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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3. 27. 선고 88누4997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공1990.5.15.(872),992]

판시사항

가. 조세회피의 목적이 없는 명의신탁에 대한 증여의제 여부와 그와 같은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주장입증책임

나. 증여신고를 하지 아니한 증여재산의 가액이 하락한 경우 그 가액평가에 관한 구 상속세법(1988.12.26. 법률 제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항 의 적용 여부(적극)

다. 토지를 매수하여 2년 4개월 후 증여한 경우 그 매매대금을 위 토지의 증여세과세당시의 "시가"로 보고 한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 은 재산의 실질소유자가 명의자에게 당해 재산의 소유명의를 신탁하게 된 이유가 실정법상의 제약이나 제3자의 협력거부 등 실질소유자측의 사정으로 인하여 부득이한 것이었을 뿐 그를 이용한 조세회피를 꾀할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에서 조세회피를 꾀할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주장, 입증은 그 명의자가 해야 하는 것이다.

나. 수증자가 상속세법 제20조 의 규정에 의한 증여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증여재산의 가액평가는 증여세부과당시의 시가에 의한다고 하고 있는 구 상속세법(1988.12.26. 법률 제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항 의 규정은 부과당시의 가액이 증여당시의 가액보다 상승한 경우는 물론 하락한 경우에도 그 적용이 있다.

다. 증여재산의 가액을 평가함에 있어서의 "시가"라 함은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치를 뜻하는 것이므로 이를 적정하게 반영하였다고 인정되는 매매의 실례가 있는 경우에는 그 가격을 시가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 바, 갑회사가 을로부터 매수한 토지를 2년 4개월 정도 후에 원고에게 증여하였다면 비록 그 매매대금의 결정이 감정평가기관이 아닌 사인들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 매매대금은 당시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으로서 당시의 시가라고 할 것이고, 증여재산의 가액을 증여세 부과당시의 시가에 의하여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에 비록 부과당시의 시가는 알 수 없더라도 그 이전의 시가를 알 수 있어 과세관청이 이를 증여재산의 가액으로 보아 과세처분을 하였다면 부동산의 시가가 상승세에 있었음이 공지의 사실에 속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그 사이에 시가의 하락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위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에게 유리한 것이어서 납세자가 증여재산의 가액평가의 위법을 들어 당해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최승진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익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동부세무서장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 익우의 상고이유 제2점과 제1차 상고이유보충서 및 같은 변호사 이 석조의 상고이유보충서에 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토지는 원래 소외 임정희 소유로서 등기부상으로는 원고가 이를 매수하여 (주)만년장에 전매한 것처럼 되어 있으나 사실은 (주)우성건설이 이를 매수하여 (주)만년장에 넘겨준 것인데, 위와 같이 매수인 명의가 실제와 다르게 된 것은 (주)우성건설이 이를 매수할 때 매도인인 위 임정희가 양도소득세의 부담이 많다는 이유로 법인에의 양도를 기피하자 (주)우성건설의 대표이사인 원고가 자기 명의로 이를 취득하였기 때문이라고 하고 나서 그렇다면 이는 실질소유자와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다른 경우이므로 원고에게 실질적인 소득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 소정의 증여의제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 은 같은 규정 소정 재산의 실질소유자가 명의자에게 당해 재산의 소유명의를 신탁하게 된 이유가 실정법상의 제약이나 제3자의 협력거부등의 실지소유자측의 사정으로 인하여 부득히 한 것이었을 뿐 그를 이용한 조세회피를 꾀할 목적으로 하게 된 것이 아니었음이 증명된 경우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에서 조세회피를 꾀할 목적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주장입증은 그 명의자가 해야 하는 것이다.

