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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6. 7. 5. 선고 2006구합18621 판결
[합격자사정결정처분취소등] 항소[각공2006.8.10.(36),1785]
판시사항

세무자자격시험 제1차 시험 문제지 중 1교시에 실시된 B형 영어시험에서 1문제가 누락되고, 5문제가 중복되는 인쇄사고가 발생하여 시험 당일 혼란이 있었고 국세청장은 그 대책으로 위 누락된 1문제와 중복된 10문제를 모두 정답으로 처리한 경우, 위 인쇄사고와 그에 따른 시험장 혼란으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는 데 지장을 초래한 정도가 위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에 대한 국세청장의 불합격결정처분 전부를 무효화시킬 정도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불합격결정처분과 그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세무자자격시험 제1차 시험 문제지 중 1교시에 실시된 B형 영어시험에서 1문제가 누락되고, 5문제가 중복되는 인쇄사고가 발생하여 시험 당일 혼란이 있었고 국세청장은 그 대책으로 위 누락된 1문제와 중복된 10문제를 모두 정답으로 처리한 경우, 위 인쇄사고와 그에 따른 시험장 혼란으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는 데 지장을 초래한 정도가 위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에 대한 국세청장의 불합격결정처분 전부를 무효화시킬 정도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불합격결정처분과 그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1외 750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김칠준)

피고

국세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두레 담당변호사 김재구)

변론종결

2006. 6. 28.

주문

1.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중 피고가 2006. 5. 22.에 한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 합격자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중 피고가 2006. 5. 22.에 한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 불합격자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기각한다.

3. 원고 14, 31, 69, 76, 82, 100, 104, 245, 270, 282, 333, 364, 366, 438, 593, 604, 701의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취지 : 피고가 2006. 5. 22.에 한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 합격자사정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을 취소한다.

예비적 청구취지 : 피고가 2006. 5. 22. 원고 14, 31, 69, 76, 82, 100, 104, 245, 270, 282, 333, 364, 366, 438, 593, 604, 701에 대하여 한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 불합격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은 2006. 4. 16.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이 사건 시험’)에 응시하였는데, 피고는 2006. 5. 22. 세무사법 시행령 제8조 에서 정한 합격기준점수미달을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시험의 불합격처분을 하였다.

나. 이 사건 시험은 객관식 5지 선택형이며, 시험과목은 5과목(재정학, 회계학원론, 세법학개론, 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택일, 영어)으로 과목당 100점을 만점으로 40문제씩 출제되어 문제당 배점은 2.5점이며,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자를 합격자로 결정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원고들의 주장 내용

가. 주위적 청구 내용

(1) 피고는 이 시험의 주관자로서 시험문제의 출제, 인쇄, 시험의 실시 등을 위하여 상당한 주의의무를 가지고 관리, 감독을 해야 함에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쇄과정에서 B형 영어문제지를 인쇄할 때 A형 영어 문제의 일부가 삽입된 상태에서 인쇄되는 바람에 B형 영어 문제 중 1문제는 누락되고, 5문제는 중복되어 인쇄되는 것을 방치했고, 인쇄과정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담당공무원이 제대로 확인해 보지도 않았다.

(2) 피고는 이 사건 시험실시 30분 전에야 B형 영어 문제지에 오류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에 B형 영어문제지를 바꿀 시간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대책을 세워 예컨대, B형 영어문제 중 누락된 것은 빼놓고 그대로 풀라든지, 중복된 문제는 풀지 말라든지 하는 사항을 적어도 시험시작 전에는 알려 주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은 중대한 과실이 있다.

(3) 이 사건 시험은 절대평가로 피고가 중대한 과실로 인쇄오류를 막지 못하였고, 적절한 대응책을 시험시작 전에 알려주지 않는 등 시험관리, 감독을 잘못하는 바람에 시험시간 중에 커다란 혼란을 일으켜 원고들로 하여금 정상적인 실력발휘를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이는 영어 과목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다른 과목 전반에 걸쳐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가 된 영어문제 11개를 모두 정답으로 처리한다고 해서 피고의 시험 관리, 감독의 잘못으로 인해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한 성적하락이 치유되지 않는다.

(4) 피고의 합격자사정결정 등이 재량행위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시험과 같이 피고의 인쇄오류와 늑장대처 그리고 이에 따라 추후에 무조건 영어문제 11개를 정답처리한 후 나머지 피해를 도외시한 피고의 합격자사정결정 등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하여 위법하다.

