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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2013. 11. 29. 선고 2013가합471 판결
채무초과 상태에서 배우자에 대한 금원지급행위를 명의신탁 및 변제로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증여로 봄이 상당하며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함[국승]
제목

채무초과 상태에서 배우자에 대한 금원지급행위를 명의신탁 및 변제로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증여로 봄이 상당하며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함

요지

이 사건 금원지급 행위는 여러 정황상 명의신탁 및 대여금에 대한 변제로 보기 어려우며,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배우자인 피고에게 금전을 증여하여 준 것은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킨 행위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도 추정됨

사건

2013가합471 사해행위취소

원고

대한민국

피고

정AA

변론종결

2013. 11. 15.

판결선고

2013. 11. 29.

주문

1. 피고와 소외 박BB 사이에 2011. 8. 9. 체결된 OOOO원의 증여계약 및 2011. 8. 10. 체결된 OOOO원의 증여계약을 각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OOOO원 및 이에 대한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의 박BB에 대한 조세채권

" 1) 박BB는 2011. 7. 8. OO시 OO동 1636 대 766.9㎡(이하 '이 사건 제1부동산'이라 한다)를 유CC, 이DD에게 OOOO원에 매도하고, 2011. 8. 9. 위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으며, 2011. 8. 9. 같은 동 1562 대 139.1㎡(이하이 사건 제2부동산'이라 한다)를 박EE에게 OOOO에 매도하고 같은 날 위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2) 박BB는 2011. 10. 31. 원고 산하 제천세무서장에게 이 사건 제1, 2부동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합계를 OOOO원으로 예정신고하였으나, 위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 산하 제천세무서장은 2011. 12. 9. 양도소득세를 OOOO원(가산금 OOOO원 포함)으로 결정하여 이를 2012. 1. 31.까지 납부할 것을 고지하였다.

3) 박BB는 현재까지 위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여, 2012. 3. 5. 기준 이 사건 제1, 2부동산의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 체납액은 합계 OOOO원에 이른다.

나. 박BB의 피고에 대한 금원의 지급 등

박BB는 2011. 8. 8. 박EE으로부터 이 사건 제2부동산에 대한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받았고, 2011. 8. 9. 유CC, 이DD로부터 이 사건 제1부동산에 대한 매매대금 잔금을 모두 지급받아, 2011. 8. 9. 그 중 OOOO원을 자신의 남편인 피고의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하였으며(매수인 이DD가 신용보증기금의 신한은행계좌로 직접 송금), 2011. 8. 10. OOOO원을 피고의 남제천농협 계좌로 송금하였다.

다. 박BB의 무자력

박BB는 2011. 8. 9. 및 2011. 8. 10. 당시 채무초과 상태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호증, 을 제4, 10의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피보전채권의 성립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터잡아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3782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자산의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는 예정신고납부하는 조세로서, 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2호 등의 해석상 과세표준이 되는 금액이 발생한 달(자산의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에 그 납부의무가 추상적으로 성립하므로(대법원 1989. 10. 13. 선고 88누2519 판결 등 참조), 박BB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날(2011. 8. 9.)이 속하는 달의 말일인 2011. 8. 31.에 이 사건 양도소득세 채권이 성립하여, 박BB가 피고에게 금전을 지급한 2011. 8. 9. 및 2011. 8. 10.에는 원고의 박BB에 대한 이 사건 양도소득세 체권이 아직 성립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양도소득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이 2011. 7. 8. 및 2011. 8. 9. 체결되어 2011. 8. 8. 및 2011. 8. 9. 매매대금이 모두 지급되고, 2011. 8. 9.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모두 마쳐 졌으므로, 2011. 8. 9. 및 2011. 8. 10.에는 이미 이 사건 양도소득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성립되어 있었으며, 이에 기하여 양도소득세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고,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실제로 원고의 박BB에 대한 양도소득세 채권이 성립하였으므로, 이 사건 양도소득세 채권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나. 사해행위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재산을 타인에게 증여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행위는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채무의 본지에 따른 변제를 함으로써 다른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감소하는 결과가 되는 경우, 그 변제는 채무자가 특히 일부의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를 가지고 변제를 한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5다62167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2868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수익자에 대한 금원지급행위를 증여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수익자는 이를 기존 채무에 대한 변제로서 받은 것이라고 다투고 있는 경우, 이는 채권자의 주장사실에 대한 부인에 해당할 뿐 아니라, 위 법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채무자의 금원지급행위가 증여인지, 변제인지에 따라 채권자가 주장・입증하여야 할 내용이 크게 달라지므로, 결국 위 금원지급행위가 사해행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금원지급행위가 증여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입증되거나 변제에 해당하지만 채권자를 해할 의사 등 앞서 본 특별한 사정이 있음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사해행위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28686 판결 등 참조).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박BB가 피고에게 2011. 8. 9. 및 2011. 8. 10. 합계 OOOO원(=대위변제금 OOOO원+현금 송금 OOOO원)을 지급한 행위는 피고에 대한 증여이다.

