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헌재 2002. 1. 31. 선고 2000헌바35 판례집 [구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5항 위헌소원]
[판례집14권 1집 14~35]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수증자가 증여받은 재산을 증여자에게 반환하는 경우(통상 “증여의 합의해제”), 증여 받은 때부터 1년이 도과한 경우에는 반환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 구 상속세법(1993. 12. 31. 법률 제4662호로 개정된 것) 제29조의2 제5항 중 반환에 관한 부분이 계약자유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2.위 법률조항이 실질적 조세법률주의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계약의 자유 등 사적 자치의 원칙과 조세법상의 공평과세의 이념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을 재증여의 경우와 동일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과 예외적으로 일정한 기간 이내의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할 수 없으며, 공평과세라는 증여세제의 기본 이념과 증여세의 공공성 및 공익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합의해제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불가피한 필요, 최소한의 조치라고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또한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국세기본법 및 시행령상의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更正請求)에 의하여 구제될 수 있는 점, 통상적으로 합의해제가 행해지는 동기가 조세부담의 회피 내지 편법적 절세에 있는 점 등을 참작하면, 당사자의 계약의 자유 내지 사적 자치가 더 중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본건에 있어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연혁 및 입법취지, 공평과세라는 증여세제의 기본이념과 증여세의 공공성 및 공익성, 기타 헌법상 규정된 기본권이나 기본원칙과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 그리고 1년이라는 기간은 증여 당사자들로서 반환 내지 증여에 의하여 증여재산을 환원시킬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충분한 시간으

로서 계약의 자유 내지 사적자치를 무의미하게 할 정도로 단기간이거나 이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는 말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기간이 자의적이거나 합리적 기준 없이 결정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계약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거나 사적자치의 원칙이 훼손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2.증여계약의 합의해제에 의하여 당초의 증여자에게 실질적인 재산의 증가가 없다는 것은 사실적 측면에서 본 피상적 결과에 불과하고,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합의해제에 의하여 증여재산을 반환하는 행위는 원래의 증여와는 또 다른 별개의 새로운 증여라고 볼 수밖에 없고, 이는 원래의 증여와 과세대상도 다르다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결국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이 이루어진 경우 법률적인 측면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가리켜 당초 증여자의 재산상태에 변동이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며, 달리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

위 규정이 1년 뒤의 합의해제를 재귀증여(再歸贈與. 원래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증여라는 뜻을 드러내기 위하여 이와 같이 표현한다)와 똑같이 증여세 부과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그 행위의 실질은 증여임에도 불구하고 행위의 당사자들이 이를 합의해제로 가장하여 증여세의 부담을 회피하는 것을 막으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문제가 있다.

우선, 합의해제와 재귀증여는 그 법률행위의 효과의사가 명백히 다르므로 결코 동일한 법률행위가 아니다. 또한 합의해제행위에 비록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는 경우라고 하여도 이러한 목적은 동기에 불과하여 법률행위의 동일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합의해제의 경우에는 원증여가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여 증여재산의 이동(移動)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됨에 반하여 재귀증여의 경우에는 이에 의하여 완전히 새로운 재산의 이동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세법의 측면에서 이 두 개의 행위를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할, 바꾸어

말하면 합의해제를 일률적으로 부정하고 이를 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무슨 합리성을 찾기 어렵다.

소급효를 지닌 합의해제를 부정하고 이를 모두 재귀증여로 취급한다면 조세행정상 재귀증여와 합의해제를 구별하는 어려움은 물론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해제의 당사자들과 조세당국 사이에 그것이 합의해제인가 아니면 재귀증여인가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원증여와 합의해제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 기간중의 사정변경과 합의해제를 하게 된 경위, 원증여 이후의 재산의 사용과 관리상태, 합의해제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합의해제 이후의 재산의 사용과 관리상태 등을 법원이 증거조사와 변론을 통하여 조사함으로써 합의해제를 할 만한 사정변경의 유무를 판단하고 이에 따라 문제의 행위가 그중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판별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것이라고 볼 사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증자와 원증여자가 어쩔 수 없는 사정변경에 대응하여 증여재산의 원상복귀를 추진하면서 절세(節稅)를 위하여 재귀증여가 아닌 합의해제의 형식을 선택하는 것을 조세당국이 부정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하여 부과된 두차례의 증여세 합계액은 이 사건 부동산 매각대금의 1. 6배에 달한다). 이러한 선택이야말로 계약자유의 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합의해제의 경우 증여재산의 이동은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되므로, 비록 원증여에 대한 증여세의 부과는 그것이 조세행정의 안정도모와 탈세방지를 위한 적절한 수단임이 인정되어 그 합헌성을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합의해제에 대하여까지 증여세를 부과하여 결과적으로 두번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이다.

