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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의료사고
창원지법 1997. 6. 4. 선고 97노284 판결 : 상고기각
[업무상과실치사][하집1997-1, 585]
판시사항

[1] 제왕절개수술 후 이완성자궁출혈로 인하여 산모가 사망한 사안에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

[2] 이완성자궁출혈로 인한 저혈량성쇼크 치료를 위하여 다량의 수액 및 혈액을 투여한 행위와 사망원인인 폐부종과의 인과관계를 부인한 사례

판결요지

[1] 임신중독증 증세가 있고 쌍태아를 출산한 산모가 제왕절개수술 후 이완성자궁출혈로 인한 폐부종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이완성자궁출혈이 의료계에서 아직 그 발병을 예측할 수 없고 그 예방법도 없는 점, 그 밖에 수술 전후의 산모의 상태 및 의사의 조처 등에 비추어, 담당의사의 과실을 부인한 사례.

[2] [1]의 사안에서, 의사가 이완성자궁출혈로 인한 저혈량성쇼크를 치료하기 위하여 수혈 및 수액 공급을 함에 있어 중심정맥압을 10㎝H2O로 유지하였던 점, 출혈이 심하여 수혈을 받은 것으로 인하여선 폐부종이 잘 발생하지 아니하는 점, 산후출혈 없이 임신중독증 자체만으로도 폐부종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의사의 그 수혈 및 수액 공급과 산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부인한 사례.

