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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3. 9. 13. 선고 2012나94171 판결
[총회재판국판결무효확인][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대한예수교장로회 강북제일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보나 담당변호사 우수영)

원고보조참가인

원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문용호 외 1인)

피고, 항소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 율촌 외 1인)

변론종결

2013. 8. 23.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피고가 2011. 8. 1.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가 원고보조참가인을 원고 위임목사로의 청빙을 승인한 결의(제168회 2005. 10. 17. ~ 2005. 10. 18.)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한 판결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나. 피고가 2011. 12. 8.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가 제138회기(1993. 4. 21.) 노회에서 행한 원고보조참가인에 대한 목사안수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한 판결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다. 피고가 2011. 12. 23.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가 원고보조참가인을 원고 위임목사로의 청빙을 승인한 결의(제168회 2005. 10. 17. ~ 2005. 10. 18.)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한 판결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라. 원고의 대표자(위임목사, 담임목사, 당회장)는 원고보조참가인임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인정사실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원고’를 ‘원고 교회’로, ‘피고’를 ‘피고 총회’로, 제1심 판결문 제7면 밑에서 셋째 줄의 ‘원고보조참가인’을 ‘원고보조참가인(이하 ’원고보조참가인‘이라 한다)’으로 각 고치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대표권 없는 자에 의한 소 제기

1) 피고 총회의 주장

피고 총회의 재판국 판결인 제1, 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 및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이하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이라 한다)에 의하여 원고보조참가인에 대한 목사안수결의 및 위임목사 청빙승인결의가 무효임이 확인되었으므로 원고보조참가인은 더 이상 피고 총회 소속 목사 및 원고 교회의 대표자인 담임목사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대표권 없는 자가 제기한 소송으로서 부적법하다.

2) 판단

살피건대, 원고 교회는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의 효력을 다투기 위하여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무효판결에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보조참가인은 여전히 피고 총회 소속 목사이자 원고 교회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각 무효판결에 따라 원고보조참가인이 원고 교회의 대표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함을 전제로 소외 1이 원고 교회의 대리당회장 자격으로 2013. 8. 22. 소취하서를 제출하고 있으나, 원고 교회와 원고보조참가인이 신청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카합2049 총회재판국판결효력정지등가처분 사건에서 위 법원이 2012. 11. 7.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의 효력을 이 사건의 판결확정시까지 정지하고 평양노회에 원고 교회의 임시당회장 또는 대리당회장 파송을 금지하는 결정을 한 점, 교단헌법 제67조 제3항, 헌법시행규정 제16조 제8항에 의하면 대리당회장은 당회장이 행방불명, 질병 등으로 인하여 3개월 이상 의사표시가 불가능한 경우에 당회장이 위임하거나 노회가 파송하는데, 원고보조참가인에게 이러한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소외 1은 원고 교회를 대표할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소외 1에 의한 위 소취하는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 총회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에 대한 확인의 이익 부존재

1) 피고 총회의 주장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 이후 피고 총회 재판국은 다시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을 선고하여 평양노회의 위 청빙승인결의가 무효임을 재차 확인하였으므로,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과거의 법률관계의 존부 확인을 구하는 청구에 해당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

또한 원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에 의하여 목사 자격이 이미 박탈되었으므로 제1, 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에 대하여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원고 교회의 당회장으로서의 자격이 부여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

2) 판단

살피건대 확인의 소에 있어서 확인의 이익은 그 대상인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93299 판결 등 참조). 또한 과거의 법률관계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법률관계의 확인소송은 즉시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43580 판결 ).