(5) 피고의 이 사건 시험 제1차 합격자사정결정처분은 원고들의 성적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채 결정되어 위법하고, 아울러 위와 같은 위법한 합격자사정결정처분에 따른 제2차 시험 실시결정처분도 원고들 중 일부는 정상적인 실력이 평가되었다면 당연히 참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한 채 실시되므로 위법하다.

나. 예비적 청구 내용

원고들 중 14, 31, 69, 76, 82, 100, 104, 245, 270, 282, 333, 364, 366, 438, 593, 604, 701은 예비적으로, 피고의 이 사건 합격자 사정결정은 위법하며, 정상적인 상태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과락 없이 합격점수를 상회하는 점수를 받았을 것임에도 피고가 중대한 과실로 시험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합격점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위 원고들에 대한 불합격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1) 2006년도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시행계획 공고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 위원장인 피고는 2006. 2. 3.에 2006년도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시행계획을 다음과 같이 공고하였다.

(가) 시험과목 및 방법

① 제1차 시험 및 방법

과목 : 5과목(재정학, 회계학원론, 세법학개론, 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택일, 영어), 방법 : 과목당 40문제의 객관식 필기시험

② 제2차 시험 및 방법

과목 : 4과목(세법학 1부, 세법학 2부, 회계학 1부, 회계학 2부), 방법 : 주관식 필기시험

(나) 시험일정

① 제1차 시험일정

시험일시 : 2006. 4. 16.

시험시간 및 과목 : 제1교시 : 10:00~12:00 재정학, 세법학개론, 영어

제2교시 : 12:30~13:50 회계학개론, 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택일

합격자 발표일 : 2006. 5. 22. 국세청 홈페이지, 국세공무원교육원 홈페이지에 공고

② 제2차 시험일시 : 2006. 7. 9.

(다) 응시자격

① 제1차 시험

세무사법 제4조 의 결격사유(기준일:제2차 시험 합격자 공고일)가 없어야 하며,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 의 규정에 의하여 응시자격을 정지당한 자 이외의 자

② 제2차 시험

당해 연도 1차 시험 합격자 및 전년도 1차 시험 합격자로서 그 뜻을 응시원서에 표시한 자 등

(라) 합격자 결정

① 제1차 시험 : 매과목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

② 제2차 시험 : 매과목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매과목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한 자, 다만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 합격자가 최소합격인원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최소합격인원의 범위 안에서 매과목 40점 이상을 득점한 자 중 전과목 평균득점에 의한 고득점자순으로 합격자를 결정, 동점자로 인하여 최소합격인원을 초과하는 경우 동점자 모두를 합격자로 결정하되 동점자 점수계산은 소수점이하 둘째자리까지 계산함

(2) B형 영어문제 인쇄사고 발생 경위

(가) 2006. 4. 16. 10:00부터 12:00까지 실시된 이 사건 시험 중 1교시 영어 B형 문제지의 41~44페이지에 영어 A형 문제지 41~44페이지가 들어간 상태로 인쇄되는 사고가 발생되었고, 그 결과 1교시 영어 B형 문제지 40문항 중 18번은 아예 없고, 16번과 19번, 23번과 27번, 24번과 28번, 25번과 29번, 26번과 30번은 똑같은 문제가 중복된 상태에서 인쇄(‘이 사건 인쇄사고’)되었다.

(나) 그 경위를 보면, 1교시 영어 B형 문제지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인쇄기에 건 B형 영어 사진판의 41~44페이지가 찢어졌고, 인쇄공이 찢어진 B형 사진판을 다시 제작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A형과 B형을 구분하지 않고 페이지만 확인한 후 A형 영어문제를 B형 영어문제로 잘못 알고 삽입하여 B형 사진판을 제작하였으며, 인쇄총괄 담당인 소외인 고시계장이 시쇄본 검토를 소홀히 해 잘못 인쇄된 B형 문제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상태 그대로 문제지가 인쇄되었기 때문이다.

(3) 이 사건 시험 당일 시험장의 상황

(가) 이 사건 시험장소

이 사건 시험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5개 지역에서 실시되었고, 시험 장소는 서울의 경우 대원 중학교, 대원외국어 고등학교, 대원여자 고등학교, 대원 고등학교, 여의도 고등학교, 여의도 중학교이며, 부산은 동의공업 고등학교, 대구는 경북기계공업 고등학교, 광주는 광주송원여자정보 고등학교, 대전은 우송공업대학이다.

