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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8. 12. 24. 선고 89헌마214 90헌바16 97헌바78 결정문 [도시계획법 제21조 의 위헌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결정문]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1. 배○섭 외 ○인 (89헌마214)

대리인 변호사 장기욱

2. 이○관 ( 90헌바16 )

대리인 동화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인수 외 3인

3. 이○형 외 334인 ( 97헌바78 )

대리인 변호사 이진우

선정당사자 이○형 외 15인

당해사건

1. 서울고등법원 89구1928 건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취소(89헌마214사건)

2. 대법원 89누770 건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취소( 90헌바16 사건)

3. 서울지방법원 96가합90820 손실보상금( 97헌바78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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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89헌마214 사건

청구인 배○섭, 김○복, 김○수는 도시계획법(1971. 1. 19. 법률 제2291호로 제정되어 1972. 12. 30. 법률 제2435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1조 제1항에 따라 1972. 8. 25. 건설부 고시 제385호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 위에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1978.경부터 1980.경까지 사이에 건축물을 건축하여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인천 서구청장으로부터 위 건축물에 대한 철거대집행계고처분 등을 받고, 서울고등법원에 위 서구청장을 상대로 위 건축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 등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89구1928)을 제기하였다. 위 청구인들은 위 소송계속중 서울고등법원에 법 제21조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위 신청이 기각되자, 1989. 9. 5. 기각결정정본을 송달받고 같은 달 1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90헌바16 사건

청구인 이○관은 법 제21조에 따라 1972. 8. 25. 건설부 고시 제385호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 위에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1982.경부터 건축물을 건축하여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인천 북구청장으로부터 그 건축물에 대한 철거대집행계고처분을 받고, 서울고등법원에 위 북구청장을 상대로 건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88구2894)을 제기하였으나 그 청구가 기각되었다. 위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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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한 후 그 소송계속중(89누770) 법 제21조 제1항 및 제2항이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1990. 5. 8. 위 신청이 기각되자, 같은 달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3) 97헌바78 사건

별지 제3명단 기재 청구인들은 도시계획법 제21조에 의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이 1971. 7.

30.부터 같은 해 12. 4.까지 사이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한 지역내에 위치한 토지의 소유자들이다. 위 청구인들은 별지 제4명단 기재 청구인들을 선정당사자로 선정하였고, 위 선정당사자들은 국가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청구인들(선정자들)이 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에 의하여 입은 손실 중 일부로 청구인 1인당 각 금 300,000원씩을 보상하라는 내용의 소송(96가합90820)을 제기하였다. 위 선정당사자들은 위 소송계속중 도시계획법 제21조(1972. 12. 30. 법률 제2435호로 개정된 것)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여 위 법원에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위 법원은 1997. 10. 1. 위 신청을 기각하였고(97카기3279), 청구인들은 같은 달 19. 그 결정문을 송달받고 같은 달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도시계획법(1971. 1. 19. 법률 제2291호로 제정되어 1972. 12. 30. 법률 제2435호로 개정된 것) 제21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1조(개발제한구역의 지정) ① 건설교통부장관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또는 국방부장관의 요청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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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상 도시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도시개발을 제한할 구역(이하 “개발제한구역”이라 한다)의 지정을 도시계획으로 결정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된 개발제한구역안에서는 그 구역지정의 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면적의 분할 또는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다만, 개발제한구역 지정당시 이미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건축물의 건축ㆍ공작물의 설치 또는 토지의 형질변경에 관하여 허가를 받아(관계법령에 의하여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 공사 또는 사업에 착수한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계속 시행할 수 있다.

③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제한될 행위의 범위 기타 개발제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안에서 건설교통부령으로 정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사항은 반드시 법률로써 정하여야 하고 다른 국가기관에 이를 위임할 수 없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을 법률로써 정하지 아니하

고 이를 건설교통부장관 및 건설교통부령에 의하여 할 수 있도록 위임하였으므로, 재산권보장을 규정한 헌법 제23조에 위반된다. 뿐만 아니라, 법 제21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한다는 문구는 그 뜻이 모호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한다는 문구도 그 개념이 지나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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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하고 그 뜻이 모호하므로, 위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2) 개발제한구역 중 대지나 잡종지 등 기타지역은 풍치지구 지정 등의 방식에 의한 통상의 도시계획제한으로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농경지는 농업환경의 변화와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일률적인 전면금지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농지이용과 거래의 규제문제로 접근하고, 임야에 대하여는 자연공원 또는 녹지지역의 지정으로 녹지환경보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가용용지를 확대하면서도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미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제한구역에 있어서는 법 제18조 및 제19조에 의한 일반도시계획제한과는 달리 예외적으로 건설교통부령에 의하여 제한적으로 규정된 개발행위만 허용함으로써 토지 및 지상물 관련행위가 포괄적으로 전면금지되고 있다. 그러므로 법 제21조는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고,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개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위반된다.

(3) 헌법 제23조 제1항은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하여 재산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한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개발제한구역내의 토지에 대한 사용제한은 토지 소유자에 대하여 손실보상을 요하는 특별한 희생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에는 제21조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에 대하여 손실보상을 위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손실보상없이 재산권을 제한하는 법 제21조는 헌법 제23조 제1항ㆍ제3항에 위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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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제한이 있기 때문에 주변환경이나 주거환경의 변화가 허용되지 않는 결과 부득이 다른지역으로 거주지를 이전할 수 밖에 없게 되거나, 그나마 재력이 충분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토지를 매도하려고 해도 적시에 적정한 가격으로 매도하기가 어려워 거주의 이전이 쉽지 아니하고, 그 결과 직업선택도 제한되고 있다. 그러므로 법 제21조는 개발제한구역내에 거주하는 주민의 헌법상 보장된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 제14조, 제15조에 위반된다.

(5) 위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의 소유자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없이 재산권을 침해하고 그 거주자에 대하여 거주이전의 자유 및 직업선택의 자유

를 침해함으로써 이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므로, 헌법 제11조에 위반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기각 이유

(1) 서울고등법원의 기각이유(89헌마214 사건)

법 제21조 소정의 제한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23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재산권의 내재적 제약의 범위내에 속하는 일반적인 제한으로서 누구도 그 제한을 수인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고, 이는 특정인에 대하여 특별한 재산상의 희생을 강제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제한을 부과함에 있어서는 이에 대한 손실보상을 요건으로 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산권행사의 제한에 따른 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다 하여 헌법 제23조 제3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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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법원의 기각이유( 90헌바16 사건)

법 제21조 제1항ㆍ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안에 있는 토지의 소유자는 재산상의 권리행사에 많은 제한을 받게 되고 그 한도내에서 일반토지소유자에 비하여 불이익을 받게 되었음은 명백하지만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또는 국방부장관의 요청이 있어 보안상 도시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가하여지는 위와 같은 제한은 공공복리에 적합한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볼 것이고, 그 제한으로 인한 토지소유자의 불이익은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감수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것이라고 인정되므로 이에 대한 손실보상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여 법 제21조 제1항ㆍ제2항의 규정을 헌법 제23조 제3항이나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서울지방법원의 기각이유( 97헌바78 사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제한이 토지소유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토지의 위치와 기능에 따른 이러한 제한이 토지소유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대우라고 볼 수도 없으며, 토지소유권에 대한 이러한 제한이 토지소유권에 대한 사회적 구속성의 범위 내라고 보는 한, 이에 대한 손실보상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손실보상에 관한 헌법 규정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건설부교통부장관 및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규정된 도시의 확산 방지는 도시의 평면적 확산을 방지하는 것으로서 개발제한구역이 아닌 도시 내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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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화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이러한 범위안에서 개발제한구역을 지정하는 목적은 도시의 확산으로 인한 교통난, 식수난 등 도시문제의 사전예방, 우량농경과 도시주변 자연환경의 보전 및 도시의 유휴토지의 확보와 재해예방을 위한 도시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으므로 그 규정내용이 모호하다고 할 수 없다.