나) 피고의 주장

① 박BB가 2003. 3. 31. 이 사건 제1부동산을 김FF으로부터 매수할 당시에 피고가 박BB에게 매매대금 OOOO원 중 OOOO원을 지급하였데, 이는 당시 피고와 박BB 사이의 묵시적인 명의신탁약정에 의한 것이었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제1부동산 중 13/120 지분(=OOOO원/OOOO원)의 실소유자이므로, 박BB로부터 이 사건 제1부동산의 2011. 7. 8. 매매계약에 의한 매매대금 OOOO원 중 OOOO원(=OOOO원×13/120)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② 피고는 2007. 6. 15. 박BB의 거래처(임GG, 심HH)에게 합계 OOOO원을 송금해 주고, 2007. 6. 20. 및 2007. 6. 27. 합계 OOOO원을 박BB에게 송금해 주고, 2008. 2. 1. 박BB의 채권자 김II에게 OOOO원을 송금해 주는 등 박BB에게 합계 OOOO원(=OOOO원+OOOO원+OOOO원)을 대여해주었다.

그러므로, 피고가 박BB로부터 2011. 8. 9. 및 2011. 8. 10. 합계 OOOO원을 지급받은 것은 공유지분권자로서 지분에 상응하는 매매대금을 지급받은 것이거나 대여금을 변제받은 것이므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판단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4, 7,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박BB가 2003. 3. 29. 김FF으로부터 이 사건 제1부동산을 OOOO원에 매수하여 2003. 4. 1.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피고의 통장에서 2003. 3. 31. OOOO원, 2003. 4. 1. OOOO원이 각 박BB의 통장으로 이체된 사실, 이 사건 제1, 2부동산에 대한 재산세가 피고 명의 통장에서 지급되어 온 사실, ② 2007. 6. 15. 피고의 통장에서 임GG의 통장으로 OOOO원이, 심HH의 통장으로 OOOO원이 각 이체된 사실, 피고의 통장에서 박BB의 통장으로 2007. 6. 20. OOOO원, 2007. 6. 27. OOOO원이 각 이체된 사실, 2008. 2. 1. 피고의 통장에서 김II의 통장으로 OOOO원이 이체된 사실은 각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박BB와 피고가 법률상 부부인 점, ② 앞서 본 이체 내역 이외에도 피고의 통장에서 박BB의 통장으로, 또는 박BB의 통장에서 피고의 통장으로 수시로 금원이 이체된 점, ③ 이와 같은 이체 내역에 비추어 볼 때 2003. 3. 31. 및 2003. 4. 1. 피고의 통장에서 박BB의 통장으로 이체된 금원이 이 사건 제1부동산의 매매대금 중 일부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피고의 통장에서 임GG, 심HH, 김II, 박BB의 통장으로 각 이체된 금원이 박BB에 대한 대여금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④ 가사 대여금이라고 할지라도 돈을 빌려준 시점으로부터 4년여가 지난 후에야 이를 변제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이례적이며, 피고와 박BB 사이에 수시로 금원이 이체된 사실에 비추어 대여금이 2011. 8. 9. 이전에 이미 변제되었을 가능성도 큰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앞서 본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제1부동산 중 13/120 지분을 박BB에게 명의신탁 하였고, 원고 주장과 같이 OOOO원을 대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결국 박BB가 피고에게 2011. 8. 9. 및 2011. 8. 10. 합계 OOOO원을 지급한 것은 증여라고 봄이 상당하다.

박BB가 피고에게 OOOO원을 지급한 2011. 8. 9. 및 2011. 8. 10. 당시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었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따라서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박BB가 피고에게 금전을 증여하여 준 것은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킨 행위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도 추정된다.

다. 원상회복의 방법

그러므로 박BB와 피고 사이에 2011. 8. 9. 체결된 OOOO원의 증여계약 및 2011. 8. 10 체결된 OOOO원의 증여계약은 모두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위 사해행위의 목적물인 금전의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가액배상으로 OOOO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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