(나) 시험장소별 이 사건 시험당시 상황

1) 전국의 각 지역별 고사장별로 이 사건 인쇄사고에 대한 대처방법은 각 시험장의 방송시설, 기타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부산 동의공업 고등학교는 시험시작 약 5분 전에 고사장 본부의 방송에 의해 B형 영어 문제는 맨 마지막에 풀라고 방송하였으며, 경북기계공업 고등학교는 시험시작 약 10분 전에 각 고사장별로 부감독관 1명을 호출하는 방송을 하여 이 사건 인쇄사고를 알리고 B형 문제지의 배부를 중단하라고 하는 등 하기도 하였으나, 다른 지역은 시험시작 전에 방송을 하지 않았고, 시험시작 후에 방송을 한 지역도 그 시간, 횟수, 그 대처방안 등에 차이가 있었다.

2) 각 고사장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B형 문제지를 받은 수험생들 중 시험시작 전에 파본, 오·탈자를 검토하는 과정 또는 문제를 풀던 중에 문제가 이상하다는 수험생, 여기 저기에서 문제지를 바꿔 달라는 수험생, 영어 문제는 나중에 풀고 그냥 시험을 보라는 감독관, 어찌된 영문인지 잘 모르고 고사장 본부에 확인하는 감독관, 이 사건 인쇄사고에 관련되어 계속되는 방송, 이를 말로 다시 설명하는 감독관, 칠판에 적는 감독관, 경북기계공업 고등학교의 경우 B형 문제지를 A형 문제지로 대체하여 교부하였다가 다시 회수하고 B형 문제지를 배부하는 혼란 등의 상황이 전개되었고, 그러한 혼란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각은 고사장 별로 차이가 있으나 늦게까지 지속된 곳은 10:30경까지였다.

(4) 이 사건 시험실시 후 피고의 대책

(가) 이 사건 시험실시 직후인 2006. 4. 17. 국세청은 이 사건 인쇄사고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문제가 된 영어 과목 B형 6개 문항에 대해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의 심의·결정을 거쳐 재시험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역별로 실시할 방침이라는 대책을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하였다.

(나) 그 후 피고는 2006. 4. 19. 이 사건 인쇄사고와 시험장 혼란에 대한 대책으로 검토되었던 6문제에 대한 재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영어 문제 A형, B형에 관계없이 누락된 문제와 중복 출제된 문제 11문제를 모두 정답 처리하는 것으로 그 대책을 마무리지었다.

(5) 제34회부터 제43회까지 10년간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의 합격 현황

본문내 포함된 표
구 분 1997(34회) 1998(35회) 1999(36회) 2000(37회) 2001(38회) 2002(39회) 2003(40회) 2004(41회) 2005(42회) 2006(43회)
제1차 객관식 응시자 2,962 3,680 4,372 5,322 4,489 5,038 5,467 6,431 6,291 5,766
합격자 266 285 587 800 759 1,122 935 819 1,743 684
커트 라인 60.00 60.00 60.00 60.00 60.00 60.00 60.00 60.00 60.00 60.00
합격률(%) 9.0 7.7 13.4 15.0 16.9 22.2 17.1 12.7 27.6 11.9

(6) 2005년도 대비 1교시 평균점수

본문내 포함된 표
구 분 1 교 시
필수과목
재정학 세법학 영 어 평 균
2006년 41.2 47.5 52.3 47.0
2005년 56.1 40.1 46.2 47.5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갑 2호증의 1~4, 갑 3호증의 1~10, 갑 13~16호증, 을 1호증의 1~8, 을 2호증의 1~3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 단

(1) 세무사시험 합격자사정의 처분청

1999. 12. 31. 법률 제6,080호로 세무사법 제3조의2 가 신설되기 전에는 “세무사의 시험, 등록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한 세무사법 제21조 에 따라 구 세무사법 시행령 제2조(1990. 5. 7. 대통령령 제13,002호로 전문 개정되어 1994. 12. 23. 대통령령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에서는 “시험을 시행하기 위하여 재무부에 시험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였으며, 그 후 위 시행령 제2조 는 1994. 12. 23. 대통령령 제14,438호로 개정되어 ‘재무부’가 ‘재정경제원’으로 바뀌었고, 2000. 8. 5. 대통령령 제16,937호로 폐지되었다. 구 세무사법 시행령 제2조 등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비록 세무사자격시험의 시행과정이나 합격자 결정과정에 세무사자격시험위원회나 그 위원장이 관여하고 합격자명단을 발표한 재무부의 공고가 그 위원장의 이름으로 공고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내부적으로 재무부장관을 돕기 위하여 한 것에 불과하고 대외적인 합격 여부의 처분권은 재무부장관에게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위원장에 대하여 자격시험 합격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처분청이 아닌 자를 상대로 제기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 판결하였다( 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누5915 판결 ).

