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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7. 12. 선고 96누5292 판결
[주유소설치허가신청반려처분취소][공1996.9.1.(17),2523]
판시사항

[1] 주유소 설치허가권자가 공익상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제한사유 이외의 사유를 들어 그 허가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공익상 필요에 관한 심리 없이 인근 주민들의 동의서 부제출을 이유로 한 주유소설치허가신청반려처분을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주유소 설치허가권자는 주유소 설치허가 신청이 석유사업법, 같은법시행령, 혹은 그 시행령의 위임을 받은 시·도지사의 고시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이상 당연히 같은 법령 소정의 주유소 설치허가를 하여야 하므로, 법령상의 근거 없이 그 신청이 관계 법규에서 정한 제한에 배치되는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거부할 수 없고, 심사결과 그 신청이 법정요건에 합치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가하여야 하며, 공익상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건을 갖춘 자에 대한 허가를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제한사유 이외의 사유를 들어 거부할 수는 없다.

[2] 석명권을 행사하여 행정청이 주유소설치허가신청반려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사유가 무엇인가를 확정한 후, 해당 토지 상에 주유소를 설치하는 경우 재해발생의 우려가 있는지 여부와 그 재해발생을 방지할 시설의 설치가 불가능한지 여부를 심리하여 주유소설치허가신청반려처분이 공익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서 적법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않은 채 그 토지의 위치 및 형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신청인이 인근 주민들의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행정청이 그 신청을 반려한 것이 합리성을 결하였다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반려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오해, 석명권 불행사,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덕 담당변호사 송문일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창원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상고이유 보충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것이므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만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4. 9. 29. 피고의 도시계획법상 개발제한구역인 창원시 도계동 소재 국도 14호선 부근의 주유소 설치대상자 선정허가지침에 따라 같은 동 619의 1, 산 90의 4(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지상 주유소 설치대상자로 선정되어 1995. 2. 15. 주유소 설치허가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1995. 4. 8. 이 사건 토지가 경사지이어서 옹벽을 설치하여야 하는데 폭우시 옹벽이 붕괴될 경우 기름유출 등으로 인근 아파트 등 주민들에게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민원발생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2차에 걸쳐 인근 전 주민의 동의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는데도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유를 들어 원고의 신청을 반려하는 처분을 한 사실을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는 사실로 인정하고,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는 국도 14호선 동쪽 바로 옆 낭떠러지에 위치한 경사도 약 22도인 임야 및 과수원으로서 동쪽으로 약 70 내지 80m 떨어진 평지에 9층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등이 밀집되어 있는바, 이 사건 토지에 주유소를 설치하기 위하여는 정면성토를 한 다음 길이 약 80m, 높이 약 11.5m 이상의 2단 부벽식 옹벽을 설치하여야 하는 등 합계 1,494㎡에 이르는 토지의 형질변경이 불가피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의 이 사건 토지의 위치 및 형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인근 주민들의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피고가 원고의 신청을 반려한 것이 합리성을 결하였다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달리 그 처분에 위법한 사유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피고의 위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주유소 설치허가권자는 주유소 설치허가 신청이 석유사업법, 같은법시행령, 혹은 위 시행령의 위임을 받은 시·도지사의 고시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이상 당연히 같은 법령 소정의 주유소 설치허가를 하여야 하므로 법령상의 근거 없이 그 신청이 관계 법규에서 정한 제한에 배치되는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거부할 수 없고, 심사결과 그 신청이 법정요건에 합치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가하여야 하며, 공익상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건을 갖춘 자에 대한 허가를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제한사유 이외의 사유를 들어 거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당원 1974. 11. 26. 선고 74누110 판결 참조).

