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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2013.12.11. 선고 2013노2237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감금),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상해,주거침입
사건

2013노2237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감금), 도

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상해, 주거침입

퍼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검사

김진희, 한지혁(기소), 정현(공판)

변호인

변호사 B

판결선고

2013. 12. 11.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2013고단1767호 사건 중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감금)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처음에는 피해자가 만나주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회칼을 소지하고 피해자를 찾아간 것은 사실이나, 전자충격기를 소지한 사실은 없고, 그 뒤에는 자의로 회칼을 버리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피해자와 함께 있어 피해자는 언제든지 쉽게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나 밖으로 나갈 수 있었으므로 위 죄가 성립하지 않고, 2013고단3175호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오랫동안 만나오던 연인인 피해자를 만나기 위해 2013. 3. 11.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2013. 3. 17.까지 피해자와 함께 지낸 것일 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거나 피해자를 감금하거나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감금죄는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그 보호법익으로 하여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또는 심히 곤란하게 하는 죄로서, 이와 같이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는 그 장애는 물리적·유형적 장애뿐만 아니라 심리적·무형적 장애에 의하여서도 가능하고, 또 감금의 본질은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으로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그 수단과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그 수단과 방법에는 유형적인 것이거나 무형적인 것이거나를 가리지 아니하며, 감금에 있어서의 사람의 행동의 자유의 박탈은 반드시 전면적이어야 할 필요가 없으므로 감금된 특정구역 내부에서 일정한 생활의 자유가 허용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감금죄의 성립에는 아무 소장이 없다(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102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2013고단3175호 사건과 관련하여, '2013. 3. 11. 02:00경 내 집 베란다 뒤편으로 나갔는데, 피고인이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났다. 내가 문을 열어준 사실은 없다. 피고인이 처음에는 드라이버를 가슴을 향해 찌를 듯 겨눈 다음 방 안까지 밀고 들어가 외출복으로 갈아입게 하였다. 피고인이 부엌칼을 들이대며 "조용히 나를 따라 나가지 않으면 여기서 죽이겠다"고 했다. 집 주변이 유흥가여서 시끄러워서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고, 집에서 내려갈 때에도 계단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하였고, 1층으로 가면 번화가여서 사람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피고인이 "거기에서 허튼 짓을 하면 나는 어떻게 할지 모르니 알아서 해라"고 하였다. 내가 소리를 질러봤자 잘 들리지도 않을 것 같았고, 피고인이 계속 드라이버를 들이대고 있어 반항할 생각을 못했다. 차량에 타서 지하주차장에서 나갈 때 조수석을 뒤로 젖히라고 하면서 허튼 짓 하지 말고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고 하였다. 피고인의 집에서 2013. 3. 11. 09:00경 술을 마시고 피고인이 나를 침대 안쪽에 눕혀서 함께 누워있는 상태에서 나에게 말을 하길래 내가 발로 옆에 있는 창문을 차면 들릴 것 같아서 발로 찼다. 그러자 피고인이 조용히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이불로 몸을 덮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전선으로 목을 감아 졸랐다. 이틀 정도 있다가 피고인의 집에서 나왔다. 피고인이 전라남도 쪽 시골로 가서 차를 세웠다. 내가 집에 빨리 보내달라고 하자 아직 보내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정읍쯤 갔을 때 길가에 서서 휴대폰을 다시 주면서 오빠에게 잘 있다는 전화를 하라고 하였다. 피고인이 집에 있으면 불안하다고 해서 저녁에 밖으로 나와 F에 있는 무인텔로 갔다. 그곳에서 피고인이 성행위를 하려고 해서 내가 거부하자 갑자기 화를 내고 옷을 입더니 나에게 나오라며 "너는 끝까지 가봐야겠다"고 하면서 장성에 있는 피고인의 시골집으로 데리고 갔다. 장성에 가는 도중에도 계속 이러지 말라고 설득을 시켰는데 결국 아무도 없는 폐가인 시 골집까지 가서 피고인이 "너는 그냥 여기가 끝이다.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그 집 앞에서 30분간 있으면서 내가 피고인에게 O 앞에 있는 모텔로 가자고 했다. 시골집까지 갔을 때는 밤이었고 비도 많이 오고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도 않는 곳이었다. 내가 집에 가서 생각을 해 볼 테니 집에 보내달라고 하였는데 피고인이 그 때는 수그러들어서 내 목에 상처가 없어지면 보내준다고 하였다. 화장으로 가리면 괜찮다고 하였는데 피고인이 안 된다고 해서 피고인의 집으로 다시 온 다음 이틀 정도 더 있었다. 밖으로 나가면 아파트 입구까지 한 가지 길이고 내가 문을 잠가도 피고인이 2층 베란다로 충분히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너무 무서워서 신고하지 못했다. 만약 내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더 큰 위해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피고인이 계속 "어차피 니가 도망갈 수도 없겠지만 도망가면 집으로 가는 것밖에 없지 않겠냐, 그러면 나는 너희 집을 다 알고 있는데 나중에 불상사를 만들지 말라"고 이야기 하였기 때문에 신고할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장소를 이동하는 동안 피고인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다. 