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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4. 4. 24. 선고 84도410, 84감도67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보호감호][집32(2)형,533;공1984.7.1.(731),7050]
판시사항

환송판결에서 유죄증거로 할 수 없다고 한 증거를 보태어 범죄사실을 인정한 원심판단과 환송판결의 기속력

판결요지

환송판결에서 유죄증거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검사의 각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한 것은 상소심판단의 기속력을 어긴 위법이 있다.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상고인

피고인 겸 피감호청구인

변 호 인

변호사 장순용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록에 의하면, 당원은 1983.9.27 이 사건에 관한 환송전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3.7.6 선고 83노1185호, 83감노251호 )을 파기환송 하였는바, 그 이유인 즉 제1심은 피고인이 1982.12.21.09:00경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65 소재 용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피해자 서 명화가 차표를 사느라고 그 소유의 가방을 의자에 놓아둔 틈을 이용하여 위 가방 1개와 그 안에 든 현금 15,000원 등 싯가 금 50,000원 상당을 가져가 이를 절취한 사실을 확정하였으나 피고인은 제1심 이래 피고인이 이 사건 가방을 가져갔던 사실을 시인하고 있기는 하나 자기의 가방인 줄 착각하고 가져갔다가 피고인 가방이 아님을 알고 바로 그 곳에 갖다 놓았다고 변소하고 있으며 제1심 증인 서 명화 및 같은 문 제길도 가방이 없어져 범인을 잡으려고 10분 가량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피고인이 대합실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문 제길이 잡아 가방을 내놓으라고 하니 피고인이 그곳에 갔다놓았다고 하여 처음 가방을 놓았던 대합실의자에 가보니 그곳에 가방이 있었으며 가방속에 있었던 현금 15,000원 등 내용물도 그대로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어 피고인이 가방을 처음 가져갔었던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의 범의를 가려내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수사기관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이나 위 서명화의 증언(이는 경찰에서의 피해자 진술의 오기로 보인다) 및 문 제길 작성의 진술서기재는 피고인 이 가방을 가지고 터미널 밖에 서 있었다는 등 위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 등과 서로 맞지 아니하여 이 상반된 진술을 종합하여 제1심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사실심으로서는 이와 같은 점을 따져 그에 따라 피고인의 범의를 가렸어야 할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점에서 제1심 판결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을 저질렀고 이를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같은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2.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위 환송판결이 있은 후 원심은 피고인의 진술을 들은 외에는 아무런 새로운 조사를 함이 없이(서 명화는 사망하고 문 제길은 싱가폴에 출타하여 모두 환문불능) 제1심 판결의용의 증거인 제1심 법정에서 한 피고인의 진술, 증인 서명화 및 문 제길의 제1심 법정증언,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압수조서에 환송후 원심법정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을 보태어 보면 제1심이 판시한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하고 달리 제1심의 사실인정과정에 위법이 없다 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3. 법원조직법 제7조의2 에 의하면,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당원의 환송판결취지는 피고인의 제1심 공정에서 진술과 제1심 증인 서 명화 및 문 제길의 증언들로서는 본건 절도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또 수사기관에서의 피고인의 진술은 위 법정진술 및 증언들과 상반되고 있어 믿을 것이 못되니 이로써는 본건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환송후의 피고인 진술을 보태어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여 환송후의 원심공판조서기재를 살펴보면, 피고인은 자기의 놓아둔 가방인 줄 알고 들고 나왔으나 자기것이 아님을 깨닫고 먼저 있던 장소에 그 가방을 도로 갖다 놓았다고 제1심 법정에서의 변소를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니(원심판결은 피고인이 자기의 가방색을 흰 것이라고 진술한 양 설시하고 있으나 전후문맥을 보면 피고인이 가져간 피해자의 가방색을 말하고 있음이 분명하며 이 점은 증인서 명화의 증언과 부합된다) 이 진술은 범의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범의인정의 자료가 될 수 없고 타에 범의를 수긍할만한 자료는 없다.

그렇다면 원심은 위 법조 에 위배하여 당원의 환송판결에 유죄증거로 할 수 없다고(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님) 판단한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하여서 상소심 판단의 기속력을 어긴 위법을 범한 허물이 있다 고 아니할 수 없으니 이 점에서 논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그러므로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한다.

대법관 전상석(재판장) 이일규 이성렬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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