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환송후 원심에서의 사실인정이 법원조직법 제7조의 2 규정에 위반되었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대법원의 환송전의 원심판결과 환송후의 원심판결 사이에도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환송후 원심에서 유죄인정의 증거로 추가한 것이 공범자에 대한 항소심 및 상고심판결 뿐인데 동 판결들은 제1심판결이 증거로 든 같은 공범자에 대한 제1심판결의 상소심판결로서 범죄사실에 관한 사실인정은 제1심판결과 동일한 것이라면 이는 새로운 증거라고 볼 수 없어 결국 원심은 환송판결에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한 증거들 만으로 범죄사실을 다시 유죄로 인정한 셈이 되어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법원조직법 제7조의 2 의 규정에 위배되어 위법한 것이다.
나. 피고인만의 상고에 의하여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에 환송한 경우에 환송후의 원심에서 유죄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환송전 원심판결과의 관계에서도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어 그 파기된 항소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
참조조문
가. 법원조직법 제7조 나. 형사소송법 제368조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민병국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시 2의 가.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국선)은 채증법칙 위배를 주장하고 있으나 원심이 증거로 든 검사의 공소외 1, 2, 3에 대한 각 피의자 신문조서의 진술기재를 종합하여 위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소론과 같은 위법을 찾아 볼 수 없어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시 1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보기에 앞서 직권으로 판단하기로 한다.
기록에 의하면, 당원은 1982.12.28 이 사건에 관한 환송전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1981.5.29 선고, 81노198 )을 파기 환송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즉 피고인은 경찰이래 원심공판정에 이르기까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일관하여 부인하고 있으므로 검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나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은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되지 못한다 할 것이며 기록상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오직 증인 공소외 4의 제1심공판정에서의 진술과 동인에 대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밖에 없는 바, 공소외 4는 검찰에서는 이 사건 밀수당시 선원전원이 밀수에 가담하였다고 막연히 진술하다가 제1심공판정에서의 증언을 통하여 이 사건 밀수를 하게 된 동기는 피고인이 밀수이야기를 하여 함께 밀수하게 된 것이라고 하고 피고인은 금괴 27개 값으로 일화 1,500만엔을 투자하였고 밀수후는 피고인 몫으로 금괴 27개를 분배받아 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검찰의 조사단계에서 밀수를 하게 된 동기는 18년간 외항선의 선장등으로 근무하면서 잘 알게 된 재일교포 가네시로와 일본에서 구체적으로 금괴밀수를 모의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고 밀수당시 선원들의 자금명세와 분배한 금괴의 명세는 잘 모르고 공소외 5가 잘 안다고 진술한 바 있으며 공판정에서 사실대로 진술하게 된 동기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밀수당시 공소외 4를 협박하여 금괴 11개를 탈취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막연히 진술하고 있고 그 협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에 대하여 납득할만한 설명과 자료도 없으니 공소외 4의 진술은 전후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 모순되고 진술내용이 애매모호하여 잘 납득이 가지않으며 한편 이 사건 밀수의 공범인 공소외 5, 6 등은 공판정에서 피고인은 당시 말단화장(조리원)으로 승선하였기 때문에 밀수에 가담할 형편에 있지도 않았으며 자금을 제공한 사실도 모른다는 것으로 공범자들의 진술도 공소외 4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고 있어 결국 공소외 4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은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때 그 신빙성이 극히 의심스럽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러한 점들에 관하여 제1심이나 원심에서 이를 납득하기에 충분한 심리가 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원심이 다른 증거없이 막연히 공소외 4의 검찰과 제1심공판정에서의 진술만에 의존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시 판단하였음은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는 것이다.
위 환송판결후 원심은 공소외 4, 5, 6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고 그외에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1979.1.19 선고, 78고합99, 126 판결 ; 광주고등법원 1979.5.24선고, 79노93, 94 판결 ; 동 1980.1.24 선고, 79노380 판결 ; 대법원 1979.8.31 선고 79도1509 판결 에 대하여 증거조사를 하였으나 원심판결은 그중 위 광주고등법원 79노93, 94 판결 과 대법원 79도1509 판결 을 환송전 원심판결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증거에 추가하여 유죄의 증거로 들고 나머지 증거는 증거로 거시하지 아니하였는 바, 환송후 원심판결이 유죄의 증거로 추가한 위 판결들은 제1심판결이 증거로 든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78고합99,126 판결 의 상소심 판결로서 위 범죄사실에 관한 사실인정은 제1심판결과 동일하여 새로운 증거라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원심은 환송판결에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검사의 공소외 4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동인에 대한 증인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를 증거로 채택하여 판시 1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셈이 된다. 그렇다면 이는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법원조직법 제7조의 2 의 규정에 위배되어 상소심판단의 기속력을 어긴 위법을 범하였다고 아니할 수 없다 ( 당원 1984.4.24 선고 84도410, 84감도67 판결 참조). 이 점에서 원심판결중 위 부분은 유지될 수 없다.
3. 다시 직권으로 살핀다.
피고인의 상고에 의하여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에 환송한 경우에 환송후의 원심에서 유죄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환송전 원심판결과의 관계에서도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어 그 파기된 항소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 ( 당원 1964.9.17 선고 64도298 판결 ; 1980.3.25 선고 79도2105 판결 ).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인에 대하여 제1심판결이 징역 5년과 벌금 135,000,000원, 한국은행 1,000원권 18장 몰수, 금 135,914,760원 추징을 선고하고 이에 대하여 검사 및 피고인이 항소하였으나 환송전 원심이 항소를 모두 기각함으로써 피고인만이 상고하여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항소심에 환송하였는데 환송후 원심은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5년 및 벌금 133,000,000원, 한국은행 1,000원권 18장 몰수, 금 230,364,000원 추징을 선고하였다. 원심의 이와 같은 양형은 위에서 판단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저촉되어 위법이므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도 파기를 면치 못한다.
4. 이에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으로 하여금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