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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2011. 1. 13. 선고 2008구합1376 판결
[재계약(재임용)거부처분취소] 항소[각공2011상,299]
판시사항

국립대학교 총장이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조교수 원고에 대한 재계약 임용심사 결과, 연구실적이 연구부문에 관한 재계약 임용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고를 재계약 임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한 사안에서, 재임용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국립대학교 총장이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조교수 원고에 대한 재계약 임용심사 결과 연구실적이 연구부문에 관한 재계약 임용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원고를 재계약 임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한 사안에서, 문제가 된 논문이 연구실적물로 인정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사위원 및 해당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고, 당사자인 원고는 물론 일부 인사위원들까지도 해당 논문심사의 공정성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임용권자로서는 해당 논문의 적정성과 심사의 공정성 여부를 좀 더 면밀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기 위하여 그에 대한 재심사 내지 외부의 해당 전문가에게의 심사의뢰 등 세부적 조치를 취하고 난 후 그 결과와 원고의 자질, 능력, 비전 등의 여러 모든 사항을 종합적이고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위와 같은 조치 없이 이루어진 위 재임용거부처분은 재임용 가부 결정에서 임용권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진지하고 신중한 판단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 내지 객관성을 잃은 것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최창용)

피고

부산대학교총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성 담당변호사 박영주)

변론종결

2010. 12. 16.

주문

1. 피고가 2008. 3. 4. 원고에 대하여 한 재계약(재임용)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관계 및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부산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University of Wisconsin)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남가주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연구교원을 하다가 2004. 3. 1. 부산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임용기간 4년으로 하여 조교수로 신규 임용되었다.

나.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 등 전임교원의 재계약 임용에 대한 부산대학교의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 부산대학교 전임교원 임용규정

제14조 (대상자)

재계약 임용은 2002년 1월 1일 이후 계약임용 교원 중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자, 계약조건을 변경하고자 하는 자 및 재임용 대상 교원 중에서 계약임용을 원하는 자를 대상으로 한다.

제15조 (시기 및 절차)

① 재계약 임용은 3월 1일과 9월 1일에 실시한다. 다만, 학기 중 임용된 교원의 경우 제31조의 각 직급별 승진소요 기간이 경과한 날의 익월 1일에 재계약 임용할 수 있다.

② 총장은 대상자에게 임용기간 만료일과 임용에 필요한 사항을 통지하여야 한다.

③ 재계약 임용은 서류심사, 학과(부)심사 또는 부서 심사, 대학인사위원회 심의, 대학장 또는 부서장의 추천으로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장이 한다.

제16조 (서류심사)

① 학과(부) 및 해당 부서에서는 재계약을 희망하는 자로부터 계약기간 만료 4월 전까지 총장이 정한 필요한 서류를 제출받아 심사한 후 대학장 또는 부서장을 거쳐 총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② 심사위원회는 임용 심사대상자의 전공과 동일한 임용예정 직급 이상 본교 전임교원 중에서 위원장 추천에 의해 대학장 및 부서장이 임명 또는 위촉하는 3명의 위원으로 구성하여 심사한다.

③ 심사위원회의 심사방법 등에 관하여는 총장이 따로 정한다.

④ 심사위원은 최근 5년 이내 SCI급 또는 한국학술진흥재단등재(후보)지급 전문학술지에 300% 이상의 논문(또는 이에 상응하는 연구실적물)을 발표한 자로 한다.

제19조 (심의)

①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는 대학장 또는 해당부서장이 추천한 재계약 대상자의 임용여부를 가·부로 결정하되, ‘부’로 결정한 경우에는 위원장 사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③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의 심의방법 등에 관하여는 총장이 정한다.

제20조 (동의)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는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의 추천에 대하여 심의하여 적절한 경우 동의한다.

제21조 (임용)

① 총장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의 동의에 대하여 필요한 검토를 거쳐 적절한 경우 임용한다.

② 총장은 재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학과(부) 또는 해당 부서에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다.

③ 총장은 필요한 경우 임용을 결정하기에 앞서 개별 면담을 실시할 수 있다.

제21조의2 (계약의 종류)

① 총장은 재계약 임용 대상자의 교육, 연구, 지도, 봉사 및 상벌의 실적에 따라 승진재계약, 직전 임용기간의 직급과 동일한 직급의 재계약(이하 ‘동일직급 재계약’이라 한다), 직전 임용기간의 직급과 동일한 직급의 1년 재계약(이하 ‘1년 재계약’이라 한다)으로 구분하여 임용한다.

② 동일직급 재계약은 1회에 한하여 허용하며, 임용기간은 전임강사는 2년, 조교수는 4년, 부교수는 6년으로 한다.

