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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도1743 판결
[업무상횡령][공2001.10.15.(140),2203]
판시사항

[1] 피고인의 자필진술서의 증거능력의 요건과 그 입증 정도

[2] 불법영득의사의 실현행위로서 횡령행위에 대한 입증 정도

판결요지

[1] 피고인의 자필로 작성된 진술서의 경우에는 서류의 작성자가 동시에 진술자이므로 진정하게 성립된 것으로 인정되어 형사소송법 제313조 단서에 의하여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는 증거능력이 있고, 이러한 특신상태는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2]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만, 피고인이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돈이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일단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이원철 외 6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피고인이 1997. 2. 26.부터 1998. 2. 3.까지 부산 사하구 하단동 소재 피해자 김희정 경영의 유치원에서 서무 및 경리업무를 담당하면서 1997. 3. 14. 위 유치원에서 원생 권수현으로부터 1997년 1학기 현장학습비 명목으로 금 45,000원을 교부받아 은행통장에 입급하여야 함에도 입금하지 않고 개인용도로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을 비롯하여 1998. 2. 3.까지 사이에 합계금 20,973,000원을 횡령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증거들 중 피고인 작성의 각서는 피고인을 서재에 붙들어 둔 상태에서 횡령사실을 시인하지 않으면 집에도 보내주지 아니하고 학교에도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김희정 등의 강요에 의하여 사회경험이 적은 피고인이 두려운 나머지 어쩔 수 없이 작성된 것으로 그 증거능력이 없고, 피해자 김희정의 검찰 및 법정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려우며, 나머지 납부현황대장, 일일수입대장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각서의 증거능력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의 자필로 작성된 진술서의 경우에는 서류의 작성자가 동시에 진술자이므로 진정하게 성립된 것으로 인정되어 형사소송법 제313조 단서에 의하여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는 증거능력이 있고, 이러한 특신상태는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소송상의 사실에 관한 것이므로, 엄격한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경영의 유치원에서 근무하기 전에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5년정도 경리업무에 종사한 적이 있다는 것이고, 이 사건 각서는 1998. 2. 4. 위 유치원 원장실에서 피해자와 피고인 뿐만 아니라 유치원의 교사 4명과 공소외 송춘선 등이 함께 한 자리에서 피고인이 작성한 장부들과 학부모들의 교육비 등 납입내용을 일일이 피고인에게 확인시킨 다음에 피고인이 자필로 작성한 것이며, 그 각서의 내용도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내용의 진술이 자연스럽게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사정과 아울러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과 그 동안의 사회경험, 각서를 작성한 후에 피고인 측에서 피해자와 횡령금액에 관하여 합의를 시도하려고 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자필로 위 각서를 작성할 당시에 현장에 함께 있었던 목격자 등을 불러 그 작성경위를 알아보기 전에는 위 각서가 피고인의 주장처럼 김희정 등의 강압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각서의 작성경위에 관하여 심리하지도 아니한 채 위 각서가 김희정 등의 강압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는 이유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각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나. 채증법칙 위반의 점에 관하여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만, 피고인이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돈이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일단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9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사실기재의 교육비 등의 보관금을 유치원생의 학부모로부터 수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없어진 위 돈의 행방에 관하여 위 돈을 유치원의 필요경비로 사용하였거나 피해자에게 현금으로 건네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 그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한편 피고인이 작성한 일일수입노트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유치원생의 학부모로부터 받는 교육비와 수익자부담금은 모두 피해자의 통장에 입금시켰고, 피해자가 별도로 과외교습신고를 한 동화나라 수입금만 피해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건네주었으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계좌에 입금하지 아니하고 유치원의 필요경비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는 보관금 등에 관해서는 그 사용내역이나 잔액 등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고, 그에 관한 영수증도 전혀 없는데 반하여, 피고인은 유치원의 경비를 피해자로부터 수일에 걸쳐 한번씩 건네받은 금 10만 원의 예비비로 지출하였고, 예비비의 지출내역과 그 잔액에 관하여 피해자로부터 결제를 받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유치원의 필요경비에 사용된 자금은 피고인이 수령한 교육비 등이 아니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건네받은 예비비로 충당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필요경비 등으로 위 보관금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는 전혀 없으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보관금의 행방이나 사용처에 대한 주장은 납득할 수 없으며, 그에 비하여 김희정의 검찰 및 법정진술의 신빙성을 가볍게 배척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은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교육비 등의 자금이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일단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해자 김희정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고 나머지 일일수입대장 등의 장부만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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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 2000.4.10.선고 99노3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