심판대상조문

⑤ 제4항 본문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증여를 받은 자가 증여받은 재산(금전을 제

외한다)을 1년 이내에 증여자에게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경우에는 그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것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④증여를 받은 후 당사자간의 합의에 따라 그 증여받은 재산(금전을 제외한다)을 제20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기한내에 반환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다만, 반환하기 전에 제25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의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⑤생략

참조판례

1. 헌재 1991. 6. 3. 89헌마204 , 판례집 3, 268

헌재 1998. 10. 29. 97헌마345 , 판례집 10-2

헌재 2001. 5. 31. 99헌가18 등, 공보 57, 14

헌재 1998. 5. 28. 96헌가4 등, 판례집 10-1, 522

헌재 1998. 8. 27. 96헌가22 등, 판례집 10-2, 339

헌재 1999. 5. 27. 97헌바66 등, 판례집 11-1, 589

2. 헌재 1997. 11. 27. 95헌바38 , 판례집 9-2, 591

헌재 1999. 5. 27. 97헌바66 등, 판례집 11-1, 589

헌재 1994. 2. 24. 92헌가15 등, 판례집 6-1, 38

헌재 1997. 12. 24. 96헌가19 등, 판례집 9-2, 762

당사자

청 구 인 서○홍

대리인 변호사 진행섭

당해사건 서울행정법원 99구27992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주문

구 상속세법(1993. 12. 31. 법률 제4662호로 개정된 것) 제29조의2 제5항 중 반환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1992. 12. 30. 자신의 아들인 서○원에게 부천시 중구 도당동 대 1,492.9㎡ 및 그 지상 건물 합계 696.04㎡(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증여하여, 1993. 1. 30. 위 증여를 원인으로 서○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데, 1995. 3. 6. 위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한 후 같은 해 5. 27. 이 사건 부동산을 제3자에게 금 920,000,000원에 양도하였다.

(2)강남세무서장은 청구인이 서○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한 행위에 대하여 1995. 9. 16. 서○원에게 증여세 634,125,879원(이하 “1차 증여세”라 한다)을 부과하였고, 서○원이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자 청구인에게 연대납부책임을 부과하여 1998. 9. 30. 청구인이 위 증여세를 모두 납부하였다.

(3)그런데 강남세무서장은 청구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서○원에게 증여한 후 구 상속세법(1993. 12. 31. 법률 제4662호로 개정된 것) 제29조의2 제5항이 허용한 1년 이내에 반환받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위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1998. 11. 2. 청구인에게 증여세 588,750,000원(이하 “2차 증여세”라 한다)을 부과하였고,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 99구27992호로 위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위 법률조항이 실질적 조세법률주의 등에 반한다며 2000아56호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0. 4. 19. 본안청구와 함께 신청이 기각되자 같은 해 5. 2.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위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사건은 청구인의 항소로 현재 서울고등법원 2000누5137호로 계속 중이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심판대상 규정을 구 상속세법(1993. 12. 31. 법률 제4662호로 개정된 것) 제29조의2 제5항으로 하여 본건 청구를 하고 있으나, 위 규정이 증여세 비과세의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 두 가지 행위, 즉 “반환”과 “증여” 중 청구인의 당해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반환”의 경우에 국한된 부분일 뿐 아니라 증여자에게 다시 “증여”하는 경우 이에 대하여 재차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현재 조세법상 문제가 되고 있지 아니하므로, 본건 심판의 대상을 그중 반환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로 한정하기로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과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9조의2 (증여세납세의무자) ① 생략

②증여자는 증여를 받은 자의 납부할 증여세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

③ 생략

④증여를 받은 후 당사자간의 합의에 따라 그 증여받은 재산(금전을 제외한다)을 제20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기한 내에 반환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 다만, 반환하기 전에 제25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과세표준과 세액의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⑤ 제4항 본문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증여를 받은 자가 증여받은 재산(금전을 제외한다)을 1년 이내에 증여자에게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경우에는 그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것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제20조(신고서 제출)①상속인 또는 수유자는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6월 이내에 상속세를 부과할 상속재산의 종류·수량·가액, 재산가액에 가산할 증여의 가액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기재한 신고서와 공제될 금액의 명세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한다.

2.청구인의 주장과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이유 및 관계기관 등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1)청구인은 아들인 서○원에게 한 증여를 합의해제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므로, 실질적인 재산의 증여가 없음에도 그 반환에 대하여 2차 증여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

(2)또한 증여계약의 합의해제가 늦어졌다는 사유만으로 증여세를 2회에 걸쳐 중복 과세함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넘어 국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이는 과세관청이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하여 청구인측에게 부과한 증여세가 총 1,228,301,749원(최초 자진납부 5,425,870원+1차 증여세 634,125,879원+2차 증여세 588,750,000원)으로서, 청구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매각하고 수령한 대금(처분가액 920,000,000원 중 실제 수령한 금액 790,000,000원)의 무려 1.6배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또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결정에 의하면 구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4항 및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정취지가 “증여세 회피기도의 차단, 과세행정

의 능률제고 등”이라는 것이나, 이와 같은 규정취지는 단지 증여세 부과의 절차적 측면에서 정당하게 납부해야 할 세액을 제대로 납부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은폐함을 방지하고자 하는 세무행정상의 협력의무에 관련된 것이어서, 당해 협력의무의 불이행에 대한 제재로서의 가산세 제도에 의하여 그와 같은 취지를 달성하면 족하다.

(3)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계약 합의해제의 효과를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경제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고 있다.