(2) 개발제한구역내라고 하여 건축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고 도시의 무한정한 확산방지와 환경보전을 위하여 인구유입시설, 공장 및 유통시설 등 도시적 건축행위만을 장래를 향하여 제한하는 것이며, 그 밖에는 법령에서 정하는 범위내에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며 원칙적으로 모든 기존건축물의 개량과 함께 주택ㆍ공장 등의 증축도 허용하고 있으므로,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소유권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의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제한의 정도가 과잉금지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도 않는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은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의 침해가 아니고 헌법 제23조 제2항, 제122조 등에 의하여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토지소유자가 수인하여야 할 사회적 제약내의 제한으로서 손실보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개발제한구역은 법 제12조 등에 의하여 다른 용도지역, 용도지구와 마찬가지로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지정되는 것으로서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라 하더라도 토지재산권의 본래적 기능, 즉 지목에 따른 사용, 수익, 처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구역지정목적에 현저히 위배되는 행위만 제한될 뿐이고, 그밖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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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의 일상생활이나 생업에 관한 사항 등 구역보전의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구역 지정당시의 용도대로 계속 이용하는 것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도시계획구역면적이 전국토의 13.5%에 불과한데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의 면적이 전국토의 5.5%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은 곧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으로 말미암아 그 토지의 소유자에게 특별한 희생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에 따른 손실보상 규정의 결여를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3. 판 단

가. 개발제한구역제도의 연혁 및 문제점

(1) 원래 도시계획법은 도시의 창설 또는 개량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하기 위하여 1962. 1. 20. 법률 제983호로 제정ㆍ공포된 법률로서, 1934. 6. 20. 제령 제18호 조선시가지계획령에 포함되어 있던 내용 중

건축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사항을 규율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시행된 뒤에 정부의 강력한 공업화정책에 따른 산업구조고도화의 과정에서 도시와 그 주변에 많은 인구가 집중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도시의 급격한 팽창이 이루어짐으로써 종전의 법률로써 해결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도시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계획을 결정하게 하는 한편, 사업추진의 세부절차를 규제하고 도시의 과대화 및 과밀화 방지, 도시환경조성에 필요한 공지의 확보와 이에 따른 사권의 보호 등 법적 규제상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새로운 도시계획법을 마련해야할 필요가 생겨 1971. 1. 19. 법률 제22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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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서 도시계획법의 전문이 개정되게 되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한 이른바 ‘개발제한구역제도’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방지, 도시주변의 자연환경 보전 및 국가안보의 목적을 위하여 위 전문개정 당시 새로이 도입되었으며, 1972. 12. 30. 법률 제2435호로 현행 규정내용과 같이 개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1971. 7. 30.부터 1977. 4. 18.까지 8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 지정되었다. 그 지정지역은 전국토의 5.4%에 해당하는 5,397.1㎢에 달하고, 그 후 행위제한에 대한 일부 변경만 있었을 뿐, 추가지정이나 변경없이 그대로 유지되어 왔으며, 현재 전국의 개발제한구역내에는 약 1백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무계획적이고 무질서한 도시의 확산에 따라 생기게 되는 여러 문제는 비단 우리 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여러 나라가 당면한 범세계적인 문제로서 세계 각국은 쾌적한 도시환경의 유지ㆍ개선을 위하여 각자 나름대로의 도시계획 및 토지규제에 관한 입법과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국의 경우를 보면, 토지소유권에서 개발권을 분리하여 공유화한 결과 도시의 지상 또는 지하에 걸친 건설 등의 행위 또는 토지나 건물의 용도의 실질적 변경을 가하는 행위 등 모든 개발행위는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아야만 시행할 수 있으며, 시가지의 팽창을 제한하고 전원의 쾌적성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정한 지역을 그린벨트(Greenbelt)로 지정하여 개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개발제한구역과 매우 유사한 제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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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한 개발제한구역제도는 고도성장기인 70, 80년대에 도시의 평면적인 확산을 방지하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의 녹지를 이만큼이나마 보존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도시주변에 미개발토지를 개발유보지로 확보하여 미래의 토지수요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장래의 건전한 도시발전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개발제한구역을 아무런 대안 없이 해제하거나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은 부동산 투기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해당지역의 급속한 개발로 말미암아 인구의 대량유입현상을 빚게되어 도시 환경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다른 한편, 개발제한구역제도는 그 지정된 구역안에서는 원칙적으로 그 구역지정의 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등이 제한됨으로써 구역내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 외에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으로 인한 개발가능성의 소멸과 그에 따른 지가의 상대적인 하락이나 지가상승률의 감소를 초래하는 등 특정 토지소유자들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반면, 그 지정의 원인제공자와 수익자는 최소한의 부담도 하지 아니한채 남의 희생 위에 무임승차함으로써 형평과 사회정의의 요청에 따른 공평부담의 원칙에 반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뿐만 아니라, 개발제한구역이 그 지정당시 철저한 사전조사와 평가가 따르지 아니한 탓으로 도시의 규모나 위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하고 지정시점을 기준으로 기존 개발지역 주위를 에워싸는 방식으로 지정됨에 따라 일부 지방 중소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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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비롯한 특정지역의 경우 개발제한구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정상적인 도시발전을 어렵게 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또한, 지정당시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주변여건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상유지만을 고수함에 따라 늘어난 토지수요를 충당하기 위하여 개발제한구역내의 적은 비용으로 개발가능한 땅을 두고도 많은 비용을 들여 정작 보전되어야 할 임야나 녹지를 개발제한구역 밖에 있다는 이유로 개발하거나 심지어 갯벌을 매립하여 땅을 만드는 등의 비효율적인 개발방식을 강요당한 점도 없지 않았다.

나. 재산권의 침해 여부

(1) 재산권의 보장과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의무

(가) 헌법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제23조 제1항 및 제2항)고 규정함으로써 재산권은 법률로써 규제될 수 있고, 그 행사 또한 일정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재산권이 법질서내에서 인정되고 보호받기 위하여는 입법자에 의한 형성을 필요로 한다. 즉, 재산권은 이를 구체적으로 형성하는 법이 없을 경우에는 재산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만 있을 뿐이므로 다른 기본권과는 달리 그 내용이 입법자에 의하여 법률로 구체화됨으로써 비로소 권리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입법자는 재산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헌법상의 재산권보장(헌법 제23조 제1항 제1문)과 재산권의 제한을 요청하는 공익 등 재산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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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속성(헌법 제23조 제2항)을 함께 고려하고 조정하여 양 법익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나) 한편, 현실적으로 재산권은 기본권의 주체로서의 국민이 각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자기 책임하에 자주적으로 형성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조건을 보장해 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므로 재산권의 보장은 곧 국민 개개인의 자유실현의 물질적 바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자유와 재산권은 상호보완관계이자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겠다. 재산권의 이러한 자유보장적 기능은 재산권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사회적 의무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허용정도는 재산권행사의 대상이 되는 객체가 기본권의 주체인 국민 개개인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와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사회전반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가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 즉, 재산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객체가 지닌 사회적인 연관성과 사회적 기능이 크면 클수록 입법자에 의한 보다 광범위한 제한이 정당화된다. 다시 말하면, 특정 재산권의 이용이나 처분이 그 소유자 개인의 생활영역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일반국민 다수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입법자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의 재산권을 규제하는 권한을 더욱 폭넓게 가진다고 하겠다.