④ 1년 재계약은 제2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건강, 출산 등 특별한 사유를 총장이 인정할 경우 1회에 한하여 임용하며, 계약기간 종료시까지 동일직급 재계약 또는 승진 재계약을 하지 못할 경우 계약기간 종료 후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한다.

제23조 (통보)

재계약 임용 여부는 계약기간 만료 2월 전까지 대상자에게 통보한다.

■ 부산대학교 전임교원 임용심사 규정

제3조 (심사사항)

재계약 임용, 재임용, 정년보장임용 및 승진임용 대상 교원에 대하여는 임용기간 중의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사한다.

1. 연구 실적

2. 교육 및 지도 실적

3. 봉사 및 상벌 실적

4. 교수업적평가 실적

제4조 (심사자료)

① 재계약 임용, 재임용, 정년보장임용 및 승진임용 심사에 필요한 서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인용심사자료(별지 제1호 서식)

2. 심사평정표(별지 제2호 서식)

3. 연구실적물

② 임용을 원하는 자는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의 규정에 의한 심사자료를 임용예정일 4월 전까지 학과(부) 또는 부서에 제출하여야 한다.

제4조의3 (연구실적물)

① 신규임용, 재계약 임용, 재임용, 정년보장임용 및 승진임용을 위하여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의한 연구실적이 있어야 한다. 다만, 박사학위를 소지하지 아니한 교원이 승진 및 정년보장임용을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100%의 연구실적이 있어야 하며, 예·체능계열의 실기 연구실적물은 그러하지 아니한다.

2. 계약임용 교원의 동일직급 재계약 임용은 현 임용기간 중 연평균 100% 이상

② 제1항 제2호 내지 제6호의 연구실적물 인정은 SCI급 전문학술지 또는 한국학술진흥재단등재(후보)지급의 학술지에 발표한 것으로 하되, 제1저자(책임저자) 또는 교신저자로서 발표한 연구실적을 1/3 이상을 포함하여야 한다. 다만, 전공관련 저서 및 역서(인문·사회계열에 한함)와 학위논문은 연구실적에 포함할 수 있으며, 외국어문학분야의 해당 언어 상용국에서 발행된 전문학술지는 한국학술진흥재단등재지급으로 본다.

③ 연구실적물 범위, 인정환산율 및 심사기준 등에 관한 사항은 총장이 따로 정한다.

제7조 (연구실적물 심사)

① 승진 및 재계약 임용 예정자의 연구실적물 심사는 총장이 위촉하는 동일 전공분야의 상위직 교원 3인이 실시하되, 해당 전공분야의 교수가 없는 경우 동일 직급의 교원도 위촉할 수 있다. 다만, 심사위원 3인 중 1인 이상은 타 대학교 전임교원을 위촉하여야 한다.

② 연구실적 평점은 각 편이 평균 ‘우’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학위논문과 SCI급 및 한국학술진흥재단등재(후보)지급 전문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은 심사를 생략한다.

③ 학위논문과 SCI급 및 한국학술진흥재단등재지급 전문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은 ‘수’, 한국학술진흥재단등재후보지급의 경우는 ‘우’로 평가된 것으로 처리한다.

제8조 (임용심사위원회)

① 신규임용심사위원회,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 재임용심사위원회, 정년보장임용심사위원회 및 승진임용심사위원회(이하 ‘임용심사위원회’라 한다)는 총장의 요청이 있거나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위원장이 소집한다.

■ SCI급 및 한국학술진흥재단등재(후보)지급 연구실적 연차별 적용기준

본문내 포함된 표
교원구분 및 직급 임용구분 연구실적 기준 연도별 SCI급 및 학진등재(후보)지급 연구실적 비율 비고
2007년도 심사자 2008년도 심사자 2009년도 심사자 2010년도 심사자
조교수 승진 해당 연구실적의 50% 이상 100%
재계약 50% 이상 75% 이상 100%

■ 부산대학교 전임교원 임용심사 세부기준

본문내 포함된 표
심사사항 배점 심사기준 비고
연구부문 50점 기본 : 40점(규정에서 정한 연구실적물 연평균 100%) 범위 : 0 ~ 50점
- 연평균 100% 이상 : 40점(매5% 초과시 2점씩 가점)
- 연평균 100% 미만 : 0점
교육 및 지도부문 40점 기본 : 32점(학기당 이론과목 6학점 포함 9학점, 학부 3학점 의무) 범위 : 26 ~ 40점
봉사 및 상벌부문 10점 기본 : 8점 범위 : 4 ~ 10점
교수업적 평가부문 가·감점 (± 2점) 기관별 교수업적평가 결과반영
합 계 100점 기본 : 80점(재계약 임용 기준)

■ 부산대학교 연구실적물 인정기준 지침

제2조 (연구실적물의 범위)

① 연구실적물은 전공분야에 해당하고 형식과 내용이 연구물로서의 체계를 갖춘 것이어야 한다.