참조판례

[1][2]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조영재

원심판결

창원지법 진주지원 1997. 2. 4. 선고 95고단1543 판결

대법원판결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678 판결(공1997하, 3531)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 요지 중 제1점은, (1) 이완성자궁출혈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임신중독증과 쌍태아출산은 그 중의 하나에 불과하고, 이완성자궁출혈은 출혈이 발생함으로써 비로소 알 수 있을 뿐 미리 예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산부인과 전문의로서는 환자가 임신중독증이 있으며 쌍태아를 출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환자한테 이완성자궁출혈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야 한다거나 그 때문에 그 환자의 상태를 특별한 주의를 갖고 관찰할 주의의무는 없을 뿐만 아니라, 망 공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쌍태아를 출산한 후에도 자궁수축력이 좋아서, 출산 당일인 1995. 7. 18. 10:00경까지 망인에게 특별한 이상징후 특히 이완성자궁출혈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같은 날 10:40경 갑자기 자궁출혈이 시작되었고 그 때까지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정규 간호사가 위 망인을 관찰하고 있었으므로 그 시경까지 피고인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원심 판시는 사실과 다르고, 피고인이 이 사건 제왕절개수술 후 망인에 대하여 조치한 일련의 의료행위는 전반적으로 적절하여 그 시행에 과실이 없고, (2) 폐부종은 수액공급과 수혈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가사 피고인이 위 망인의 이완성자궁출혈에 대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는 바람에 저혈량성쇼크에 이른 동인에게 수액공급과 수혈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도 동인의 사망원인이 수액공급과 수혈 나아가 저혈량성쇼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상 피고인의 주의의무 해태와 동인의 사망 간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망인이 사망하게 된 데 대한 책임을 피고인에게 돌릴 수 없어 무죄가 선고되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으로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이완성자궁출혈에 의한 의료사고에 있어서의 업무상 주의의무와 인과관계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고, 그 제2점은 가사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심의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며,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오히려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995. 7. 17. (병원이름 생략)병원에 입원하여 같은 달 18. 02:00경부터 1시간 40여 분간 제왕절개수술로 쌍둥이를 출산한 망인(24세)의 주치의로서 산부인과 전문의인 자인바, 위 망인은 임신중독증으로 혈압이 높고 쌍태아를 출산하여 자궁이 과도하게 팽창되어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 산후출혈의 일종인 이완성자궁출혈의 위험이 높고 이완성자궁출혈은 자궁이 수축되었다가 다시 이완되는 경우도 많으며, 수술 전 검사결과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 농도(Hb)가 낮아 빈혈(Hb가 7.1g/dI)이 심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출혈만으로도 저혈량성쇼크에 이르게 될 수 있고, 저혈량성쇼크에 이르게 될 경우 이를 교정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많은 양의 수혈과 수액공급이 필요하고 이로 인한 폐부종은 필연적인 것이므로 산부인과 전문의인 피고인으로서는 이완성자궁출혈이 시작됨과 동시 또는 즉시 급속가압수혈을 하여 저혈량성쇼크에 이르지 않도록 사전에 위와 같이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도 출혈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환자의 상태를 특별한 주의를 갖고 관찰하든지 그러한 위험성을 간호사에게 충분히 숙지시켜 그러한 예후가 보이면 즉시 보고를 하여 이완성자궁출혈이 시작됨과 동시 또는 즉시 급속가압수혈 등 적절한 조치(급속가압수혈로 지혈이 되지 아니하면 자궁적출술을 시행하여야 함)를 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995. 7. 18. 03:40경 제왕절개수술을 마친 후 자궁수축도가 좋다는 이유로 만연히 수술 후 일반적인 조치만 취하고 같은 날 08:00경부터 이완성자궁출혈이 시작되어 같은 날 10:40경까지 약 600cc가 자궁에 고일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로 같은 날 10:50경에는 혈압이 80/40㎜Hg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등 저혈량성쇼크에 이르게 하고, 이를 교정하기 위해 같은 날 16:00경까지 사이에 약 8,420cc의 수액공급과 수혈로 인하여 같은 날 23:00경에 폐부종이 악화되어 경상대학병원으로 전원치료중 1995. 8. 6. 06:00경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3. 피고인의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먼저 피고인의 변호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원심은 증인 이천형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검사 작성의 이천형, 김기홍, 이영순, 하춘순, 오미정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의사 박용원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 조교수 박노현 및 대한의사협회장과 진주시의사회장이 작성한 각 사실조회회답서의 각 기재 등을 증거로 채택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피고인은 경찰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망인에게 행한 의료행위는 의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한 정당행위라 할 것이어서 위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 피고인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공소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고, 검사 작성의 김기홍, 하춘순, 오미정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피고인이 최선의 진료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이며, 검사 작성의 이영순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는 이영순은 경상대학병원의 간호사로서 