그런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무효판결에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없으므로 여전히 원고보조참가인은 피고 총회 소속 목사의 지위에 있다. 그리고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 및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에 그 효력이 없는 이상 원고 교회의 대표자가 원고 교회가 청빙한 원고보조참가인인지 아니면 평양노회가 파송한 임시 당회장인지 여부는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의 효력에 의하여 정하여지므로,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의 무효확인청구는 현재 원고 교회의 자율적인 대표자 구성권한 및 그 대표자의 지위에 관한 불안·위험을 제거하는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총회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원고 교회의 대표자 지위 확인청구의 상대방

1) 피고 총회의 주장

원고보조참가인이 원고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주체는 원고 교회의 일부 교인들이므로, 위 교인들을 상대로 담임목사지위 확인청구를 하여야 한다.

2) 판단

피고 총회가 원고 교회의 원고보조참가인에 대한 목사청빙의 효력 및 원고보조참가인의 피고 총회 소속 목사로서의 자격을 부정하는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을 선고하고, 이에 따라 평양노회가 당회장 결원을 이유로 임시당회장을 파송함으로써 원고 교회 내부에서 원고보조참가인의 당회장으로서의 지위에 관한 갈등이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 교회는 피고 총회를 상대로 원고보조참가인의 원고 교회의 대표자로서의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원고 교회의 대표자에 관한 현재의 불안·위험을 제거하는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 교회는 피고 총회를 상대로 원고보조참가인이 원고 교회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것에 대한 확인을 구할 이익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 총회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에 대한 확인의 이익의 부존재

피고 총회는,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의 관련 당사자는 무효판결을 선고한 피고 총회, 안수결의를 행한 평양노회, 안수결의를 통하여 목사 자격을 부여받은 원고보조참가인 등이고, 원고 교회는 기본적으로 위 무효판결의 관련 당사자가 아니어서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의 효력 여하에 따라 원고 교회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 불안이 야기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의 무효를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1993. 4. 21. 제138회 평양노회에서 ○○○교회가 청원한 원고보조참가인에 대한 목사안수를 허락하는 결의(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은 이 결의를 목사안수결의로 보아 무효로 한 것이다)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로 인하여 원고보조참가인이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가 될 수 없다는 점에 대하여는 원고 교회 및 피고 총회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이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의 이유 중 하나가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로 원고보조참가인이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평양노회가 임시당회장을 파송할 수 있게 되어 원고 교회가 자율적으로 당회를 구성할 권한이 침해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보조참가인이 위임목사로서 원고 교회를 대표하여 행한 원고 교회의 모든 행위의 효력이 부정될 위험이 있으므로, 원고 교회는 이 사건 목사안수결의 무효판결의 무효를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총회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종교의 자유와 사법심사의 대상

1) 피고 총회의 주장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부적법하다.

가)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은 원고보조참가인의 목사 또는 위임목사로서의 지위에 관한 종교단체 내부의 결정일 뿐이고 원고보조참가인의 일반 국민으로서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다.

나) 교단헌법에 의하면 목사는 피고 총회 교단의 본질인 그리스도의 말씀을 교인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는 성직자이고, 목사 또는 위임목사의 자격 요건 문제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달하는 자의 자격에 관한 것이므로, 이에 관한 결정은 종교단체의 교리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다) 종교단체 내부적으로 독립된 기관에 의해서 객관적인 결정이 내려진 경우에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법원이 해당 결정의 효력 자체를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2) 판단

가) 종교활동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에 의하여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그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따라서 국가기관인 법원으로서도 종교단체 내부관계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그것이 일반 국민으로서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실체적인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당해 종교단체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 그러나 교인으로서 비위가 있는 자에게 종교적인 방법으로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권징재판)가 아닌 한 종교단체 내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법상의 행위라 하여 반드시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소의 이익을 부정할 것은 아니고, 다만, 종교단체가 그 교리를 확립하고 신앙의 질서를 유지하는 자율권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므로, 종교단체의 의사결정이 종교상의 교의 또는 신앙의 해석에 깊이 관련되어 있다면, 그러한 의사결정이 종교단체 내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그 의사결정에 대한 사법적 관여는 억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법원 2011. 10. 27. 2009다32386 참조).

