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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657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뇌물수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미간행]

판시사항

[1] 한국어항협회의 임원 또는 직원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 의 뇌물수수죄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

[2] 한국어항협회의 임원이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을 수주함에 있어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1,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한국어항협회의 ‘해양폐기물 수거·처리사무’는 구 어항법 제38조의2 규정에 의하여 공무원 의제가 적용되는 사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129조 의 뇌물수수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

[3] 뇌물죄에서 뇌물성 또는 직무관련성의 판단 기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박윤환외 3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 2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구 어항법(2005. 5. 31. 법률 제7571호로 제정되어 2005. 12. 1. 시행된 어촌·어항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3항 은 “이 법에 의한 해양수산부장관의 사무는 그 일부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38조 의 규정에 의한 어항협회 또는 수산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4호 제5호 의 규정에 의한 조합 및 중앙회에 위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8조의2 는 “해양수산부장관이 제35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하여 위탁한 사무에 종사하는 제38조 의 규정에 의한 어항협회 또는 수산업협동조합법 제2조 제4호 제5호 의 규정에 의한 조합 및 중앙회의 임원 및 직원은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 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한국어항협회의 임원 또는 직원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 의 뇌물수수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어항협회가 구 어항법에 의한 해양수산부장관의 사무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고, 나아가 한국어항협회의 임원 또는 직원이 그와 같이 위탁받은 사무에 종사하면서 그 사무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여야 한다.

그런데 구 어항법 시행령(2005. 12. 1. 대통령령 제19162호로 제정된 어촌·어항법 시행령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은 제30조 제3항 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은 법 제35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하여 법 제4조 의 규정에 의한 어항의 관리에 관한 사무 중 어항청소선을 사용하여 실시하는 어항청소에 관한 사무를 협회에 위탁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피고인 1이 공소외 1로부터 1,000만 원을 송금받은 것과 관련한 사무인 해양쓰레기 정화사업 즉 해양폐기물 수거·처리사무의 위탁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리고 관계 법령 및 기록에 의하면, 한국어항협회가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사무인 해양폐기물 수거·처리사무는 해양수산부장관이 구 해양오염방지법(2007. 1. 19. 법률 제8260호로 제정되어 2008. 1. 20. 시행된 해양환경관리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4조의7 제2호 에서 정한 폐기물의 수거 및 처리사무를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2005. 12. 1. 대통령령 제191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제7항 에 의하여 한국어항협회에 위탁한 것임을 알 수 있을 뿐, 그 사무가 구 어항법에 의한 해양수산부장관의 사무에 속한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 1이 구 어항법 제38조의2 의 규정에 의하여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1이 구 어항법 제38조의2 의 규정에 의하여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사람임을 전제로, 피고인 1이 2005. 11. 28. 공소외 1로부터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을 수주함에 있어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1,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구 어항법 제38조의2 에서 정한 공무원 의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대가성 및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뇌물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직무에 관한 청탁이나 부정한 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을 인정하는 데 특별한 청탁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금품이 직무에 관하여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개개의 직무행위와 대가적 관계에 있을 필요는 없고, 공무원이 그 직무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은 때에는, 사회상규에 비추어 볼 때에 의례상의 대가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겨지거나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어서 교분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무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면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려 금품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수수한 금품은 뇌물이 되고, 나아가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이 금원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 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의 여부도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도519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알 수 있는 피고인 2의 직무내용, 그 직무와 공소외 2 및 린코마린 주식회사의 관계, 피고인 2가 공소외 2로부터 금품 등 재산상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그 가액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2가 수수한 이익은 피고인 2의 직무와 관련한 뇌물이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그것이 단순히 사교적·의례적 범위 내의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뇌물죄에 있어서의 대가성 또는 직무관련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뇌물수수액 및 추징금액 산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이중으로 계산된 뇌물액수인 2,813,566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인 44,634,584원에 대한 뇌물수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고, 그 금액의 추징을 명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뇌물죄의 성립범위 및 추징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1의 나머지 상고이유를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의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 중 뇌물수수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하여 위 뇌물수수죄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그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 역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안대희 신영철(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9.5.27.선고 2009노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