상속세법 제32조의2 제1항 의 법리가 위와 같은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설시 매도인의 (주)우성건설에의 양도기피의 사정이 그 설시사유와 같다면 더 나아가 입증을 촉구하여 위에서 본 목적 유무를 심구 확정하여 같은 법 규정의 적용여부를 결정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판단해 버린 원판결에는 위에서 본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인즉 이 점을 비난하는 논지들은 이유있어 변호사 이 익우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의 필요없이 원판결 가운데 원고의 패소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2. 피고 소송수행자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수증자가 상속세법 제20조 의 규정에 의한 증여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증여재산의 가액평가 는 증여세부과 당시의 시가에 의한다고 하고 있는 구 상속세법(1988.12.26. 법률 제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2항 의 규정은 부과 당시의 가액이 증여당시의 가액보다 상승한 경우는 물론 하락한 경우에도 그 적용이 있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나온 원심판단은 옳고, 여기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없다.

나.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1983.5.21.자 매매계약 당시의 매매대금인 993,600,000원을 위 토지의 부과 당시의 시가로 보고 이 사건 과세처분을 하고 있음에 대하여 위 1983.5.21.은 증여세부과당시인 1985.9.18. 보다 2년 4개월 정도나 앞서 있고, 그 매매대금의 결정이 공적인 감정평가기관이 아닌 사인들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불특정다수인간에 통상 성립되는 매매가격으로 인정하기에는 신빙성이 부족하며, 또 당시의 토지 매수 경위가 원고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만년장이 온천부지로서 호텔을 신축하기 위한 것이어서 시가보다 고가로 매수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매매대금은 부과 당시의 시가로 볼 수 없다고 하고 나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감정인 최 창석의 감정결과에 따라 이 사건 토지의 부과 당시의 시가를 금 647,074,080원으로 보아 이를 기준으로 정당한 세액을 산출한 후 이를 초과하는 과세처분을 취소하고 있다.

그러나 증여재산의 가액을 평가함에 있어서의 "시가"라 함은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치를 뜻하는 것이므로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였다고 인정되는 매매의 실례가 있는 경우에는 그 가격을 시가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인 바 ( 당원 1987.1.20. 선고 86누318 판결 ; 1987.10.26. 선고 87누50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소외 (주)우성건설이 1983.5.21. 이를 소유자이던 소외 임정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대금 993,600,000원에 매수하여 이를 원고에게 증여하였다는 것이므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 매매대금은 당시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으로서 당시의 시가라 할 것이고 그 매매대금의 결정이 감정평가기관이 아닌 사인들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당시의 매수경위가 원판시와 같다 하여 결론을 달리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증여재산의 가액을 증여세부과 당시의 시가에 의하여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에 비록 부과 당시의 시가는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와 같이 그 이전의 시가를 알 수 있어 과세관청이 이를 증여재산의 가액으로 보아 과세처분을 하였다면 부동산의 시가가 상승세에 있었음이 공지의 사실에 속하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 당원 1985.7.23. 선고 85누116 판결 ; 1985.12.24.선고 84누325 판결 등 참조) 그 사이에 시가의 하락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위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에게 유리한 것이어서 납세자가 증여재산의 가액평가의 위법을 들어 당해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는 없다 할 것 인 바, 이 사건에서 보면 1983.5.21.의 매매가격은 금 993,600,000원이고 그보다 2년 4개월후의 부과 당시를 기준으로 한 감정가격은 금 647,074,080원에 불과하여 일견 그 사이에 시가가 하락한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감정인 최 창석의 원심에서의 증언에 의하면 위의 감정은 매매실례 가격이나 한국감정원의 토지시가 조사표등은 전혀 참작하지 아니한 채 탐문조사만을 통하여 행한 것으로, 위의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감정한다면 부과당시의 시가는 매매가격보다 오히려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니 만큼 위의 감정결과는 믿을 수 없고,기록상 달리 시가의 하락이 있었다고 볼 만한 흔적을 찾아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감정가격을 부과 당시의 시가로 보아 이를 기준으로 정당한 세액을 산출하고 말았으니, 이는 앞서본 바와 같은 시가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시가에 관한 사실을 오인한데서 나온 것으로 위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주한(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상원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8.3.24.선고 86구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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