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허가를 받지 아니한 국토이용관리법상 규제구역 내의 토지매매계약의 효력 유무(소극)
나. 국토이용관리법상 규제구역 내의 토지와 지상건물을 일괄하여 매매한 경우 토지에 대한 매매거래허가가 있기 전에 건물만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국토이용관리법상의 규제구역 내의 토지매매계약은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아야만 그 효력이 발생하고 그 허가를 받기 전에는 채권적 효력도 발생하지 아니하여 무효이다.
나. 민법 제137조 는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하되,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국토이용관리법상의 규제구역 내의 토지와 건물을 일괄하여 매매한 경우 일반적으로 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은 법률적인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 거래의 관행이고, 당사자의 의사나 경제의 관념에도 합치되는 것이므로, 토지에 관한 당국의 거래허가가 없으면 건물만이라도 매매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토지에 대한 매매거래허가가 있기 전에 건물만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토지에 대한 거래허가가 있어 그 매매계약의 전부가 유효한 것으로 확정된 후에 토지와 함께 이전등기를 명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참조조문
가.나.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나. 민법 제137조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사묵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부분 중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사묵의 상고이유를 본다. 같은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경재의 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것이므로 위의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 본다.
제1점에 대하여
1. 원심이 확정한 사실의 요지는,
가. 원고가 1989.3.30. 소외 1 경영의 대영부동산소개소에서 피고의 처인 소외 2(이하 소외인이라고 한다)와의 사이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피고 소유인 원심판결의 별지목록 기재의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와 그 지상의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대금 147,0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계약금 15,000,000원은 계약당일에, 중도금 50,000,000원은 같은 해 4.20.에, 잔금 82,000,000원은 같은 해 5.30.에 각 지급하기로 하되, 피고가 이 사건 건물부분을 임대하고 받은 월세보증금 및 전세금 합계 금 35,500,000원의 반환채무를 원고가 인수하고 이를 위 잔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하고, 당일 계약금 15,000,000원을 소외인에게 지급한 외에, 같은 해 4.20. 중도금으로 금 50,000,000원을 소외인에게 지급하였고, 같은 달 23.에는 위 잔금에서 공제하기로 하고 원고가 인수한 전세금반환채무중 소외 3에 대한 전세금반환채무 금 6,500,000원을 변제하였다는 것이고,
나.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거래계약이 체결되기 전인 1985년 봄에 소외인과 함께 위 부동산소개소에 찾아와 이 사건 건물에 있는 점포 3개와 주택을 임대하여 달라고 부탁한 이래 소외인과 함께 위 부동산소개소에 자주 출입하여 왔는데, 그 경우 소외인이 주로 이야기를 하고 피고는 승용차 안에 앉아 있거나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말없이 소외인이 하는 일들을 그대로 보고만 있었고, 그 후 1988년 여름경에 소외인이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팔아 달라고 부탁을 하였으나 원매자가 없어 매매가 성립되지 않고 있던 중에 1989.2. 중순경 피고와 소외인이 위 부동산소개소에 함께 찾아왔는바, 위 소외 1은 피고 부부에게 피고가 꼭 받아야 할 가격을 묻자, 소외인이 피고가 듣는 자리에서 금 150,000,000원은 꼭 받아 달라고 말하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며, 그런 후 1989.3.29. 원고가 위 부동산소개소에 찾아와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겠다고 하여 위 소외 1이 전화로 이 사실을 피고에게 알리자 피고는 소외인을 내보내겠다고 하였고, 그날 소외인이 위 부동산소개소에 나와서 이 사건 부동산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는 것이며,
다. 이 사건 토지가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 등의 거래계약에 대하여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지역에 속하여 있는데 원·피고가 아직 그 허가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나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가 그의 처인 소외인에게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의 매매계약 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고 추인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조처도 정당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심의 전권사항을 다투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의 매도행위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설시이유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제3점에 대하여
1.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 매매계약이 처음부터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한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이 계약이라고 인정하지 아니하고, 피고의 계약해제항변을 배척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에 협력할 의무 있음을 인정한 원심의 조처도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기거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그런데 원심은 그 인정사실에 터잡아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의 이행을 명하는 외에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의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였는바, 원심의 이와 같은 조처는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은 토지와 건물을 일괄하여 거래의 목적으로 한 것이 분명하고, 원고도 원심의 1991.10.22.자 청구취지변경 및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뭉뚱그려서 대금 147,000,000원에 매수하였다”고 주장하였는바, 국토이용관리법상의 규제구역 내의 토지매매계약은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아야만 그 효력이 발생하고 그 허가를 받기 전에는 채권적 효력도 발생하지 아니하여 무효인 것이므로 ( 당원 1991.12.24. 선고 90다12243 판결 참조), 이와 같은 경우 토지부분의 매매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건물부분의 매매계약만 유효한 것으로 보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는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
3. 민법 제137조 는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하되,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일반적으로 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은 법률적인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 거래의 관행이고, 당사자의 의사나 경제의 관념에도 합치되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당국의 거래허가가 없으면 건물만이라도 매매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토지에 대한 매매거래허가가 있기 전에 건물만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토지에 대한 거래허가가 있어 그 매매계약의 전부가 유효한 것으로 확정된 후에 토지와 함께 이전등기를 명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4.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 건물의 매매는 국토이용관리법상의 허가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만을 들어 피고의 이 부분 무효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것은, 법률행위의 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논지는 이 범위 안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