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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12. 24. 선고 93다15632 판결
[대여금][공1994.2.15.(962),496]
판시사항

신용장거래에 있어 신용장개설은행의 선적서류심사의무

판결요지

신용장거래에 있어 신용장개설은행은 상당한 주의로써 그 선적서류가 문면상 신용장의 조건과 일치하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고 그 선적서류에 대한 실질적 심사의무를 부담하지는 아니하나, 그 선적서류의 문면 자체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그 선적서류가 위조된 문서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거나 위조된 문서라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서는 안된다.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찬진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동남 인터내쇼날 외 4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중앙국제법률특허사무소 담당변호사 최승욱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 내지 제5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주식회사 동남인터내쇼날(이하 피고회사라고 한다)은 1990.6.16. 원고은행과의 사이에 판시 내용과 같은 지급보증거래약정을 체결하여 거래하여 오던 중 같은 해 8.16. 중국 흑룡강성에 있는 오금광산수출입공사(이하 오금공사라고 한다)와의 사이에 북한산 시멘트 20,000톤에 관한 수입계약을 체결한 다음 원고은행에 신용장 개설을 의뢰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은행은 같은 해 10.6. 위 오금공사를 수익자로 하는 취소불능화환신용장 1매를 개설하면서 위 신용장 대금의 결제에는 원고은행의 지시식으로 발행된 무고장 본선적재 해상선하증권 2통 등 일정한 서류를 신용장 유효기일 이내로서 그 운송서류의 발행일자로부터 15일 이내에 제시할 것을 조건으로 하였고, 위 신용장거래에 대하여는 국제상공회의소가 1983년 개정 공포한 신용장통일규칙을 따르기로 규정한 사실, 이에 따라 소외 뱅크 오브 차이나(Bank of China)는 통지은행으로서 같은 해 10.8. 수익자인 위 오금공사에 위 신용장개설을 통지하여 주었으나, 위 오금공사는 화물을 선적할 배를 구하기 어렵다며 선적 만료일을 연기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피고 회사는 같은 달 13. 선적 만료일은 같은 해 11.15., 신용장효력만료일은 같은 달 30.로 각 수정하는 절차를 마쳐준 사실, 그 후 위 오금공사는 그 계열회사인 소외 오광동방무역진출구공사(이하 오광공사라고 한다)에 위 신용장을 양도한 사실, 위 오금공사로부터 수정된 신용장을 양도받은 위 오광공사도 위 시멘트를 선적할 배를 구하지 못하다가 용선회사인 소외 시노트란스 뻬이징을 통하여 홍콩에 있는 소외 토호선박주식회사(이하 토호선박이라 한다) 소속 허창호를 용선하였고, 위 허창호는 같은 해 11.15. 비로소 선적항인 남포항에서 시멘트선적을 시작하여 같은 달 24. 선적을 마치고 같은 달 27.에야 도착항인 부산항에 도착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이미 같은 달 22. 위 오광공사에 대하여 위 시멘트수입계약의 해제를 통보하고, 위 토호선박에 대하여 그 날짜를 소급한 어떠한 선하증권도 발급하여서는 안된다는 전송서신(텔렉스)을 보내는 동시에 원고은행에 그와 같은 사정을 알리고 신용장대금의 결제를 중지하여 줄 것을 요구한 사실, 위 오광공사는 같은 달 23. 피고 회사에 선하증권상의 선적일자를 소급하여 대금을 청구하겠다는 전송서신을 일방적으로 보낸 다음, 같은 달 24. 위 토호선박으로부터 같은 해 11.15.자로 시멘트를 수령하였다는 내용의 수취선하증권 2통을 발급받은 후 아무런 권한도 없이 그 선하증권 각 우측하단의 발행인란에 "AS AGENT"라고 표기하여 위 토호선박의 대리인으로서 위 수취선하증권을 발행한 듯이 꾸미고 이어 그 우측중단에 "ON BOARD 15/NOV/1990"이라고 표기한 후 위 시노트란스 뻬이징의 스템프를 그 우측중단 및 하단에 각 찍어 본선적재 표시의 날짜를 소급시킴으로써 이를 각 위조한 사실, 피고 회사는 같은 해 11.26. 오광공사에 대하여 재차 위 시멘트의 인수를 거절하겠다는 전송서신을 보내는 한편 원고은행에 위 오광공사가 보내온 같은 달 23.자 전송서신을 제시하면서 결제은행에 대한 신용장대금 지급정지지시를 요청하였고, 같은 달 27. 위 허창호가 시멘트를 싣고 부산항에 도착하자 원고은행에 그 도착사실을 알리면서 다시 신용장대금의 지급정지요청을 하였으며, 이어 위 신용장유효기일인 같은 달 30. 위 토호선박의 국내대리점으로부터 동 회사의 홍콩본점에서 보내 온 위 위조되기 전의 수취선하증권사본 2통을 입수한 다음,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2가 같은 해 12.1. 원고은행에 직접 찾아가 위 수취선하증권사본들을 각 제시하면서, 위 각 선하증권은 수취선하증권이므로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지 아니하고 / 가사 매입은행으로부터 추후 본선적재 일자가 같은 해 11.15. 이전으로 소급되어 기재된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는 선적선하증권이 송부되어 오더라도 이는 위조된 것이 명백하니 그 인수를 거절하고 대금지급을 중지하여 줄 것을 요청한 사실, 한편 위 뱅크 오브 차이나는 같은 해 11.28. 위 오광공사로부터 선하증권 2매와 원고은행을 지급인으로 하는 일람출급환어음 2매를 비롯하여 위 신용장에서 요구하는 서류들을 매입한 다음 같은 해 12.1. 위 신용장의 결제은행으로 지정된 미국에 있는 소외 훠스트 인터스테이트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First Interstate Bank of California. 이하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라고 한다)에 위 신용장 매입대금의 상환을 청구함에 따라 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는 같은 달 4. 이미 개설되어 있던 원고은행의 계정에서 매입은행인 위 뱅크 오브 차이나의 계정으로 미화 금 586,500불(당시 원화 금 421,129,950원)을 이체하여 줌으로써 위 신용장대금을 지급한 사실, 그런데 원고은행은 같은 달 4. 위 뱅크 오브 차이나로부터 이 사건 선적서류들을 송부받고 그 중 선하증권이 위조되었음을 알게 되었으나, 이러한 사실을 그 즉시 결제은행인 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에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 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는 위 대금을 지급한 후 그러한 사실을 알리는 전송서신을 원고은행에 보내왔으나 원고은행은 그 담당 직원의 업무미숙 등으로 위 전송서신을 간과함으로써 위와 같이 대금이 결제된 사정을 모른 채 위 송부받은 선적서류들 중 선하증권이 위조되었다고 하여 같은 달 10. 