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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24810 판결
[약정금][공1994.7.15.(972),1920]
판시사항

가.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한 양도세액의 착오를 이유로 매도인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

나. 부동산의 양도에 부과될 세액의 착오가 민법 제109조 소정의 착오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다. 위 "가"항의 경우, 추가로 세금이 부과되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매수인이 그것까지 부담하기로 약정하였으리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 취소가 인정되는지 여부

라. 멸실된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적부

판결요지

가. 매도인의 대리인이, 매도인이 납부하여야 할 양도소득세 등의 세액이 매수인이 부담하기로 한 금액뿐이므로 매도인의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착오를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매수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동일한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고, 나아가 매도인이 그와 같이 착오를 일으키게 된 계기를 제공한 원인이 매수인측에 있을 뿐만 아니라 매수인도 매도인이 납부하여야 할 세액에 관하여 매도인과 동일한 착오에 빠져 있었다면, 매도인의 위와 같은 착오는 매매계약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에 해당한다.

나. 부동산의 양도가 있은 경우에 그에 대하여 부과될 양도소득세 등의 세액에 관한 착오가 미필적인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관한 것이라도 민법 제109조 소정의 착오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다. 위 "가"항의 경우에, 매도인이 부담하여야 할 세금의 액수가 예상액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매수인이 초과세액까지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으리라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수 있을 때에는 매도인으로서는 매수인에게 초과세액 상당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할 것이므로 매도인에게 위와 같은 세액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매매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라. 건물이 멸실된 경우에 멸실된 건물에 대한 등기용지는 폐쇄될 운명에 있으므로, 그 건물에 관하여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로 될 사정이 있다 하여도 그 건물의 종전의 소유자로서는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에게 그 말소등기를 소구할 이익이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경남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정훈 외 1인

주문

1. 원심판결 중 건물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3. 위 상고가 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 은행이 피고가 부담할 세금의 액수를 한정하는 특약을 넣게 된 것은, 피고 은행이 매도인에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방위세 및 주민세 등도 전액 매수인인 피고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과세관청이 피고가 부담하는 세금도 과세표준의 산출근거인 양도가액에 포함시켜 또다시 양도소득세 등을 부과하게 되어 피고가 부담할 세금의 액수가 거듭 늘어나고 그 액수를 확정할 수 없게 되는 문제점이 생기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원래의 매매대금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과, 피고가 위 세금을 부담할 경우 이를 양도가액에 포함시킴으로써 추가로 납부하여야 할 세금까지만을 피고가 부담하고, 다시 그로 인하여 추가로 부과되는 세금은 피고가 부담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위의 특약이 계산한 세액 자체가 잘못 산출되어 위 액수를 초과하는 세금이 부과되는 경우까지도 예상하여 이는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니,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대리인인 소외 2는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와 관련하여 원고가 납부하여야 할 양도소득세 등의 세액이 금 532,399,720원뿐이고 이를 피고가 부담할 것이므로 원고의 세금부담은 전혀 없을 것으로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매매대금의 20퍼센트 이상을 상회하는 추가세금이 부과되는 것까지 무시하고 위 매매계약을 체결한 취지는 아니라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그 외에 원심이 소론과 같이 원고는 추가로 부과되는 세금이 있더라도 이를 피고가 부담할 것으로 믿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판시한 바는 없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이 채증법칙에 위배된다거나 또는 원심이 인정한 바 없는 사실을 원심이 인정하였다 하여 이를 다투는 논지는 이유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원심은 피고의 지배인인 소외 1이 원고에게 계약서에 명기된 금 532,399,720원을 넘는 세금이 부과되더라도 이 또한 피고가 부담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는 있으나, 그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그와 같은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판단한 취지는 아니라고 할 것이며 그러한 판단 자체는 수긍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계약체결의 경과에 의하면 위 소외 1이 위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피고 은행 본점의 지시를 받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위 소외 1 단독으로 추가세액의 부담 여부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았고 위 소외 2도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았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 쌍방은 이 사건 매매와 관련하여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세액의 액수를 확인하여 그 액수가 위 금 532,399,720원인 것으로 믿고 이를 초과하는 세금이 부과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소외 1이 그와 같이 말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실제의 세액이 위 액수를 넘는 경우에도 피고가 이를 부담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는 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피고에게 위와 같은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원심이 착오로 인한 취소를 인정한 것이 심리미진 내지 이유모순이라고 주장하는 논지도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위 원심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대리인인 위 소외 2가 원고가 납부하여야 할 양도소득세 등의 세액이 피고가 부담하기로 한 금 532,399,720원뿐이므로 원고의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착오를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피고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동일한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을 것임이 명백하고, 나아가 원고가 그와 같이 착오를 일으키게 된 계기를 제공한 원인이 피고측에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도 원고가 납부하여야 할 세액에 관하여 원고와 동일한 착오에 빠져 있었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착오는 이 사건 매매계약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당원 1978.7.11. 선고 78다719 판결 ; 1990.7.10. 선고 90다카7460 판결 ; 1991.8.27. 선고 91다1130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로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착오를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부동산의 양도가 있은 경우에 그에 대하여 부과될 양도소득세 등의 세액에 관한 착오가 미필적인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관한 것이어서 민법 제109조 소정 착오에서 제외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당원 1981.11.10. 선고 80다2475 판결 참조).

