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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1. 8. 선고 93다21514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기)][집42(2)민,244;공1994.12.15.(982),3236]
판시사항

가. 어음배서가 위조된 경우, 소지인의 적법한 지급제시가 배서위조로 인한 사용자책임을 묻기 위한 요건인지 여부

나. 위조된 약속어음을 취득함으로써 입은 손해액이 그 어음액면 상당액인지 여부

다. 어음할인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인 상호신용금고가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조선무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로 오인한 과실과 피위조자인 조선무약합자회사가 직원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여 그 경리직원이 배서가 진정한 것이라고 확인하여 준 과실의 경중에 관한 원심의 비율판단이 형평에 반한다고 본 사례

라. 상호신용금고가 ‘다’항과 같이 배서를 오인한 과실이 있고 조선무약합자회사 직원도 잘못 알고 ‘다’항과 같이 답변하였다 하여 상호신용금고의 손해와 조선무약합자회사 직원의 위법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어음이 위조된 경우에 피위조자는 민법상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될 수 있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어음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하나, 피용자가 어음위조로 인한 불법행위에 관여한 경우에 그것이 사용자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위법한 행위로 인하여 이루어졌으면 그 사용자는 민법 제756조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에 사용자가 지는 책임은 어음상의 책임이 아니라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이므로 그 책임의 요건과 범위가 어음상의 그것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 책임을 논함에 있어서는 어음소지인이 어음법상 소구권을 가지고 있느냐는 등 어음법상의 권리 유무를 따질 필요가 없으므로, 어음소지인이 현실적으로 지급제시를 하여 지급거절을 당하였는지의 여부가 어음배서의 위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없고, 어음소지인이 적법한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를 하지 아니하여 소구권 보전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음소지인이 이미 발생한 위조자의 사용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에 장애가 되는 사유라고 할 수 없다.

나. 위조된 약속어음을 취득함으로써 입은 손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취득하기 위하여 현실적으로 출연한 할인금 상당액일 뿐, 그 어음이 진정한 것이었다면 어음소지인이 지급받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그 어음액면 상당액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 상호신용금고가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조선무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로 오인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배서는 조선무약합자회사의 명칭 가운데 ‘약’자를 그와 거의 유사한 '락'자로 바꾼 데 지나지 아니하여 주의깊게 살피지 아니하면 그러한 사실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배서에 기재된 배서인의 주소나 대표의 명칭이 조선무약합자회사의 실제 주소나 대표의 명칭과 일치하는 점, 상호신용금고가 어음들을 할인함에 있어 조선무약합자회사에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상호신용금고가 어음할인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호신용금고의 위와 같은 과실이 그렇게 중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인 반면, 조선무약합자회사측의 과실을 본다면 그 회사의 경리과 직원들이 회사가 실제로 어음에 배서하였는지를 확인하여 보지 아니하고 조선무약합자회사가 배서한 것이라고 답변한 것은 고의 내지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이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직원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조선무약합자회사의 과실 또한 결코 가벼운 과실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인데, 원심이 이러한 조선무약합자회사의 과실과 비교하여서도 상호신용금고의 과실비율이 조선무약합자회사의 과실비율의 두 배가 넘는 70%나 된다고 본 것은 결국 과실상계의 비율판단을 그르쳐 현저히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라. 상호신용금고가 약속어음을 할인함에 있어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조선무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로 오인한 과실이 있고, 조선무약합자회사의 직원들도 상호신용금고측의 문의에 대하여 어음에 대하여 조선무약합자회사 명의로 배서가 된 것으로 잘못 알고 그 배서가 진정한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하더라도, 상호신용금고가 사실과 다른 답변을 믿고 어음을 취득한 이상 그에 따른 상호신용금고의 손해와 조선무약합자회사의 직원들의 위법행위 사이에 법률적인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동인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풍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오상걸

피고, 피상고인겸 상고인

조선무약 합자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인정헌

주문

1. 원심판결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패소부분 중 그 판시 별지목록 제4 내지 제8항 기재 약속어음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상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먼저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제3점에 대하여

