면 제도리 48의 7에서 분할되어 같은 리 48의 110으로 지번(구 지번임)이 부여됨과 동시에 "답"에서 "도로"로 지목변경된 것인데,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하고 있는 도로에 대하여는 1966. 5. 3. 도로법에 따라 김해군도 6호선으로 노선인가가 되었고, 그 뒤 경남 김해군 가락면에서는 1970년 경에 이르러 주민들에게 노역부담을 시키거나 주민들로부터 비용을 징수하여 도로부설용 자갈을 깔아 위 도로를 보수 정비하기 시작하였으며, 1975. 12. 경까지는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위 도로 한쪽으로 측구까지 설치하여 그 관리청인 경남 김해군이 이를 관리하다가 1978. 2. 15. 위 토지를 비롯한 대저면 일대가 부산직할시로 편입된 후에는 부산직할시가 아스팔트 포장까지 하여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위 도로를 점유·관리하였고, 지방자치법이 시행된 1988. 5. 1.부터는 자치구인 피고가 위 도로에 대한 점유를 이어받아 이를 관리하여 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경남 김해군과 부산직할시의 점유를 승계하여 그 점유를 계속하였고, 김해군은 늦어도 1976. 1.경부터는 사실상의 지배주체로서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피고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김해군의 점유가 시작된 때로부터 20년이 경과한 1996. 1.경에 이르러 이 사건 토지를 시효취득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할 것이니, 피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자주점유의 추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도로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고, 그 도로 개설 당시 도로법이나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점유권원을 취득하였는지 여부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실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어 그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니( 당원 1995. 6. 9. 선고 94다1348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김해군이 기존의 사실상 도로인 이 사건 토지에 측구 설치 등 도로의 유지보수공사를 시행하여 이를 일반 공중의 교통에 공용하여 사실상 지배주체로서 점유하여 온 이상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김해군 및 그 점유를 순차 승계한 부산직할시와 피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된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 대표자인 부산직할시 강서구청장은 1994. 10.경 제도선(강동 - 명지간) 도로확장사업의 사업시행자로서 도시계획사업의 실시계획을 작성하여 도시계획법 제25조 에 의하여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하였는데, 위 실시계획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 중 241㎡가 위 사업시행지에 포함되어 있었고, 위 강서구청장은 그 무렵 도시계획법 제25조의2 ,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의2 ,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시행규칙 제5조의3 의 각 규정에 의하여 위 실시계획을 공고하고 관계서류의 사본, 보상계획 등을 일반에게 공람시키는 한편, 위 토지 241㎡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금 2,410,000원으로 산정하여 같은 해 12. 23. 원고에게 매매계약체결을 요구하고 위 손실보상금 2,410,000원을 수령할 것을 통보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바와 같이 김해군이 사실상의 지배주체로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였고 부산직할시 및 피고가 순차 그 점유를 승계하여 이 사건 토지를 점유·관리하여 온 것인데, 그 점유 도중 피고가 그 토지 일부를 도시계획사업 시행지에 편입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을 작성하여 그 인가를 신청하는 한편 위 토지 일부를 협의취득하기 위하여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의 규정에 의하여 위 토지 일부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산정하여 소유자인 원고에게 이를 수령하여 갈 것을 통보하였으니, 피고는 위 토지 일부의 소유권이 지방자치단체인 피고가 아닌 원고 개인에게 있음을 승인하고 적법절차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로부터 그 소유권을 취득할 의사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로써 김해군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를 개시할 때 소유의 의사로 이를 점유하기 시작하였다는 추정은 위 토지 중 241㎡ 부분에 한하여 번복되었다 고 볼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토지 중 피고가 위 도로확장사업의 사업시행지에 포함시켜 그 도시계획사업실시계획의 인가를 신청하고 원고에게 매매계약체결을 요구하며 손실보상금을 수령할 것을 통보한 241㎡ 부분을 특정하여 그 부분 토지에 대한 피고의 시효취득 주장을 배척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토지 전체에 대한 피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피고가 이 사건 토지 전체를 시효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에는 자주점유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논지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2. 제2점에 대하여

소유권의 시효취득에 준용되는 시효중단사유인 민법 제168조 , 제170조 에 규정된 재판상의 청구라 함은 시효취득의 대상인 목적물의 인도 내지는 소유권존부확인이나 소유권에 관한 등기청구소송은 말할 것도 없고, 소유권침해의 경우에 그 소유권을 기초로 하여 하는 방해배제 및 손해배상 혹은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도 이에 포함된다 고 할 것이다( 당원 1995. 10. 13. 선고 95다33047 판결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5. 1. 21.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에 기하여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토지 중 840㎡의 점유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같은 해 7. 11. 이 사건 토지 전체의 점유로 인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변경하였음이 분명한바, 원심이 인정한 피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취득시효 완성시기인 1996. 1.경은 원고의 이 사건 제소일 및 소 변경신청서 제출일 이후임이 분명하므로 피고 주장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취득시효는 위 재판상의 청구에 의하여 중단되었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취득시효 중단사유를 간과한 채 피고의 시효취득의 항변을 받아들였으니, 원심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시효취득 또는 취득시효의 중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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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 1996.11.1.선고 96나1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