나.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이유 및 관계기관 등의 의견

별지와 같다.

3. 판 단

가. 문제의 제기

(1) 이 사건 법률조항의 연혁 및 내용

이 사건 법률조항의 최초 입법은 1982. 12. 21. 법률 제3578호로 개정된 구 상속세법에서 제29조의2 제4항으로 신설된 규정이고, 그 내용은「증여를 받은 자가 증여받은 재산(금전을 제외한다)을 1년 이내에 증여자에게 반환 또는 다시 증여한 때에는 이를 증여로 보지 아니한다」는 것으로서 2차 증여세에 관한 규정이었다.

여기에서 “반환”의 의미에 관하여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증여계약상 증여재산이 당초의 증여자에게 환원되는 경우로서 증여계약의 무효·취소, 법정해제권 또는 약정해제권의 행사, 해제조건의 성취, 실권약관(失權約款), 합의해제 등이 있다고 할 것인데, 증여계약의 무효·취소와 법정해제권 또는 약정해제권에 기한 해제, 해제조건의 성취나 실권약관 등은 그 물권변동의 효과가 법률상 규정되어 있어 증여세와 관련하여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점, 그리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93. 12. 31. 법률 제4662호 개정에 의하여 신설된 제29조의2 제4항이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의 경우에 관하여 규정하게 되었고, 이와 함께 원래의 위 제29조의2 제4항이 일부 개정되어 그 제5항으로 존속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다시 신설된 위 제29조의2 제4항을 전제로 증여 당사자의 의사에 기한 증여재산의 반환 또는 증여(이하 위 증여만을 “재증여”라 한다)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1982. 12. 21. 법률 제3578호로 개정된 구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4항은 물론 동 조항이 일부 개정되어 존속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있어서의 “반환”은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의 경우로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합의해제”라 함은 해제권의 유무에 불구하고 계약 당사자 쌍방이 합의에 의하여 기존의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켜 당초부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그 요건과 효력은 그 합의의 내용에 의하여 결정되고 이에는 해제에 관한 민법 제543조 이하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79. 10. 30. 선고 79다1455 판결;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6011 판결;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6193 판결 등).

한편 위 1982. 12. 21. 법률 제3578호로 신설된 원래의 제29조의2 제4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1차 증여세 납부의무를 부담하여야 하는지의 문제가 있었는바, 이에 대하여 과세행정상으로는 위 법 조항의 반대해석상 증여를 받은 날부터 1년 후에 증여재산을 증여자에게 반환하거나 재증여하는 경우 당초의 증여와 반환 또는 재증여 모두에 대하여 과세하여야 한다고 보았으나, 그 당시 대법원의 주류적 판례는 증여계약이 합의해제되어 증여재산이 반환된 후에는 1차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하여 왔다(대법원 1989. 7. 25. 선고 87누561 판결; 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누10916 판결; 대법원 1991. 3. 22. 선고 90누8220 판결;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누12776 판결; 대법원 1992. 6. 9. 선고 91누10404 판결 등).

그 후 위 판례 및 기존의 구 상속세법 규정의 취지를 반영한 1993. 12. 31. 법률 제4662호 개정에 의하여, 증여재산을 취득한 날로부터 6월(구 상속세법 제20조 소정의 신고기한) 내 혹은 부과처분 전에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증여세부과처분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제29조의2 제4항이 신설되는 한편, 원래의 제4항이 일부 개정되어 이 사건 법률조항인 제5항으로 규정되어 위 6월 이후 1년 내에 위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이 이루어진 경우 또는 1년 내에 재증여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1차 증여세만 부과되고, 그 이후에는 1차 및 2차 증여세 모두 부과할 수 있게 됨으로써, 대법원도 위 신설 또는 개정된 각 규정의 취지에 따른 해석을 하게 되었다(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누1884 판결 참조).

(2) 사안의 쟁점

종전의 논의가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의 경우 과연 1차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었는데 비하여, 본건은 특정 기간, 즉 1년이 경과된 후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이 이루어졌을 때 이에 대하여 2차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정당한가의 문제이다.

즉, 이 사건과 같이 최초의 증여세부과처분이 있기 전에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이 이루어졌음에도 이를 증여가 있는 경우와 같이 보아 동일한 증여재산에 대하여 2회에 걸쳐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 특히 증여세 연대납부의무에 관한 제29조의2 제2항에 의하여 증여자가 수증자 부담의 1차 증여세까지 납부하여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어 동일한 증여 당사자가 2회에 걸쳐 증여세를 부담할 수도 있다는 점에 헌법상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건 심판청구의 쟁점은, ① 이 사건 법률조항이 “증여”가 아닌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행위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사실상 증여 당사자 사이의 위 “합의해제”라는 사법적 법률행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셈이 되어 계약의 자유 내지 경제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지, ②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는 원래의 소유권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재산의 증여가 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에 대하여 2차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그리고 증여세를 2회에 걸쳐 중복 과세할 수 있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고 이로써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도 반하게 되는 것인지의 여부라 할 것이다.