나) 그런데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은 비록 교단헌법의 제3편 권징 부분에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교단헌법의 규정에 의하더라도 권징재판과는 구별되는 행정소송의 일종이고, 그 목적도 헌법 또는 규정에 위반한 치리회의 결의의 효력을 다투기 위한 것으로,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고 교회의 신성과 질서를 유지하며 범죄자의 회개를 촉구하여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는 권징재판과는 다른 점에 비추어, 권징재판의 일종이 아니라 종교단체 내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지교회의 자율권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할 것이다.

다) 또한 이 사건 각 무효판결은 원고 교회가 위임목사로 청빙한 원고보조참가인이 목사 및 위임목사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한 피고 총회의 의사결정인바, 교단헌법에 의하면 목사는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교인들을 깨우치는 교사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성직자이기는 하나(제2편 제24조), 교단헌법에서 정한 목사의 자격이 교리 및 신앙의 해석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특히 이 사건에 있어서 제1, 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의 이유가 된 원고보조참가인의 미국 시민권 보유는 교리 및 신앙의 해석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나아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므로(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 사인 간에 기본권 침해 여부가 문제되어 민사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비록 이러한 문제가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자율성이 고도로 보장되어야 할 종교단체 내부에서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국가기관인 법원으로서는 이에 대한 심사를 회피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고 교회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권리는 교인의 기본 자치조직인 지교회가 자율적으로 설교와 치리권을 담당할 담임목사를 초빙할 자유인바, 이러한 지교회의 자유는 같은 교단의 상급단체로부터도 보호받아야 할 권리인 점, 담임목사는 교회 내부의 치리권뿐만 아니라 교회의 대표자로서 교회 소유 재산의 관리처분권까지 가지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지교회 및 지교회 구성원의 종교활동의 자유, 결사의 자유, 재산권 행사의 자유에 해당하므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마) 따라서, 피고 총회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우리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국가기능을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종교단체의 조직과 운영은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므로, 교회 안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각종 결의나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그저 일반적인 종교단체 아닌 일반단체의 결의나 처분을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3다63104 판결 참조).

한편, 법인 아닌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춘 개신교 교회가 특정 교단 소속 지교회로 편입되어 교단의 헌법에 따라 의사결정기구를 구성하고 교단이 파송하는 목사를 지교회의 대표자로 받아들이는 경우 교단의 정체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원칙적으로 지교회는 소속 교단과 독립된 법인 아닌 사단이고 교단은 종교적 내부관계에 있어서 지교회의 상급단체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지교회가 자체적으로 규약을 갖추지 아니한 경우나 자체규약에 의하여 교단이 정한 헌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인 경우에도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교단 헌법에 구속된다(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 ).