(다) 토지에 대한 재산권은 연속된 공간의 특정부분을 소유하는 등의 권리이므로 그 대상이 되는 토지의 가치는 그 토지가 위치한 지역의 사회적 제반조건에 따라 정해지고, 이용 또한 그 이웃에 있는 다른 토지의 이용과 서로 조화되어야 하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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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토지는 원칙적으로 생산이나 대체가 불가능하여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가용토지면적은 인구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에, 모든 국민이 생산 및 생활의 기반으로서 토지의 합리적인 이용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그 사회적 기능에 있어서나 국민경제의 측면에서 다른 재산권과 같게 다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공동체의 이익이 보다 강하게 관철되어야 한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 판례집 1, 357 참조).

헌법은 토지가 지닌 위와 같은 특성을 감안하여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

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제122조)고 규정함으로써 토지재산권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부여하고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토지재산권제한의 내용

(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은 도시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수립되는 도시계획상의 토지이용계획의 하나로서 구역의 지정에 관한 계획에 따른 토지이용제한의 한 형태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구역 안에서는 지정 당시 이미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아 공사 또는 사업에 착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구역지정의 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면적의 분할 또는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법 제21조 제2항).

(나) 법 제17조 및 제18조에 근거한 ‘용도지역’이나 ‘용도지구’의 지정으로 인한 도시계획상의 제한은 원칙적으로 토지의 자유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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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을 보장하면서 개별적으로 혹은 예외적으로 각 지정목적에 어긋나는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제한구역’ 지정의 경우에는 구역내의 토지는 지정당시의 지목에 따른 현상유지적 혹은 현상개량적 사용외에는 일체의 사용행위가 원칙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여타의 도시계획상의 제한보다 한층 더 강한 행위제한을 받게 된다. 즉,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은 도시개발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고(법 제21조 제1항), 그와 같은 지정목적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의 행위는 사실상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개발제한구역내에 있는 토지는 그 지정과 동시에 원칙적으로 지정당시의 상태에 따른 사용만이 가능하게 되는 엄격한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내에 있는 토지는 원칙적으로 지정 당시의 상태에 따른 사용이 가능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제한대상이 되는 것은 토지재산권의 한 내용인 토지사용권에 한하고, 사용권이 제한된다 하더라도 구역 지정 당시의 본래적인 용도에 따른 사용은 원칙적으로 보장되고 상당한 범위내의 현상개량적인 개발행위도 예외적으로 허용되며 단지 장래에 있어서 구역의 지정목적에 반하는 사용방법만이 금지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토지재산권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일반ㆍ추상적으로 확정하는 규정으로서 법질서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로서의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정하는 재산권을 형성하는 규정인 동시에 공익적 요청에 따른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구체화하는 규정이기도 하다(헌법 제23조 제1항 및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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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의 재산권은 토지소유자가 이용가능한 모든 용도로 토지를 자유로이 최대한 사용할 권리나 가장 경제적 또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입법자는 중요한 공익상의 이유와 앞에서 본 토지가 가진 특성에 따라 토지를 일정용도로 사용하는 권리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지의 개발이나 건축은 합헌적 법률로 정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내에서만 가능한 것일 뿐만 아니라 토지재산권의 강한 사회성 내지는 공공성으로 말미암아 이에 대하여는 다른 재산권에 비하여 보다 강한 제한과 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토지재산권에 대한 제한입법 역시 다른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과 마찬가지로 과잉금지의 원칙(비례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고,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인 사용ㆍ수익권과 처분권을 부인해서는 아니된다.

요컨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적용되는 구체적인 수단은 그 목적이 정당해야 하며 법치국가적 요청인 비례의 원칙에 합치해야 한다. 즉, 입법자가 선택한 수단이 의도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고 촉진하기에 적합해야 하고(방법의 적정성),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똑같이 효율적인 수단 중에서 가장 기본권을 존중하고 적게 침해하는 수단을 사용해야 하며(침해의 최소성), 법률에 의하여 기본권이 침해되는 정도와 법률에 의하여 실현되는 공익의 비중을 전반적으로 비교형량하였을 때 양자 사이의 적정한 비례관계가 성립해야 한다(법익의 균형성).

(나)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을 규정함에 있어서 토지재산권을 제한하는 경우 지켜야할 위와 같은 원칙을 지켰는지 경우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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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1) 구역지정 후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칙적인 경우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에도 불구하고 토지소유자는 원칙적으로 종래와 같이 토지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구역내 토지 중 이미 개발된 토지의 경우에는 도시계획법시행령이 구역지정 당시부터 있던 기존 건축물의 증ㆍ개축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소유자에게 부과하는 현상태의 유지의무나 변경금지의무는, 토지소유자가 자신의 토지를 원칙적으로 종래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게 합헌적으로 규율한 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가) 목적의 정당성

도시의 평면적 확산을 적절히 제한하여 도시기능의 적정화를 기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여 도시주민의 생활의 질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것은 보편적 공익의 요청이자 국가의 의무이다. 한편 분단으로 인하여 남북이 서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특정 지역에 대한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토지재산권의 제한은 바로 이와 같은 공익상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수단의 적정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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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안에서는 그 구역지정의 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면적의 분할 또는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을 원칙적으로 그리고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고(법 제21조 제2항), 이러한 수단이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단의 적정성도 인정된다.

청구인들은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자연공원법, 산림법 혹은 도시계획법상의 지역ㆍ지구지정에 의한 규제만으로도 도시화 억제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가 구역지정에 의한 개발제한까지 가하는 것은 토지이용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서 그 수단의 적정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이 궁극적으로는 구역내 토지의 형상과 이용방법을 지정 당시의 상태대로 보존함으로써 당해구역의 도시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구역내 토지에 대하여 선별적, 부분적, 예외적 이용제한의 수단만을 선택하여서는 그 목적의 효율적인 달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취한 전면적인 규제수단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인 것으로 인정된다.

토지는 우리들 모두의 일터이고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기능이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대다수를 점하는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의 확보와 국가안보 등과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실현하려는 법익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지정된 구역내의 토지소유자에게 종래 상태에 따른 토지의 이용을 보장하면서 단지 개발행위만을 금지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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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소유자에게 과도하고 일방적인 부담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에 속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토지재산권의 제한을 통하여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의 비중과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발생하는 토지재산권의 침해의 정도를 전반적으로 비교형량할 때, 양자 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성립한다고 보이므로 법익균형성의 요건 또한 충족되었다 하겠다.

