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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0. 11. 27. 선고 90나22594 제9민사부판결 : 확정
[손해배상(기)][하집1990(3),132]
판시사항

전철역 구내에 계단을 설치함에 있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범위의 방호조치를 다하였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피고 대한민국이 전철역 구내에 개찰출입구 쪽 복도로부터 전철 승강장을 잇는 계단을 설치함에 있어 그 재료는 건축관행상 계단 축조용 석재로 널리 쓰이는 화강암을 사용하고 관계법령상의 제반 규정에 따라 이를 상부 12칸, 중간부 13칸, 하부 16칸으로 구분하여 그 사이마다 너비 1.4미터의 계단참을 설치하고 계단의 폭을 2미터 90센티미터로, 단의 높이를 15센티미터로, 계단의 경사는 약 20도로 하여 계단 좌우단에 보통사람 허리 높이의 난간벽을 세우는 방법으로 축조하였으며 개찰출입구에서 복도 방향 및 계단 상부 외벽에 뛰지 말라는 내용의 위험표지판을 설치하였을 뿐 아니라 역 구내 방송시설을 이용하여 수시로 복도와 계단 이동시 좌측통행 및 뛰지 말 것을 경고하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면 피고는 위 계단시설물의 위험성의 정도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범위의 방호조치를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 항소인

원고 외 6인

피고, 피항소인

대한민국

주문

1.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심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1에게 금 31,536,355원, 원고 2, 3에게 각 금 29,536,355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금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89.4.19.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부본 송달일까지 연 5푼의, 그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1에게 금 15,000,000원, 원고 2, 3에게 각 금 14,000,000원,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금 1,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89.4.19. 부터 이 사건 항소장부본 송달일까지 연 5푼의, 그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

