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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다22125 판결
[급여금등][공1995.3.15.(988),1326]
판시사항

사립학교 교원 징계가 사립학교법과 재단법인 정관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행하여진 경우, 그 징계량정이 결과적으로 재량권 일탈로 인정된다고 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사유, 징계의 종류, 징계위원회의 조직과 구성 및 심의절차 등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교원의 징계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정하고 공정하게 행하여지는 것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가 사립학교법과 재단법인의 정관의 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진상조사를 다하고 징계대상자를 출석시켜 진술케 하는 한편 징계대상자의 소행, 근무성적, 공적, 개전의 정 등을 참작하여 징계위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행하여진 것이라면, 비록 그 징계양정이 결과적으로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징계위원들이 징계의 경중에 관한 관련법령의 해석을 잘못한 데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경우 징계의 양정을 잘못한 징계위원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경국

피고, 피상고인

학교법인 서경대학원 소송대리인 서초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승서 외 4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원심은, 원고는 1986.4.1. 소외 학교법인 성한학원이 설치.경영하는 국제대학의 과 조교수로 임용되어 근무하다가 1989.2.18. 해임된 사실, 피고는 위 성한학원으로부터 위 국제대학의 설치.경영만을 인수하여 별도로 운영하기 위하여 1989.12.12. 설립된 재단법인으로서, 피고의 정관 부칙 제2조에 “이 정관 시행당시 국제대학에 근무하는 교직원은 이 정관에 의하여 임명된 것으로 보며, 교원의 임용기간은 현 임용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위 국제대학 교직원의 고용관계를 위 성한학원으로부터 승계한 사실, 원고는 1989.5.경 위 성한학원을 상대로 위 해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1992.1.29. 서울고등법원에서 위 해임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무효의 처분이라는 이유로 승소판결( 91나30424 판결 )을 선고받았는데, 그 판결이 같은 해 3.14. 그대로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해임처분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여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위 정관 부칙의 규정만으로는 피고가 위 성한학원으로부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까지 승계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위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였다.

상고이유의 요지는, 피고가 제1심에서 원심에 이르기까지 손해배상책임승계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한마디도 언급한 바 없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성한학원으로부터 손해배상책임을 승계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제자백과 손해배상책임의 승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위 승계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과 그 승계는 모두 다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요건이라고 할 것인데, 논리적으로 먼저 판단되어야 할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피고가 성립하지도 않았다는 손해배상책임의 승계사실을 인정할 리는 없을 것이므로,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피고가 위 승계사실도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일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위 정관 부칙 제2조의 규정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책임의 승계를 주장하였고, 피고 또한 위 정관 부칙 제2조의 규정의 존재를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위 정관 부칙 제2조의 규정의 존재에 대하여는 자백이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지만, 위 정관의 규정에 의하여 채무가 승계된 것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정관의 해석문제로서 자백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고, 교직원의 고용관계가 자동으로 승계된다는 위 정관 부칙의 규정만으로는 피고가 위 성한학원으로부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까지 승계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 또한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사유, 징계의 종류, 징계위원회의 조직과 구성 및 심의절차 등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교원의 징계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정하고 공정하게 행하여지는 것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가 사립학교법과 재단법인의 정관의 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진상조사를 다하고 징계대상자를 출석시켜 진술케 하는 한편 징계대상자의 소행, 근무성적, 공적, 개전의 정 등을 참작하여 징계위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행하여진 것이라면, 비록 그 징계양정이 결과적으로 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징계위원들이 징계의 경중에 관한 관련법령의 해석을 잘못한데 불과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경우 징계의 양정을 잘못한 징계위원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는 1986.4.1. 위 성한학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제대학 조교수로 임용되었으나 학생들로부터 강의가 무성의하고 학점을 무기화한다는 등의 이유로 불신을 받아오던 중, 마침내 1986.12.16. 학생들이 학교당국에 원고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서면으로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1987.12.에는 학생들이 원고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학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는바, 이에 학생처장이던 소외 이종철 교수가 1988.2.10. 병원에 입원중이던 소외 황희영 학장의 위임을 받고 원고의 묵시적인 동의 아래 원고를 강의에서 제외하겠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통지함으로써 비로소 학교가 정상화된 사실, 원고는 그후 자신이 학교강의로부터 제외된 것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신임학장인 소외 오덕영이 1988.6.24. 국제대학보수규정에 따라 교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원고에 대한 상여금의 지급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자, 같은 해 6.27. 위 이종철을 위 통보서를 위조하고 임의로 원고를 강의에서 배제하여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하는 한편, 같은 해 7.18. 위 오덕영 학장을 상여금 횡령 및 직무유기(원고를 강의에 배정하지 않은 점)로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에 고소하였으나, 그후 위 소외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혐의결정이 내려진 사실, 국제대학교원징계위원회는 1988.12.27. (1) 원고가 수업시간의 대부분을 해당과목과 무관한 내용 및 사담으로 충당할뿐만 아니라, 매학기 통상 기대되는 진도에 훨씬 미달하는 강의로 일관하여 교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하였고, (2) 아무런 범죄혐의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동료 교수인 학생처장과 학장을 검찰에 고소함으로써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두가지 징계사유로 원고를 파면하기로 결의하였고, 이에 따라 징계권자인 국제대학장은 원고에게 파면의 징계처분을 한 사실, 원고가 위 징계처분에 대하여 재심청구를 하자 위 성한학원의 재심위원회는 1989.2.18. 원고에 대한 위 징계사유를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원고의 그동안의 학문적인 공적 등을 참작하여 위 파면결정을 파기하고 원고를 해임하는 결정을 한 사실 및 원고에 대하여 파면결정을 한 위 징계위원회는 6차에 걸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충분한 증거조사를 하고 원고를 출석시켜 진술케 하였으며, 위 재심위원회 역시 3차에 걸쳐 재심위원회를 개최하여 충분한 진상조사를 하고 원고의 진술을 들은 후 위와 같이 원고의 그동안의 행적과 공적 등을 참작하여 원고를 해임에 처하기로 결정하였던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그렇다면 이와 같은 경우에 재심위원회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의 종류로 해임을 선택한 것을 가지고 상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오로지 원고를 위 대학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아래 고의로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임한 것이라거나, 또는 위 재심위원회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그것이 결코 해임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제1심판결의 이유를 원용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판단유탈, 이유불비, 불법행위의 구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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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3.16.선고 93나32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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