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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11. 16. 선고 98도3665 전원합의체 판결
[학교보건법위반][집48(2)형,259;공2001.1.1.(121),100]
판시사항

[1] 종전부터 컴퓨터게임장을 설치·운영하던 자가 유예기간까지 그 시설을 이전·폐쇄하지 아니하고 시설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는 행위(영업)가 구 학교보건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시설 및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종전부터 컴퓨터게임장을 설치·운영하던 자가 유예기간까지 그 시설을 이전·폐쇄하지 아니하고 시설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는 행위(영업)를 처벌하는 것이 소급입법에 의한 영업권 등 재산권의 박탈과 처벌을 금지하는 헌법 제13조 제2항, 제2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및 구 학교보건법시행령 부칙 제2항이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3] 구 학교보건법 제19조, 제6조 제1항, 구 학교보건법시행령 제4조의2 제1호의 규정들이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여 헌법 제12조의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구 학교보건법(1998. 12. 31. 법률 제56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것은 시설명칭만을 표시한 제2호 내지 제14호의 경우를 포함하여 '제1호 내지 제14호에 열거 규정된 각 시설에서의 각 영업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풀이해야 한다. 그 까닭은,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전단이 '행위 또는 시설'이라고 표현하지 아니하고 '행위 및 시설'이라고 하여 '행위'를 먼저 내세우면서 '시설'과 묶어서 일체로 표현하고 있으며, 같은 법의 목적이 학교환경 위생정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학습을 소홀히 하는 것을 막아 학교교육의 능률화를 기하려는 데 있는 것인데 그 각 영업행위가 없으면 그 각 시설의 존재사실 자체만으로는 학생들의 학습소홀 등의 교육 유해환경 원인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 학교보건법시행령(1998. 1. 16. 대통령령 제15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14호에서 위임된 '행위 및 시설'을 규정하면서 "법 제6조 제1항 제14호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은 다음과 같다."고 하여 '행위 및 시설'이란 문언 대신 '시설'이란 문언만을 사용하여 같은법시행령이 의도적으로 같은 법조항의 적용범위를 좁히려는 취지를 나타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으나, 위임규정인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전단과 제14호가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의 범위를 같은법시행령에 위임한다고 미리 밝혀둠으로써 행위 또는 시설 중의 한 가지 선택을 위임한 것이 아니라 시설명칭의 범위를 한정하는 일만을 위임한 취지임이 분명하며, 같은법시행령 제4조의2는 '행위 및 시설'을 규정한 것으로 풀이되는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13호와 마찬가지로 시설이름만을 열거하는 규정형식을 취하고 있는 터이므로 같은법시행령 제4조의2 각 호의 경우도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13호의 해석과 마찬가지로 그 시설에서의 영업행위를 금지한다는 뜻으로 풀이되어야 한다.

[반대의견] 구 학교보건법(1998. 12. 31. 법률 제56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14호, 제19조구 학교보건법시행령(1998. 1. 16. 대통령령 제15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 제1호는 같은법시행령 제4조의2 제1호가 신설·시행된 1990. 12. 31. 이후에 신규로 컴퓨터게임장의 '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만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그 이전에 이미 설치한 컴퓨터게임장의 '시설에서 영업하는 행위'는 같은 법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다만 같은법시행령 부칙에서 위와 같이 금지대상인 '시설'을 일정 일시까지 이전·폐쇄할 의무를 부과하여 기존 시설을 계속 운영하는 행위를 한정적으로 제한함으로써 법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고 있으나, 위 부칙이 정한 기존 시설의 이전·폐쇄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바로 같은 법 제6조 제1항의 위반이라거나 같은 법 제19조에 정한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여지도 없다. 법규정의 문언이나 조문의 배열·형식, 특히 형벌법규는 어떠한 행위가 범죄로 되고 또 어떤 형벌이 과하여지는지 명확하여야 하며, 그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은 허용될 수 없고 그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13호와 제14호의 위임에 의한 같은법시행령 제4조의2 각 호는 '시설'만을 금지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이에 '행위'가 포함될 여지가 없음은 명백하다. 그리고 위 각 호 소정의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금지행위에의 위반은, 그 문언의 해석상, 적극적으로 그러한 시설을 하는 행위(설치행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소극적으로 기존 시설을 유지·사용하여 영업하는 행위는 이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만일 정화구역 안에서 시설을 이용한 영업행위에 대하여도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규제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면 그러한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두고 이에 기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입법목적을 앞세운 해석을 통하여 처벌의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그 규제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형사법에 있어서의 엄격해석의 원칙,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올바른 태도라고 할 수 없다.

