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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15.4.22. 선고 2014구합2821 판결
근로자공급사업허가신청거부처분취소
사건

2014구합2821 근로자공급사업허가신청 거부처분취소

원고

A노동조합

피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

변론종결

2015. 3. 4.

판결선고

2015. 4. 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3. 5. 27. 원고에 대하여 한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신규허가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B위원회(C항 공용부두의 추가확보와 조기완공 등 C항 발전을 위해 결성된 민간단체)의 임원들은 2013. 2. 25. 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인 원고를 설립하고, 2013. 2. 26. D시장으로부터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2013. 4. 4. 현재 원고 조합원의 수는 20명이다.

나. 원고는 2013. 4. 4. 피고에게 직업안정법 제33조에 따라 '근로자 공급계획: 월간 450명, 연간 5,400명, 공급대상 업체 수: E, F, G, H, I, J, K 등 7개사, 업무구역: C항 만'으로 하여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에 대한 신규허가신청(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13. 5. 27.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직업안정법 제33조를 적용하여 이 사건 신청을 불허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① C항의 경우 물동량 증가 및 부두증설 등으로 근로자 공급인원의 증가요소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공급인원 증가가 반드시 공급사업 신규허가가 필연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은 아닌 점(이하 ‘불허사유 1점'이라 한다), ② 원고의 임원 등은 B위원회 소속으로 부두관

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 곤란한 점(이하 ‘불허사유 2점'이라 한다),

③ 공급대상 업체가 포함된 일부 부두의 경우 항만인력 공급체제 개편이 완료된 상태로 근

로자공급 여부가 불투명하고, 타 부두의 경우에도 다수 근로자공급사업자가 참여할 경우

마찰 가능성이 높아 원활한 부두업무 수행과 고용관계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

단됨(이하 ‘불허사유 3점'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2013. 7. 1. 행정심판 청구를 하였으나, 2014. 2. 18. 기각되었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허가요건의 충족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신규허가는 법령이 정한 허가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허가를 내주어야 하는 기속행위이거나 원칙상 허가를 내주어야 하는 기속재량행위이다. 원고는 '노동조합의 업무범위, 당해 지역별 직종별 인력수급상황 및 고용관계안정유지'라는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한편 피고가 불허사유 2점으로 든 '공급사업수행에 적합한 노동조합인지 여부'는 직업안정법 제33조가 규정한 허가요건이 아니다. 설사 이를 허가요건이라 본다 하더라도, 근로자공급사업에 관한 능력 이외에 하역업무수행의 전문성과 항만현장 업무경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원고는 제3자와 근로자공급계약을 맺고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을 정도로 C항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위 허가요건을 충족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불허사유 1~3점을 들어 원고의 신청을 불허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설령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신규허가처분이 재량행위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앞서와 같이 허가요건을 충족하여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노동조합에 해당하는 점, 제3차 항만기본계획 등에 따라 D 지역 항만시설 등이 계속하여 증가될 예정에 있고, 원고의 사업구역과 기존 노동조합의 사업구역이 중복되더라도 그로 인하여 기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미미하여 이 사건 신청이 허가된다고 하더라도 C항에 대한 항만인력 공급의 과잉이 초래되지는 않는 점, 이 사건 신청이 허가될 경우 항만인력을 공급하는 노동조합 사이의 경쟁체제가 이루어짐에 따라 기존 노동조합이 행한 기존의 폐습, 폐단이 줄어들 수 있는 점, 노동조합법의 복수노조 교섭창구의 단일화 절차 규정에 따라 노조 간 갈등이나 물리적 충돌을 해소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적 목적에 비하여 원고의 사익을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형평의 원칙, 비례의 원칙 등에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허가요건의 충족 주장에 관하여

가) 먼저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가 기속행위 내지 기속재량행위인지 본다.