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1) 계약의 자유와 제한

헌법 제10조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여기의 행복추구권 속에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포함되며, 이 일반적 행동자유권으로부터 계약의 자유가 파생되는데, 계약의 자유란 계약 체결의 여부, 계약의 상대방, 계약의 방식과 내용 등을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하는 자유를 말한다(헌재 1991. 6. 3. 89헌마204 , 판례집 3, 268, 275-276; 헌재 1998. 10. 29. 97헌마345 , 판례집 10-2, 621, 633; 헌재 2001. 5. 31. 99헌가18 등, 공보 57, 14, 35).

또한 헌법 제119조 제1항은 우리나라의 경제질서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 사유재산제도 및 사적자치에 기초한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헌재 1998. 5. 28. 96헌가4 등, 판례집 10-1, 522, 533-534; 헌재 1998. 8. 27. 96헌가22 등, 판례집 10-2, 339, 355).

그러나 이러한 계약의 자유 내지 경제상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약자 보호, 독점 방지, 실질적 평등, 경제정의 등의 관점에서 법률상 제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가의 과세작용과 관련하여서도 적지 않은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국가는 조세법률주의 기타 헌법적 한계를 준수하

는 한, 재정수입, 사회적·경제적 규제와 조정을 위하여 위와 같은 사적 자치에 개입하거나 사법상 법률행위의 내용 및 효력에 간섭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개입과 간섭의 수단 및 정도의 선택은 일차적으로 과세입법자의 정책 판단·형성에 맡겨져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다만 이와 같이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규정된 기본권 제한 입법의 한계를 준수하여야 함은 물론이므로(헌재 1999. 5. 27. 97헌바66 등, 판례집 11-1, 589, 602- 603 참조), 그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되거나 비례의 원칙 내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입법은 할 수 없는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가) 증여세제에 있어서 증여계약의 합의해제가 이루어졌던 실태를 살펴보면, 종래 증여세의 자진신고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증여 후 과세관청의 조사가 있게 되면 부과처분 전에 합의해제를 하여 증여재산을 반환받는 방법으로 조세회피, 즉 증여 당사자간의 담합을 통한 조세회피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과세관청 역시 모든 증여사실을 포착, 부과처분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으므로 구 상속세법 제26조에 따른 가산세 부과만으로는 증여세 미신고와 탈세 의도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바, 매매와 같은 유상계약의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이해관계가 대립되기 때문에 탈세를 위한 담합성 합의해제가 있기 어려운 반면, 증여의 경우에는 탈세의 시도가 좌절된 때 증여세 부과를 모면하기 위하여, 혹은 보다 유리한 증여시기를 포착하기 위하여 탈세 또는 탈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편법적 절세를 위한 합의해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부과처분 이후, 심지어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후에도 당사자간의 담합에 의한 합의해제로 부과처분을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됨으로써 과세행정의 비능률과 낭비가 초래되는 것은 물론 공평과세의 원칙이 훼손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이유에서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라는 사법적 법률행위의 효력을 조세법상 일정한 기준하에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1982. 12. 21. 법률 제3578호로 개정된 구 상속세법에서 처음으로 규정되었던 제29조의2 제4항(이 사건 법률조항의 종전 규정)은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이, ① 일단 수증자가 증여재산의 귀속주체가 되어 정당하게 그 재산권을 향유한다는 점 및 그 반환에 의하여 당초 수증자의 담세력이 약화되고 당초 증여자의 재산은 증가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증여로 볼 수 있고, ② 비록 재증여의 경우와는 그 법률형식을 달리 하고 있기는

하나,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은 수증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해제권의 행사 등에 의한 반환과는 달리 수증자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지고, 또한 결과적으로 당초의 증여자에게 증여재산을 다시 이전시킨다는 점에서 위 재증여의 경우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이는 재증여와 마찬가지로 증여세 부과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다만 통상적으로 재산의 증여와 그 반환은 주로 가족 등 특수관계자 사이에 이루어지고, 단기간 내에 당초 증여의 원인이 되었던 사정이 해소되어 이를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형식으로 환원시키는 경우까지 다시 2차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가혹하다는 판단하에서의 정책적 배려, 그리고 증여자에 대한 증여재산의 반환은 사실상 객관적인 조세질서에 초래되는 변동이나 수증자의 처분이익 측면에서 제3자에 대한 재증여와는 차이가 있으므로 법률적·경제적 관점에서 달리 판단되어야 한다는 입법적 고려 등의 이유로 증여를 받은 자가 증여받은 재산(금전 제외)을 1년 이내에 합의해제에 의하여 증여자에게 반환한 때에는 예외적으로 이를 증여로 보지 아니함으로써 은혜적 차원에서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하였던 것이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입법자는 1993. 12. 31. 법률 제4662호 개정에 의하여,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와 조세채권의 관계에 있어서 제29조의2 제4항을 신설, 일단 1차 증여세납부의무가 성립한 후에는 이에 대한 과세처분의 유무를 불문하고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그 납세의무의 효력을 좌우할 수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당사자가 당초의 증여를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내용의 합의해제를 하고 이에 따른 증여재산의 반환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적어도 증여세와 관련하여서는 그 내용대로의 효력발생을 저지하여 1차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을 기본입장으로 하되,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이 6월(신고기한) 내 혹은 부과처분 전에 이루어지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1차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는 한편, 그 이전부터 규정되어 있던 위 제29조의2 제4항을 일부 수정, 존속시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규정함으로써, 6월 이후 1년 내에 합의해제에 의하여 증여자에게 증여재산을 반환하는 경우 1차 증여세는 부과할 수 있되 2차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하도록 하였다.