(1) 원심은 이 사건 약속어음 중 조선무락(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가 위조된 제5,6 어음을 원고가 취득함으로써 손해를 입게된 것이 피고의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기한 것임을 이유로 하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는 이유로서, 배서가 위조된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위조된 어음배서를 진정한 것으로 믿고 그 어음을 취득하기 위하여 금원을 출연함으로써 입은 손해란 배서인에게 소구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없는 어음을 취득함으로써 입은 손해라 할 것이므로 어음소지인으로서는 적법한 제시기간 내에 제시를 하여 소구권보전절차를 취함으로써 그 소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손해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위 각 어음에 대하여는 적법한 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한 바가 없으므로 그 할인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어음이 위조된 경우에 피위조자는 민법상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될 수 있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어음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그러나 피용자가 어음위조로 인한 불법행위에 관여한 경우에 그것이 사용자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위법한 행위로 인하여 이루어졌으면 그 사용자는 민법 제756조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사용자가 지는 책임은 어음상의 책임이 아니라 민법상의 불법행위 책임이므로 그 책임의 요건과 범위가 어음상의 그것과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 책임을 논함에 있어서는 어음소지인이 어음법상 소구권을 가지고 있느냐는 등 어음법상의 권리유무를 따질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어음소지인으로서는 위조된 배서를 진정한 것으로 믿고 할인금을 지급하는 즉시 그 어음액면금이 아닌 그 지급한 할인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당원 1992.6.23. 선고 91다4384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 후 어음소지인이 현실적으로 지급제시를 하여 지급거절을 당하였는지의 여부가 어음배서의 위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없고, 어음소지인이 적법한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를 하지 아니하여 소구권 보전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음소지인이 이미 발생한 위조자의 사용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것에 장애가 되는 사유라고 할 수 없다 ( 당원 1977.2.22. 선고 75다1680 판결 ; 1993.8.24. 선고 93다6164,6171 판결 참조).

(3) 이에 대하여는 배서가 위조되지 아니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을 도과하였으면 배서인에 대하여 어음상 소구책임을 물을 수 없는데 우연히 배서가 위조된 어음의 소지인이 되었다고 하여 지급제시기간을 도과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면 배서가 위조된 어음의 소지인이 진정한 어음의 소지인보다 더 보호를 받는 것이 되어 균형을 잃는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배서가 위조된 어음의 경우에는 어음의 소지인은 적법하게 지급제시를 하였더라도 배서명의자나 직접 불법행위를 한 자의 사용자에 대하여는 소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지급제시기간의 준수 여부가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아니하고 오히려 어음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의 도과로 말미암아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결과가 달라지는 부당한 것이 되므로 위와 같은 반론은 근거가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어음의 만기 이전에 그 배서가 위조된 사실이 밝혀진 경우에도 어음소지인으로서는 어음법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불법행위자의 사용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도 만기까지 기다려 적법한 지급제시를 하여야만 위조로 인한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하여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4) 이와는 달리 배서가 위조된 어음을 취득한 자가 그 후 적법한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피위조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당원 1974.12.24. 선고 74다808 판결 1990.4.10. 자 89다카17331 결정 과, 어음의 지급기일까지만 그 지급을 보증한다는 내용의 어음보증이 위조된 경우에도 그 어음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위조자의 사용자인 피위조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당원 1986.3.11. 선고 85다카1600 판결 ; 1986.3.25. 선고 84다카2438 판결 ; 1986.9.9. 선고 84다카2310 판결 등은 이로써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5) 따라서 원고가 적법한 지급제시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묻지 못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어음위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나. 제1점에 대하여

위조된 약속어음을 취득함으로써 입은 손해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취득하기 위하여 현실적으로 출연한 할인금 상당액일 뿐, 소론과 같이 위 어음들이 진정한 것이었다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그 어음액면 상당액이라고는 할 수 없다 고 함이 당원의 견해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제1, 2, 3 약속어음에 대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다. 제2점에 대하여