피고인의 집에서는 휴대폰을 받았지만 피고인과 같은 공간에 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하는지 다 알고 있어서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2012년 경피고인에게 헤어지자고 했을 때 피고인이 내 집 앞에서 새벽에 소리를 지르고 내가 집에 있을 때 아빠 휴대폰으로 전화해서 벨이 울린 적이 있다. 피고인은 "내가 너희 집불 지르면 끝이다. 나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니가 하기 달려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2013고단 1767호 사건과 관련하여 '2013. 4. 14. 16:00 경아버지 생신이어서 익산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갔다. 지하주차장에 번호키와 CCTV가 있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여 지하로 가서 주차를 하고 짐들을 들고 번호키 가까이 갔는데 번호키를 누르기 직전에 갑자기 뒤에서 피고인이 한 손에 회칼을, 다른 한 손에 전자충격기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피고인이 "너 이걸로 5초만 대면 15분 동안 기절이야. 빨리 차로 가"라고 겁을 주어 내 차에 강제로 태웠다. 차 안에서는 피고인의 상의 안에 전자충격기가 있었고, 칼은 계속 음료수꽂이에 꽂혀 있었다. 피고인이 인근논길로 가서 차를 세우고 "한 달 전에 납치하고 강간하였다고 나를 신고했지. 정말 납치가 뭐고 강간이 뭔지 보여줄게"라고 말했다. 휴대폰을 빼앗아 집에 전화하라고 시키고 휴대폰 전원을 종료했다. 피고인은 차에 나를 태우고 G무인텔, 순천을 거쳐 광양까지 갔다. G무인텔에서 내가 피고인에게 나와 이야기하고 싶으면 칼과 전자충격기를 버리라고 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전자충격기는 쉽게 구할 수도 없고 본인이 빌려온 것이어서 함부로 버릴 수 없다고 하였고, 칼은 창문 밖으로 버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모텔 천장에 올리고 전자충격기를 상의 주머니에 넣었다. 광주에 와서 고기를 먹고 동창 부부와 노래방까지 함께 갔을 때까지도 전자충격기는 계속 있었다. 노래방에서도 내가 전자충격기를 손으로 만져서 피고인에게 "도대체 언제 치울거냐. 왜 계속 전자충격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나에게 만나자고 하느냐"는 말까지 하였다. 광양에서 식당에 가기나 할 때 자유롭게 다닌 것은 맞지만 2013. 3.경 사건 이후로 1개월 동안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1개월 뒤에 더 심하게 내 앞에 나타났기 때문에 당시 도망을 가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피고인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 오빠의 가게, 부모님의 아파트와 차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저는 피고인을 안심시켜야겠다는 생각만 하였다. 광양 식당에서 피고인의 초등학교 동창인 식당 여주인에게 내가 같이 좋아서 온 게 아니라고 하면서 오빠 번호를 알려줄 테니 '동생이 여기 있다'는 문자 좀 보내달라고 이야기하였는데 결국 보내주지 않았다. 위 식당에서 대리운전을 불러 모텔로 갔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내가 그 모텔 카운터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모텔 카운터에 있는 사람에게 문을 열지 말라고 하며 납치당하였다고 112에 전화해 달라고 하여 그 사람이 전화하였고, 경찰차가 왔다'고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이 2013. 3. 11. 02:00경 피해자의 집에 침입한 이후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고, 2013. 3. 17. 01:00까지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해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게 하여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였으며, 마찬가지로 2013. 4. 14. 14:30경부터 전자충격기와 회칼을 휴대한 채 피해자로 하여금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한 것으로 보이므로1),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는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고, 2013고단1767호 사건에 관하여 피해자와 합의한 점은 인정되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과거 자신과 사귀었다는 이유만으로 절교를 원하는 피해자의 의사를 무시한 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면서까지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특히 2013고단3175호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13고단1767호 사건을 저질러 과연 피고인에게 개전의 정이 있는지 의문인 점, 위 합의의 내용 또한 피고인이 앞으로 더 이상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거나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한 것에 불과하여 위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들 그로 인하여 이 사건으로 입은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회복되었다고 볼 수도 없는 점, 피고인은 1998. 11. 19.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는 등 다수의 전과가 있는 점,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모두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특별히 변경된 사정도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환경, 성행,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양형권

판사 신성철

판사 오소현

주석

1) 피해자의 행동의 자유가 박탈된 채 상당 시간이 지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감금)죄가 기수에 이른 이상 설령 피고인이 이후 회칼 등을 소지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위 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앞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수일에 걸쳐 장소를 이동하여 돌아다녔다는 점만으로 감금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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