[2] 1990. 12. 31. 제13214호로 대통령령이 개정되면서 신설된 구 학교보건법시행령(1998. 1. 16. 대통령령 제15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 제1호와 부칙 제2항에 의하여 그 시행일 이후 그 정화구역 안에서 컴퓨터게임장을 설치하여 영업하는 것이 금지되는 한편, 그 시행 당시의 기존 시설은 관할교육장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규정된 유예기간 내에 이를 이전 또는 폐쇄하도록 하여 이미 컴퓨터게임장 영업허가를 받아 영업하고 있던 자도 그 유예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는 그 시설을 이용한 영업이 금지된 때문에 그 법령 시행당시의 기존 시설영업자에 있어서는 그들의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위하여 마련된 그 유예기간 후의 컴퓨터게임장 시설에서의 영업행위가 처벌되는 것이지 그 유예기한까지의 컴퓨터게임장의 시설영업이나 이전, 폐쇄명령 위반 때문에 처벌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범행을 처벌하는 것이 소급입법에 의한 영업권 등 재산권의 박탈과 처벌을 금지하는 헌법 제13조 제2항, 제23조 제1항 규정에 위배된다 할 수 없으며,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처벌 근거규정이 아닌 같은법시행령 부칙 조항이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 조항이라고 볼 수도 없다.

[3] 처벌법규의 입법목적이나 그 전체적 내용, 구조 등을 살펴보아 사물의 변별능력을 제대로 갖춘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서 그의 구성요건 요소에 해당하는 행위유형을 정형화하거나 한정할 합리적 해석기준을 찾을 수 있다면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닌바,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용될 법규인 구 학교보건법(1998. 12. 31. 법률 제56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6조 제1항, 구 학교보건법시행령(1998. 1. 16. 대통령령 제15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의2 제1호의 규정은 그 금지의 대상인 '행위 및 시설'의 유형을 한정할 합리적 해석기준이 분명하여 처벌규정으로서의 명확성을 지니는 것이어서 헌법 제12조의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

참조조문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도승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범죄구성요건에 관하여

가. 학교의 보건관리와 학교환경 위생정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학생 등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게 함으로써 학교교육의 능률화를 목적으로 하는 구 학교보건법(1998. 12. 31. 법률 제56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그 법 제6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그리고 그 법 제6조 제1항은 "누구든지 학교환경 위생정화 구역 안에서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환경보전법 제14조 위반의 행위 및 시설'을 규정하고, 제2호 내지 제13호에서는 '극장, 호텔, 사행행위장'등 30종의 시설이름만을 열거규정하여 금지되는 행위를 열거하지는 아니하며, 제14호에서 '제1호 내지 제13호와 유사한 행위 및 시설과 미풍양속을 해하는 행위 및 시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및 시설'이라고 규정함에 이어 그 제14호의 위임에 따른 그 법시행령(1998. 1. 16. 대통령령 제15607호로서 개정되기 직전의 것) 제4조의2는 "그 법 제6조 제1항의 정화구역 안에서 금지되는 시설은 다음과 같다."고 규정하고 제1호 '컴퓨터 게임장' 등 제6호까지의 시설이름만을 열거규정하여금지되는 행위를 열거하지는 아니하였다.

나. 그러한 법령 규정체계에서, 그 법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것은 시설명칭만을 표시한 제2호 내지 제14호의 경우를 포함하여 '제1호 내지 제14호에 열거규정된 각 시설에서의 각 영업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풀이해야 할 것이다 .