다) 결국, 구역의 지정으로 인한 개발가능성의 소멸과 그에 따른 지가의 하락이나 지가상승률의 상대적 감소는 토지소유자가 감수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토지거래에서 건축이나 개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토지가 그렇지 아니한 토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결과적으로 지가의 상승을 가져오는 반면, 장래에 개발을 기대할 수 없는 토지는 지가상승률의 감소나 지가의 하락을 가져 오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토지를 장래에 건축이나 개발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능성이나 신뢰 및 이에 따른 지가상승의 기회는 원칙적으로 재산권의 보호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구역지정 당시의 상태대로 토지를 사용ㆍ수익ㆍ처분할 수 있는 이상, 구역지정에 따른 단순한 토지이용의 제한은 원칙적으로 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주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지소유자가 종래의 목적대로 토지를 이용할 수 있는 한, 구역의 지정으로 인하여 토지재산권의 내재적 제약의 한계를 넘는 가혹한 부담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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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다만, 구역의 지정으로 인한 토지재산권의 제한이 비록 헌법적으로는 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내의 것이라 할지라도, 구역의 지정이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자인 도시민은 최소한의 부담도 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구역내의 주민과 토지소유자들에게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형평과 사회정의의 요청에 반하므로, 구역내의 주민이나 토지소유자들에게는, 예컨대 각종 세금의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한편 수익자로부터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 구역내 주민의 부담을 완화하고 형평을 회복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2) 구역지정 후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거나 또는 토지를 전혀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예외적인 경우

가) 그러나 구역지정으로 말미암아 예외적으로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거나 또는 법률상으로 허용된 토지이용의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토지의 사용ㆍ수익권이 폐지된 경우에는 다르다. 이러한 경우에는 재산권의 사회적 기속성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가혹한 부담을 토지소유자에게 부과하는 것이므로 입법자가 그 부담을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어야만 비로소 헌법상으로 허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칙적으로는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합헌적으로 구체화한 규정이지만, 토지소유자가 수인해야 할 사회적 제약의 정도를 넘는 경우에도 아무런 보상없이 재산권의 과도한 제한을 감수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점

에서는 위헌이다. 이러한 경우 입법자는 비례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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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을 충족시키고 이로써 법률의 위헌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발생한 특별한 부담에 대하여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나) 언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제한이 토지재산권의 내재적 한계로서 허용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어 감수하라고 할 수 없는 특별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는가의 문제는 일률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고 당해 토지가 놓여 있는 객관적 상황(공부상 지목, 토지의 구체적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나, 토지소유자가 보상없이 수인해야 할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관점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하겠다.

첫째, 토지를 합법적인 용도대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헌법상의 재산권의 보장은 무엇보다도, 토지소유자가 재산권에 관하여 종래의 법질서가 존속하리라는 신뢰아래 합법적으로 그의 토지에 가치를 창설한 경우 새로운 법질서의 변경으로 인하여 그 토지에 이미 형성된 가치가 갑자기 박탈되거나 절하되는 것으로부터 보호한다. 따라서 법률개정으로 인하여 종래의 용도대로 토지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종래 합법적으로 행사된 토지사용ㆍ수익권 등 이미 형성된 상태는 ‘그의 종래의 기능’을 변경하려는 규정에 대하여 계속 그의 존속을 관철할 수 있어야 하므로 입법자는 보상없이는 종래의 합법적인 사용ㆍ수익을 제거 또는 금지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종래 법적으로 허용된 방법으로 토지를 사용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에 의하여 실현된 합법적인 토지사용은 그 자체로서 이미 토지의 상황을 형성하기 때문에, 그의 위치와 자연과의 관계에 따른 주변상황의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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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려 토지소유자가 형성한 상황에 따른 재산권적 지위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토지를 종래 합법적으로 행사된 토지이용의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토지재산권의 이러한 제한은 국민 누구나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둘째, 토지에 대한 이용방법의 제한으로 말미암아 토지소유자에게 법적으로 전혀 이용방법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토지에 대한 사용ㆍ수익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수인의 한계를 넘는 특별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토지소유자가 자신의 토지를 사적으로 의미있게 사용할 방법이 더 이상 없게끔 토지재산권이 제한된다면, 자신의 토지가 단지 이름만 자신에게 귀속되었을뿐 실질적으로는 토지와 자신과의 귀속관계가 단절된 것이

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국민 누구나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구역지정으로 인하여 예외적으로 토지를 종래의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거나 또는 더 이상 법적으로 허용된 토지이용의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토지의 사용ㆍ수익의 길이 없는 경우에는 토지의 소유권은 이름만 남았을 뿐 알맹이가 없는 것이므로 토지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토지재산권의 내재적 한계로서 허용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어 감수하라고 할 수 없는 특별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 예는 다음과 같은 경우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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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나대지의 경우

개발제한구역 내의 토지 중 지정 당시의 지목이 대지로서 나대지의 상태로 있었던 토지는 구역의 지정과 동시에 건물의 신축이 금지되는 결과 실제로는 지정 당시의 지목과 토지의 현황에 따른 용도로조차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토지관련 공부에 지목이 대지로 되어 있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이전에 대지로서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발생하였고 지정 당시 이미 나대지 상태로 형성되어 있어 현실이용상태 또한 지목과 일치한다면, 그 용도에 관하여 당해 토지소유자에게는 보상없이는 박탈할 수 없는 재산권적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이 경우 나대지의 소유자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그 자체로서 그가 소유하는 토지의 이용이 사실상 폐지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감수하지 않으면 아니되므로, 이는 그나마 종전의 용도대로는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다른 토지의 경우와는 달리 토지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제약의 한계를 넘는 과도한 부담을 안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② 사정변경으로 인한 용도의 폐지

토지가 종래 농지 등으로 사용되었으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이 있은 후에 주변지역의 도시과밀화로 인하여 농지가 오염되거나 수로가 차단되는 등의 사유로 토지를 더 이상 종래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어버린 경우에도 당해 토지소유자에게 위 나대지의 경우에서와 유사한 가혹한 부담이 발생한다.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는 토지 주변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지정 당시에 행사된 용도대로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형질변경이 허용되지 아니하여 다른 용도로도 이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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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기 때문이다.

3) 소결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를 원칙적으로 지정 당시의 지목과 토지현황에 의한 이용방법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한, 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제약을 비례의 원칙에 합치하게 합헌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것이나, 종래의 지목과 토지현황에 의한 이용방법에 따른 토지의 사용도 할 수 없거나 실질적으로 사용ㆍ수익을 전혀 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아무런 보상없이 이를 감수하도록 하고 있는 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당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할 것이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게 합헌적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수인의 한계를 넘어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보상규정은 입법자가 헌법 제23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여 재산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재산권을 제한하는 과정에서 이를 합헌적으로 규율하기 위하여 두어야 하는 규정이다.

재산권의 침해와 공익간의 비례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헌법상 반드시 금전보상만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입법자는 지정의 해제 또는 토지매수청구권제도와 같이 금전보상에 갈음하거나 기타 손실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하는 등 여러 가지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즉, 입법자에게는 헌법적으로 가혹한 부담의 조정이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를 완화ㆍ조정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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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방법’의 선택에 있어서는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가 부여된다.