망인이 전원되어 왔을 때 당직간호사이었으나 다른 환자들을 보느라고 특별히 망인에 대하여 기억나는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내용이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의사 박용원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 조교수 박노현 및 대한의사협회장과 진주시의사회장이 작성한 각 사실조회회답서의 각 기재는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증거라기 보다는 오히려 제왕절개수술 후나 이완성자궁출혈 징후가 있은 후에 피고인이 취한 일련의 처치들이 통상의 능력이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주의의무를 다 하였다고 할 것이고, 또 피고인이 취한 처치와 피해자 망인의 사망 간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고 있으므로 공소사실과 상반되는 증거라고 할 것이고, 나머지 이천형의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은 위 이천형이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로서 주진료과목도 산부인과가 아니고 일반외과분야인 점, 임신중독증, 산후출혈 등 산부인과 환자들을 직접 치료한 경험도 없는 점, 동인이 검찰에서의 진술과는 달리 원심법정에서는 "검찰조사시 이 건의 경우 수액 및 수혈이 과다하다고 진술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폐부종이었기 때문에 그 원인이 과다한 수혈 및 수액공급이라고 판단한 것이며 폐부종의 원인이 과다한 수혈 및 수액공급 이외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이 건의 경우 (병원이름 생략)병원에서 발생한 폐부종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검찰에서의 진술과는 모순되는 증언을 한 점 등을 미루어 망인의 사망원인에 대한 동인의 전반적인 진술 내용은 믿을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 오히려 원심이 거시한 증거와 증인 이천형, 하춘순, 김종화, 서봉관의 원심법정에서의 각 진술, 검사 작성의 김광철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사법경찰리 작성의 심정우에 대한 진술조서의 진술기재를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병원이름 생략)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1995. 7. 17. 21:20경 위 병원 분만실에 도착한 위 망인을 진찰한 결과 동인의 다리에 부종이 심하고, 혈압이 140/90㎜Hg으로 경미한 임신중독증이 있었으나 금식이 안 되었고, 진통이 약하며, 빈혈증세(Hb가 7.1)가 있어 수술을 미루고 빈혈을 치료하기 위하여 수혈을 계속하면서 경과를 보다가, 다음날 02:00경부터 03:40경까지 피고인의 집도로 제왕절개수술을 하여 여아 쌍둥이를 출산케 하였는데, 보통 쌍태아를 출산할 경우 자궁이 팽창하여 이완성자궁출혈 등의 위험이 있으나, 위 망인의 경우는 단태아 출산보다도 오히려 자궁수축력이 좋았고, 통상 제왕절개로 수술할 경우 출혈이 1,000cc인 데 비해 수술 중 출혈이 500cc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수술 후 피고인이 위 망인의 수술부위를 집을 때에도 자궁이 수축되었다가 즉시 이완되는 증세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수술 후 배꼽 위 부분에 자궁이 만져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궁을 압박하여도 정상적인 질외 배출의 하혈 이외는 출혈을 의심할 만한 징후가 없었으므로 이에 피고인은 03:40경 망인을 회복실로 옮겨 간호사로 하여금 활력징후를 체크하며 관찰하게 하고, 자궁수축제를 투여하도록 지시하였는바, 03:40경 망인의 의식상태는 양호하고, 질출혈은 없었으나 안색이 창백하며, 혈압은 170/120㎜Hg으로 높고, 맥박은 122/m 정도로 매우 빠른 상태였으며, 05:00경 자궁을 압박해 본 결과 여전히 질출혈은 없었으나 소변량이 적어서 간호사가 관찰중이었고, 혈압은 160/110㎜Hg, 맥박은 120/m으로 회복상태에 있었으며, 06:00경 역시 질출혈은 없고, 자궁의 수축력은 좋은 편이었으나, 혈압이 170/120㎜Hg, 맥박은 126/m으로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고, 손톱, 발톱, 입술 등에 청색증이 발견되었으며, 15초에 한 번씩 부정맥현상이 있었으나 간호사는 수술 후 흔히 있을 수 있는 증세이므로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지는 않고, 계속하여 동인의 활력징후를 체크하였는바, 07:00경 부정맥은 없었으나 손톱, 발톱, 입술 등에 여전히 청색증이 있었고, 08:00경 망인이 의식은 있었으나, 얼굴과 이마가 매우 창백하고 자궁수축력이 중등도라서 산소를 공급하고, 혈액검사(Hb가 7.8)를 실시한 후 환자의 상태를 김광철 원장에게 보고하였으며, 09:00경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여전히 혈압은 170/120㎜Hg으로 높았으며, 10:00경 소변줄을 교환하여도 역시 소변은 나오지 않고, 혈압은 160/120㎜Hg, 맥박은 142/m로 증가하였고, Hb가 7.8로 나타나 간호사가 전화로 김광철 원장에게 위 증세를 보고한 후, 산소공급을 증가시키고 다시 혈압을 재어본 결과 혈압은 160/100㎜Hg, 호흡은 점점 불규칙해지고 입술이 건조해지는 등 탈수현상을 보이며 소변배출량은 거의 없어 다시 이를 위 김광철에게 보고하였고, 10:00∼10:30경 사이 위 김광철이 망인을 살펴본 결과 자궁은 약간 커져 있었으나, 질출혈이 없어 더 자세한 관찰을 위해 동인을 수술실로 옮겨 확인한 결과 자궁 내에 출산 후 태반 부위가 지혈이 되기까지 정상적으로 흘러나온 피가 고여서 응고된 600cc의 혈액을 발견하였고, 10:50경 수술실에 도착한 피고인이 위 응고된 혈액을 자궁에서 제거하던 중 갑자기 혈압이 80/40㎜Hg으로 떨어지면서 쇼크상태에 빠져 이완성자궁출혈로 인한 저혈량성쇼크로 진단하고, 11:20경부터 수액에 자궁수축제를 섞어 투여하고, 전혈을 수혈하기 시작하여 12:30경까지 수액과 혈액을 합하여 총 4,000cc를 투여하였으나, 출혈이 계속되므로 수혈 등으로 올지 모르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중심정맥압측정관을 삽입하여 측정하면서 수액 등을 투여하였고, 그 때 200cc의 질출혈을 확인하여 강력한 자궁수축제를 치골상부에 직접 주사하여 수축을 시도하였으며, 13:30경 혈압이 100/50㎜Hg으로 상승되고 질출혈도 줄었으며 중심정맥압도 0㎝H2O에서 1㎝H2O로 증가하였으나, 소변은 여전히 나오지 않는 상태이고, 14:40경 다시 혈압이 80/40㎜Hg으로 떨어지고 중심정맥압이 4㎝H2O로 올랐으나 소변량은 없으며, 15:00경 수혈을 계속하여 혈압과 중심정맥압이 상승되었으나 소변은 계속 나오지 않아 이뇨제를 투여하였고, 16:00경에는 혈압과 중심정맥압이 정상이고 배뇨가 시작되고 질출혈이 없어져 수혈과 수액공급을 중단하였으며, 18:00경 혈압은 안정되었으나 과칼륨혈증이 발생되어 이를 교정하였고, 20:30경 소변량, 혈압, 중심정맥압이 모두 정상이었으나, 호흡이 분당 44회로서 빨라지고 40도의 고열이 발생하여 22:00경 모든 것을 정상으로 교정하였으며, 당시까지 수액(5,560cc)과 혈액(2,860cc)의 총투여량은 총 8,420cc{수액(5,560cc)+혈액(2,860cc)}이고 배출량은 5,960cc인 사실, 그러나 23:00경부터 다시 혈압이 떨어지고 호흡수가 46회로 급격히 증가하여 갑자기 폐부종이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경상대학병원으로 전원시키면서 피고인도 동행하여 망인의 상태를 관찰하였고, 동인은 그 곳에서 치료를 받던 중 폐부종이 악화되어 1995. 8. 6. 06:00경 사망한 사실이 인정된다.