그 까닭은, 그 법 제6조 제1항 전단(전단)이 '행위 또는 시설'이라고 표현하지 아니하고 '행위 및 시설'이라고 하여 '행위'를 먼저 내세우면서 '시설'과 묶어서 일체로 표현하고 있으며, 그 법의 목적이 학교환경 위생정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학습을 소홀히 하는 것을 막아 학교교육의 능률화를 기하려는 데 있는 것인데 그 각 영업행위가 없으면 그 각 시설의 존재사실 자체만으로는 학생들의 학습소홀 등의 교육 유해환경 원인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게다가, 그 법 제6조 제1항 전단은 본문에서의 '행위 및 시설'이란 문언 외에 그의 단서에서도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역 안에서는 제2호, 제4호, 제8호 및 제10호 내지 제14호에 규정한 행위 및 시설 중…'이라고 반복하여 '행위 및 시설'이란 문언을 사용함으로써 시설명칭만을 열거한 각 호의 경우도 '행위 및 시설'의 금지를 명시한 제1호와 마찬가지로 다루고 있어서 그 점에서도 위와 같은 풀이의 정당성이 확인된다.

그리고 그 법 시행령 제4조의2가 그 법 제6조 제1항 제14호에서 위임된 '행위 및 시설'을 규정하면서 "법 제6조 제1항 제14호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은 다음과 같다."고 하여 '행위 및 시설'이란 문언 대신 '시설'이란 문언만을 사용하여 그 시행령이 의도적으로 그 법조항의 적용범위를 좁히려는 취지를 나타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으나, 위임규정인 그 법 제6조 제1항 전단과 제14호가 금지되는 '행위 및 시설'의 범위를 그 시행령에 위임한다고 미리 밝혀둠으로써 행위 또는 시설 중의 한 가지 선택을 위임한 것이 아니라 시설명칭의 범위를 한정하는 일만을 위임한 취지임이 분명하며, 그 시행령 제4조의2는 '행위 및 시설'을 규정한 것으로 풀이되는 그 법 제6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13호와 마찬가지로 시설이름만을 열거하는 규정형식을 취하고 있는 터이므로 그 시행령 제4조의2 각 호의 경우도 그 법 제6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13호의 해석과 마찬가지로 그 시설에서의 영업행위를 금지한다는 뜻으로 풀이되어야 하는 것이다 .

따라서, 그 법 제6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13호와 제14호의 수임규정인 대통령령 제4조의2 각 호에는 시설이름만이 열거되어 있지만, 그 조항과 그 법령의 전체적 내용이나 구조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제1호 내지 제14호에 의하여 '그 각 시설을 직접 건립하여 그 시설에서의 각 영업을 하는 행위'는 물론 '이미 타인에 의하여 건립되어 있는 각 시설을 매수, 임차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시설용도에 따른 영업을 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것이다.

다. 나아가 밝혀두건대, 그 법령 시행이전부터 그러한 시설에서 영업해 온 사람은 그 법 제20조, 그 시행령 부칙 제2항에 의하여 그 벌칙조항 적용의 유예기간을 부여받게 되며 그 결과 그 사람은 이전, 폐쇄의 유예기간인 1995. 12. 31. 후부터 각 영업행위를 금지당하는 것이므로, 그 법령이 시행되기 전부터 그 시설에서 영업해 오던 사람이 그 유예기간을 넘기고도 그대로 계속 영업을 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그 시행령 부칙 제2항의 이전 또는 폐쇄명령에 위반한 부작위 때문에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그 법령이 시행되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에 그 시설에서 금지된 영업행위를 한 작위 때문에 처벌되는 것이다.

라. 한편, 그 법 제19조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관한 이 판결의 해석과 다른 견해가 표명되었던 대법원 1998. 11. 13. 선고 98도2962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와 서로 저촉되는 범위안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2. 헌법위반 여부에 관하여

