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징계규정에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고 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한 징계해고의 효력 유무(소극)
나. 징계규정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면서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 징계위원회 개회 30분 전에 한 통보를 적법한 통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다. 징계대상자가 위 "나"항의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한 경우 그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터잡은 징계해고의 효력 유무
판결요지
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고 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 징계규정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면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하며, 이러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촉박하게 이루어진 통보는 징계규정이 규정한 사전통보의 취지를 몰각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를 징계위원회가 개회되기 불과 30분 전에 통보하였다면 이러한 촉박한 통보는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사실상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어서 적법한 통보라고 볼 수 없다.
다. 징계대상자가 위 "나"항의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을 하였다고 하여도 스스로 징계에 순응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터잡은 징계해고는 징계절차에 위배한 부적법한 징계권의 행사임에 틀림없다.
참조조문
원고,상고인
원고 1 외 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재인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경현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1987.6.20.부터 1년동안 시행) 제23조에 노동조합장은 조합원의 징계시 징계위원이 되도록 되어 있고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규약 제31조에는 위원장 유고시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대리하도록 되어 있으며, 또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76조에는 사원에 대한 징계결정은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사장이 정하도록 되어 있고, 징계규정 제17조 및 제20조에는 징계위원장은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와 장소를 징계대상자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징계대상자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징계위원회에서 진술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진술을 거부하였을 때는 징계처분결과에 이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또 징계대상자가 징계위원회에서 진술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징계대상자가 지정한 대리인이 대리진술하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사실, 피고 회사는 원고들을 각 해고한 그 날짜에 각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위원 7명 중 6인이 출석하여 원고들의 원심판시와 같은 각 비위사실이 피고 회사 징계규정에 규정된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하여 원고들을 각 징계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회사 대표이사가 같은 날자로 원고들을 각 징계해고한 사실, 그런데 원고들은 위 각 징계위원회 개최당시 그 개회 30분 전에야 비로소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를 통보받고서 모두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간사로부터 각 징계혐의사실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나, 원고 2, 3, 4는 그 직후 진술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퇴장하였고 원고 1, 5, 6, 7은 자리에 남아 징계사유에 대하여 진술을 하거나 변명을 하였던 사실, 한편 원고 1, 2에 대한 징계위원회 개최당시에는 피고 회사 노동조합집행부를 이루고 있는 위원장 소외 1, 부위원장 소외 2, 사무장 원고 2 등이 모두 사직당국에 구속되어 있어 수습대책위원회의 1인인 소외 진순찬이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업무를 사실상 집행하고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위 진순찬에게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으로 참석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그의 참석거부로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의 출석없이 원고 1, 2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고,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에는 같은 해 11.12.자로 피고 회사 노동조합 대의원대회에서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소외 안동락이 위원장 권한대행의 자격을 가지고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으로 출석하여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각 징계위원회는 징계대상자인 원고들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없이 그 개최일시 및 장소가 통보되었고 특히 원고 1, 2의 경우에는 노동조합위원장 및 그 직무대행자까지 구금되어 있던 관계로 노동조합 측 징계위원의 출석없이 개최된 절차상의 흠이 있다고 하겠으나, 위 취업규칙과 징계규정에서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의 지위,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는 시기 및 방법 등에 관하여 명시한바 없고 더욱이 원고들이 직접 위 각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과 변명을 하였거나 또는 그러할 기회가 주어졌던 이상, 위와 같은 절차상의 흠으로 인하여 위 취업규칙과 징계규정에서 요구하는 절차적 정의가 본질적으로 침해된 것은 아니므로 원고들에 대한 위 각 징계해고처분이 그 절차적 유효요건이 흠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첫째로, 원심인정과 같이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조합원의 징계시 징계위원이 되도록 되어 있다면 징계위원회를 개최함에 있어서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에게 그 개최사실을 통보하여 참석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할 것 인 바, 원심은 위원장, 부위원장, 사무장 등이 모두 구속 중이어서 수습대책위원회의 1인으로서 사실상 노동조합업무를 집행하던 진순찬에게 노동조합측 징계위원으로 참석할 것을 통보하였다고 설시하고 있으나, 위 진순찬이 단체협약상 징계위원이 되도록 규정된 위원장을 대리할 지위에 있는 자인지의 여부가 기록상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노동조합측에서 위원장을 대리하여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수 있는 자를 선정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통보를 하였는지 조차도 분명하지 않다.
둘째로, 원심인정과 같이 피고 회사의 징계규정에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와 장소를 징계대상자에게 통보하고 징계대상자는 징계사유에 대하여 징계위원회에서 진술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을 제1호증 기재에 의하면 취업규칙 제74조에서도 회사는 본인에게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므로 그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하며, 이러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촉박하게 이루어진 통보는 실질적으로 변명과 소명자료제출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위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이 규정한 사전통보의 취지를 몰각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 원심판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가 원고들에게 통보된 것은 징계위원회가 개회되기 불과 30분전이었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촉박한 통보는 징계대상자로 하여 금 사실상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어서 적법한 통보라고 볼 수 없으며, 설사 원고들 중 일부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을 하였다고 하여도 스스로 징계에 순응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터잡은 징계해고는 징계절차에 위배한 부적법한 징계권의 행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절차를 규정한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 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고 또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결국 원심판결에는 징계절차의 위배여부와 그 효력에 관하여 심리미진과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