다. 평등권 등 위반 여부

(1)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으로 인하여 구역내 토지소유자에게 발생하는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는 ‘토지를 종래의 지목과 그 현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현저히 상이한데도, 이를 가리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규정하여 구역내의 모든 토지소유자에게 아무런 보상없이 재산권의 제한을 수인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재산권의 제한에 있어서 보상을 필요로 하는 예외적인 범위 안에서 개별 토지소유자에게 발생한 재산적 부담의 정도를 충분히 고려하여 본질적으로 같은 부담은 같게 다른 부담은 다르게 규율할 것을 요청하는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2)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과 관련하여 그 개념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다고 청구인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뿐 아니라 법이 정한 다른 법률조항과의 연관관계에서 살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 도시의 주변 등 일정 구역에

대하여 토지이용을 제한함으로써 도시의 지역적, 평면적 확산을 억제하고 그 구역의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전할 수 있도록 하며 그에 따라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생활환경을 건전하게 유지하려는 데 있다는 것을 법률의 해석을 통하여 쉽게 알 수 있고 이로써 행정청의 자의적인 법적용을 배제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얻을 수 있으므로, 법률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을 법률로써 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행정부에 의하여 할 수 있도록 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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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으므로 헌법 제23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행정청과 법원에 의한 법적용의 기준으로서 명확한 이상, 입법자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을 통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도록 법률의 집행을 당연히 행정부에게 위임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위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라.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는 이유

(1) 어떤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헌법의 규범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 있어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에도 불구하고 위헌결정을 통하여 당장 법률조항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은 다음 몇가지의 사정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된다.

첫째,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규정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이라는 제도 그 자체는 토지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기속성을 구체화한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합헌적인 규정인데, 다만 구역지정으로 말미암아 일부 토지소유자에게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보상규정을 두지 않은 것에 위헌성이 있는 것이므로, 불합치결정을 선고함으로써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헌법에 적합하게 개정할 때까지 그대로 유지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이 있다.

둘째,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에 따라 생기게 된 가혹한 부담의 유무와 정도 및 이에 따른 보상의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재판소가 일률적으로 확정할 수 없고 개개의 토지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입법자가 판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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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할 사항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예외적으로 헌법적으로 허용된 한계를 넘은 경우 입법자는 이에 대하여 금전보상의 규정을 두거나 아니면 지정의 해제 또는 토지매수청구권제도와 같이 금전보상에 갈음하거나 기타 손실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하는 등 재산권

의 침해와 공익간의 비례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보상을 위한 입법의 형태, 보상의 대상과 방법 등도 선택의 여지가 다양하여 과연 어느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것인가의 선택은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자의 과제로서 입법정책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지 헌법재판소가 결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2)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불합치결정을 통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형식적으로 존속케 하는 이유는,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통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법질서에서 제거함으로써 스스로 합헌적 상태를 실현할 수 없고, 위헌적 상태의 제거는 궁극적으로 입법자의 입법개선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합치결정은 위헌적 상태를 조속한 시일 내에 제거해야 할 입법자의 입법개선의무를 수반하게 된다. 사회적 제약의 한계를 넘는 가혹한 부담을 초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헌법상의 재산권보장에 위반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입법자는 더 이상 그대로 존치시켜서는 아니되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과 재산권의 보장 사이에 비례성이 회복될 수 있도록 보상입법을 하여 위헌적 상태를 제거할 의무가 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으로 말미암아 토지소유자가 입게 되는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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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한 손해의 보상문제는 구역내의 개개토지에 대한 광범위하고 치밀한 실지조사가 이루어지고 충분한 재정적 준비가 갖추어진 후에 여러 이해관계의 신중한 조절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해결이 가능한 성질의 것이라 할 것이어서 단시일내에 보상법률을 제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최초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이 이루어진 때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에 이르도록 일부 토지소유자에 대한 가혹한 부담이 아무런 보상없이 그대로 방치되어 온 상황을 감안한다면,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내에 보상입법을 마련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여야 할 것이다.

(3) 헌법재판소가 불합치결정을 내리는 경우 위헌결정을 선고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위헌적 법률의 적용이 금지되므로, 행정청은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기 위한 보상입법이 마련되기 전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새로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오로지 보상규정의 결여라는 이유 때문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므로, 이 사건 청구인들을 포함한 모든 토지소유자가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한계를 넘는 가혹한 부담을 받은 경우에 한하여 보상입법을 기다려 그에 따른 권리행사를 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결정에 근거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이나 그에 따른 토지재산권의 제한 그 자체의 효력을 다투거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위반하여 행하여진 자신들의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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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나 보상에 관한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 질 때까지 그 효력을 형식적으로 존속하도록 함이 상당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따른 것이다.

5.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우리재판소가 10차에 걸쳐 행한 헌법불합치의 각 결정들(1989. 9. 8. 88헌가6 ; 1991. 3. 11. 91헌마21 ; 1993. 3. 11. 88헌마5 ; 1994. 7. 29. 92헌바49 등 ; 1995. 9. 28. 92헌가11 등 ; 1995. 11. 30. 91헌바1 등 ; 1997. 3. 27. 95헌가14 등 ; 1997. 7. 16. 95헌가6 등 ; 1997. 8. 21. 94헌바19 등 ; 1998. 8. 27. 96헌가22 등 각 결정)에 관하여 판례변경을 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유지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위 판례를 변경하여 단순위헌선언을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한다. 그 이유는 위 92헌가11특허법 제186조 제1항 등 위헌제청, 91헌바1소득세법 제60조, 구 소득세법 제23조 제4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의 각 결정시에 반대의견으로 상세히 밝힌 바 있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하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헌법재판소법 제45조, 제47조 제2항의 각 명문규정에 반한다.

둘째, 위 판례와 다수의견이 독일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수용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의 판례를 정립하려 하나, 독일과 우리의 법제는 서로 다르므로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다.

독일의 헌법재판소법헌법불합치결정을 판례로 확립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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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제4차 개정시에 간접적이지만 그 결정의 근거를 마련하였는바, 그 개정 이전의 같은 법 제78조는 “연방헌법재판소가 연방법이 기본법과 또는 주법이 기본법 혹은 기타의 연방법과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확신에 이른 경우에는 연방헌법재판소는 그 법률의 무효를 선언한다(위헌선언). 동일한 법률의 다른 규정이 동일한 이유로 기본법 또는 기타의 연방법과 합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연방헌법재판소는 마찬가지로 그 규정을 무효로 선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확신에 이른 경우”만 그 법률의 무효를 선언

하여야 하며,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의견이나 법률의 무효로 인한 법적 공백상태 등의 고려로 그 “확신”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결정(합헌 또는 헌법불합치)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법문용어를 사용함에 있어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용어를 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헌법재판소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헌여부만” 즉 “위헌”이냐 “합헌”이냐 “만”을 “심판”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다른 사정을 고려하여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무효선언을 당장 할 수가 없다는 소신이 있을 때에는 위헌 또는 합헌이외의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함에 족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며, 우리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의 어느 조항에도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한다”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다.

