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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법 2011. 7. 13. 선고 2010가합10573 판결
[손해배상(기)] 항소[각공2011하,1027]
판시사항

[1] 언론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한 ‘사실의 적시’의 의미 및 언론매체의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에 관한 판단 기준

[2] 언론매체에 의한 명예훼손에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 및 언론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할 때에 고려하여야 할 사항

[3] 국회의원 갑이 국정감사장에서 ‘과거 민주화의 요람이었던 대구·경북이 보수세력의 총본산, 심지어는 폄하하는 용어로 수구 꼴통본산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억울하지 않느냐’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를 을 신문사에서 ‘갑이 국정감사장에서 대구·경북지역을 보수꼴통이라는 막말로 매도하였다’는 취지로 기사를 게재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위 기사의 게재로 인하여 갑의 명예가 훼손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어서 갑의 명예훼손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및 정정보도청구는 이유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언론의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며, 잡지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2] 언론매체가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거나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 또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란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언론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할 때에는, 당해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당해 표현이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의 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보다 완화되어야 한다.

[3] 국회의원 갑이 국정감사장에서 “과거 민주화의 요람이었던 대구·경북이 보수세력의 총본산, 심지어는 폄하하는 용어로 수구 꼴통본산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억울하지 않느냐.”라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를 을 신문사에서 “갑이 국정감사장에서 대구·경북지역을 보수꼴통이라는 막말로 매도하였다.”는 취지로 기사를 게재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위 기사는 국회의원 갑이 국정감사장에서 한 공적인 발언에 관한 것이었고, 기사의 주요내용이 진실에 부합하거나 갑의 진의와 일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을 신문사가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기사의 게재로 인하여 갑의 명예가 훼손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어서 갑의 명예훼손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및 정정보도청구는 이유 없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병국)

피고

주식회사 매일신문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석창목)

변론종결

2011. 6. 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①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0. 10. 1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② 이 사건 판결을 송달받은 후 최초로 발행되는 편집이 완료되지 않은 매일신문의 광고란을 제외한 제1면 기사게재 부분의 우측 상단에 상자기사로 ‘정정보도문’이라는 제목을 28급 고딕체 활자로, 본문을 18급 명조체 활자로 하여 [별지 1] 기재 정정보도문을 게재하고, ③ 피고가 위 ②항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위 기간 만료 다음날부터 이행 완료일까지 매일 5,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이고, 피고는 일간지 ‘매일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0. 10. 14. 대구시·경북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1960. 2. 28. 대구학생의거와 1946. 10. 민중항쟁 등에서 보듯 역사적으로 대구·경북이 이 나라 민주화의 요람인데, 대구·경북이 보수세력의 총본산이라거나, 심지어는 폄하하는 용어로 수구꼴통 본산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억울하지 않느냐.”는 내용의 [별지 2]의 기재와 같은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고는 다음날인 2010. 10. 15.자 일간지 ‘매일신문’의 1면에 「“대구경북은 보수꼴통 도시” 수차례 매도, 원고· 소외 1 의원 사과하라」는 주제목과 「시·도 교육청 국감, 공식석상서 막말」「“상식 이하 발언” 지역민 분노·반발」이라는 소제목하에 [별지 3] 기재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를 게재하고, 2010. 10. 16.자 매일신문 1면, 같은 일자 5면, 2010. 10. 18.자 1면, 2010. 10. 19.자 1면, 2010. 10. 20.자 6면, 2010. 10. 22.자 30면에 각 후속 기사를, 2010. 10. 23.자 4면에 「국감이 할퀴고 간 상흔」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하였다. 영남일보와 경북일보에서도 2010. 10. 15.자 신문에 유사한 취지의 기사를 게재하였다.

라. 피고의 기사 게재 이후 뉴데일리, 아시아뉴스통신 등 인터넷언론매체들이 매일신문 기사를 인용하거나 유사한 취지의 기사를 게재하였다. 원고의 홈페이지(www.ghil.net) 자유게시판에는 2010. 10. 15.경부터 원고의 이 사건 발언을 비난하는 취지의 글들이 게시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발언의 요지는 대구·경북이 이 나라 민주화의 요람이고, 대구에서 민주화의 싹이 피어서 이 땅에 민주화의 꽃이 피었다는 것으로 대구·경북지역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피고는 선정적인 제목하에 원고가 대구·경북을 보수꼴통 도시라고 매도하였다는 취지로 원고의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명예훼손으로 인한 위자료로써 1억 원을,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으로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정정보도문을 게재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발언의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고, 발언 배경과 취지까지 함께 보도하였으므로 위 보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이 보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더라도, 위 보도는 오로지 공익에 관한 것으로서 진실이거나, 피고가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판단

가.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

1) 판단기준

언론의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며, 잡지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의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기사의 객관적인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18925 판결 등 참조).

2) 판단

피고는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원고가 국정감사장에서 대구·경북지역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꼴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기사를 전체적으로 볼 때, 구독자들은 원고가 국정감사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여 대구·경북 지역민을 비하하였다는 인상을 받게 될 것이므로, 이 사건 기사는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나. 위법성 조각 여부

1) 판단기준

언론매체가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거나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또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라고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2268 판결 등 참조).

언론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당해 표현이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의 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보다 완화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다64384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공공성

이 사건 기사는 국회의원인 원고의 국정감사장에서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고 그 목적도 공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된다.

나) 진실성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발언의 주된 취지는 “과거 민주화의 요람이었던 대구·경북이 보수세력의 총본산, 심지어는 폄하하는 용어로 수구 꼴통본산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억울하지 않느냐.”라는 것인데,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은 “원고가 국정감사장에서 대구·경북지역을 보수꼴통이라는 막말로 매도하였다.”는 것이어서 원고의 발언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대구·경북지역을 보수꼴통이라고 매도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국정감사 진행을 맡았던 소외 2 의원이 원고의 발언에 대하여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주의를 줄 정도였고, 경북일보, 영남일보 등 다른 신문에서도 2010. 10. 15.자로 「야의원들 ‘대구·경북 수구꼴통’발언 눈총」「야의원들, 대구·경북민 싸잡아 “보수꼴통”」이라는 제목하에 매일신문과 거의 동일한 취지의 기사를 게재한 점, 원고의 뒤를 이어 소외 1 의원도 원고의 말을 토대로 ‘보수꼴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발언한 점 등 이 사건 발언의 전후 맥락과 원고의 정치적 성향 및 그간의 의정활동에 비추어 보면, “남들은 대구·경북지역을 보수꼴통이라고 하는데 억울하지 않느냐.”는 원고의 발언은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세간의 평가를 빌려 “나는 대구·경북을 보수꼴통이라고 생각한다.”와 같이 자신의 의견을 직접 피력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피고의 입장에서는 원고가 대구·경북지역을 보수꼴통 세력이라고 매도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막말로 매도’와 같은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기사에 허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소결

이 사건 기사는 국회의원인 원고의 국정감사장에서의 공적인 발언에 관한 것이었고, 이 사건 기사의 주요내용이 진실에 부합하거나 원고의 진의와 일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피고가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기사의 게재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가 훼손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그 위법성은 조각된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명예훼손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및 정정보도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1] 정정보도문: 생략]

[[별 지 2]: 생략]

[[별 지 3]: 생략]

판사 문혜정(재판장) 김주관 권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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