(나) 따라서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이 재증여의 경우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는 입장에서 원칙적으로 이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되 위와 같은 은혜적 차원에서 1년의 기간을 정하여 예외적으로 증여세를 부과

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가 공평과세의 원칙 등 증여세제의 기본 이념을 실현한다는 데에 있음은 그 규정 형식상으로도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3) 제한의 적정성과 필요성

(가) 나아가 계약의 자유 등 사적 자치의 원칙과 조세법상의 공평과세의 이념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을 재증여의 경우와 동일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과 예외적으로 일정한 기간 이내의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할 수 없으며, 공평과세라는 증여세제의 기본 이념과 증여세의 공공성 및 공익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합의해제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불가피한 필요, 최소한의 조치라고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또한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1994. 12. 22. 신설) 제2항 제5호,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의2 제2호의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更正請求)에 의하여 구제될 수 있는 점(헌재 1999. 5. 27. 97헌바66 등, 판례집 11-1, 589, 608-610 참조), 증여세의 부담 없이 당사자간의 합의로 증여재산을 무한정 반환할 수 있게 하여 사적자치를 확대한다면, 조세채권의 확보가 어려워지고 무용한 조세행정으로 인한 인력과 비용의 소모가 발생하게 되는 점, 통상적으로 합의해제가 행해지는 동기가 조세부담의 회피 내지 편법적 절세에 있는 점 등을 참작하면, 결코 공평과세라는 증여세제의 기본이념과 증여세의 공공성 및 공익성에 비추어 사적자치의 이익이 크다고는 말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법정책적인 이익교량의 측면에서도 당사자의 계약의 자유 내지 사적 자치가 더 중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할 것이다.

특히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란 증여 당사자 사이의 증여재산 이전에 관한 새로운 합의에 불과하므로, 증여세제상 합의해제의 법적 효과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법률행위의 형식이라는 측면에서가 아니라 위와 같은 합의를 과세의 단계에서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 하는 법정책적인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나)다만,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하는 기간을 너무 장기간으로 정할 수는 없고 이 역시 일정한 제한을 두어야 된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그 이후에는 원칙대로 2차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인데, 그 기간의 적정성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를 정하는 기준은 위

와 같이 공평과세라는 증여세제의 기본이념과 사적자치의 원칙 또는 재증여의 특수성에 대한 예외적 고려라는 사법질서를 합리적으로 조화하는 선에서 법률로 명확하게 정하여야 할 것인바, 어느 정도로 이러한 기간을 설정할 것인가의 구체적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기한 정책적 판단에 기초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이 증여세 면제의 기간에 일정한 제한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고 이에 따라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기간을 정하였다면, 위 기간이 자의적이거나 임의적 기준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으로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그 기간이 합리적 정책판단에 기초한 것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본건에 있어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연혁 및 입법취지, 공평과세라는 증여세제의 기본이념과 증여세의 공공성 및 공익성, 기타 헌법상 규정된 기본권이나 기본원칙과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 그리고 1년이라는 기간은 증여 당사자들로서 반환 내지 증여에 의하여 증여재산을 환원시킬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충분한 시간으로서 계약의 자유 내지 사적자치를 무의미하게 할 정도로 단기간이거나 이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는 말할 수 없는 점, 한편 경제상황 및 과세집행상의 여건이 변화되면서 엄정하고 공평한 증여세 부과를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1년”이라는 기간이 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전문개정된 상속세및증여세법 제31조 제5항에서는 신고기한(3월) 경과 후 다시 3월 이내인 “6월”로 그 기간이 단축된 점, 더욱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하는 위 기간의 설정이 은혜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기간이 자의적이거나 합리적 기준 없이 결정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그렇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1년이라는 기간은 입법자의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계약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이로 인하여 계약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거나 사적자치의 원칙이 훼손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4) 소결론

그렇다면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이 법률행위의 형식상 “증여”가 아님에도 이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위 “합의해제”라는 사법적 법률행위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제한이 계약의 자유 내지 경제상의 자유를 무의미하게 하여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10조, 제119조 제1항의 계약의 자유 내지 경제상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다.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

(1) 조세법률주의와 재산권의 보장

(가) 헌법 제38조제59조에 근거를 둔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요건 법정주의 및 과세요건 명확주의라는 형식적 측면 뿐만 아니라 실질적 측면에서 조세법의 목적이나 내용이 기본권 보장의 헌법이념과 이를 뒷받침하는 헌법상의 제 원칙에 합치될 것을 요구한다고 할 것이고(헌재 1997. 11. 27. 95헌바38 , 판례집 9-2, 591, 600-601; 헌재 1999. 5. 27. 97헌바66 등, 판례집 11-1, 589, 611), 한편 헌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모든 국민은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재산권을 보유하여 이를 자유롭게 이용·수익·처분할 수 있다(헌재 1994. 2. 24. 92헌가15 등, 판례집 6-1, 38, 55-56).