독일의 위 개정전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효력에 관한 제79조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실효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소급효를 인정하고 특정의 경우에만 그 예외를 인정하고 있음에 반하여, 우리의 경우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을 제외한 모든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실효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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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효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의 경우는 법률의 무효선언(위헌결정)으로 인하여 법률이 실효될 때에 올 수 있는 법규범의 공백상태가 우리의 경우보다는 훨씬 심각하고 그런 경우가 훨씬 더 많이 발생할 수 있게 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의 판례가 정립될 수 밖에 없었으나, 우리의 법제 즉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실효가 장래효에 그치는 제도하에서는 다수의견이 우려하는 법규범의 공백ㆍ법적혼란 등 법적안정성을 해치는 등의 사태는 발생할 가능성이 없으므로(당해사건 등에 대하여 소급효를 인정하더라도 위와 같은 심각한 사태발생의 우려는 없으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헌법과 법률상의 명문규정에 반하면서 독일의 판례를 수용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할 것이다.

셋째, 독일의 판례확립과정과 입법과정을 보면 판례의 확립이,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의 명문규정에 반함이 없고 오히려 해석상으로 그 근거규정(위 제4차 개정 이전의 헌법재판소법 제78조제79조)이 있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원칙적으로 소급효를 가지고 있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심각한 법규범의 공백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위와 같은 판례가 확립되고 그 후에 입법적으로 해결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헌법 또는 헌법재판소법 기타 법률상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칠 사정이 없는 우리의 경우는 독일의 경우와는 판이하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재판소가 10차에 걸쳐 헌법불합치결정을 단행하고 있음은 진지한 연구와 분석 검토를 거치지 아니하고 무책임하게 독일의 판례를 수용하였다는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넷째, 우리의 헌법재판소법 제45조, 제47조의 입법취지는 독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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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발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1961년부터 1988년까지 무려 27년간의 권위주의시대를 겪으면서 그만큼 민주주의가 후퇴한 헌정사를 경험하였기 때문에,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위헌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잠정적 적용으로 인하여 권위주의를 정당화시키는 어떠한 결정도 배제하고자 하는 뜻에서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면 위헌, “합헌”이면 합헌의 심판만을 할 수 있으며 그 이외의 여하한 결정도 할 수 없게 하는데 그 취지가 있었고, 이와 같은 경우 혹시라도 그 취지에 반하는 법규범의 공백상태로 인하여 오히려 헌법상의 각 원칙과 원리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하는 등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독일의 경우와는 반대로 실효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장래효만을 규정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헌법불합치라는 변형결정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에 위반되는 결정으로서 마땅히 위 각 판례는 변경되어야 할 것이며,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6.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다수의견의 요지는,「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 중 종래와 다름없이 사용할 수 있는 토지의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은 헌법에 합치된다. 그러나 제한구역지정 당시의 나대지(裸垈地)와 지정된 이후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지정당시의 지목과 토지의 현황에 따른 이용이 불가능한 토지의 경우 그 부담을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국민의 재산권을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게 제한하여야 할 한계를 벗어나는 과도한 침해이고 또 제한구역내의 다른 토지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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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담의 정도와 비교하여 보면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함에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동조(同調)할 수 없다.

가. 헌법 제23조 제1항은 사유재산권의 보장을 선언함과 동시에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하고, 제2항에서는 재산권은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행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 공공복리에 적합한 한도안에서는 국민이 이를 수인(受忍)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권에 내재된 사회적 제약을 넘는 재산권의 박탈(剝奪) 또는 박탈로 인정되는 정도의 제한을 가한 것으로 볼 수 없는 한 보상문제는 생길 여지가 없다.

그런데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토지재산권에 내재되어야 할 요소는 소유권자가 당해 토지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당해 토지의 처분이 자유로와야 한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사유재산권의 제도보장을 위한 핵심영역에 속한다.

(1) 먼저,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개발제한구역안의 나대지에 대하여 지정당시의 지목과 토지의 현황에 따른 이용을 제한한 것이 토지이용에 대한 핵심영역의 침해인지 여부를 살펴본다.

도시계획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21조 제2항 본문은 “…개발제한구역안에서는 그 구역지정의 목적에 위배되는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지면적의 분할 또는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고 하고, 제3항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제한될 행위의 범위 기타 개발제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안에서 건설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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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위임에 따라 법시행령(1998. 5. 19. 대통령령 제15799호로 개정된 것) 제20조 제1항 제1호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시장ㆍ군수는 나대지소유권자에게 건축물의 건축과 공작물의 설치를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 대상을 보면,

ㄱ) 공익상 필요한 건축물ㆍ공작물, ㄴ) 인구밀집지역이 아닌 개발제한구역안에 두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건축물ㆍ공작물, ㄷ) 농림수산업 등에 필요한 건축물, ㄹ)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마을공동시설ㆍ공익시설ㆍ공용시설 및 공공시설 등의 설치로 인하여 철거된 건축물 또는 공작물의 이축, ㅁ) 개발제한구역안의 주민의 생활환경개선에 필요한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건축물ㆍ공작물 등이다.

이와 같은 건축물ㆍ공작물은 주거용, 상업용, 공장용 등 도시적 건축행위의 신축을 제외한 대부분을 망라하고 있으므로 나대지에 대한 토지이용은 예외적으로 제한하고 있을 뿐이다.{법시행령에 따른 법시행규칙(1998. 5. 19. 건설교통부령 제133호로 개정된 것) 제7조에는 나대지를 이용하는 건축물ㆍ공작물의 종류 및 규모 등이 자세히 규정되어 있다}

(2) 다음, 다수의견이 내세우는 개발제한구역지정 이후 사정변경으로 지정당시의 지목과 토지의 현황에 따른 이용이 불가능한 토지는 보상을 요한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제한구역지정 이후 사정변경으로 토지이용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면 토지소유권자는 지목과 현황에 따른 사용을 침해하는 자를 상대로 방해배제, 손해배상 등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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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조항에 의한 토지의 이용제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개발제한구역도 도시계획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정변경으로 토지(농지)를 기존용도로 사용하는 데 지장이 있다면, 다량의 토석채취ㆍ임목의 벌채를 하지 아니하거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에 지장이 없으면 시장ㆍ군수의 허가를 받아 토지형질변경 등을 할 수 있다(법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호, 법시행규칙 제8조 제1항 참조). 다시 말하면, 토지를 이용ㆍ개발함에 있어 토지의 위치ㆍ형상에 따라 대지ㆍ전ㆍ답ㆍ공공용지 등 여러 모습으로 전환이 허용된다. 다만, 주거ㆍ상업ㆍ공업지역과 같은 시가지 조성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을 뿐이다(그리고 제한구역 주변여건의 변화ㆍ지역주민의 생활불편은 수시로 법시행령과 법시행규칙 개정시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3) 그런데, 도시계획구역안의 토지 중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외에도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공공의 안녕질서와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정된 지역ㆍ지구ㆍ구역안의 토지도 건축 기타 행위를 제한 또는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법 제1조, 제19조).