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먼저 피고인의 이 건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 보건대, 무릇 의료과오 사건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이라 함은 통상의 능력을 가진 의사로서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또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먼저 피고인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던가 하는 점에 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망 망인이 피고인으로부터 진찰을 받을 당시 이미 임신중독증 증세가 있었고, 임신중독증은 임신 후반기에 부종, 단백뇨 등과 자주 동반되어 나타나는 고혈압증(140/90㎜Hg)으로 임신의 흔한 합병증 중의 하나로서 모성사망의 중요원인이 되고 있으나 그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근본적인 치료법도 없고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임신을 종결시키는 것인바, 심한 경우 혈관의 손상으로 혈관투과성이 증가되어 있어 전신부종, 폐부종 등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또한 망인이 쌍태아를 출산하는 등 이완성자궁출혈의 호발소인이 있었으나, 이완성자궁출혈은 출산 후 자궁이 정상적으로 수축되지 아니하여 500cc 이상의 출혈이 다량으로 배출되는 데 비하여 이 사건의 경우는 1995. 7. 18. 10:50경 자궁 내에 응고되어 있던 혈액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쌍태아를 출산하였는데도 자궁수축력이 좋아 회복실로 옮겨져 회복기에 있었고, 이완성자궁출혈 등 이상징후를 예견할 수 없었던 점, 일반적으로 수술 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에 대한 활력징후(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관찰은 회복실 또는 병실에서 간호사가 관찰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의사에게 보고하는 것이 상례인 점, 이완성자궁출혈을 발견하거나 예방의 차원으로 일반적으로 활력징후(호흡, 맥박, 혈압, 체온 등), 소변량, 수액량, 출혈 여부 등을 관찰하고, 자궁저를 맛사지 한다든가, 자궁수축제를 투여하고 있는바, 피고인은 간호사로 하여금 망인에게 자궁수축제를 투여하도록 지시하였고, 간호사가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망인을 관찰하면서 활력징후 및 출혈 여부에 대하여 체크하고, 의사에게 보고하거나 산소를 공급하고 수혈하는 등 조치를 취하였으나 망인에게는 일반적인 수술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 외에 특별히 이완성자궁출혈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던 점, 이완성자궁출혈은 의료계에서 아직 그 발병을 예측할 수 없고, 그 예방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1995. 7. 18. 08:00경부터 이완성자궁출혈이 시작되었다고는 볼 수 없고, 수술 후 이완성자궁출혈이 시작된 시점인 같은 날 10:40경까지 피고인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통상의 능력을 갖춘 의사로서 이완성자궁출혈의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의의무를 해태하여 이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다음으로 피고인이 이완성자궁출혈이 시작된 이후에 취한 일련의 조치들에 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자궁 내에 응고된 혈액을 제거하자 갑자기 자궁출혈이 나타나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의료조치를 취하고 직접 경상대학병원으로 전원시키고 함께 가서 망인의 상태를 살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실시한 의료조치는 이 사고와 같은 경우 통상의 능력을 갖춘 의사로서의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사용되는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어떠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라. 나아가 망인의 사망원인인 폐부종이 피고인이 이완성자궁출혈이 있은 후에 실시한 수액 및 혈액을 과다하게 투여하여 발생한 것인지에 대하여 보건대, 저혈량성쇼크의 경우 다량의 수액과 혈액을 공급하는 것은 사실이나, 혈액량의 신속한 파악이나 과잉 수액공급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쇄골하정맥 삽관을 통해 중심정맥압을 측정하여 보통 5∼10㎝H2O으로 유지하는데 피고인은 중심정맥압을 10㎝H2O로 유지시켜 수혈 및 수액공급을 하였던 점, 산부인과에서 폐부종이 올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나 보통 임신중독증, 자간증, 임신 전의 고혈압이 임신으로 인해 악화된 경우 등에 잘 발병하지만, 출혈이 심하여 수혈을 받은 것으로 인하여선 폐부종이 잘 발생하지 아니하는 점, 산후출혈 없이 임신중독증 자체만으로도 폐부종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및 위에서 인정된 사실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저혈량성쇼크를 교정하기 위하여 실시한 수혈과 수액공급이 망인의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도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어느 모로 보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인바,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부당하고, 이 점은 지적하는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논지는 이유 있으므로, 그 나머지 주장 및 검사의 항소이유는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위 파기이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류수열(재판장) 정세진 김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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