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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
[손해배상(기)][공2003.3.15.(174),688]
판시사항

[1] 언론의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한 '사실의 적시'의 의미

[2] 언론매체의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표현내용이 사적관계 또는 공적관계에 관한 것인지 여부에 따른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설정 기준의 차이

[4] 발언의 내용이 공적관계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심히 침해하는 내용인데다가 보복의 감정 또는 비방의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언론의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다.

[2] 신문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의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3]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표현된 내용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와는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의 여부도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4] 발언의 내용이 어느 정도 공적관계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심히 침해하는 내용인데다가 피해자에 대한 보복의 감정 또는 비방의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언론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외 4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송두환 외 1인)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한국논단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광규)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 주식회사 한국논단(이하 '피고 한국논단'이라 한다)은 월간 '한국논단'을 발행하면서 이 사건 '대통령 후보 사상 검증 대토론회'를 주최하였고, 피고 2는 피고 한국논단의 대표이사로 월간 '한국논단'의 발행인 겸 편집인인 사실, 1997년 말경 각종 언론사 및 사회단체들은 1998. 12. 18. 실시될 예정이었던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 후보들을 초청하여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고, 정책에 관한 소견을 듣는 대통령 후보초청토론회를 계속하여 개최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았고, TV로 생중계되는 경우 시청률도 매우 높은 상황이었던 사실, 피고 한국논단은 1997. 10. 8. 10:00부터 17:00까지 서울 타워호텔 젤코바룸에서 피고 2의 사회로 당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를 초청하여 "대통령 후보 초청 사상 검증 대토론회"(이하 '이 사건 토론회'라 한다)를 개최하였는바, 위 토론회는 KBS, MBC, SBS를 통하여 전국에 생방송된 사실, 피고 2는 이 사건 토론회의 다섯 번째 토론자로 나온 소외 1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질의에서 "시민 단체에 대한 견해를 제가 알고 싶어서 말씀드린 겁니다. 소위 경실련이라든가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 연대, 카톨릭 인권위원회, 무슨 무슨 사제단, 뭐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 (중략) … 그런데 제가 볼 때에는 시민 단체가 전체 시민이나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공헌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위협을 주고, 어떤 특정 세력에 대하여 반대를 하고, 심지어는 폭력적인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고소 사태도 그 중의 하나라고 저는 봅니다만, 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돈을 가지고 그렇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일설에 의하면 재벌이라든가 기업체에서 약점을 미끼로 해서 돈을 긁어 쓴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이 말 자체가 명예훼손으로 또 추가 고소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우리 나라의 시민 단체 행태를 앞으로 대통령이 되시려는 분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중략)… 왜 그런가 하면 무슨 환경 단체나 시민 단체가 그 목적은 좋고 모토는 좋습니다만, 그러한 목적과 모토를 달성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다치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시민 단체에 대한 시각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한 사실, 피고 한국논단은 이 사건 토론회의 토론 내용 전문을 월간 '한국논단' 1997년 11월호에 게재하면서, 이 사건 발언 내용을 '시민 단체가 특정 세력에 반대, 폭력적 위협하고 있다'는 소제목으로 게재하여 배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2는 "시민 단체가 전체 시민이나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공헌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위협을 주고, 어떤 특정 세력에 대하여 반대를 하고, 심지어는 폭력적인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고소 사태도 그 중의 하나라고 저는 봅니다."라는 발언에서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지 아니한 채 원고들에 대하여 비방적인 비판을 했을 뿐 아니라, 이에 덧붙여 "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돈을 가지고 그렇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일설에 의하면 재벌이라든가 기업체에서 약점을 미끼로 해서 돈을 긁어 쓴다는 말도 있습니다."는 발언에서 원고들이 기업체를 협박하여 돈을 갈취하였다는 구체적 사실을 "약점을 미끼로", "돈을 긁어 쓴다."는 비속한 표현을 사용하여 적시함으로써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언론의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다 ( 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203 판결 ,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등 참조).

신문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의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0208 판결 ,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피고들의 판시 행위를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민법 제751조 제1항 , 헌법 제21조 제4항 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다.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표현된 내용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와는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의 여부도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 37531 판결 ).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발언의 내용이 어느 정도 공적 관계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으나, 한편 원고들과 같은 시민 운동 단체는 업무 수행의 도덕성과 공정성, 자원 조달의 투명성을 그 존립의 중요 기초로 하고 있는데, "어떤 특정 세력에 대하여 반대를 하고 심지어는 폭력적인 위협을 하고 있다."라던가 "기업체에서 약점을 미끼로 돈을 긁어쓴다."는 내용의 발언으로 원고들의 도덕성이나 순수성에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어 향후 활동에 제약이 예상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심히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피해자들은 이러한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바 없고, 오히려 "고소 사태도 그 중의 하나라고 저는 봅니다만, … 이 말 자체가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될지 모르겠습니다."라는 발언에서 보듯이, 피고들이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해 명예훼손으로 고소되리라는 사정을 예상하면서도 위 발언을 감행한 것은, 피고들이 이미 원고들로부터 다른 사안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것에 대한 보복의 감정 또는 비방의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므로, 그 발언의 내용은 언론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할 것이다.

같은 전제에서 원심판결이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2. 나아가 원심은, 피고들의 위법성조각 항변에 대하여, 위 발언 내용의 공공성은 인정되나, 그 발언에 진실성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고, 피고들이 위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그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는 등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또 원심이 원고들에게 문서제출명령을 명한 바가 없음은 기록상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서서, 원심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320조 , 제316조 의 법리를 위배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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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6.15.선고 98나47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