(1) 원심이 이 사건 약속어음 중 제4, 제7, 제8 약속어음에 관하여 확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즉 소외 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이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인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명칭인 ‘조선무약합자회사’ 중에서 약(약)자가 락(락)자로만 바뀐 ‘조선무락합자회사’라는 명판과 피고 회사의 대표사원인 박대규 이름의 대표사원직인을 조각한 후 이를 이용하여 위 각 어음에 위 ‘조선무락합자회사 대표 박대규’의 이름으로 된 배서를 위조한 다음 이들을 원고로부터 할인받았으며, 원고의 담당자인 소외 이광휘는 위 각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줄 때마다 피고 회사 경리과 소속 김운수 및 여직원인 이정미 등에게 피고의 배서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위 김운수 등은 피고의 총무담당 상무이사인 김동춘으로부터 소외회사가 할인의뢰한 어음상에 기재된 피고 회사 명의의 배서의 진정성립 여부에 관하여 조회가 오면 피고 회사가 배서를 하였다고 답변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에 따라 위 각 어음이 피고 회사의 어음기입대장에 기재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그 각 어음상의 피고 명의의 배서가 진정한 배서라고 답변하여 이광휘는 그 각 어음상의 배서가 피고가 한 진정한 배서라고 믿고 이 어음들을 할인하여 주었다는 것이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에 터잡아 피고 회사의 담당직원들이 김동춘의 지시에 따라 원고 회사가 위 각 어음상에 피고 회사 명의와 유사하게 위조된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발견하지 못한 채 조회한 데 대하여 피고 회사의 어음기입대장에 위 어음들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위 각 어음상의 피고 회사 명의의 배서가 진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답변한 행위는 허위사실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기망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는 위 각 어음상의 위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주의깊게 살피지 아니하여 피고 회사 명의의 배서로 잘못 알고 있는 원고 회사 담당직원으로 하여금 그와 같은 착오를 발견하지 못하게 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으며 이와 같은 행위는 김동춘 및 피고 회사 경리과 담당직원들의 직무내용 등에 비추어 외형상 그들의 직무범위 내로 보여지므로 피고 회사는 김동춘 등의 사용자로서 그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 회사의 담당직원으로서도 위 각 어음상의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주의깊게 살펴 그 배서명의가 피고 회사 명의와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못한 채 피고 회사 담당 경리과 직원들의 말만을 믿고 위 각 어음을 할인하여 준 과실이 있고 이와 같은 과실은 이 사건 손해의 발생 및 그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여 위 각 어음에 관하여 피고 회사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정함에 있어 원고의 과실을 70%로 보아 피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액의 30%만을 배상할 것을 명하였다.

(3) 그러나 원고가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피고 회사 명의의 배서로 오인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배서는 피고 회사의 명칭 가운데 ‘약’자를 그와 거의 유사한 ‘악’자로 바꾼 데 지나지 아니하여 주의깊게 살피지 아니하면 그러한 사실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배서에 기재된 배서인의 주소나 그 대표의 명칭이 피고 회사의 실제 주소나 대표의 명칭과 일치하는 점, 원고가 위 어음들을 할인함에 있어 피고 회사에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어음할인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의 위와 같은 과실이 그렇게 중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 외의 다른 금융기관들도 소외 1이 같은 방법으로 위조한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가 있는 어음을 피고가 배서한 어음인 것으로 믿고 어음을 할인하여 준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 이 사건에 나타난 피고측의 과실을 본다면 피고의 직원들이 피고가 실제로 어음에 배서하였는지를 확인하여 보지 아니하고 피고가 배서한 것이라고 답변한 것은 고의 내지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이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직원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피고의 과실 또한 결코 가벼운 과실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인데, 원심이 이러한 피고의 과실과 비교하여서도 원고의 과실비율이 피고의 과실비율의 두 배가 넘는 70%나 된다고 본 것은 결국 과실상계의 비율판단을 그르쳐 현저히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 당원 1994.5.27. 선고 93다21521 판결 참조)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이유가 있다.

2.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제1, 2, 3 약속어음을 취득함에 있어서 위 이광휘가 위 김운수, 이정미 등에게 피고의 배서 여부를 확인하여 그들의 확인을 믿고 위 각 어음을 할인하여 준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가 지급장소로 기재된 은행에 어음발행인의 예금상태, 신용도 및 어음의 진정발행 여부 등을 조회 또는 문의하거나 배서양도인인 소외회사나 할인의뢰인인 소외 1의 은행거래실적, 신용상태 등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항의 조회 유무는 피고 회사 명의의 배서의 진위 및 어음의 취득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와 같은 점을 조사하지 아니한 과실을 피고의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과실상계의 법리를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앞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제4 내지 8 약속어음을 할인함에 있어 위 조선무락합자회사 명의의 배서를 피고 명의의 배서로 오인한 과실이 있고, 피고의 직원들도 원고측의 문의에 대하여 위 각 어음에 대하여 피고 회사 명의로 배서가 된 것으로 잘못 알고 그 배서가 진정한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위와 같이 사실과 다른 피고 직원들의 답변을 믿고 이 사건 어음을 취득한 이상 그에 따른 원고의 손해와 피고의 직원들의 위법행위 사이에 법률적인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니( 당원 1994.5.27. 선고 93다21521 판결 참조),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이에 원심판결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 중 위 제4 내지 제8 어음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와 피고의 상고는 모두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며 이 부분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대법관 김석수 박만호(주심) 천경송 정귀호 안용득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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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3.26.선고 92나2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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