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8고정2405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
소에서의추행)
피고인
A
검사
이태순(기소), 윤신명(공판)
변호인
변호사 곽도형
판결선고
2019. 6. 21.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7, 11. 08:53경 서울 서초구에 있는 신반포역에서 같은 구에 있는 고속터미널역 방향으로 진행하는 지하철 9호선 전동차 안에서 밀집한 승객들 틈에 서 있던 피해자 B(가명, 여, 31세)의 옆에 서서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더듬고 만져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함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해자의 법정진술, 피해자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기재내용 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위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강제추행 범행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 피해자의 법정진술, 수사보고(발생 일시경 피의자 게임로그인 기록 확인)에 의하면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은 C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었으며, 로그인 접속 시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범행을 위하여 일부러 위와 같은 상황을 작출한 것이라 보이지는 아니한다.
○ 이 법정에서 확인한 당시 피고인의 가방은 노트북 전용가방으로 출장에 필요한 물품이 담겨 있고 우산도 걸려 있어 상당한 정도의 부피가 있다. 또한 피고인의 가방은 손으로 잡는 고리만이 달려 있어 손으로 잡거나 손목에 거는 방법 이외에 어깨에 매는 방식으로 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 이와 같은 가방의 크기, 무게, 손잡이 등과 함께 당시 지하철이 출근시간으로 매우 혼잡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가방을 오른쪽 손목에 걸고 상당한 부피의 가방을 얼굴 내지 어깨 높이까지 들고 모바일 게임을 하였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 당시 지하철은 출근시간으로 몸을 움직일 여유공간도 거의 없었고(피해자의 D 내용에 의하더라도 당시 지하철 상황을 최고의 지옥철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몇몇 다른 지하철 이용객도 겹쳐져 여러 방행을 향해 서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는 손을 잡기 위하여 (피해자는 최대한 살금살금 손을 피고인의 손 방향으로 다가갔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자신의 왼손을 뒤로 돌릴 당시 자신 바로 옆에 붙어 있던 여성의 팔과 심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과 피해자의 거리, 피해자가 피고인의 손을 잡게 된 구체적인 경위, 당시 지하철의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할 때 누군가가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할 지라도 손이 떨어진 순간 바로 이에 인접하여 있던 피고인의 손을 잡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엉덩이 접촉 사실을 문제삼으며 피고인으로부터 명함을 받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에 피고인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기 위하여 피해자를 따라갔으나 피해자는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하며 별다른 이야기 없이 그냥 계속 갔다. 그리하여 피고인 역시 아까와 같이 계속하여 모바일 게임을 하며 자신의 목적지로 향했는바, 피고인의 이와 같은 일련의 행동이 강제추행을 범한 직후 행할 태도라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