건축 기타 행위를 제한ㆍ금지하는 토지를 보면,

ㄱ) 주거, 상업, 공업, 녹지 등 지역의 지정(법 제17조) ㄴ) 풍치, 미관, 고도(최저ㆍ최고), 방화, 보존, 공항, 시설보호 등 지구의 지정(법 제18조) ㄷ) 공장ㆍ학교ㆍ중앙도매시장 등 특정시설제한구역의 지정(법 제20조) ㄹ) 도시의 계획적ㆍ단계적인 개발을 위한 시가화조정구역의 지정(법 제20조의2) ㅁ) 토지이용 합리화, 도시의 기능ㆍ미관 및 환경을 효율적으로 유지ㆍ관리하기 위한 상세계획구역의 지정(법 제20조의3) ㅂ) 여러 도시를 연계시켜 균형있는 발전과 효율적인 환경보전을 도모하기 위한 광역계획구역의 지정(법 제20조의4, 제20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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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ㅅ) 인구 및 산업의 집중현상의 완화ㆍ적정배치, 도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도시개발예정구역의 지정(법 제22조)을 도시계획으로 결정한 토지 등이다.

도시계획구역안의 토지 중 위 ㄱ)에서 ㅅ)까지의 지역ㆍ지구ㆍ구역으로 각 지정하여 도시계획으로 결정한 토지도 지정목적과 입지적 조건에 따라 신축ㆍ증축ㆍ개축에 제한이 있고, 형질변경 등 허가, 건폐율, 용적율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따라서 토지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에 제한방법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개발제한구역과 마찬가지로 각 규정된 목적에 따라 일정한 제한이 있는데도 따로 보상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것은 입법자가 이와 같은 토지이용에 대한 제한 역시 재산권 그 자체에 내재된 사회적 제약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시계획구역안의 토지 중 공익사업을 위한 수용ㆍ사용 또는 제한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 말하자면 제도보장의 핵심영역인 이용ㆍ처분의 본질적인 부분이 침해당하는 토지만 예외적으로 보상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이다(토지수용법 제3조 참조).

(4) 이 사건 법률조항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의 자연환경ㆍ생활환경의 관리ㆍ보전과 국가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도시의 환경보전은 쾌적한 환경상태를 유지ㆍ조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폐기물, 소음ㆍ진동, 악취 등의 제거ㆍ예방과 깨끗한 공기, 맑은 물은 도시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쾌적한 환경상태의 유지ㆍ조성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토지소유권행사의 제한이라는 수단이 필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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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지소유권자는 개발제한구역 지정목적에 따라 주거용, 상업용, 공장용 등 도시적 건축행위는 제한되나 그밖에 위 “가.(1)”항에서 본 다른 건축물의 건축과 공작물을 설치할 수 있고, 사정변경으로 인한 토지는 입법목적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안에서 토지형질변경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토지의 처분을 금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나대지에 법이 지정한 목적에 반하는 건축물의 건축과 공작물 설치를 허용한다면 개발제한구역에 새로운 인구유입과 그에 따른 도로, 상ㆍ하수도, 그밖에 도시기반시설의 설치 등 무분별한 도시팽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ㆍ비대화는 환경오염이라는 유해(有害)한 결과를 수반하게 되므로, 도시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권리(환경권)를 침해하게 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23조(재산권의 보장과 제한) 외에도 헌법 제35조(환경권), 제122조(국토의 이용ㆍ개발과 보전)와 직접 관련이 있으므로 이를 검토하고 위헌심사기준에 관하여 언급하기로 한다.

(1) 우리 헌법에는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수많은 기본권 규정이 있다. 이 기본권들은 본질과 기능면에서 서로 구별되므로 그 가치 또한 균일한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권(헌법 제35조)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ㆍ행복추구권의 실현에 기초가 되는 기본권이므로 사유재산권인 토지소유권을 행사하는 경제적 자유보다 우선하는 지위에 있다고 본다.

먼저, 환경권을 구체화한 환경정책기본법을 보면 환경오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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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한 위해를 예방하고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의 적정한 관리ㆍ보전은 국민의 권리ㆍ의무임과 동시에 국가의 책무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환경의 질적인 향상과 그 보전을 통한 쾌적한 환경의 조성, 인간과 환경간의 조화와 균형의 유지는 국민의 건강과 문화적인 생활의 향유 및 국토의 보전과 항구적인 국가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사업자 및 국민은 환경을 보다 양호한 상태로 유지ㆍ조성하도록 노력하고, 환경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함으로써 현재의 국민이 그 혜택을 널리 향유함과 동시에 미래의 세대에게 계승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제1조, 제2조, 제6조 참조). {1992. 6. 8.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선언(Rio Declarat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27개 원칙을 보면, 환경은 국가차원을 넘는 국제문제임을 알 수 있다}

다음, 환경권에 관한 규정 외에도 국가는 국민에게 국토의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지울 수 있는 규정을 헌법에서 명문화하고 있다(제122조). 이 규정을 이어받은 국토이용관리법은, 국토는 모든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유한한 자원이며 공통기반임에 비추어 그 이용에 있어서는 공공복리를 우선시키고 자연환경을 보전함과 아울러 지역적 제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제1조의2 참조). 바꿔 말하면, 인구에 비하여 국토가 좁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토지의 계획적ㆍ합리적인 이용ㆍ개발 및 보전의 필요성은 긴요한 과제이고, 토지를 이용함에 있어서는 공공복리를 우선시키고 환경보전 또한 반드시 헤아려야 한다는 뜻을 못박고 있다.

헌법이 재산권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명시하는(제23조) 이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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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권(제35조) 및 국토의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한 제한ㆍ의무의 부과(제122조) 규정을 따로 두고 있는 것은, 토지소유권에 대한 보장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 생활과의 조화와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안에서 보장을 받는 데 불과하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헌재 1993. 7. 29. 92헌바20 , 판례집 5-2, 36, 45 참조).

위의 헌법조항들은 한마디로, 토지소유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와 환경보전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할 사회적인 의무를 한층 더 강조하고 있으므로, 토지소유권의 내용과 한계를 정하는 입법자의 형성권 역시 보다 넓고 깊게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둔 취지로 해석된다.

(2) 이와 같이 토지소유권은 권리와 의무의 복잡한 복합체이므로 그 내용과 한계를 정함에 있어서는 위의 헌법조항들이 바탕으로 된 당시의 사회적 필요ㆍ사회적 통념이 중요한 입법지침이 된다. 입법자에 의하여 구체화되는 소유권의 내용은 그 자체에 내재하는 한계가 있는 이외에 도시계획법의 규정처럼 도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하여 도시계획구역안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행사를 제한하는 사회적ㆍ경제적 목적 등의 실현을 위한 정책적인 규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규제입법은 성질상 토지소유권자의 재산권 행사 이른바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제한에 해당되고, 그 제한정도의 결정은 규제목적 이외에 규제대상 토지의 위치와 형상ㆍ용도상의 차이, 관계인의 이해득실은 물론,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 노력 및 국가의 주택개발정책을 통한 쾌적한 주거생활에의 배려(헌법 제35조), 국토의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한 제한ㆍ의무의 부과(헌법 제12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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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서로 관련되는 여러 요소를 참작하게 되므로 광범한 재량에 의한 정책입법에 해당된다(헌재 1990. 9. 3. 89헌가95 , 판례집 2, 245, 262 참조). 그런데 이러한 정책문제에 관한 한 입법자보다 헌법재판소가 더 사려가 깊고 통찰력에서 앞선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ㆍ경제적 목적 등을 실현하기 위한 규제입법은 그 재량을 현저하게 일탈한 것이 아닌 한 존중되어야 할 영역에 속한다.