그러므로, 지교회인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 청빙의 효력에 관한 상급단체인 피고 총회의 판결은 피고 총회가 스스로 마련해 놓은 절차적 규범이 형해화될 정도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거나 그 내용이 원고 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여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살피건대,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의 대상인 평양노회의 청빙승인결의는 교단헌법 제2편 제29조 제1항이 정한 ‘치리회(노회)의 결의’에 해당하므로, 그에 대한 무효확인의 소는 교단헌법 제2편 제73조, 제3편 제164조 제1항에 따라 당해 치리회인 평양노회 회원인 ‘노회 소속 목사와 당회에서 파송한 총대장로’가 위 결의의 절차 또는 내용 등이 중대하고 명백하게 헌법 또는 규정에 위반됨을 이유로 그 차상급 치리회인 총회의 재판국에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위 소를 제기한 소외 2는 지교회인 원고 교회의 ‘안수집사’에 불과하여 평양노회의 회원이 아님이 명백하므로, 차상급 치리회의 재판국에 소를 제기하여 당해 치리회 결의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교회법상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당사자적격이 없다{한편, 을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총회 재판국이 2011. 10. 18. 판결경정절차를 통해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의 대상이 된 행정쟁송의 종류를 당사자적격의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아니하는 ‘무효 등 확인소송’으로 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교단헌법 제3편 제152조 제2항의 ‘무효 등 확인소송’은 치리회장이 행한 행정행위의 효력 또는 존부를 다투는 소송으로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이 그 대상으로 삼은 치리회의 결의의 효력 유무를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아님이 명백하므로, 위 판결경정으로 행정쟁송의 종류 표시를 변경한 것만으로는 위와 같은 당사자적격에 관한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 없다(뿐만 아니라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의 주문은 여전히 치리회장의 행정행위가 아니라 ‘노회의 결의’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① 교단헌법이 치리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의 당사자적격을 해당 치리회의 회원으로 제한한 것은 대등한 지위에 있는 각 치리회 사이의 수평적 자율성뿐만 아니라, 각급 치리회의 의사결정이 상·하급 치리회로부터 독립되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측면에서의 수직적 자율성을 함께 보장하고자 하는 취지로 해석되는 점, ② 교단헌법 제2편 제5조, 제61조, 제63조제73조 등에서 치리권의 의미 및 권한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면서 행정과 권징을 담당하는 치리회 구성원을 목사와 장로로 엄격히 한정하고 있는 점, ③ 교단헌법상 조직교회의 위임목사 청빙은 당회 및 공동의회에서의 청빙결의와 노회에서의 청빙승인결의라는 독립된 별개의 결의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고, 원고 교회의 대표자인 원고보조참가인의 청빙도 그와 같은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당회와 공동의회의 만장일치에 의하여 청빙된 점, ④ 그럼에도 피고 총회 재판국이 당해 치리회의 구성원도 아니고 하급 치리회인 지교회 당회의 구성원도 아니어서 어느 치리회의 결의를 대상으로 삼더라도 그 결의의 무효를 구할 수 없는 지위에 있는 소외 2의 제소를 받아들여 평양노회의 청빙승인결의를 무효라고 판결한 점, ⑤ 원고 교회나 원고 교회의 대표자인 원고보조참가인은 위 재판절차에서 아무런 소명기회도 가지지 못한 점, ⑥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로 말미암아 원고 교회는 대표자의 지위에 관한 분쟁으로 많은 혼란을 겪고 사실상 분열된 점, ⑦ 원고보조참가인이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 원만히 시무해 온 6여 년이 지난 이후에 미국 시민권의 문제로 그 청빙승인결의를 무효화하여 원고 교회의 존립에 혼란을 가져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에는 교단헌법이 현행 실정법을 차용하여 마련한 교회 내의 기본적인 소송절차, 치리권의 행사 및 그 시정의 주체를 엄격하게 제한한 장로교의 본질이나 각 치리회 간의 자율성을 보장한 조직규범에 위배되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체적으로도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는 판결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1) 인정사실

갑 제21호증의 3, 4, 갑 제24호증,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보조참가인은 1991. 1.경부터 피고 총회 소속 지교회인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다가 1991. 4.경 목사고시에 합격한 후 ○○○교회 전도사의 신분으로 ○○○교회로부터 파송을 받아 1991. 7.부터 1993. 4. 16.까지 미국에 있는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였다.

나) 원고보조참가인은 1993. 4.경 ○○○교회로부터 부목사로 청빙을 받을 당시 위와 같이 미국의 한인장로교회에서 전도사로 시무하였다는 △△△△△△△교회 담임목사 소외 8 발행의 경력증명서를 제출하였는데, ○○○교회의 당회는 원고보조참가인이 ○○○교회의 전도사의 신분으로 파송을 받아 미국에서 사역한 점을 인정하여 ○○○교회 전도사로서의 이력을 인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보조참가인은 평양노회에 1991. 1.부터 ○○○교회의 전도사로 시무하였다는 내용의 이력서를 작성·제출하였다.