(나) 그런데, 원칙적으로 조세의 부과·징수는 국민의 납세의무에 기초하는 것으로서 재산권의 침해가 되지 않으나, 그에 관한 법률조항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고 이로 인한 자의적인 과세처분권 행사에 의하여 납세의무자의 사유재산에 관한 이용·수익·처분권이 중대한 제한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산권의 침해가 될 수 있다(헌재 1997. 12. 24. 96헌가19 등, 판례집 9-2, 762, 773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세 부과의 예외가 되는 법률행위와 그 적용 기간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환”의 의미 역시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으로 해석할 수 있어 형식적 조세법률주의의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보여지지만,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는 원래의 소유권을 회복하는 것이므로 당초의 증여자로서는 실질적인 재산의 증가가 없다 할 것임에도 이에 대하여 2차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 내지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고 이로써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하여 검토하기로 한다.

(2)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대한 검토

(가) 살피건대,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에 의하여 당초의 증여자에게 실질적인 재산의 증가가 없다는 것은 사실적 측면에서 본 피상적 결과에 불과하고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이 실질적으로 재증여와 다를 바 없다. 즉 수증자는 당초의 증여에 의하여 증여재산을 취득하여 그 수익을 정당하게 향유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후 합의해제에 의하여 이를 당초의 증여

자에게 다시 이전한다면 위 수증자에 대하여는 재산의 감소, 당초의 증여자에 대하여는 일단 상실한 증여재산의 소유권을 다시 이전받는 재산의 증가라는 법적·경제적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점, 또한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는 법정해제권이나 약정해제권의 유무에 불구하고 당사자 쌍방이 합의에 의하여 기존의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켜 당초부터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상태로 복귀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증여재산의 반환에 관한 합의의 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는바, 그렇다면 합의해제에 의하여 증여재산을 반환하는 행위는 원래의 증여와는 또 다른 별개의 새로운 증여라고 볼 수밖에 없고 이는 원래의 증여와 과세대상도 다르다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결국 합의해제에 의한 반환이 이루어진 경우 법률적인 측면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가리켜 당초 증여자의 재산상태에 변동이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며, 달리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할 것이다.

결국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나)한편 청구인은 동일한 증여재산에 대하여 증여세를 2회에 걸쳐 중복 과세할 수 있는 것이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증여 1년 후 합의해제에 의하여 증여재산의 반환이 이루어진 경우, 비록 증여세가 동일한 과세물건에 대하여 2회 부과되고 제29조의2 제2항에 의한 연대납부의무에 따라 당초의 증여자가 위 납세의무를 모두 부담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는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각기 다를 뿐 아니라 납부의무자 역시 어디까지나 법률적으로 다른 주체인 각 수증자라는 점에서 중복과세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법리상 명백하고, 이러한 법리는 2회에 걸친 부담세액이 증여재산의 실질적 가치를 상회하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증여 1년 이후 합의해제에 의한 증여재산의 반환이 있어 이에 대하여 다시 2차 증여세를 부과한다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반한다거나 헌법상 재산권의 침해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

해하거나 헌법상 재산권 보장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며, 그밖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1년의 기간을 기준으로 2차 증여세의 부과 여부를 구별하고 있는 점에 대하여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합리적 근거가 있으므로 헌법상의 평등권이나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 중 반환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성, 재판관 송인준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윤영철, 재판관 권성 및 재판관 송인준의 반대의견

가.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면 수증자가 그 증여받은 재산을 6월후 1년 이내에 다시 원래의 증여자에게 증여(원래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증여라는 뜻을 드러내기 위하여 이를 再歸贈與라고 하고 이와 구별하여 원래 있었던 증여를 原贈與라고 부른다)하는 경우에는 이 재귀증여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아니하고 이 규정의 반대해석상 1년이 지난 뒤의 재귀증여에 대하여는 증여세가 부과되게 된다. 원래대로 한다면 1년 이내의 재귀증여도 그것이 증여인 이상에는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지만, 원증여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되는 점을 아울러 생각하면 하나의 재산이 두 사람 사이를 단기간내에 왔다 갔다하여 결국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데도 두번씩 고율의 증여세를 매기는 것은 너무 혹독하다는 위민적(爲民的) 상식에 따라 이를 비과세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따라서 1년이 지난 뒤의 재귀증여에 대하여는, 그것이 틀림없는 증여인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이 없어도 당연히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앞에서 이미 말한 것처럼, 1년이 지난 뒤의 재귀증여에 대하여는 이 규정의 반대해석에 의하여 증여세가 부과되게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없는 해석이며 이 사건의 당해사건에 관한 법원의 판결도 이러한 해석에 터잡아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나. 문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수증자와 원래의 증여자(이하 원증여자라고 부른다) 사이에 행하여진 증여재산의 반환 일체를 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1년이 넘은 뒤에 이루어진 반환을 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다시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점이다.