위 뱅크 오브 차이나에 대하여 그 선적서류의 인수 및 대금지급을 거절한다는 전송서신을 보냈으며, 그 후 1991.2.경에야 뒤늦게 위 신용장대금이 이미 앞서 본 바와 같이 결제되어 버린 것을 알게 된 사실, 한편 위조된 위 선하증권에는 선박명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며 앞서 본 본선적재의 기재에 대하여는 위 시노트란스 뻬이징의 시탬트 외에 운송인인 위 토호선박이나 그 대리인의 정식 또는 약식서명이 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신용장개설은행은 상당한 주의로서 그 선적서류가 문면상 신용장의 조건과 일치하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고 그 선적서류에 대한 실질적 심사의무를 부담하지는 아니하나(위 신용장통일규칙 제17조), 그 선적서류의 문면 자체에 하자가 있거나 또는 그 선적서류가 위조된 문서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거나 위조된 문서라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신용장대금을 지급하여서는 안된다고 할 것 인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은행이 수령한 위 위조된 선하증권에는 첫째, 그 선박명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둘째 본선적재의 표시에 대하여 위 신용장통일규칙 제27조 b)항에서 요구하는 운송인인 위 토호선박이나 그 대리인의 정식 또는 약식서명이 없으므로 그 문면상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고, 아울러 원고은행은 위 선하증권을 송부받기 전에 이미 피고 회사로부터 위 오광공사 및 토호선박과 피고 간에 주고 받은 각 전송서신과 위조되기 전의 위 수취선하증권사본을 각 제시받아 그 선하증권이 위조될 수도 있으리라는 점을 사전에 알았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같은 달 4.에는 위 뱅크 오브 차이나로부터 위 선하증권을 송부받음으로써 이의 위조사실을 확정적으로 알았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즉시 결제은행인 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에 연락하여 지급정지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는 그 신용장대금을 지급하게 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은행은 신용장개설은행으로서 그 선적서류심사에 요구되는 상당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고 / 가사 위 선하증권상의 우측중단에 날인된 위 시노트란스 뻬이징의 고무인을 원고주장과 같이 위 시노트란스 뻬이징이 운송인인 위 토호선박의 대리인으로서 한 정식 또는 약식서명에 갈음하는 것이라고 보아 위 선하증권상에 위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문면상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은행은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위 선하증권상의 선적일자가 사실과 달리 소급기재된 것을 안 이상 그 선적서류의 인수 및 대금지급을 거절함이 마땅하고, 그러한 사실을 알고서도 그 대금을 결제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에 대조하여 살펴볼 때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소론은 소외 뱅크 오브 차이나가 이 사건 선적서류를 매입할 당시 심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으므로 원고은행으로서는 당연히 그 매입대금을 상환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결제은행인 소외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를 통하여 이를 적법히 상환한 것이라는 취지이나, 신용장통일규칙 제16조에 의하면 신용장개설은행이 매입은행으로부터 선적서류 등을 송부받은 후 문면상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에는 그 수리를 거절하기로 결정할 수 있으며, 매입은행에게 이를 지체없이 통고한 후, 이미 상환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상환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위 뱅크 오브 차이나가 위 선적서류의 매입시 심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는가의 여부는 원고은행이 송부되어 온 위 서류의 심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는지 여부의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나아가 소론은 소외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가 소외 뱅크 오브 차이나의 신용장대금상환청구에 따라 신용장대금을 결제한 것은, 원고은행과 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사이의 포괄적 자금결제(상환)수권계약에 기하여 적법하게 행해진 것이므로 원고은행의 이 사건 선적서류의 심사의무이행과는 관계없이 유효하다는 취지이나, 이는 원고은행과 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의 내부적인 신용장대금결제의 수권관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원고은행이 이 사건 선적서류를 제대로 심사하였는지의 여부의 판단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은행이 1990.12.5. 이 사건 선적서류가 원고은행에 도착한 후 피고 회사에 통지를 하였는데, 같은 달 7. 원고은행에 대하여 아무런 조건없이 위 선적서류를 인수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그 신용장대금을 결제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은행의 주장에 대하여 그 거시의 배척증거 외에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김상원 윤영철(주심)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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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2.4.선고 92나28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