다) ○○○교회는 당회의 결의 및 제직회의 동의를 거쳐 평양노회에 원고보조참가인을 목사로 임직함과 동시에 부목사로 청빙함을 승인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위 이력서 및 경력증명서를 제출하였는데, 평양노회는 위와 같은 미국에서의 전도사사역을 인정하여 원고보조참가인에게 피고 총회 소속 목사의 자격을 부여하고 ○○○교회 부목사로서의 청빙을 승인하기로 결의하고, 1993. 4. 21.경 원고보조참가인을 피고 총회 소속 목사로 안수하였다.

라) 원고보조참가인은 위와 같은 목사안수 이후 피고 총회의 해외협력교단인 미국장로교 산하 □□□□□□□□□교회의 담임목사로 시무하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2005. 10.경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되었다.

2)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7, 24, 26, 41, 69, 7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교단헌법 제2편 제26조 제1항 제2호, 제38조, 헌법시행규정 제16조 제4항, 제28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 총회 소속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피고 총회 직영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2년 이상의 교역 경험을 가진 자라야 하고, 위와 같이 2년 이상 교역 경험을 가진 자라 함은 당회장이 발부한 전임전도사 경력 2년 이상의 증빙서류를 제출한 자를 의미하며, 목사후보생은 그 소속이 당회에 있고 직무상으로는 노회의 지도 아래에 있는 자이다. 그리고 피고 총회 산하 헌법위원회는 2001. 3. 26.경 교단헌법 제2편 제26조의 2년 이상의 교역 경험을 가진 자의 의미에 대하여 교역경험 2년 이상의 증명서류(당회장이 발부)를 첨부한 자라고 결의하였다.

위 규정들 및 헌법위원회의 해석에 의하면 그 소속이 당회에 있고 노회의 지도를 받는 자가 전임전도사 사역을 2년 이상 경험하면 목사의 자격을 구비하게 되는 것이고, 위 요건의 구비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권은 전임전도사 경력에 대한 증빙서류를 발부하는 목사후보생이 속해 있는 당회장에게 있으며, 전임전도사 사역을 대한민국에 있는 피고 총회 소속 지교회에서 하여야 한다고 한정하고 있지 않다.

위와 같은 교단헌법 규정 및 그 해석에 비추어 볼 때, 원고보조참가인은 피고 총회 소속 지교회인 ○○○교회 소속 전도사로 사역한 이후 ○○○교회로부터 파송을 받아 미국에 있는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함으로써 전도사 사역을 2년 이상 경험하였고, 위 목사안수 당시 ○○○교회 당회장이 위와 같은 경력을 2년 이상의 전임전도사 경력으로 인정하여 목사안수 및 부목사로의 청빙을 요청하였으므로, 원고보조참가인은 2년 이상의 전임전도사 경력을 갖춘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보조참가인이 대한민국에 있는 피고 총회 소속 지교회에서 전임전도사 사역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단지 이를 가지고 교단헌법 또는 헌법시행규정에서 규정한 목사의 자격요건을 구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2) 또한 위와 같이 전임전도사 사역의 경험을 요구하는 것은 목사로 사역하기 이전에 교역의 경험을 검증하기 위한 것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보조참가인은 목사안수 후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이 선고되기까지 약 18년 동안 □□□□□□□□□교회와 원고 교회의 담임목사로 사역하여 그 경험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졌으므로, 원고보조참가인이 대한민국에 있는 피고 총회 소속 지교회에서 전임전도사 사역을 하지 않은 것이 교단헌법에서 규정하는 목사의 자격의 요건에 위반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의 시점에 이르러서는 위와 같은 하자는 충분히 치유되었다고 볼 것이다.

(3) 목사안수를 받은 후 18년 동안의 목회 사역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비위사실에 따른 징계절차 없이 피고 총회 재판국이 목사안수에 관한 지교회 및 노회의 판단을 다시 번복하는 것은 당해 목사가 한 18년간의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결과가 되어 지교회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위 판결로 원고보조참가인 개인의 목사 지위 박탈뿐만 아니라 원고 교회가 사실상 분열되었고, 향후 원고보조참가인이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서 한 행위의 효력에 관하여도 분쟁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한다.

