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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사기][공2012상,207]
판시사항

[1] 공동정범에서 공모관계의 성립 요건 및 피고인이 공모의 점을 부인하는 경우, 증명 방법

[2] 피고인이 갑 등과 공모하여 이른바 딱지어음을 대량 발행한 후 일정한 가격으로 시중에 유통시켰는데, 을 등이 그 중 일부를 취득하여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교부하여 어음할인금을 편취하거나 채무이행의 유예를 받은 사안에서, 피고인 등 딱지어음 발행인들과 을 등 딱지어음 취득자들 사이에 사기 범행에 관하여 공모관계가 성립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공동정범을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의 점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이 갑 등과 공모하여 실제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들을 인수하여 회사 명의로 은행 당좌계좌를 개설하고 다량의 어음 용지를 확보한 다음 지급기일에 부도가 예정되어 있어 결제될 가능성이 없는 이른바 딱지어음을 대량 발행한 후 일정한 가격으로 시중에 유통시켰는데, 을 등이 그 중 일부를 취득하여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어음할인을 의뢰하거나 채무이행을 유예하는 대가로 교부하여 어음할인금을 편취하거나 채무이행의 유예를 받은 사안에서, 딱지어음 발행 후 피해자들에 이르기까지의 유통경로 중 어음할인금 편취 또는 재산상 이익 취득과 관련된 주요 부분, 즉 을 등이 딱지어음임을 알면서도 취득하여 마치 정상적으로 발행된 어음인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교부하게 된 경위나 과정이 밝혀져 있고, 해당 어음의 유통과정에서 최후소지인인 피해자들 외에는 해당 어음이 딱지어음이라는 점을 알지 못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이 달리 나타나지 아니한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 등은 을 등이 사기 범행을 실현하리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며 부도가 예정된 딱지어음을 조직적으로 대량 발행하고 시중에 유통시킴으로써 을 등 딱지어음 취득자들과 사이에 그들의 사기 범행에 관하여 직접 또는 중간 판매상 등을 통하여 적어도 순차적·암묵적으로 의사가 상통하여 공모관계가 성립되었다는 이유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공동정범을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임석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죄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공소외 1, 공소외 2, 공소외 3, 공소외 4 등과 공모하여 약속어음 357장을 발행·매매함으로써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않고 단기금융업무를 영위한 사실을 인정한 후, 위 행위는 그 전부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 그 종료시점에 시행되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여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하거나, 범행 당시에 시행되지 아니하였던 법률을 적용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사기죄 부분

가.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별지 [범죄일람표 4] 순번 40 기재 어음은 공소외 5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에 첨부된 액면금 106,100,000원의 어음(증거기록 제1권 제245면)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위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대로 액면금 26,000,000원의 어음임을 알 수 있고(증거기록 제7권 참조), 한편 위 [범죄일람표] 순번 14 기재 어음의 부도금액 36,862,000원은 26,862,000원의, 순번 41 기재 어음의 부도금액 25,550,000원은 24,500,000원의 단순한 오기임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원심이 판시한 이 부분 범죄사실은 특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사기죄의 공동정범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 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도17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의 점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103 판결 ,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은 공소외 1 등과 함께 실제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들을 인수하여 위 회사들 명의로 은행에 당좌계좌를 개설하고 어음 용지를 확보한 다음 지급기일에 부도가 예정되어 있어 결제될 가능성이 없는 이른바 딱지어음을 대량 발행한 후 일정한 가격으로 이를 시중에 유통시켜 그 판매수익을 올리기로 공모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금융권 인사들과의 인맥 등을 이용하여 당좌계좌를 개설하고 다량의 어음 용지를 확보하여 주는 등의 역할을 실행하였고, 공소외 1 등은 이를 이용하여 위 회사들 명의로 딱지어음 약 357장을 발행한 사실, 위 딱지어음들은 공소외 1 등에 의하여 직접 또는 성명불상의 판매상 등을 통하여 일정한 가격으로 시중에 유통되어 그 수요자들에게 판매되었고, 공소외 5, 공소외 6,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 공소외 10, 공소외 11, 공소외 12, 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15, 공소외 16, 공소외 17, 공소외 18 등(이하 ‘ 공소외 5 등’이라고 한다)이 그 중 일부를 취득한 사실, 공소외 5 등은 자신들이 취득한 어음이 정상거래로 인하여 발행된 어음이 아니라 부도를 예정한 딱지어음임에도 이를 숨긴 채 판시 각 피해자들에게 어음할인을 의뢰하며 또는 채무이행을 유예하는 대가로 교부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판시와 같이 어음할인금을 편취하거나 채무이행의 유예를 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 이 사건 딱지어음들의 발행 후 피해자들에 이르기까지의 유통경로 중 위 어음할인금 편취 또는 재산상 이익 취득과 관련된 주요 부분, 즉 공소외 5 등이 딱지어음임을 알면서도 이를 취득하여 마치 정상적으로 발행된 어음인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교부하게 된 경위나 과정이 밝혀져 있고, 이와 관련하여 해당 딱지어음 사본들이 증거로 제출된 사실, 한편 이 사건 딱지어음들의 유통과정에서 최후소지인들인 판시 피해자들 외에 해당 어음이 딱지어음이라는 점을 알지 못하고 그 취득 대가로 재물 등을 교부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달리 나타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1 등은 그 취득자들이 사기 범행을 실현하리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며 부도가 예정된 딱지어음을 조직적으로 대량 발행하고 시중에 유통시킴으로써 공소외 5 등 딱지어음 취득자들과 사이에 그들의 사기 범행에 관하여 직접 또는 중간 판매상 등을 통하여 적어도 순차적·암묵적으로 의사가 상통하여 공모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각 사기 범행의 공모 또는 가담 사실을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위 각 사기 범행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기죄의 공동정범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이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