이유

1. 각 진정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3호증(사체검안서), 을 제1호증이 1(사실조회에 대한 회답 및 증거자료제출), 2(사고보고서), 을 제2호증이 1,2,3(각 경위서 또는 진술서)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망 소외 1이 1989.4.19. 07:49경 안양시 소재 명학 전철역에서 직장출근을 위하여 안산역 방면으로 가는 전철을 타려고 역 구내에 설치된 계단을 내려가다가 위로부터 10번째의 단위에서 뒤로 넘어져 그 상단 우측 중간 모서리부위에 뒷머리를 부딪쳐 그 충격으로 인하여 그 자리에서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소외 1이 위 계단을 걸어내려 오다가 단 위에서 미끄러져 사망하였는바, 피고 산하의 철도청이 위 역 구내에 전철이용 승객들의 통로에 공하는 계단을 설치 보존함에 있어, 위 명학 전철역이 최근 수도권 인구의 급팽창으로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출입이 많아지고, 더욱이 출근시간대인 매일 07:30경부터 08:30경까지는 그 이용승객이 붐벼 매우 혼잡한 곳인데도, 이러한 승객이용상황을 고려함이 없이 폭이 좁은 소규모의 계단을 단 1개만 설치하여 그대로 관리하여 오고 있고, 그 계단의 재질도 미끄러지기 쉬운 화강암을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이용승객들이 계단에서 보행 도중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계단끝에 고무판, 논스립 등을 부착하거나 계안 양쪽에 가드레일 손잡이 등을 시설하는 등의 안전설비를 갖추지 아니한 하자가 있고, 또 위 역 소속 역장 내지 역무원들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 위와 같이 이용승객들이 붐비는 출퇴근시간대에는 위 계단주위에 감시원을 배치하여 승객들의 안전한 통행을 보호감독하게 하고, 열차의 도착 직전 매표의 일시정지, 출입구의 일시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사정이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그 점유관리에 속하는 공작물인 위 역 계단에 대한 설치 보존상의 하자 또는 그 소속 역무원의 직무집행중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위 사고로 말미암아 위 망인 및 그 가족인 원고들이 입게 된 재산상 또는 정신상의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3. 먼저 위 계단시설물의 설치,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든 각 증거와 각 진정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8호증의 1 내지 8, 을 제1호증의 4,5,6(각 사진), 을 제3호증의 1,2(사실조회 및 동 회신)의 각 기재와 영상, 원심의 현장검증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명학 전철역 구내에 개찰출입구 쪽 복도로부터 전철승강장(고상홈)을 잇는 승객통행로의 용도로서 위 계단 1개를 설치함에 있어, 그 재료로서 일반의 건축관행상 계단축조용 석재로 널리 쓰이는 화강암을 사용하고, 그 구조에 있어서도 건축법 제24조 , 동법시행령 제21조 제1항 , 제3항 , 제4항 , 동법시행규칙 제17조 제1항 등에 건축물의 계단설치에 관한 제한사항으로서 계단의 높이가 3미터를 넘는 경우에는 높이 3미터 이내마다 너비 1.2미터 이상의 계단참을 설치하고 그 계단의 폭이 3미터를 넘는 경우에는 계단의 중간에 폭 3미터 이내마다 난간을 설치하며, 그 계단의 폭은 75센티미터 이상으로, 그 단의 높이는 22센티미터 이하로, 그 단의 너비는 21센티미터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을 고려하여 위 계단을 상부 12칸, 중간부 13칸, 하부 16칸의 3단계로 구분하여 그 사이마다 너비 1.4미터의 계단참을 설치하고, 계단의 폭을 2미터 90센티미터로, 단의 너비는 30.5센티미터로, 단의 높이는 15센티미터로, 그리고 계단의 경사는 약 20도로 하여, 계단 좌우단에 보통사람 허리높이의 난간벽을 세우는 방법으로 축조하고, 다만 그 계단의 폭이 3미터이하인 관계로 그 계단의 중앙에 별도로 난간이나 손잡이, 가드레일 등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또 위 계단의 단 모서리 부분이 쉽게 마모되지 않는 성질의 것임을 감안하여 그 단 끝부분에 고무판이나 논스립 등을 따로 부착시키지 아니한 사실, 한편 위 명학역에서는 만일의 사고 발생에 대비하여 이용승객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개찰출입구에서 복도방향으로 "뛰지 마시오"라는 내용의 위험표지판을 세워두고 계단 상부의 외벽에도 같은 내용의 표지판을 걸어두고 있으며, 수시로 역 구내 방송시설을 통하여 이용승객들에 대하여 복도와 계단이동시 좌측통행 및 뛰지 말것을 경고한 내용의 안내 계몽방송을 시행하고 있는 사실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취지의 원심증인 소외 2, 당심증인 소외 3의 각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며, 그 밖에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의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위 역 구내 계단통로를 축조하면서 관계법령상의 제반규정과 통상의 건축관행에 적합하게 이를 시공하고, 평소에 위험사고의 발생에 대비하여 경고판의 설치, 계몽방송의 실시 등으로 그 일반이용승객들의 안전도모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 온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일응 위 계단 시설물의 위험성의 정도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어지는 범위의 방호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것이고, 더 나아가 피고가 예견가능한 모든 위험사고의 발생에 대비하여 그 계단의 규모를 더 크게 한다거나 논스립 등의 부착 내지 손잡이 등의 시설 등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점을 들어 곧바로 피고에게 위 계단 시설물의 설치, 보존에 있어 통상적인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

4. 다음으로 역무원의 직무집행상의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일반으로 예견되어지는 위 계단 시설물에서의 사고발생 위험성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소속의 역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위 계단이용승객들이 계단 위에서 보행 도중 미끄러지거나 실족하는 등의 사고발생을 미리 예방하기 위하여 특별히 그곳에 감시 근무자를 배치하여 감독하게 하여야 한다거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열차의 도착 직전마다 개찰구를 일시 폐쇄하고 매표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없이 이유없다 할 것이다.

5.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에 있어 피고 또는 소속 역무원에게 위 계단시설물의 설치 보존상의 하자 내지 직무집행상의 과실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항소심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학세(재판장) 김용균 한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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