(4) 피고 총회는 치리회의 결의의 하자 등에 대하여 실정법을 차용하여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는 교회를 치리하는 피고 총회가 정치적인 판단이 아닌 공정한 법적 판단을 하려는 목적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안수결의가 ○○○교회의 요청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교회 당회에 전임전도사 교역경험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권이 유보되어 있으며,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로 원고보조참가인이 ○○○교회 부목사로서 한 활동의 효력이 부정되므로, ○○○교회가 중요한 이해관계를 가짐에도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소송은 ○○○교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원고 교회 장로 소외 7에 의하여 제기되었고, ○○○교회에게는 소명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공정한 판단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5) 목사 개인의 비위사실이 있는 경우 권징재판을 통해서 그 자격을 박탈시킬 수 있는데 목사 개인에 대한 권징절차가 아닌 노회가 한 안수결의의 무효소송으로 목사의 자격을 박탈시키는 경우 목사 개인이 당사자 본인이 되지 아니하여 충분한 변론권 및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하므로, 교단헌법 제3편 제4조 제1항의 ‘재판을 받아 자기를 방어할 권리’를 형해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원고보조참가인 역시 위 재판절차에서 소송참가인의 지위로 서류를 제출한 것 이외에 변론에는 참가하지 못하여 충분한 소명기회를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6) 목사안수 후 18년이 경과하여 목회 경험에 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졌음에도 2년 간의 교역 경험에 관한 해석을 달리하여 자격요건이 미비되었다는 이유로 지교회의 당회와 노회가 인정한 목사의 자격을 소급하여 무효화시키는 것은 신뢰의 원칙에도 크게 반한다.

나)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은 절차적 방어권을 박탈시킨 것으로서 장로교의 조직규범에 위배되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체적으로도 지교회의 종교의 자유와 자율성 및 독립성, 목사 개인의 직업권, 신뢰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는 판결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라.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1) 앞서 본 바와 같이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은 평양노회의 위 청빙승인결의의 무효사유로,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에 의하여 원고보조참가인은 더 이상 피고 총회 교단의 목사가 아니고, 총회 결의에 반하여 미국 시민권자에게 청빙승인결의를 한 점을 들고 있다.

2) 먼저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안수결의 무효판결이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인 판결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3) 다음으로 원고보조참가인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이유로 평양노회의 위 청빙승인결의가 무효라고 판단한 부분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갑 제8, 9, 15, 78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4, 갑 제88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보조참가인은 원고 교회의 청빙 당시 미국 □□□□□□□□□교회의 목사로 시무하는 미국 시민권자였는데, 원고 교회의 임시당회장이던 소외 3은 원고보조참가인에게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만 청빙이 가능함을 통보하였고, 이에 원고보조참가인은 자신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자인하고 자녀 중 미국 육군사관학교에 응시코자 준비 중인 자가 있음을 이유로 2~3년 후에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로 약속하였다.

(2) 원고 교회의 당회는 원고보조참가인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알고도 원고 교회의 담임목사이자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였고, 원고보조참가인의 위임목사 청빙을 위하여 2005. 7. 24.에 열린 원고 교회의 공동의회에서 청빙위원장 소외 4 장로는 원고 교회 교인들에게 원고보조참가인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밝혔으며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

(3) 평양노회는 제168회 노회(2005. 10. 17. ~ 2005. 10. 18.)에서 원고보조참가인의 외국국적동포국내거소신고증 사본을 첨부한 청원서류 일체를 노회 정치부에 보고한 후 원고보조참가인을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것을 승인하는 결의를 하였다.

