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도6198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피고인
A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4. 25. 선고 2019노74 판결
판결선고
2019. 8. 29.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는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중요 부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않더라도, 피고인의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닌 진실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 또한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보강증거가 될 수 있고, 자백과 보강증거가 서로 어울려서 전체로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면 유죄의 증거로 충분하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3041 판결, 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도2024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4) 순번 1 내지 15번 기재 대마 흡연으로 인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부분(이하 '이 부분 공소사실'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피고인의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없다고 인정하여,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까지 일관되게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기존 담배의 속을 제거하고 대마를 넣어 흡연하는 방법으로 1회, 그 이후에는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알아낸 대마 흡연 방법에 따라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잔 은박지에 구멍을 뚫고 그 위에 대마를 올린 후 불을 붙여 빨대로 연기를 마시는 방법으로 14회 대마를 흡연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유죄로 인정된 제1심 공동피고인 B과 함께 대마를 흡연한 부분에 관하여는 파이프를 구매하여 파이프에 대마를 넣어 흡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대마 흡연 방법을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달리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그 자백 진술에 신빙성과 임의성이 인정된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모두 피고인이 대마를 매수하여 취득한 당일 혹은 그 다음날 몇 시간 후로 대마 흡연 일시가 특정되었고, 비트코인을 송금한 내역으로 위와 같은 대마 매수행위가 증명되었다. 피고인이 대마 흡연을 위하여 대마를 매수하였는데 대마를 매수한 대가로 지급한 비트코인 송금 내역을 확인하고 그 대마 흡연 일시를 특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마 흡연에 관한 자백 진술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관련 대마 매수 및 이 부분 공소사실 행위 이후 B과 공모하여 대마를 매수하고 함께 흡연한 부분이 유죄로 인정되었는데, 위 대마 매수 방식 및 대마 흡연 경위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거의 유사하고, 피고인이 대마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는 등 달리 처분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라. 원심이 증거로 채택한 S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및 비트코인 거래내역에 의하면, S은 C 사이트에서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지급받고 대마를 판매하는 일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행위 무렵 C 사이트를 통해 대마를 매수하면서 S 또는 성명불상자에게 비트코인을 송금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S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및 비트코인 거래내역은 피고인이 C 사이트를 통해 S 또는 성명불상자로부터 매수한 대마를 흡연하였다는 자백의 진실성을 담보하기에 충분하다.
4.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백의 보강증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노정희
주심대법관박상옥
대법관안철상
대법관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