어느 행정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 나아가 재량행위라고 할지라도 기속 재량행위인지 또는 자유재량행위인지의 여부는 이를 일률적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고, 당해 처분의 근거가 된 규정의 형식이나 체재 또는 문언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3388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두549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직업안정법제33조 제3항에서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경우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노동조합만이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을 허가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업무범위와 해당 지역별 직종별 인력 수급상황 및 고용관계 안정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당해 처분의 근거가 된 규정이 '등'이라고 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고려할 사항을 개방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허가권자는 신청자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노동조합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업무범위와 해당 지역별·직종별 인력수급상황 및 고용관계 안정유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는 자유재량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설령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가 기속행위 내지 기속재량행위라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그 허가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제4호 단서 라목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 다만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 노동조합법 각 규정의 문언 내용과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조 제1호 및 제4호 단서 라목의 '근로자'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자에 한정하는 것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07448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을 제3, 6, 8, 11,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① '자영업자(부동산), L위원회 사무처장, B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일하던 M, 폐기물처리업체 '0'에서 근무하던 N, 어업에 종사하던 P, 토목관련 근로자인 Q,E 협력사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던 R, E 협력사에 근무하던 S, 건설업체에 근무하면서 B위원회 총무이사로 일하던 T, 사진작가(예식장)로서 B위원회 총무부장이던 U(이하 '원고 설립자들'라 한다)가 2013. 2. 18. 주축이 되어 원고를 설립한 사실, ② 원고 노동조합에서 M은 위원장, T는 부위원장, U는 사무국장을 맡게 되었고, 이들은 D 지역의 유지들로서 항만의 하역 관련 사업장에서 근로자로 일해 본 적이 없는 사실, ③ 그런데 원고는 D 지역 항만 현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서, 하역업체의 요청이 있으면 그때마다 소속 조합원들로 하여금 그 하역업체에 근로를 제공하게 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사실, ④ 한편 D 지역 항만 중 V부두(I, J, K)는 항만인 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에 의하여 상용화가 이루어져 각 하역업체에서, 근로자를 고용하여 왔고, W부두(E), X부두(F, G, H)는 각 기존 근로자공급사업자인 Y항운노동조합가 근로자를 공급하여 온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설립자들 중 M, T, U 등은 D 지역 항만업체에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자가 아니어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 라목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 하고, 달리 이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할 만한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아무런 원고의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원고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따라서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가 기속행위 내지 기속재량행위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

가) 먼저 불허사유 2점과 관련하여 '공급사업수행에 적합한 노동조합인지 여부'를 허가 여부 판단 시 고려사항의 하나로 삼을 수 있는지 본다.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관리 규정(이하 '허가관리 규정'이라 한다)'은 직업안정법 제33조같은 법 시행령 제37조 제4호에 따라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 및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여, 고용노동부예규로 제정된 것으로,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관리에 관한 판단의 기준을 정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 리준칙이다. 이는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그에 따른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허가 관리 규정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 허가관리 규정에 부합한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허가관리 규정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이를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설불리 위 허가관리 규정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두1957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근로자공급사업은 그 성질상 사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할 경우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상의 위험, 근로조건의 저하, 공중도덕상 해로운 직종에의 유입, 미성년자에 대한 착취, 근로자에 대한 중간착취, 강제근로, 인권침해, 약취·유인 및 인신매 매 등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직업안정법 제33조 제3항은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을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만이 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고(헌법재판소 1998. 11. 26.자 97헌바31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같은 조 제4항은 허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업무범위'를 고려하도록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법령의 취지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허가관리 규정 제4조 제1호가 근로자공급사업을 허가함에 있어 '공급사업수행에 적합한 노동조합인지 여부'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직업안정법 제33조 제3항 및 제4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이를 고려사항의 하나로 삼은 것 자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 나아가 피고가 불허사유 1~3점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본다.

살피건대, 원고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사유로 불허사유 1, 3점을 든 것이 관련 공익과 사익을 적절하게 고려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피고가 불허사유 2점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와 같은 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적절한 재량권의 행사라고 할 것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병식

판사고진흥

판사정유미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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