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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2. 24. 선고 91다36192 판결
[해고무효확인등][공1994.2.15.(962),494]
판시사항

운송회사의 운전사들이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공제한 잔액을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온 경우 그 수입의 임금 해당 여부

판결요지

운송회사가 그 소속 운전사들에게 매월 실제 근로일수에 따른 일정액을 지급하는 이외에 그 근로형태의 특수성과 계산의 편의 등을 고려하여 하루의 운송수입금 중 회사에 납입하는 일정액의 사납금을 공제한 잔액을 그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 왔다면 위와 같은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되는 부분 또한 그 성격으로 보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함안교통 유한회사

주문

원심판결 중 금원지급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임금청구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1989. 1. 25.자 징계해고는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무효라고 인정한 다음, 피고 회사의 운전사로 취업하여 월평균 금 500,000원 이상의 수입을 얻어 왔으므로 그 복직시까지 매월 금 5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원고 주장의 금원 중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기본급과 1년에 기본급의 100%에 상당하는 상여금을 합한 매월 금 215,254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만을 임금이라 하여 그 지급을 명하고, 하루의 운송수입금에서 피고 회사에 납입하는 사납금을 공제한 나머지 원고 자신의 수입으로 차지하게 되는 금원은 임금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원고 자신의 수입으로 되는 위 금원의 청구는 이 사건 징계해고로 인한 기대수입상실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피고 회사가 원고를 해고한 것만으로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그 소속 운전사들에게 매월 실제 근로일수에 따른 일정액을 지급하는 이외에 그 근로형태의 특수성과 계산의 편의등을 고려하여 하루의 운송수입금 중 피고 회사에 납입하는 일정액의 사납금을 공제한 잔액은 그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 왔다는 것인바, 위와 같은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되는 부분 또한 그 성격으로 보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당원 1988.3.22. 선고 87다카570 판결 참조), 한편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근로일수에 따라 매월 지급받는 일정액과 하루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공제한 나머지 원고 개인의 수입이 되는 부분을 합하여 그 월수입이 금 500,000원 정도 된다는 취지로 주장, 입증하고 있고, 그 개인수입으로 되는 부분을 피고 회사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일정액과 구분하여 특히 이를 손해배상으로 청구한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지도 아니한 점으로 보면 원고는 위 금 500,000원 전부를 임금으로서 청구하고 있는 취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개인수입으로 되는 부분이 얼마인지를 밝혀 본 다음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부분 청구를 배척한 것은 운전사 개인수입으로 되는 부분의 성격을 오해하였거나 원고의 주장 내용을 잘못 해석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질렀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

2. 위자료청구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함으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이유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이지만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이 바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것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그 해고가 무효로 되었다는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고 하겠으나,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할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그 해고가 법률상 무효라고 하여 해고전의 상태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사회적 사실로서의 해고가 소급적으로 소멸하거나 해소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받게 된다고 하여 이것만 가지고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의 손해가 완전히 치유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당원 1993.10.12. 선고 92다43586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내세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아예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들이고, 더구나 피고 회사가 노사협의를 통하여 1987. 9.경의 파업기간 중에 발생한 일은 일체 불문에 붙이기로 약정하고서도 이에 위배하여 1년 3개월이나 경과한 후에 새삼스럽게 파업기간 중의 일을 문제삼고 있는 점이나, 피고 회사 스스로 1986. 11.경부터 원고에 대하여 부당한 해고예고와 부당한 해고를 거듭하면서 위 해고예고를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위 해고를 무효라고 판단한 법원의 판결마저 계속 무시한 채 원고의 근무나 복직을 적극 거부하고서도 도리어 원고가 아무런 이유 없이 정상근무를 하지 않았다 하여 이 점까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는 원고를 해고할만한 뚜렷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그 활동을 이끌어 가던 원고를 피고 회사로부터 완전히 배제시키려는 의도하에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한 것이 아닌가 보여지고, 사정이 그러하다면 이는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위자료청구를 배척한 것은 부당해고에 있어서의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도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금원지급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김상원 박만호 박준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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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1.8.29.선고 90나8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