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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도5716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추가로 인정된 죄명 : 폭행·협박)][공2003.3.1.(173),654]
판시사항

[1] 폭행죄에 있어서 유형력의 행사에 신체의 청각기관을 자극하는 음향도 포함되는지 여부(한정적극)

[2]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전화기를 이용하여 전화하면서 고성을 내거나 그 전화 대화를 녹음 후 듣게 하는 경우, 폭행죄에 있어서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1] 형법 제260조 에 규정된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며, 그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하므로 신체의 청각기관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음향도 경우에 따라서는 유형력에 포함될 수 있다.

[2] 피해자의 신체에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동시에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지만,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전화기를 이용하여 전화하면서 고성을 내거나 그 전화 대화를 녹음 후 듣게 하는 경우에는 특수한 방법으로 수화자의 청각기관을 자극하여 그 수화자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느끼게 할 정도의 음향을 이용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각 폭행죄에 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 1996. 4. 일자불상경 피해자 의 집으로 전화를 하여 피해자에게 "트롯트 가요앨범진행을 가로챘다, 일본노래를 표절했다, 사회에 매장시키겠다."라고 수회에 걸쳐 폭언을 하고 그 무렵부터 1997. 12.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일주일에 4 내지 5일 정도, 하루에 수십 회 반복하여 그 피해자에게 "강도 같은 년, 표절가수다."라는 등의 폭언을 하면서 욕설을 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2) 1998. 3. 일자불상경 피해자의 바뀐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그 피해자의 집으로 전화하여 그 피해자에게 "전화번호 다시 바꾸면 가만 두지 않겠다."라는 등으로 폭언을 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3) 1998. 8. 일자불상경 같은 장소로 전화하여 그 피해자에게 "미친년, 강도 같은 년, 매장될 줄 알아라."라는 등으로 폭언을 하면서 심한 욕설을 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4) 1999. 9. 1. 00:40경 그 피해자의 집 자동응답전화기에 "제가 가수 피고인이라는 사람인데 공소외1이라는 분이 분이 서울음반에 전화를 해 가지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던 사람인가, 피해자가 살인 청부교사범 맞아, 남의 작품을 빼앗아 간 여자, 피해자 도둑년하고 살면서, 미친년 정신 똑바로 차려."라는 욕설과 폭언을 수회에 걸쳐 녹음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고, (5) 1999. 9. 2. 일시불상경 전항과 같은 방법으로 "또라이년, 병신 같은 년, 뒷구녁으로 다니면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어, 사기꾼 같은 년, 강도년, 피해자 이 또라이년" 이라고 녹음하여 그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것이다.

나. 형법 제260조 에 규정된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가리키며 ( 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도2153 판결 참조), 그 유형력의 행사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하므로 신체의 청각기관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음향도 경우에 따라서는 유형력에 포함될 수 있다 하겠다.

그런데 피해자의 신체에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동시에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지만 ( 대법원 1956. 12. 12. 선고 4289형상297 판결 , 1990. 2. 13. 선고 89도1406 판결 등 참조),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전화기를 이용하여 전화하면서 고성을 내거나 그 전화 대화를 녹음 후 듣게 하는 경우에는 특수한 방법으로 수화자의 청각기관을 자극하여 그 수화자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느끼게 할 정도의 음향을 이용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여 "강도 같은 년, 표절가수다."라는 등의 폭언을 하면서 욕설을 한 행위 또는 그 전화녹음을 듣게 한 행위에 대하여 폭행죄의 성립을 인정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를 때, 사실심이 그 전화 대화를 폭행으로 단정하기 위하여는 사람의 청각기관이 통상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되는 정도의 고음이나 성량에 의한 전화 대화였다는 특별한 사정을 밝혀내는 등의 심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전화 대화에 의한 음향의 정도나 사람의 청각기관이 고통을 느끼게 되는 음향의 정도에 대한 심리를 거치지 않은 단계에서 전화에 의한 대화 또는 그 대화의 녹음 재생에 의한 청취의 결과가 위에서 본 폭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한 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폭행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겠으며 그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 중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2. 각 협박죄에 관하여

협박죄에 있어서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해악의 고지는 구체적이어서 해악의 발생이 일응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도2187 판결 , 1998. 3. 10. 선고 98도70 판결 등 참조).

위의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과 대조하여 본즉,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각 협박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본 제1심판결을 원심이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증거법칙에 위반하였다는 등으로 사실을 오인한 위법사유 또는 협박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사유는 없다.

상고이유 중의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각 명예훼손죄에 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증거들에 의하니, 이 사건 각 허위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유죄로 증명되었다고 본 원심의 인정은 옳고 거기에 증거법칙에 위반한 잘못은 없다.

그리고 그 각 행위는 모두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볼 수 있으며, 한편 위와 같이 타인의 곡을 도용하고 표절하였다는 취지의 표현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고 인정되므로, 그 각 사실에 대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는 명예훼손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사유가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폭행죄에 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그 각 폭행죄와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각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서 하나의 형으로 처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더욱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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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0.12.1.선고 2000노3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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