가. 1990. 12. 31. 제13214호로 대통령령이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4조의2 제1호와 부칙 제2항에 의하여 그 시행일 이후 그 정화구역 안에서 컴퓨터게임장을 설치하여 영업하는 것이 금지되는 한편, 그 시행 당시의 기존 시설은 관할교육장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규정된 유예기간 내에 이를 이전 또는 폐쇄하도록 하여 이미 컴퓨터게임장 영업허가를 받아 영업하고 있던 자도 그 유예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는 그 시설을 이용한 영업이 금지된 때문에 그 법령 시행당시의 기존 시설영업자에 있어서는 그들의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위하여 마련된 그 유예기간 후의 컴퓨터게임장 시설에서의 영업행위가 처벌되는 것이지 그 유예기한까지의 컴퓨터게임장의 시설영업이나 이전, 폐쇄명령 위반때문에 처벌되는 것은 아님이 이미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범행을 처벌하는 것이 소급입법에 의한 영업권 등 재산권의 박탈과 처벌을 금지하는 헌법 제13조 제2항, 제23조 제1항 규정에 위배된다 할 수 없으며,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용되는 처벌 근거규정이 아닌 그 시행령 부칙 조항이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 조항이라고 볼 수도 없다 ( 헌법재판소 1999. 7. 22. 선고 98헌마480, 486 결정) 참조).

나. 그리고 처벌법규의 입법목적이나 그 전체적 내용, 구조 등을 살펴보아 사물의 변별능력을 제대로 갖춘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서 그의 구성요건 요소에 해당하는 행위유형을 정형화하거나 한정할 합리적 해석기준을 찾을 수 있다면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닌바 (대법원 1998. 6. 18. 선고 97도2231 판결, 1999. 10. 12. 선고 99도230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에 적용될 법규인 그 법 제19조, 제6조 제1항, 그 시행령 제4조의2, 제1호의 규정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금지의 대상인 '행위 및 시설'의 유형을 한정할 합리적 해석기준이 분명하여 처벌규정으로서의 명확성을 지니는 것이어서 헌법 제12조의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지 않는 것이다 .

3. 결론

결국, 피고인에 의하여 그 법령 시행 전부터 계속되어 온 컴퓨터게임장에서의 영업이 그 법 제19조, 제6조 제1항 제14호, 그 법 시행령 제4조의2 제1호에 위반되었다고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법령시행 후 이전, 폐쇄기한이 지나서 금지대상이 된 그 시설에서의 영업행위를 하였다는 점을 그의 요지로 하고 있는 것이니, 같은 견지에서 그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원심이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된 바와 같은 범죄구성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헌법, 법률위반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사유들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는 바, 이 판결에는 대법관 송진훈, 대법관 손지열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대법관들의 견해가 일치되었다.

4. 대법관 송진훈, 손지열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은, 법 제6조 제1항은 '행위'를 표시함이 없이 '시설'의 명칭만을 표시한 제2호 내지 제13호와 제14호의 위임에 의한 법시행령 제4조의2 각 호의 경우에도 그러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시설에서의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하면서, 이러한 견해에 어긋나는 당원 1998. 11. 13. 선고 98도2962 판결은 변경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의 이러한 견해는 법 제6조 제1항과 법시행령 제4조의2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찬성할 수 없으므로, 다음과 같은 반대의견을 표시하는 것이다.

즉, 이 사건에 적용된 법 제6조 제1항 제14호, 제19조와 법시행령 제4조의2 제1호는 법시행령 제4조의2 제1호가 신설·시행된 1990. 12. 31. 이후에 신규로 컴퓨터게임장의 '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만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그 이전에 이미 설치한 컴퓨터게임장의 '시설에서 영업하는 행위'는 법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금지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다만 법시행령 부칙에서 위와 같이 금지대상인 '시설'을 일정 일시까지 이전·폐쇄할 의무를 부과하여 기존 시설을 계속 운영하는 행위를 한정적으로 제한함으로써 법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고 있으나, 위 부칙이 정한 기존 시설의 이전·폐쇄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바로 법 제6조 제1항의 위반이라거나 법 제19조에 정한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해석할 여지도 없다 할 것이다.