관계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1993. 12. 31. 도시계획법시행규칙 제7조 제1항 제6호 (더)목 이 신설되어 개발제한구역 안에서 시장·군수가 허가할 수 있는 행위의 하나로 "시장·군수가 수립하는 배치계획에 따라 시장·군수 또는 지정 당시 거주자가 도로변에 설치하는 휴게소 및 주유소"의 건축이 추가되자, 피고는 1994. 5. 6. 창원시 고시 제94-128호로 개발제한구역 내 주유소배치 및 신청자선정 기준을 고시하였는바, 위 고시에는 주유소 배치계획 및 허가기준(석유사업법, 같은법시행령, 위 시행령의 위임을 받은 경상남도지사의 고시의 규정 등에 적합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주유소 설치대상자 신청자격 등의 내용이 고시되었고 "석유판매업 허가 및 주유소 설치에 따른 건축, 토지형질변경 등의 행위허가는 주유소 설치 예정지 및 대상자로 선정된 자가 허가신청을 하여야 한다."(제9조 제3항)라고 규정되어 있었던 사실, 위 주유소 배치계획에 국도 14호선 도로변에도 주유소를 설치하기로 되어 있었는바 1994. 5. 21.경 원고 등 14인이 그에 대한 주유소 설치대상자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심사를 거쳐 그 중 원고 등 4인을 자격을 갖춘 것으로 인정한 후 위 개발제한구역 내 주유소배치 및 신청자선정 기준 제5조 제3항에 따라 1994. 9. 29. 추첨으로 원고를 주유소 설치 대상자로 선정한 사실, 원고는 석유사업법시행령 제9조 제1항 의 [별표 1]에 규정된 주유소의 허가기준, 위 시행령의 위임에 따른 1994. 5. 27.자 경상남도 고시 제94-128호 주유소 상호간 거리유지 등에 관한 고시에 규정된 주유소의 허가기준, 위 개발제한구역 내 주유소배치 및 신청자선정 기준의 신청자격 및 허가기준 등을 모두 충족하였고, 위 주유소 설치대상자 선정심사시 경사지인 이 사건 토지 상에 주유소를 설치하기 위하여는 옹벽을 높게 설치하여야 하므로 재해발생의 우려가 있는 점이 문제되었으나 피고는 원고의 위 신청은 주유소부지 규모를 500㎡ 이하로 축소하면 옹벽은 8m 높이로 설치하면 되어 재해발생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주유소부지 규모를 축소·조정하는 조건으로 자격을 갖춘 것으로 인정하였던 것이며, 이에 따라 원고는 부지규모를 종전 신청시의 982.89㎡에서 497.59㎡로 축소·조정하였던 사실, 원고가 위와 같이 주유소 설치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원고는 1995. 2. 15. 주유소 설치허가신청을 하였는데, 피고의 담당공무원이 그 무렵 현장조사를 한 후 피고에게 "주유소 설치위치가 비탈면이므로 높이 10m의 옹벽을 설치 후 주유소 건립시 재해발생의 우려가 있고 주유소 설치위치의 비탈면 하단에 9층 아파트가 위치하여 주유소 설치공사시 민원이 발생될 것이 예상된다."라는 내용의 복명을 하였고 같은 해 3. 8. 이 사건 토지를 관할하는 도계동장이 피고에게 "향후 우수기 및 폭우시 옹벽의 전도로 인한 산사태 및 기름유출과 기름탱크가 아파트를 덮칠 경우 많은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가 예상되므로 공작물 설치허가시는 인근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됨. 만약 주민들의 동의 없이 허가시에는 주민의 집단민원이 예상됨"이라는 내용의 동향보고를 하자, 피고는 같은 달 10.과 1995. 4. 1.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원고의 위 허가신청서에 허가신청지 하단부에 위치한 주민 중 재해 위험요소가 있는 지역의 전 주민 동의서를 보완할 것을 지시한 뒤,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않자 1995. 4. 8. 위 동의서 부제출을 이유로 위 주유소 설치허가 신청서를 반려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주유소 설치허가 신청은 원고가 이에 앞서 피고로부터 주유소 설치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이미 위 주유소 설치대상자 선정에 있어 원고의 주유소 설치대상자 선정 신청이 석유사업법, 같은법시행령, 혹은 위 시행령의 위임을 받은 경상남도지사의 고시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 이상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주유소 설치허가 신청을 허가하여야 한다 할 것이고,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제한사유 이외의 사유로서 공익상 필요와도 무관한 주민동의가 없음을 들어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만 피고는 경사지인 이 사건 토지 상에 주유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높이 8m의 옹벽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그 경우에는 재해발생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주유소 설치대상자로 선정하였던 것인데, 그 뒤 현장조사를 통하여 실제 위 주유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높이 10m 이상의 옹벽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지자 주유소 설치시 재해발생의 우려가 있어 집단민원이 우려된다 하여 인근 주민들의 동의를 요구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의 판단과 같이 이 사건 토지 상에 주유소를 설치하는 경우 당초 피고가 원고를 주유소 설치대상자로 선정함에 있어 예상하지 못하였던 재해발생의 우려가 있고, 현재의 건축기술상 그 재해발생을 방지할 시설의 설치가 불가능하다면 피고가 원고의 주유소 설치허가 신청을 거부한 것은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석명권을 행사하여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사유가 무엇인가를 확정한 후, 이 사건 토지 상에 주유소를 설치하는 경우 재해발생의 우려가 있는지 여부와 그 재해발생을 방지할 시설의 설치가 불가능한지 여부를 심리하여 이 사건 주유소설치허가신청반려처분이 공익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서 적법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않은 채 이 사건 토지의 위치 및 형상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인근 주민들의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피고가 원고의 신청을 반려한 것이 합리성을 결하였다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주유소 설치허가에 관한 법리오해, 석명권 불행사,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 고 할 것이므로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이유 있다.

원심이 인용한 당원 1990. 2. 9. 선고 89누7009 판결 은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서 당원의 위 판단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준서(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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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6.2.15.선고 95구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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