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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2두5184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공2003.11.15.(190),2188]
판시사항

직계존비속 사이의 부담부증여의 경우 증여세 과세가액의 산정방법

판결요지

직계존비속 사이의 부담부증여의 경우에 그 채무액을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하려면 수증자가 인수하거나 부담한 채무가 진정한 것이거나 또는 수증자가 피담보채무를 인수하지 않은 경우에도 주채무자인 증여자의 채무불이행으로 담보권실행이 확실시되고 증여자의 무자력으로 수증자의 증여자에 대한 구상권행사가 실효를 거둘 수 없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그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증여세 과세가액을 정할 수 있다.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정훈)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반포세무서장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 1의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채무자가 원고의 부(부) 소외 2가 운영하는 개인회사인 주식회사 혜성그랜드(이하 '혜성그랜드'라고 한다)의 명의로 되어 있고, 혜성그랜드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기 이전부터 계속하여 위 근저당채무의 약정이자를 매월 중소기업은행에 지급하여 온 점, 그럼에도 혜성그랜드의 회계장부에는 위 근저당채무가 원고에 대한 채권으로 계상되어 있지 아니하고, 또 혜성그랜드가 지급한 대출금이자를 원고로부터 상환받은 적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위 근저당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소외 1로부터 매수한 것이 아니라 소외 2의 개인회사인 혜성그랜드가 소외 1이 실질적으로 부담하던 위 근저당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여 이를 원고에게 증여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관계 법령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증여대상 또는 증여추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직계존비속 사이의 부담부증여의 경우에 그 채무액을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하려면 수증자가 인수하거나 부담한 채무가 진정한 것이거나 또는 수증자가 피담보채무를 인수하지 않은 경우에도 주채무자인 증여자의 채무불이행으로 담보권실행이 확실시되고 증여자의 무자력으로 수증자의 증여자에 대한 구상권행사가 실효를 거둘 수 없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그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증여세 과세가액을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89. 4. 25. 선고 87누991 판결 , 1997. 7. 22. 선고 96누1749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채무를 인수하거나 부담한 것이라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또 근저당권 설정 후 현재까지 혜성그랜드가 연체 없이 계속하여 그 약정이자를 지급하여 오고 있는 점, 혜성그랜드의 사주인 소외 2는 이 사건 부동산 외에도 전국 각지에 다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상당한 재력을 가지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저당권의 실행이 확실시된다거나 증여자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실효를 거둘 수 없을 것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근저당채무를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부담부증여의 경우에 증여세 과세가액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이유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구 상속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3호 상속세및증여세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34조의7 은 상속재산가액의 평가에 관하여 규정한 법 제9조 를 증여세에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법 제9조 제1항 제2항 은, 상속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 당시의 현황에 의하여 평가하되, 상속개시 당시의 현황에 의한 상속재산의 가액은 그 당시의 시가에 의하고,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는 당해 상속재산의 종류·규모·거래상황 등을 참작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의하여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상속세법시행령(1996. 12. 31. 대통령령 제15193호 상속세및증여세법시행령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5조 는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그 보충적 평가방법에 관하여 규정하는 한편, 법 제9조 제4항 시행령 제5조의2 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재산으로서 당해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하여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에 의한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한 가액(2인 이상의 감정가액이 있을 때에는 최고의 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법 제9조 제2항 의 규정에 불구하고 감정가액과 법 제9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 중 큰 금액으로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와 소외 1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원고가 주장하는 매매대금을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라고 할 수 없고, 한편 시행령 제5조 제2항 의 규정에 의한 이 사건 부동산의 1996. 8. 20. 현재 기준시가가 1,062,623,680원인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할 당시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한 가액이 1996. 5. 16. 당시 1,233,070,400원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가액을 법 제9조 제4항 제1호 , 시행령 제5조의2 제3호 가 정하는 바에 따라 기준시가보다 더 큰 금액인 감정가액 1,233,070,400원으로 평가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관계 법령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대한 증여재산가액의 평가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이유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혜성그랜드가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그 매매대금 내지 정산금으로 1억 3,65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소득 및 재력에 비추어 볼 때 위 금원 중 원고 지분에 해당하는 6,825만 원은 원고가 자기 자금으로 출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부동산의 가액에서 위 6,825만 원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은 원고가 제출한 영수증과 입금확인증(갑 제3 내지 5호증) 등을 증거로 채용하여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혜성그랜드가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소외 1에게 매매대금 내지 정산금으로 1억 3,65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 바는 전혀 없고, 다만 원고가 소외 1로부터 직접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그 매매대금으로 1억 3,65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부합하는 증거로 매매계약서(갑 제2호증)와 영수증, 입금확인증(갑 제3 내지 5호증) 등을 제출하고 있을 뿐이다.

원심은 이 사건 부동산의 증여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고가 소외 1로부터 직접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출한 매매계약서(갑 제2호증)와 영수증, 입금확인증(갑 제3 내지 5호증) 등을 모두 증거로 채용하지 아니하여 결국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음에도, 그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중 매매계약서(갑 제2호증)는 제외하고 나머지 영수증과 입금확인증(갑 제3 내지 5호증) 등만을 증거로 채용하여 혜성그랜드가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소외 1에게 1억 3,65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은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원고가 소외 1로부터 직접 매수함)을 배척하고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그에 따라 사실인정(혜성그랜드가 근저당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였다가 원고에게 증여함)을 하면서도, 원고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 제출된 갑 제3 내지 5호증을 증거로 채용하여 반대로 원고가 주장하지도 않는 사실, 즉 혜성그랜드가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추가로 정산금 내지 매매대금으로 1억 3,650만 원을 소외 1에게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결과가 되어 수긍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또, 원심이 증거로 채용한 영수증(갑 제3호증, 갑 제5호증)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소외 1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수령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된 소외 1의 명의의 영수증인데, 위 2개의 영수증의 필체가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특히 갑 제5호증(영수증)의 필체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소외 2의 필체인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영수증들이 과연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인지도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진정성립이 의심스러운 증거들을 채용하여 혜성그랜드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매매대금 내지 정산금으로 1억 3,65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한 다음 위 금원 중 원고가 출연한 6,825만 원을 증여재산가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나머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이를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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