나.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1) 법 제6조 제1항 본문은 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의 대상을 '행위 및 시설'이라고 나란히 규정하고 있으나, 제1호에서 '환경보전법 제14조에 정한 오염물질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하여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지장을 주는 행위 및 시설'이라고 규정할 뿐이고, 제2호 내지 제13호는 극장, 여관 등의 시설명칭만을 나열하고 있으며 제14호의 위임에 의한 법시행령 제4조의2도 "법 제6조 제1항 제14호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은 다음 각 호와 같다."고 하면서, 제1호 내지 제6호에서 컴퓨터게임장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규정의 문언이나 조문의 배열·형식, 특히 형벌법규는 어떠한 행위가 범죄로 되고 또 어떤 형벌이 과하여지는지 명확하여야 하며, 그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은 허용될 수 없고 그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법 제6조 제1항 제2호 내지 제13호와 제14호의 위임에 의한 법시행령 제4조의2 각 호는 '시설'만을 금지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이에 '행위'가 포함될 여지가 없음은 명백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위 각 호 소정의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금지행위에의 위반은, 그 문언의 해석상, 적극적으로 그러한 시설을 하는 행위(설치행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소극적으로 기존 시설을 유지·사용하여 영업하는 행위는 이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2) 법률 문언의 해석 특히 형벌법규의 해석은 '사물의 변별능력을 제대로 갖춘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에 따라 문언의 통상적 의미를 바탕으로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법 제6조 제1항의 '행위 및 시설'을 '행위'와 '시설'로 구분하지 아니하고 이를 하나의 단어와 마찬가지로 이해하여 포괄적으로 '시설에서의 영업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듯하나, '행위 및 시설'이라는 문언이 가지는 통상적 의미에 비추어 그와 같은 해석은 수긍하기 어렵다. 통상의 이해 방법에 따라 '행위'와 '시설'을 구분하여 풀이한다면, '시설'의 경우 '시설을 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설비, 장치 등을 베풀어 차리다'일 뿐 그와 같은 설비, 장치 등을 보유하여 운영한다는 의미는 가질 수 없는 것이고, '행위'의 경우 법문이 규정하는 것처럼 '일정한 시설(예컨대 컴퓨터영업장)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문언은 문법상 성립할 수 없는 것으로서 일반인이라면 어느 누구도 '컴퓨터영업장에서의 영업행위'를 '컴퓨터영업장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표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견의 견해에 따른다면 법 제6조 제1항 본문에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이라고 하는 대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라고만 규정하였더라도 현행 법문과 마찬가지로 해석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현행 법문이 구태여 '행위'와 나란히 '시설'을 규정한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 물론 형벌법규 해석의 방법론으로 목적론적 해석이 전혀 배제되어야 할 것은 아니고, 다수의견이 법의 입법목적까지 고려하여 법 제6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13호와 제14호의 위임에 따른 법시행령 제4조의2가 규제의 대상을 '시설'로 한정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시설에서의 영업 '행위'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유도, 정화구역 안에서 일정한 '시설'뿐만이 아니라 그러한 시설을 이용한 영업 '행위'까지도 규제함으로써 청소년 학생이 학습을 소홀히 하는 것을 막고 유해환경으로부터 학생들을 차단·보호하여 학교교육의 능률화를 기하려는 것으로서 타당한 면이 없지 아니하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과 복리를 위하여 어떤 행위를 규제함에 있어서 행정상의 대응조치로만 규제할 것인지, 더 나아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는 국가의 입법정책에 달린 문제이며, 규제의 필요성이 대단히 크고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도 행정상 조치나 제재를 가할 뿐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은 기존 시설에서의 영업행위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러한 행위가 방치된다거나 조장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법시행령 부칙 제2항이 그러한 시설을 이전·폐쇄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 제6조 제3항도 시도지사 등에게 위반 시설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위반 시설의 철거를 명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기관이 이와 같은 조치와 단속을 철저히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법의 입법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정화구역 안에서 시설을 이용한 영업행위에 대하여도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규제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면 그러한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두고 이에 기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입법목적을 앞세운 해석을 통하여 처벌의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그 규제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형사법에 있어서의 엄격해석의 원칙,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올바른 태도라고 할 수 없다 .

다. 이상의 이유로 다수의견에는 찬동할 수 없고, 다수의견이 변경하여야 한다는 당원 1998. 11. 13. 선고 98도2962 판결은 형벌법규의 내용을 이루는 법 제6조 제1항과 영 제4조의2의 규정 형식과 문언에 따른 법률적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서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장 최종영(재판장) 대법관 송진훈 서성 조무제(주심) 유지담 윤재식 이용우 배기원 강신욱 이규홍 이강국 손지열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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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제주지방법원 1998.10.14.선고 98노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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