직권으로 살피건대, 1999. 12. 31. 법률 제6,080호로 세무사법 제3조의2 가 신설되어 제1항 본문에서 “세무사자격의 취득과 관련한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국세청에 세무사자격심사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였으므로, 2006년에 시행되는 세무사자격시험의 대외적인 합격 여부의 처분권은 피고인 국세청장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합격자결정처분과 제2차 시험 실시결정처분의 취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가 2006. 5. 22.자로 합격자결정처분을 함으로써 합격자에 포함되지 않은 원고들에 대한 불합격처분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에는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의 제1차 시험에 합격한 684명에 대한 합격자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의 취소를 포함하고 있으나, 원고들은 피고의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의 제1차 시험 합격자결정처분의 상대방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합격자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의 취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한다.

(3) 불합격자결정처분과 제2차 시험 실시결정처분의 취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은 피고가 이 사건 시험의 출제 및 관리를 잘못하여 원고들이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사건 시험을 보았고, 그로 인해 원고들이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불합격자결정처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시험에 불합격한 사람들을 상대로 다시 제1차 시험을 실시한 이후에 합격한 사람들을 포함하여 제2차 시험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의 주관자로서 제1차 시험을 실시하면서 시험문제의 출제, 문제지의 인쇄, 시험장 감독 등 시험 전반에 걸쳐 상당한 주의의무를 가지고 관리, 감독을 해야 함에도 중대한 과실로 이 사건 인쇄사고를 막지 못한 잘못이 있다.

또한, 이 사건 인쇄사고를 시험시작 약 30분 전에 알았다면 각 지역시험본부를 통해 전국의 각 고사장에 시험시작 전에 이 사건 인쇄사고가 있음을 신속하게 알리고, 그 대응책을 수험생들에게 적절하게 알려주었어야 함에도, 신속하고도 적절한 방법으로 알리지 않은 잘못으로 시험시작 전에 방송이 있었던 지역은 부산의 동의공업 고등학교에 불과하고, 대구의 경북기계공업 고등학교는 약 10분 전에 각 고사장별로 부감독관 1명씩을 고사장 본부로 불러 이 사건 인쇄사고를 알린 정도에 불과하며, 이에 따라 전국의 각 고사장별로 감독관들과 수험생들이 이 사건 인쇄사고를 알게 된 시간, 인지경위, 그에 따른 수험생에 대한 대비책 등에 많은 혼란을 초래하였다.

(다) 이 사건 시험은 객관식 시험으로 120문제를 120분에 풀어야 하므로 제한된 시간 안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시험인데,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 시험 도중의 혼란으로 원고를 비롯하여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1교시 B형 영어 문제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했을 뿐 아니라, 1교시 다른 과목인 재정학과 세법학 개론에서도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였고, 그러한 지장은 문제 유형이 A형과 B형인 수험생들이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보는 상황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든 수험생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2교시 시험에서도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 수 없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1교시가 종료된 후 30분이 경과된 12:30분부터 2교시가 시작되었고, 늦어도 10:30경까지는 이 사건 인쇄사고에 대해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는 점과 수험생들의 대응방법이 고지된 상태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영향이 미미하여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그러나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에 대한 불합격처분 전부를 취소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인쇄사고와 그에 따른 시험장 혼란이 제2차 시험의 응시자격자를 뽑는 시험인 이 사건 제1차 시험의 변별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하여 이 사건 시험 전체를 무효화시킬 정도로 영향을 미쳤어야 한다.

이 사건 인쇄사고와 그에 따른 시험장 혼란이 이 사건 시험의 1교시에 미친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① 영어 과목의 과락에 영향을 미쳤는지, ② 재정학, 세법학 개론 과목의 과락에 영향을 미쳤는지, ③ 영어 과목의 점수에 영향을 미쳤는지, 미쳤다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④ 재정학, 세법학 개론 과목의 점수에 영향을 미쳤는지, 미쳤다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문제 유형이 A유형인지, B유형인지, 응시한 지역은 어느 곳인지, 각 과목의 난이도는 어떠하였는지를 또한 살펴보아야 한다.

