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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3290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7.12.1.(47),3614]
판시사항

[1]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는 경우

[2] 점유자가 건물부지로 점유중인 토지가 국가 소유임을 안 후 국가에 대하여 매수 요청을 하고, 나아가 스스로 미등기인 당해 토지에 대해 국가 명의로 등기되도록 협조까지 한 경우,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197조 제1항 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나,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거나,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에는 그 추정은 깨어지는 것이다.

[2] 건물소유자의 건물부지에 대한 점유가 당초 자주점유로 추정된다 하더라도 그 후 건물소유자가 당해 토지가 국가 소유임을 알고 국가에 대해 매수 요청을 하고 나아가 미등기인 그 토지의 지적공부의 정리를 요구하면서 스스로 그 토지에 대하여 국가 명의로 등기되도록 협조하였으며 이에 따라 그 토지가 장차 건물소유자에게 매각될 국유재산으로 관리되기에 이른 경우,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그 토지의 점유자인 건물소유자로서는 그 소유자인 국가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더 이상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자주점유의 추정은 깨진 것이라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서울 은평구 (주소 1 생략) 대 195㎡(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는 원래 피고 소유로, 1981. 9. 9.자로 피고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었다. 그런데 소외 1은 1966. 11. 16. 이 사건 토지 옆의 서울 은평구 (주소 2 생략) 대 202㎡ 지상에 목조 와즙 평가건 주택 1동 건평 29평 4홉(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면서, 그에 인접한 이 사건 토지 중 그 판시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선내의 ㉮, ㉯, ㉰ 부분 52㎡(이하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이라 한다)를 이 사건 건물의 부지와 마당 등으로 점유·사용하였다. 그 후 이 사건 건물은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소외 6, 소외 7, 소외 8에게로 전전양도되다가 1973. 9. 7.부터는 소외 9가, 1978. 12. 22.부터는 소외 10이, 1979. 5. 30.부터는 소외 11이, 1993. 8. 17.부터는 원고가, 각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점유하면서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을 이 사건 건물의 부지와 마당 등으로 함께 점유·사용하여 왔다.

원심은 이와 같은 사실관계에 터잡아,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은 1973. 9. 7.부터 현재까지 소외 9, 소외 10, 소외 11과 원고가 순차로 소유의 의사로서 평온·공연하게 점유하여 온 것으로 추정되므로, 원고는 소외 9가 그 점유를 시작한 1973. 9. 7.로부터 20년이 경과한 1993. 9. 7.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을 시효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고 이전에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을 점유한 소외 11이 1981년경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을 피고 소유임을 알고 이를 매수하려 한 바 있으므로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에 대한 소외 11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제1심 증인 소외 11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소외 11은 원래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당시에는 그 부지 등에 피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몰랐으나 1981년경 피고 소유인 이 사건 토지를 불하받으려는 과정에서 그 일부인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이 이 사건 건물의 부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위 소외 11의 증언만으로 그 점유가 타주점유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고,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하여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2. 민법 제197조 제1항 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나,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거나,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행사하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에는 그 추정은 깨어지는 것이다 (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원래 미등기의 임야로 되어있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69. 11.경 토지대장에의 신규등록을 위한 지적도가 작성되었으나, 아직 등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던 중 소외 1이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면서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을 이 사건 건물의 부지로 편입하였는데, 원고의 전 점유자인 소외 11은 1981년경 이 사건 건물에 인접한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토지가 피고 소유이며 그 일부인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이 이 사건 건물의 부지로 사용되고 있는 사정을 자세히 알게 되었고, 그 무렵 소외 11은 서울특별시 은평구청에 이 사건 토지를 자신이 매수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이 사건 토지가 아직 피고 명의로 등기되어 있지 않는 등의 사정으로 곧바로 이를 매수할 수 없게 되자, 스스로 은평구청과 지적공사 등을 찾아다니며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지적공부의 정리를 요청한 끝에 1981. 9. 9.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그 후 은평구청은 이 사건 토지를 '국유재산관리계획재산목록'에 등재하고, 이 사건 토지 상에 소외 11 소유의 건물이 세워져 있음을 이유로 이를 매각대상재산으로 분류하여 관리하여 왔으며, 소외 11에 대하여 수차례에 걸쳐 이 사건 토지의 매수에 응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소외 11의 개인 사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지 못한 사실을 알아볼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의 전 점유자인 소외 11의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에 대한 점유는 당초 자주점유로 추정된다고 할지라도, 소외 11이 1981년경 이 사건 토지가 피고의 소유임을 알고 피고에 대하여 자신이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겠다고 요청하고, 나아가 그 지적공부의 정리를 요구하면서 스스로 이 사건 토지의 등기명의가 피고 앞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였으며, 이에 따라 이 사건 토지가 장차 소외 11에게 매각될 국유재산으로 관리되기에 이른 이상,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의 점유자인 소외 11로서는 그 소유자인 피고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더 이상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11의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에 대한 자주점유의 추정은 깨어졌다 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토지 중 ㉮, ㉯, ㉰ 부분에 대한 소외 11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부동산 점유취득시효에 있어서 자주점유의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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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7.6.20.선고 97나4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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