(4) 원고보조참가인은 2011. 6. 8. 한국국적회복허가를 신청을 하여 2011. 8. 10. 한국 국적을 회복한 후 2012. 2. 23. 미국 시민권을 포기함으로써 한국 국적 취득절차를 완료하였다.

(5) 개신교 교단 중 하나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96회 총회(2011. 9. 23. ~ 2011. 9. 26.)에서 외국 영주권자와 시민권자에게 교회의 청빙권, 노회와 총회의 의결권과 선거권뿐만 아니라 피선거권까지 부여하기로 결의하였다.

나) 교단헌법 제3편 제6조, 제163조, 제164조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 총회는 현행 실정법을 차용하여 치리회의 소집절차, 결의방법, 그 결의의 내용이 헌법 또는 규정에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반되는 경우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이 결의무효확인의 소에 의하여 그 결의의 효력을 무효화할 수 있도록 하고, 결의의 절차 및 내용이 헌법 또는 헌법시행규정에 위반되더라도 중대·명백한 정도의 위반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제소기간의 제한(결의의 날로부터 60일 이내)을 두어 결의취소의 소에 의하여 그 효력을 무효화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치리회의 결의 및 교회의 단체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헌법 또는 규정에 위반된 치리회 결의의 하자만을 결의무효확인의 소 또는 결의취소의 소의 원인으로 삼아 결의의 효력을 다툴 수 있도록 그 사유를 제한하고, 그 중에서도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는 결의무효확인의 소의 경우에는 결의를 무효화하는 것을 엄격히 하여 헌법 또는 규정을 중대·명백하게 위반한 경우에 한정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피고 총회의 헌법 또는 규정에 외국 시민권자는 대한민국에 있는 피고 총회 소속의 지교회에서 목사로 시무할 수 없다는 제한규정이 없으므로, 미국 시민권자인 원고보조참가인을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승인한 평양노회의 결의가 피고 총회의 헌법 또는 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총회의 제69회 및 제87회 총회 결의에서 피고 총회 산하 소속 목사 중 외국 시민권자는 공직에서 시무할 수 없다고 결의한 것은 외국시민권자가 피고 총회 소속 목사가 될 수 있음을 전제로 노회 또는 총회에서 공직을 맡을 수 있는 피선거권을 제한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평양노회의 청빙승인결의가 피고 총회의 결의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설령 피고 총회의 위 제69회 및 제87회 총회 결의가 외국 시민권자가 지교회의 목사로 시무할 수 없음을 결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총회의 결의는 헌법 또는 규정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노회의 결의가 총회의 결의에 반한다는 것을 결의무효 또는 결의취소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이에 대하여 피고 총회는, 총회 출석회원 3분의 2 이상의 결의로 피고 총회 헌법의 개정이 가능한데, 위 총회 결의에 출석한 회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였으므로 교회 내부적으로는 헌법 개정에 준하는 정당성을 갖추었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총회 결의가 헌법이나 규정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총회의 결의내용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노회의 결의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사유가 된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외국시민권자인지 여부가 지교회의 목사가 되는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기 어려운 점(한국기독교장로회는 외국시민권자가 지교회의 목사가 될 수 있음을 전제로 노회에서의 피선거권까지 부여하였다), ② 지교회가 교단이 정한 헌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단 헌법에 구속되는데, 원고 교회의 당회, 공동의회 및 평양노회가 원고보조참가인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알고도 그 청빙을 승인하였으며, 원고보조참가인의 청빙 당시 원고 교회의 당회 및 공동의회가 만장일치로 그 청빙을 결의한 점, ③ 원고보조참가인이 위 청빙승인 후 약 6년 동안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 시무하여 왔는데, 위와 같은 하자를 이유로 이제 와서 원고보조참가인에 대한 청빙승인을 무효화시키는 것은 원고 교회의 존립과 자율성을 심히 위태롭게 하는 점, ④ 원고보조참가인이 당초 약속했던 시일보다는 늦었으나 2011. 6. 8. 한국국적회복절차를 신청하여 2011. 8. 10. 한국 국적을 회복한 후 2012. 2. 23.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여 한국 국적 취득절차를 완료한 점, ⑤ 피고 총회가 미국 시민권 포기에 대한 약속의 이행청구나 책벌이 아닌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을 통해 원고보조참가인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권징재판에 의하지 아니한 책벌로서 원고 교회의 권징권한 및 원고보조참가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고, 이로 말미암아 원고 교회가 내부적으로 분열되는 등 큰 혼란을 겪게 된 점에 비추어 보면, 총회결의 위반의 하자가 피고 총회의 헌법헌법시행규정에 중대하고 명백하게 위반되는 결의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는 도무지 볼 수 없고, 결의취소소송의 사유로 취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해 치리회 회원은 청빙승인결의가 있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의취소의 소를 제기하여야 할 것인데,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소송이 위 청빙승인결의일로부터 6년이나 지난 후에야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다) 위와 같이 외국 시민권자를 지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것을 승인한 평양노회의 결의는 비록 피고 총회의 결의에 위반된다 하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헌법 또는 규정 위반이라고 볼 수 없어 결의무효사유로 삼을 수 없음에도 그 제소기간 및 위반사유의 제한에 관한 규정을 도외시한 채 이를 무효로 선언한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은 교단헌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적 요건을 형해화하고, 실체적으로도 그 내용이 원고 교회의 독립성, 자율성이나 종교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여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제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은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 매우 중대한 하자가 있는 판결로서 무효이다.