반환의 개념은 이 사건 법률규정이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경우”라고 규정함에 비추어 우선 이를 증여와 구별하여야 하고 또 그 행위의 성질에 비

추어 매매나 교환 등의 유상양도와도 구별하여야 하므로 그 범위에는 원증여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법률행위 즉 취소, 법정해제, 약정해제, 합의해제 등이 모두 포함될 것이지만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합의해제이고 합의해제에 대하여 논의하는 바는 그밖의 다른 반환의 경우에도 그대로 타당하다고 보이므로 이하에서는 소급효를 가진 통상의 합의해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또한 반환행위 중 법률행위가 아닌 것, 예컨대 증여계약의 무효나 해제조건의 성취 등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은 다수의견이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별로 문제될 것이 없으므로 논외로 한다.

이 규정이 1년 뒤의 합의해제를 재귀증여와 똑같이 증여세 부과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그 행위의 실질은 증여임에도 불구하고 행위의 당사자들이 이를 합의해제로 가장하여 증여세의 부담을 회피하는 것을 막으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문제가 있다.

다. 합의해제와 재귀증여는 그 법률행위의 효과의사가 명백히 다르므로 결코 동일한 법률행위가 아니다. 이 점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합의해제행위에 비록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는 경우라고 하여도 이러한 목적은 동기에 불과하여 법률행위의 동일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합의해제의 경우에는 원증여가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여 증여재산의 이동(移動)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됨에 반하여 재귀증여의 경우에는 이에 의하여 완전히 새로운 재산의 이동이 발생한다. 단지 그 이동이 수증자와 원증여자 사이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합의해제와 동일할 뿐이다. 그러나 합의해제에서 그 당사자가 수증자와 원증여자라고 하는 것은 필요조건이지만 재귀증여에서 그 당사자가 수증자와 원증여자라고 하는 것은 증여에 있어서의 우연한 사정일 뿐이다. 이 점에서도 두 행위의 당사자가 동일하다는 것은 두 행위의 동일성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세법의 측면에서 이 두 개의 행위를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할, 바꾸어 말하면 합의해제를 일률적으로 부정하고 이를 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무슨 합리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러한 합리성은 찾기 어렵다.

(1)실생활의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는 당사자가 사정변경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증여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합의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 그 효과의사에 따른 법률효과가 그대로 발생하도록 법률이 조력하는 것이 이른바 사적자치의 원칙 내지 계약자유의 원칙이므로 증

여에 대하여도 계약의 합의해제를 당연히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규정은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를 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함으로써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를 실질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는 계약자유의 원칙을 부정하는 것인데 유독 수증자와 원증여자 사이의 합의해제만을 부정하는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는 위헌이 된다.

(2)소급효를 지닌 합의해제를 부정하고 이를 모두 재귀증여로 취급한다면 조세행정상 재귀증여와 합의해제를 구별하는 어려움은 물론 피할 수 있다. 이 두가지를 구별하는 것이 실제로 거의 불가능하다거나 현저히 곤란하다면 합의해제를 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할 필요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합의해제의 당사자들과 조세당국 사이에 그것이 합의해제인가 아니면 재귀증여인가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원증여와 합의해제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 기간중의 사정변경과 합의해제를 하게 된 경위, 원증여 이후의 재산의 사용과 관리상태, 합의해제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합의해제 이후의 재산의 사용과 관리상태 등을 법원이 증거조사와 변론을 통하여 조사함으로써 합의해제를 할 만한 사정변경의 유무를 판단하고 이에 따라 문제의 행위가 그중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판별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언제나 불가능하거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것이라고 볼 사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이 규정은 1년이 지난 뒤의 합의해제를 모두 재귀증여로「간주」하는 것과 실제로는 동일한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원증여와 합의해제 사이의 시간적 간격도 두 행위를 판별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1년 뒤의 합의해제라고 하여 이를 모두 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전혀 합리성을 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증여의 합의해제를 일률적으로 부정하고 이를 모두 재귀증여로 취급하는 것은 조세행정의 편의만을 고려하는 데서 나온 것이지 행위 자체의 동일성에 터잡은 합리적인 조치가 아니다.

(3) 수증자와 원증여자가 원증여를 해제하기로 합의한다고 하는 것은 장난으로 하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해야 할 나름대로의 사정 내지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1)원증여에 따른 증

여세의 부담을 면하는 것도 아닌 바에야2)두사람이 그들 사이의 어쩔 수 없는 사정변경에 대응하여 증여재산의 원상복귀를 추진하면서 절세(節稅)를 위하여 재귀증여가 아닌 합의해제의 형식을 선택하는 것을 조세당국이 부정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3)이러한 선택이야말로 계약자유의 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이다.4)다만, 합의해제에도 증여세를 부과하여야 할 어떤 실질이 만일 존재한다면 문제가 다르지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러한 실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4)재산의 이동을 가져오는 법률행위에 대하여 이를 과세의 대상으로 할 것인지 여부는 일단은 입법의 재량이지만 그에 대한 과세가 실질과세의 원칙으로부터 너무 멀리 벗어난 경우에는 그러한 입법은 헌법상 허용될 수 없다.