영어 과목의 과락과 점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관련된 영어 문제 11문제 모두를 정답으로 처리함으로써 27.5점을 기본 점수로 받은 셈이 되었으므로 어느 정도 상쇄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재정학, 세법학 개론과 관련하여 과락 및 점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추정은 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인쇄사고와 시험장 혼란 이외에도 문제의 유형, 1교시 각 과목의 난이도, 각 지역별 고사장별 대처방법의 차이, 비상상황에서 대처하는 각 개인들의 능력차이 등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무수히 많은 다른 요소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 사건 인쇄사고와 그에 따른 혼란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계량화할 수 없다.

(마) 다만, 2005년도 제42회 세무사자격시험의 제1차 시험 합격자가 1,743명으로 1997년 이래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2003년도와 2004년도 합격자의 2배 가까이 되어 이 사건 시험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점, 그 결과 이 사건 인쇄사고와 그에 따른 혼란을 감안하더라도 재정학의 평균점수가 14.9점이나 하락하여 난이도가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점, 2교시 선택과목 중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상법의 난이도가 예년에 비해 매우 어렵게 출제된 점, 이 사건 시험의 합격자수가 최근 5년간 가장 적고 합격률도 가장 낮으나, 최근 10년간을 보면 이 사건 시험에 비하여 합격자수가 적었던 해가 3회, 합격률이 낮았던 해가 2회 있는 점, 응시자수는 2006년도에 5,766명으로 2004년도 6,431명과 2005년도 6,291명에 비해 적은 점 등 여러 간접사실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인쇄사고와 이에 따른 시험장 혼란으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는 데 지장을 초래한 정도가 원고들에 대한 불합격결정처분 전부를 무효화시킬 정도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중 불합격자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가 없다.

5.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예비적 청구 원고들의 이 사건 시험 성적표는 별지 예비적 청구 원고들의 시험성적표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나. 판 단

(1) 예비적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불합격처분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인쇄사고와 그에 따른 1교시의 시험장 혼란으로 시험을 보는 데 지장이 있었다는 점만 가지고는 부족하고, 그로 인해 예비적 원고들이 과락 없이 합격점수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었어야 한다.

(2) 원고 31, 104, 333, 593, 604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2교시 과목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는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31은 2교시 과목인 회계학 점수가 25점, 상법 점수가 30점이었고, 원고 104는 회계학 점수가 35점이었으며, 원고 333은 회계학 점수가 35점이었고, 원고 593는 회계학 점수가 37.5점이었으며, 원고 604는 회계학 점수가 37.5점으로 모두 2교시 과목에서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으므로, 원고 31, 104, 333, 593, 604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3) 원고 69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69의 문제 유형은 A형으로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으로 인한 영향을 B형의 수험생들보다는 덜 받았다고 볼 수 있고, 점수는 재정학 32.5점, 세법학 개론 25점, 영어 37.5점, 회계학 45점, 상법 40점으로 평균점수가 36점인데, 1교시 3과목 모두 과락이었고 합격점수와 차이가 큰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 시험장 혼란이 없었더라도, 과락 없이 합격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

(4) 원고 76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76의 점수는 전 과목에 걸쳐 과락이 없으나 평균점수가 54.5점으로 평균점수 5.5점이 부족하여 불합격되었다. 2교시 과목인 회계학의 점수가 50점으로 합격평균점수 60점에 10점이나 모자라고, 예년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이 득점 과목으로 생각하는 상법의 점수도 67.5점으로 그다지 높지 않은 점, 1교시 과목 중 영어와 재정학이 각 45점이나 그 중 영어는 11문제를 모두 정답으로 처리한 후의 점수인 점, 재정학은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어렵게 출제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으로 불합격되었다고 볼 수 없다.

(5) 원고 100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100의 점수는 전 과목에 걸쳐 과락 점수는 없으나 평균점수 56점으로 평균점수 4점이 부족하여 불합격되었다. 원고 100의 문제유형은 A형으로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 시험장 혼란으로 인한 영향을 B형의 수험생들보다는 덜 받았다고 볼 수 있고, 2교시 과목 중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전략과목으로 하는 상법의 점수가 62.5점으로 그다지 높지 않은 점, 1교시 과목 중 재정학의 점수가 45점, 세법학 개론의 점수가 47.5점으로 평균점수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된 점, 합격평균점수와 차이가 평균 4점으로 비교적 큰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인쇄사고와 그로 인한 1교시의 시험장 혼란으로 불합격되었다고 볼 수 없다.

