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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2. 21. 선고 2016도19186 판결
[사기·약사법위반][미간행]
AI 판결요지
포괄일죄에 있어서는 그 일죄의 일부를 구성하는 개개의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더라도 그 전체 범행의 시기와 종기, 범행방법, 피해자나 상대방, 범행횟수나 피해액의 합계 등을 명시하면 이로써 그 범죄사실은 특정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나, 비록 공소범죄의 특성에 비추어 개괄적인 기재가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에서 정하고 있는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있는 공소장이라고 할 수 없다.
판시사항

[1] 포괄일죄에서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2]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하는 내용의 약식명령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자 제1심법원이 공소사실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한 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는데, 원심이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한 사안에서,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약사법위반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약사법위반의 점(이유 무죄 부분 제외)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의 사기의 점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포괄일죄에 있어서는 그 일죄의 일부를 구성하는 개개의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더라도 그 전체 범행의 시기와 종기, 범행방법, 피해자나 상대방, 범행횟수나 피해액의 합계 등을 명시하면 이로써 그 범죄사실은 특정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나 (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2934 판결 ,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도8661 판결 등 참조), 비록 공소범죄의 특성에 비추어 개괄적인 기재가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에서 정하고 있는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있는 공소장이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2119 판결 ,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6도504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2010. 1. 1.부터 2014. 2. 28.까지 의사인 본인이 의약품을 직접 조제하거나 또는 환자에 대한 복약지도를 전혀 하지 않고 간호사가 단독으로 입원환자에 대한 의약품을 조제하였음에도 마치 의사가 직접 의약품을 조제하고 입원환자에 대한 복약지도를 한 것처럼 약제비, 복약지도료 명목 등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소외 1 회사 및 공소외 2 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여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급자 2,907명과 관련하여 합계 18,470,704원을,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수급자 516명과 관련하여 합계 7,336,665원을,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수급자 362명과 관련하여 합계 6,979,967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관하여, 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음을 전제로 실체판단을 하였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은 약사를 고용하여 1주일 중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약사로 하여금 약을 조제하도록 하였고, 이 부분 공소사실의 편취금액에는 간호사가 아닌 약사가 약을 직접 조제한 부분과 관련된 보험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데, 위와 같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1주일에 2회는 약사로 하여금 약을 조제하도록 한 피고인으로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의 기재에 의하여 개별 수급자와 수급자별 피해금액조차 알 수 없어 방어권행사에 지장을 겪게 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아 실체판단을 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과 검사의 불이익변경금지원칙 위반과 관련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정식재판 청구사건에서의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의 약식명령 청구에 따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2014. 12. 26.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하는 내용의 약식명령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정식재판 청구를 하자 제1심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한 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사실, 그런데 원심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원심은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벌금형을 선고한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에 규정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이상훈 조희대 박상옥(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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