그러므로 토지이용규제에 대한 위헌심사는 위에서 설시한 취지를 헤아려야만 토지재산권의 제도보장에 대한 개념이 제 모습을 찾는 올바른 해석이 된다고 생각한다.

(3) 결론을 말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안전보장과 도시의 자연환경ㆍ생활환경의 관리ㆍ보전에 유해한 결과를 수반하는 환경오염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규제입법으로 헌법상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 이 규제입법으로 말미암아 나대지의 이용이 제한되고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토지를 사용하는 데 지장이 생겼다고 할지라도 입법목적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안에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또 소유권자의 처분을 제한하는 것도 아니므로, 이와 같은 규제는 성질상 재산권에 내재된 사회적 제약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법익의 비교형량면에서도 토지소유권자가 입는 불이익보다 국가안전보장과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이익이 더 크고,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합리성ㆍ필요성을 갖추었으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 소정의 기본권제한 한계요건을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제한구역내의 다른 토지와 서로 비교하여 보아도 나대지와 사정변경으로 인한 토지의 특성상 재산권의 박탈로 볼 수 있는 정도의 제한을 가한 합리성이 없는 차별취급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평등원칙 위반의 위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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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1) 오늘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본권 중의 하나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ㆍ행복추구권의 실현에 기초가 되는 우리들의 환경권(제35조)조항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그 모습을 감춘 날이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로 시작되는 환경권을 명시한 글귀는 사유재산권의 보장조항에 밀려 한지(韓紙)에 붓으로 정성껏 쓴 대한민국헌법 원전에만 초라하게 남은 한낱 골동장식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수의견이 뚜렷한 이유설명도 없이 위의 헌법조항들(제35조, 제122조)에 대하여는 눈을 감고서 못본 체하고 또 앞서 본 개발제한구역안의 나대지와 사정변경으로 인한 토지에 대한 이용 방법을 규정한 법시행령과 법시행규칙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문 채 헌법위반이라는 결론에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다수의견측에 하고 싶한 말은 홈즈(Holmes)재판관이 쓴 “판결의 참된 이유는 정책과 사회적 이익을 고려하는 데 있다. 쟁점의 해결이 단지 논리나 누구도 다투지 못할 법의 일반명제에 따라 결론이 나는 것으로 상상하는 것은 무익하다.”라고 한 판결이유 중의 한 구절이다. 그는, 법률의 사회적 기능을 인정하는 법학, 사회적ㆍ경제적 변화에 따른 ‘시대의 절실한 요구’(the felt necessities of the time)에 기초를 둔 재판이 되어야 한다고 항

상 강조하였다.

(2) 여기에 이 합헌의견을 뒷받침하는 이유를 더 보충하기로 한다.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에 대한 제한구역의 축소ㆍ해제 또는 보상 등에 관한 문제는 선거를 치를 때마다 후보자들이 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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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제시하는 공약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1971. 1. 19. 제정되고 1972. 12. 30. 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바뀌지 않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방지와 환경보존이라는 이 조항의 입법목적이 갖는 순기능에 다수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던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시일을 둔 사전조사 없이 제한구역을 지정하였고 규제조치도 지나치게 엄격하였다. 그 결과, 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제한구역 주민들이 겪은 생업과 생활불편 등 위 조항의 미비한 곳과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역기능은 미흡하나마 수시로 법시행령과 법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하여 이를 보완ㆍ시정하는 등 꾸준한 배려를 하여 온 것은 이러한 역기능의 방지에 일조(一助)를 한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제정된지 27년이 지난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를 검토하여 시대변화에 걸맞게 개정할 필요가 있는지, 만약 개정을 하게 된다면 제한구역의 범위와 규제정도 등 이 사건 쟁점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을 내어 놓을 곳은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과 여론수렴을 직무로 하는 입법기관이 그 적격자이므로 그들이 마련하는 결론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위 조항과 같은 정책과 관련된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은 자칫 정책의 수립, 집행에 직ㆍ간접으로 관여하는 결과가 되어 바람직하지 아니하므로 합헌해석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위헌조항이 아닌 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헌재 1997. 10. 30. 96헌바14 , 재판관 이영모의 반대의견. 판례집 9-2, 454, 469, 476, 참조).

더욱이,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내린 이 사건 헌법불합치 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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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결정과는 달리 보편성ㆍ객관성이라는 측면에서 적어도 현재는 물론 미래의 우리 자손들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 결정의 효력이 빌미가 되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든 개정될 운명에 있고, 입법자의 개정작업에는 이 결정의 주문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를 참작하여 위 조항을 손질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개정결과는 어떤 모습으로든 도시의 환경보전과 국토의 보전ㆍ이용개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도시의 규모 확산으로 환경오염이라는 유해한 결과가 생기게 된다면, 미래의 세대가 토지를 이용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 만

에 하나, 이러한 결과가 생기게 된다면 그 원인을 이 결정의 잘ㆍ잘못에 그 탓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헌법재판소보다 대의기관인 입법자가 맡아서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이유의 하나다.

그런데 또 다른 염려는, 다수의견이 위헌논증에서 보상의무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의 인구집중화는 필연적으로 환경오염을 수반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ㆍ경제적 변화에 따른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자연환경ㆍ생활환경의 관리보전과 도시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의 생활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은 규제입법을 만든 것은 불가피한 최소한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아야 한다. 나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토지소유권의 제도보장을 위한 핵심영역인 이용ㆍ처분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침해는 재산권의 박탈로 인정되는 제한이므로 보상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나, 이러한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보상조항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환경보전을 목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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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토지이용을 규제하는 법령이나 조례에 보상조항을 필요로 한다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과중한 재정부담으로 말미암아 이와 같은 규제입법의 제정을 주저하게 될 것이다.

라. 나는, 헌법상 환경보전론이 개발우선론보다 항시 우위에 선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헌법은 개발우선론과 환경보존론 중 어느쪽이 우위를 점하는지에 대해서는 침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우선과 환경보호라는 서로 상반되는 양자간의 이해ㆍ갈등에 대한 조화는 헌법이 아닌 입법형성의 영역에 맡겨 놓고 있는 것이다.

환경오염과 환경보전은 우리 시대에 가장 중차대한 사회문제의 하나로 등장한지 이미 오래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환경논쟁은 경제성장과 맞물린 가장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로서 다른 누구에게 맡길 수도 없는 우리 스스로가 풀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

다만, 환경위험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와 합리성이 없는 개발우선정책은 결국 자연환경의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이어져 생태균형의 지속성이 부정되는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을 부르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앞으로 정책당국이 손질하게 될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축소ㆍ해제 결정에는 맑은 공기, 깨끗한 물, 푸른 숲이 우거진 미래의 삶을 염두에 둔 환경 친화적인 개발이 되도록 바랄 뿐이다.

개발우선론에 편들든 또는 환경보전론에 귀 기울이든, “우리가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땅이 우리를 잠시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시애틀 추장의 말을 새겨 들어야 한다. 하나뿐인 지구, 환경오염으로 성난 지구, 오늘의 우리들과 미래의 자손들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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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토록 살아갈 터전이기에 우리 모두가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재판관 김용준(재판장) 김문희(주심) 이재화 조승형

정경식 고중석 신창언 이영모 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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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8.12.24, 89헌마214, 판례집 제10권 2집 , 927, 927-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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