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구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의 법적 성격(=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 및 그에 따른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2] 전역사유 미확인자를 국립묘지 안장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구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가 구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맞는 합리적인 것인지 여부(적극) 및 그에 따라 이루어진 안장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
판결요지
[1] 구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2010. 12. 29. 국가보훈처 훈령 제9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국가보훈처장이 심의위원회의 운영에 관하여 구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시행령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여 국가보훈처 훈령으로 제정된 것으로서, 영예성 훼손 여부 등에 관한 판단의 기준을 정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이다. 이는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그에 따른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위 기준에 부합한다고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기준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이를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위 기준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2] 일반적으로 구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2010. 12. 29. 국가보훈처 훈령 제9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운영규정’이라 한다) 제4조 제4항 제2호 규정에서 정한 것과 같은 병적의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안장이 신청된 망인에게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할 사유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그러한 사유가 있더라도 영예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안장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규정한 점에 비추어, 위 규정은 구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취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6·25 전쟁 당시의 사회상 등에 비추어 병적에서 전역사유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라면 정상적인 전역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정상적인 전역이 이루어졌음에도 병적기록 등이 잘못되어 있다면 망인 측에서 다른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도 있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안장대상에서 일단 제외되는 범위에 전역사유 미확인자를 포함시킨 부분 역시 객관적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운영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안장거부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량권 범위 내의 것으로 적법하고, 그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 것이라는 점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당사자가 구체적으로 그 사유를 주장·증명해야 한다.
참조조문
[1] 행정소송법 제1조 [행정처분일반], 제27조 [2] 구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3항 제5호 (현행 제5조 제4항 제5호 참조), 행정소송법 제26조 [증명책임]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국립영천호국원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구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2011. 8. 4. 법률 제110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립묘지법’) 제5조 제3항 제5호 는 안장대상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에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의 부적격 사유인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 여부에 대한 심의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심의 대상자의 범위나 심의 기준에 관해서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는, 국립묘지법이 국가나 사회를 위하여 희생·공헌한 사람이 사망한 때에는 국립묘지에 안장하여 그 충의와 위훈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비록 그 희생과 공헌만으로 보면 안장 대상자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다른 사유가 있어 그 망인을 국립묘지에 안장하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안장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국립묘지 자체의 존엄을 유지하고 영예성을 보존하기 위하여 심의위원회에 다양한 사유에 대한 광범위한 심의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영예성 훼손 여부에 대한 심의위원회의 결정이 현저히 객관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심의 결과는 존중함이 옳고(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8871 판결 참조), 영예성 훼손 여부의 판단에 이와 같이 재량의 여지가 인정되는 이상 그에 관한 기준을 정하는 것도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것으로서 마찬가지로 존중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누13061 판결 ,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두17845 판결 등 참조).
나. 구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2010. 12. 29. 국가보훈처 훈령 제9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운영규정’)은 국가보훈처장이 심의위원회의 운영에 관하여 국립묘지법 및 시행령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여 국가보훈처 훈령으로 제정된 것으로서, 영예성 훼손 여부 등에 관한 판단의 기준을 정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이다. 이는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그에 따른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 기준에 부합한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기준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이를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위 기준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 (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운영규정 제4조 제4항은 영예성 훼손 여부에 관하여 심의·의결함에 있어 그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안장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하고, 그 제2호에서 “병적말소, 불명예제대, 행방불명 및 전역사유 미확인자 등 병적에 이상이 있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위 규정에서 정한 것과 같은 병적의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안장이 신청된 망인에게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할 사유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고, 나아가 그러한 사유가 있더라도 영예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안장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규정한 점에 비추어, 위 규정은 국립묘지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6·25 전쟁 당시의 사회상 등에 비추어 병적에서 전역사유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라면 정상적인 전역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고, 정상적인 전역이 이루어졌음에도 병적기록 등이 잘못되어 있다면 망인 측에서 다른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도 있을 것인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안장대상에서 일단 제외되는 범위에 전역사유 미확인자를 포함시킨 부분 역시 객관적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운영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안장거부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량권 범위 내의 것으로 적법하다 할 것이고, 그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 것이라는 점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당사자가 구체적으로 그 사유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2. 원심은 채용한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6·25 전쟁 참전유공자인 망인에 대한 국립묘지 안장신청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가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망인이 전역사유 미확인자로서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국립묘지법 제5조 제3항 제5호 , 운영규정 제4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망인에 대한 국립묘지 안장비대상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위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수 없고, 이에 따라 망인에 대한 안장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망인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국립묘지 안장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고, 망인이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불가피하게 불명의 사유로 전역하였다거나 행정적 오류로 인하여 망인의 전역사유가 불명으로 처리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처분사유의 존재에 관한 증명책임의 귀속에 관하여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헌법 등을 위반하여 이 사건 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을 그르쳤다는 등의 잘못이 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는 망인의 전역일과 전역사유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에 관하여 채증법칙 위반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 주장과 같이 망인이 1951. 3. 18.에 불명의 사유로 전역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병적상 망인의 전역사유가 확인되지 않는 점 자체에 대하여는 원고도 수긍하고 있고, 기록상 심의위원회가 운영규정 제4조 제4항에 규정된 ‘특별한 사유’의 존부에 관한 심사를 잘못한 것으로 볼 만한 다른 사정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