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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다4746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03.9.15.(186),1862]
판시사항

[1] 부동산에 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한 후 원래의 소유자의 위탁에 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신탁법상의 수탁자인 재건축조합이 그 점유자가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는 새로운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재건축을 목적으로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을 설립하여 대지 등의 공유지분을 신탁한 경우, 그 신탁의 성질 및 해지 가능 여부

판결요지

[1] 부동산에 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한 후 원래의 소유자의 위탁에 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신탁법상의 수탁자는 그 점유자가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는 새로운 이해관계인인 제3자에 해당하고, 그 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의 공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한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다.

[2] 재건축조합의 조합원들은 재건축을 목적으로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을 설립하여 대지 등에 관한 공유지분을 재건축조합에게 신탁한 것인데, 이러한 신탁은 위탁자 자신이 수익자가 되는 이른바 자익(자익)신탁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탁자가 신탁이익의 전부를 향수하는 신탁"에 해당하므로, 신탁법 제56조 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위탁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홍엽 외 1인)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정릉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형구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부동산에 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유자가 자신의 명의로 등기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먼저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버리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가 그 제3자에 대하여는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인바(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다22883 판결 , 1995. 9. 5. 선고 95다24586 판결 등 참조),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의 목적을 위하여 재산의 관리 또는 처분을 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부동산의 신탁에 있어서 신탁자의 위탁에 의하여 수탁자 앞으로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다만 수탁자는 신탁의 목적 범위 내에서 신탁계약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신탁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제한을 부담함에 불과하므로( 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2608 판결 , 1994. 10. 14. 선고 93다62119 판결 , 2002. 4. 12. 선고 2000다70460 판결 참조), 부동산에 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한 후 원래의 소유자의 위탁에 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신탁법상의 수탁자는 그 점유자가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는 새로운 이해관계인인 제3자에 해당하고, 그 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의 공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한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다 .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점유취득시효 기간의 경과 후 그 당시의 소유자(재건축조합인 피고의 조합원들)로부터 신탁법상의 신탁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인 피고에 대하여 직접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으며, 원고가 내세우는 대법원판결들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들은 임의탈퇴가 허용되지 아니하여 원칙적으로 재건축이 종료될 때까지 피고에 대하여 신탁해지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점유자인 원고로서는 당연히 피고에 대하여 막바로 시효취득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세우고 있으나, 뒤에서 설시하는 바와 같이 피고의 조합원들은 피고에 대하여 신탁해지를 주장할 수 있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1차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므로, 합리적인 이유 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고, 특히 전후 두개의 민사소송이 당사자가 같고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도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한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대지에 대한 원고 또는 전 점유자의 점유가 타주점유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내세우는 여러 사정들 중 일부의 사정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나머지 사정만으로는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대지의 시효취득을 분쟁의 기초로 하여 서로 다투었던 대법원 1995. 9. 5. 선고 95다24586 사건 의 각 심급판결 및 이 사건 기록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점유취득시효 완성 후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신탁법상 이전등기를 마친 자로서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에 관하여 원심이 피고를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로 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판결을 오해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의 조합원들은 재건축을 목적으로 비법인사단인 피고를 설립하여 이 사건 대지 등에 관한 공유지분을 피고에게 신탁한 것인데, 이러한 신탁은 위탁자 자신이 수익자가 되는 이른바 자익(자익)신탁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탁자가 신탁이익의 전부를 향수하는 신탁"에 해당하므로 (이른바 분양형토지개발신탁의 사안에 관한 대법원 2002. 3. 26. 선고 2000다25989 판결 참조), 신탁법 제56조 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위탁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이 사건의 경우 신탁법 제58조 가 규정하는 바 '신탁의 해지에 관하여 신탁행위에 특별한 정함'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기록상 전혀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탁법 제59조 에 의하면, 위 제56조 에 의하여 신탁이 해지된 때에는 신탁재산이 수익자 겸 위탁자인 피고의 조합원들에게 귀속되는 것이다. 이에 반하는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대지의 점유자인 원고가 조합원들의 피고에 대한 신탁해지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의 주장과 같은 신탁 및 신탁해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배기원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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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1.6.15.선고 98나8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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