다만 위 원심확정 사실에 의하면 위 계약상 피고가 부담할 세액을 금 532,399,720원으로 한정한 것은 원고와 피고가 다같이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로 인하여 납부의무를 지게 될 세금의 액수가 위 금액뿐인 것으로 잘못 안 데 기인한 것임이 명백하므로, 원고와 피고가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세금의 액수가 위 금액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피고가 위 초과세액까지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으리라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수 있을 때에는 원고로서는 피고에게 위 초과세액 상당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이 인정될 때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위 초과세액의 지급을 청구함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에게 위와 같은 세액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 임은 소론과 같고, 또 피고의 지점장으로서 위 매수업무를 실제 담당하였던 위 소외 1은 제1심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세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그 추가세액까지 부담하였으리라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에는 원고에게 추가로 부과된 세액이 피고가 당초에 부담하기로 하였던 액수에 거의 육박하는 금 377,802,450원의 거액에 이를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위와 같이 원고에게 추가로 세금이 부과되자 원고가 위 계약상 피고측이 위 추가로 부과된 세금도 부담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여 피고측에게 그 납부를 촉구하였으나 피고는 위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금액 외에는 더 이상 세금을 부담할 의무가 없다고 다투어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게 된 점(기록 제307장, 제340장 등 참조, 이 사건 제1심은 위 추가세액 상당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를 기각하였으나 이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였다)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세금의 액수가 위 금액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피고가 알았다 하여도 그 액수를 불문하고 이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어서 결국 원심이 원고의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의 주장을 받아들인데 소론과 같이 민법 제109조 소정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앞에서 살펴본 제반 사정, 특히 원고가 추가로 부과된 세액을 피고가 부담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여 원고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게 된 점에 비추어 보면, 소론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그 중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착오를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위 부동산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거나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논지는 이유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건물이 멸실된 경우에 멸실된 건물에 대한 등기용지는 폐쇄될 운명에 있다 할 것이므로 그 건물에 관하여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로 될 사정이 있다 하여도 그 건물의 종전의 소유자로서는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에게 그 말소등기를 소구할 이익이 없다 고 할 것이다(당원 1961.11.9.선고 4293민상765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는 원심에서부터 위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은 피고에 의하여 이미 철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이 이미 철거되어 멸실된 것인지의 여부를 심리하여 그러한 사실이 판명되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위 건물 부분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부분을 각하하였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위 부분 청구까지 인용하였음은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5. 이에 원심판결 중 건물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윤영철 박준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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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3.4.14.선고 92나1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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