(6) 원고 245, 270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245는 전과목 평균점수 62점으로 합격점수인 평균 60점을 넘었으나 1교시 영어 과목 점수가 37.5점으로 과락에 해당하여 불합격되었고, 원고 270은 전과목 평균점수 61점으로 합격점수인 평균 60점을 넘었으나 1교시 재정학 과목 점수가 37.5점으로 과락에 해당하여 불합격되었다.

먼저 원고 245에 관하여 보면, 원고 245의 문제 유형이 A형으로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 시험장 혼란으로 인한 영향을 B유형의 수험생들보다는 덜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점, 영어 문제는 11문제를 정답으로 처리하였음에도 37.5점을 받아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은 점,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없었다면 영어 과목에서 과락을 면하였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245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 270에 관하여 보면, 재정학이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어렵게 출제된 점,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없었다면 재정학 과목에서 과락을 면하였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270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7) 원고 14, 82, 282, 438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14, 82, 282, 438은 모두 전과목에 걸쳐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는 없으나 평균점수 59.5점으로 합격점수인 평균 60점을 1문제 차이로 넘지 못하여 불합격되었고, 모두 문제유형이 A형이었다.

(나) 먼저 원고 14, 82, 282, 438 모두에 관하여 공통적으로 보면, 문제 유형이 A형으로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 시험장 혼란으로 인한 영향을 B유형의 수험생들보다는 덜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다) 원고 14에 관하여 보면, 1교시 영어 점수가 47.5점으로 5과목 중에서 가장 낮으나 영어 문제는 11문제를 모두 정답 처리한 후의 점수인 점, 2교시 회계학 점수가 50점으로 낮으나 2교시는 그 영향이 미미하였던 점,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없었다면 1문제를 더 맞추어 합격하였으리라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14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라) 원고 82에 관하여 보면, 영어 점수가 47.5점으로 점수가 낮으나 이는 11문제를 정답으로 처리한 후의 점수인 점, 2교시 회계학 점수 또한 47.5점으로 낮으나 2교시는 그 영향이 미미하였던 점,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없었다면 1문제를 더 맞추어 합격하였으리라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82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마) 원고 282에 관하여 보면, 영어 점수가 40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으나 이는 11문제를 정답으로 처리한 후의 점수인 점, 회계학 점수가 55점으로 두 번째로 낮으나 이는 2교시로 그 영향이 미미하였던 점,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없었다면 1문제를 더 맞추어 합격하였으리라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282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바) 원고 438에 관하여 보면, 영어와 회계학의 점수가 모두 52.5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으나 영어는 11문제를 정답으로 처리한 후의 점수인 점, 회계학은 2교시로 그 영향이 미미하였던 점,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없었다면 1문제를 더 맞추어 합격하였으리라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438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8) 원고 364, 366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364, 366은 전과목에 걸쳐 과락은 없으나 원고 364는 평균점수 57점, 원고 366은 평균점수 51점으로 불합격되었다. 원고 364, 366은 2교시 회계학의 점수가 모두 42.5점으로 가장 낮으나 2교시는 그 영향이 미미하였던 점, 1교시 재정학의 점수가 모두 52.5점으로 낮으나 이는 재정학이 예년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되었기 때문인 점, 합격평균점수보다 원고 366은 9점, 원고 364는 3점이 적어 그 차이가 비교적 큰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364, 366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9) 원고 701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701은 전과목에 걸쳐 과락 없이 평균 59.5점을 받아 1문제 차이로 불합격되었다. 2교시 회계학 점수가 50점으로 낮으나 2교시는 그 영향이 미미하였던 점, 1교시 재정학 점수가 52.5점으로 낮으나 예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된 점, 이 사건 인쇄사고와 1교시의 시험장 혼란이 없었다면 1문제를 더 맞추어 합격하였으리라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701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다.

6.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피고가 2006. 5. 22.에 한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 합격자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피고가 2006. 5. 22.에 한 제43회 세무사자격시험 제1차 시험 불합격자결정처분과 이에 따른 제2차 시험실시결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원고 14, 31, 69, 76, 82, 100, 104, 245, 270, 282, 333, 364, 366, 438, 593, 604, 701의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박상훈(재판장) 원익선 박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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