마. 원고 교회의 대표자 지위 확인

원고보조참가인이 교단헌법에 의한 청빙절차에 따라 원고 교회의 당회 및 공동의회의 청빙결의, 평양노회의 청빙승인결의에 의하여 2005. 10. 17. 원고 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되어 시무하여 온 사실, 위 청빙승인결의의 효력을 부인한 제1, 2차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이 모두 무효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 교회의 대표자(위임목사, 담임목사, 당회장)는 여전히 원고보조참가인이라고 할 것이다.

바. 피고 총회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교단 내부 행위

피고 총회는, 피고 총회 교단 목사의 임명(안수결의) 및 당회장의 임명(청빙승인)은 피고 총회 교단의 내부적인 행위이고, 이와 관련하여 평양노회가 대표권을 가지고 있는데, 교회는 비법인사단의 일종으로서 총회의 결의를 위반한 교회 대표자의 행위의 내부적인 효력에 대하여는 민법 제59조 제1항 단서가 유추적용될 수 있으므로, 목사 및 당회장의 자격 요건에 관한 피고 총회의 결의를 위반한 평양노회의 결의는 민법 제59조 제1항 단서의 취지에 따라 피고 총회 교단 내부적으로 무효이고, 피고 총회 재판국으로서는 당연히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 교회, 평양노회, 피고 총회가 하나의 교단을 형성하고 있다 하더라도 원고 교회, 평양노회, 피고 총회는 각각 독립적인 조직과 의사결정기구를 갖춘 독립된 법인격으로서 평양노회가 피고 총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인과 법인의 대표자의 대표권에 관하여 규율하고 있는 민법 제59조 제1항 단서는 피고 총회와 평양노회 사이에 유추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총회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조건부 승인행위

피고 총회는, 평양노회의 청빙승인결의는 원고보조참가인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일종의 조건부 승인행위인데, 이러한 조건부 승인행위는 교단헌법상 근거가 없어 그 자체로 무효일 뿐만 아니라 원고보조참가인이 위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였으므로 청빙승인결의 무효판결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보조참가인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원고 교회의 당회가 원고보조참가인을 위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였고, 평양노회가 이를 승인하는 청빙승인결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평양노회가 원고보조참가인의 한국 국적 취득을 조건으로 위 청빙승인결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교회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 총회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낙송(재판장) 황정수 장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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