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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522 판결
[상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의 의미

[2]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건과 그 입증 방법

[3]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4] 갑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들이 갑회사가 운영하는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회사내규인 ‘회원예우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해당 비용을 면제받은 사안에서,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심리미진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1.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도75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되어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하며,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업무상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716 판결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또한, 이른바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 경영에 내재된 속성을 고려하여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 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6075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행위는 피해자 주식회사의 이사로서의 임무를 위배하여 피고인들에게 이익을 주고 피해자 주식회사에 손해를 가한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면, 검사는 피해자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인 피고인들이 피해자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컨트리클럽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그 비용을 피해자 주식회사에 지불함에 있어, 피해자 주식회사의 ‘회원예우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받은 행위에 관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상법상 특별배임죄( 상법 제622조 제1항 )를 적용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는바, 구체적으로 피고인들이 위 ‘회원예우에 관한 규정’의 개정(2006. 8. 30.) 이전에 종전의 규정(이하 ‘종전 규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해당 비용을 면제받은 행위들 및 위 ‘회원예우에 관한 규정’의 개정(2006. 8. 30.) 이후에 그 개정된 규정(이하 ‘개정 규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해당 비용을 면제받은 행위들에 대하여 각 공소가 제기되었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피해자 주식회사의 종전 규정은 ‘ 피해자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및 이사 등이 위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경우 그린피와 카트비 전체를 면제하고, 피해자 주식회사의 대주주인 공소외 재단법인의 임원의 경우 그린피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들이 2006. 8. 30. 이사회를 개최하여 종전 규정을 개정하였는바, 그 개정 규정은 ‘ 피해자 주식회사 대표이사 및 위 재단법인의 이사장은 본인 및 동반자 전원에 대해 그린피 및 카트비를 면제하고, 피해자 주식회사 및 위 재단법인의 이사들은 본인의 그린피 및 카트비 전액을 면제하고 동반회원 1인에 대하여 회원대우’를 하도록 규정한 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대상이 된 피고인들의 각 행위는 피고인들이 위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후 임의로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받거나 미납한 것이 아니라, 종전 규정 또는 개정 규정에 의하여 그 각 규정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그 해당 비용을 면제받은 것일 뿐인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법인의 정관이나 그에 따른 세부사업을 위한 규정 등 단체 내부의 규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등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거나 결정절차가 현저히 정의에 어긋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일응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회사의 대주주 및 임직원, 기타 관계자들에 대하여 회사 시설의 사용이나 그에 관한 비용지불 등에 관하여 객관적,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의 우대규정을 두고 이를 적용하는 것은 회사의 자율적인 운영권의 범주 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점, 위와 같은 우대규정의 마련·적용을 통하여 회사의 운영상의 효율성 제고, 임원들의 사기진작 및 우수임원 유치, 대외적인 이미지 향상 내지 회사홍보, 회사의 무형적 가치 상승 등의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또는 이사인 피고인들이 종전 규정이나 개정 규정에 의하여 위 골프장 이용에 따른 비용을 면제받은 행위가 이사로서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내지 그에 관하여 피고인들의 배임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각 규정의 적용을 통하여 단순히 회사에게 금전적인 수입의 감소가 발생하고 피고인들에게 동액 상당의 금전적 이익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살필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위 각 규정의 제정 및 개정의 시기·동기·경위·절차, 피해자 주식회사의 영업 규모나 방식, 재정 상태, 골프장 이용객 수, 관련 업계의 관행, 종전 규정이나 개정 규정의 효력 여하 및 피고인들이 위 각 규정을 적용하지 말아야 할 법령상 또는 신의칙상 의무가 있는지 여부, 위 각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비용면제의 범위 및 정도가 객관적,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위 각 규정의 적용 결과 감소될 수입의 정도와 발생이 예상되는 무형적, 잠재적 이익의 정도, 실제로 피고인들이 위 각 규정에 의하여 비용을 면제받은 시기, 빈도, 액수 등 및 위 골프장 이용 경위 및 동반자, 당시의 피해자 주식회사의 경영 상태, 기타 제반 사정들에 관하여 심리를 한 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사정들에 관하여 구체적인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추상적인 사정들만을 근거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행위가 피해자 주식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에게 그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데에는 심리미진 또는 상법상 특별배임죄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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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2007.12.26.선고 2007노3677
-수원지방법원 2009.10.15.선고 2009노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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