합의해제의 경우에는 원증여가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여 증여재산의 이

동은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됨에 반하여 재귀증여의 경우에는 이에 의하여 완전히 새로운 재산의 이동이 발생한다는 점은 이미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므로 합의해제에는 조세를 부과할 실질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이에 대한 세금부과는 실질과세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고 이 논리를 더 밀고 나간다면 원증여에 대한 증여세의 부과조차도 근거를 잃게 될 것이다. 물론 원증여에 대한 증여세의 부과는 그것이 조세행정의 안정도모와 탈세방지를 위한 적절한 수단임이 인정되어 그 합헌성을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합의해제에 대하여까지 증여세를 부과하여 결과적으로 두번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이므로 그 합헌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라.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규정이 증여의 합의해제를 포함하는 개념으로서의 이른바「반환」을 원증여자에게 다시 증여하는 이른바「재귀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 및 실질과세의 원칙에 어긋나서 위헌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규정 즉 구 상속세법(1996. 12. 30. 법률 제5193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의2(증여세 납세의무자) 제5항 중 “1년이내에 증여자에게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경우에는 그 반환하거나 다시 증여하는 것에 대하여”의 부분 중 “반환하거나”와 “그 반환하거나”의 부분에 대하여는 위헌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 성(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별 지

〔별 지〕

나.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관계기관 등의 의견

(1)서울행정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이유

증여계약의 합의해제란 기본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증여 목적물 반환에 관한 새로운 합의의 한 유형에 불과하고, 이와 같은 새로운 합의를 과세의 각 단계에서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 하는 것은 법정책적인 문제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에 대한 효력을 제한함으로써 증여당사자의 계약의 자유 내지 경제상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증여세 회피기도의 차단, 과세행정의 능률제고 등을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조세채무 성립 후의 사정변경은 원칙적으로 조세채권·채무관계에 소급적 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점, 합의해제의 통상적 동기의 하나가 증여 당사자간의 담합을 통한 조세회피에 있는 점, 증여 후 6월 내에는 증여세의 부담이 없이 합의해제할 수 있으며, 1년 이내의 합의해제시에는 재차 증여세의 부과를 하지 않도록 한 점, 국세기본법상의 경정청구제도를 통하여 부득이한 합의해제의 경우 구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점등을 고려할 때, 계약의 자유 내지 경제상의 자유에 대한 위 제한은 조세채권의 실행을 위한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므로 그러한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10조, 제119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아니하며,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도 볼 수 없다.

(2) 국세청장의 의견

이미 헌법재판소가 합헌으로 결정한 구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4항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산을 증여한 후 당초 증여재산을 반환 또는 재차 증여하는 일련의 법률행위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사실에 관한 규정으로서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서로 다르게 해석해야 할 사유가 없으며, 위 각 규정은 모두 일단 성립된 증여사실에 대한 조세채무는 원칙적으로 변경되지 아니한다는 법리를 바탕으로 당초의 증여계약이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해제되는 경우에도 동 합의해제는 새로운 계약의 한 유형에 불과하고 그 효력은 장래에 향하여만 있는 것으로 해석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증여세 회피기도의 차단, 과세행정의 능률제고 등을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증여 후 6월 이내에는 증여세의 부담이 없이 합의해제할 수 있으며, 증여 후 1년 이내의 합의해제 또는 다시 증여할 때에는 재차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재산권 및 경제상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조세채권의 실행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것이다.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증여에 대한 합의해제 등을 제한 없이 인정할 경우에는, 증여-증여해제-재증여 등의 방법으로 증여세를 회피함으로써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해치게 되는 점, 일반적으로 증여는 부모-자식간, 부부간, 가족간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 이루어지므로 과세관청이 모든 증여사실을 포착하여 부과·처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합의해제의 통상적인 동기의 하나가 증여 당사자간의 담합을 통한 조세회피에 있는 점 등에 비추

어 볼 때,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는 증여세 미신고와 탈세의도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

(3) 재정경제부장관의 의견

다음의 점 이외에는 대체로 국세청장의 의견과 같다.

청구인은 사실상 증여가 없음에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적 조세법률주의 내지 재산권보장의 원칙에 위배하는 것이라 하나, 이는 증여계약의 합의해제의 조세법적 소급효가 제한 없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주장이므로 이유 없다.

한편, 청구인은 같은 재산에 관하여 증여세를 2회 부과받기는 하였으나 중복과세는 아닌바, 첫째 납부의무의 성격 측면에서, 청구인이 처음 부과받은 증여세는 수증자인 청구인의 자가 납부하여야 하는 증여세에 대하여 수증자가 납부할 능력이 없어 연대납부의무를 진 것이고, 2차 증여세는 청구인을 수증자로 보아 부과받은 것이므로 양자는 납부의무가 다른 별개의 세금이며, 둘째 과세대상의 측면에서, 1차 증여세는 청구인이 청구인의 자에게 증여한 것에 대한 증여세이고, 2차 증여세는 청구인의 자가 청구인에게 반환한 것에 대한 증여세이므로 양 부과처분은 별개의 증여행위에 대하여 과세한 것이다.

arrow
본문참조조문
판례관련자료
유사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