② 연구실적물은 다음 각 호와 같이 발표된 것이어야 하며, 일간지 및 교내 신문 등에 발표된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1. 저서 및 번역서

2. 학회지

3. 논문집

4. 정기 학술간행물

제3조 (연구실적물의 인정 환산율)

① 연구실적물의 인정 환산율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1인 단독연구 또는 편찬 : 100%

2. 2인 공동연구 또는 편찬 : 70%

3. 3인 공동연구 또는 편찬 : 50%

4. 4인 이상 공동연구 또는 편찬 : 30%

③ 제1저자(책임저자)나 교신저자는 저자 수가 3인 이상인 경우에도 70%를 인정한다.

제5조(연구실적물 심사)

③ 동일직급 재계약, 승진 재계약, 승진임용, 정년보장임용 및 재임용 시 대상자의 연구실적물 심사는 해당 전공분야 3인 이상이 심사하되, 심사평정은 수(5점), 우(4점), 미(3점), 양(2점), 가(1점)로 하여 각 편이 평균 우(4점) 이상이어야 한다.

⑥ 연구실적물 심사 결과 제3항의 평정점 미만으로 승진이 유보된 전임교원의 연구실적물 중 평정점이 우(4점) 이상인 것은 인정기간 이내인 경우에 한하여 차기 승진 임용 때에 재심사 없이 인정하며, 우(4점) 미만으로 평정된 연구실적물은 재사용할 수 없다.

다. 조교수로서 원고의 계약기간 만료일은 2008. 2. 29.인데, 부산대학교의 위 관련 규정에 의하면 원고가 재계약 임용을 위하여 충족하여야 할 연구실적물 조건은 전체 연구실적물이 400% 이상이고, 그 중 300% 이상이 SCI(Science Citation Index, 미국 톰슨사이언티픽사에서 만든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전문학술지 또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이라 한다) 등재 또는 등재후보지 이상에 발표되어야 하며, 전체 연구실적물 중 1/3 이상을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로서 참여하여야 한다. 한편 원고가 임용기간동안 작성·발표한 연구실적물 내역은 다음 기재와 같다.

[연구실적 내역표]

본문내 포함된 표
논 문 제 목 저 서 기재시기 저 자
1 Local News, Social Integration and Community Participation: Hierarchical Linear Modeling of Contextual & Cross-Level Effects JOURNALISM & MASS COMMUNICATION QUARTERLY 2005. 10. 원고 외 2인
2 The Roles of Mass Communication for Youth Civic Socialization(이하 ‘이 사건 기타논문’이라 한다) 언론과 정보 2005. 12. 원고
3 이념 성향에 따른 정치 광고의 메시지 프레이밍 효과 광고연구 2007. 9. 원고 외 1인
4 The Effects of Communication on Civic Participation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2007. 12. 원고
5 Generations and Pathway to Civic Participation: the Roles of Communication and Community Context 21세기 정치학회보 2007. 12. 원고
6 Communication and Youth Socialization, In L. R. Sherrod, C. A. Flanagan, R. Kassimir & A. K. Syvertsen (eds.) Youth Activism: An International Encyclopedia (2Vols.), Vol.1, pp. 160-167 Greenwood Press 2006. 1. 원고 외 2인

라. 원고에 대한 재임용심사과정

1) 피고는 각 단과대학에, 2007. 10. 9. 계약제 임용교원의 재계약 임용업무추진일정을 통보하고, 2007. 10. 29. 원고를 포함하여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교원에 대하여 임용기간만료통보서를 2007. 10. 30.까지 교부한 후 재계약 임용대상 교원으로부터 임용기간만료통보서 수령증을 제출받아 2007. 11. 2.까지 이를 제출할 것을 지시하는 공문을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신문방송학과장은 조교를 통하여 원고에게 임용기간만료통보서를 교부하였고, 원고는 2007. 11. 2. 피고에게 임용기간만료통보서 수령증을 제출하였다.

2) 원고는 신문방송학과장에게 재계약 심의를 위한 임용심사서류 구비작업이 완료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재계약 임용서류 제출연장 요청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신문방송학과장이 2007. 10. 31. 사회과학대학 행정실장에게 위 요청서를 제출하였는데, 원고가 위 요청서를 제출한 이유는 당시 연구실적 내역표 기재 4, 5번 논문(이하 ‘이 사건 학진논문’이라 한다)이 기재 및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 있어 재계약 임용에 필요한 연구목적물 실적에 미달하였기 때문이다.

3) 원고는 2007. 12. 17. 이 사건 학진논문을 게재예정형태(2007. 12. 31. 발행)로 하여 연구실적물에 포함하고 이 사건 학진논문 및 기타논문의 인정률을 각 100%, 전체 연구실적물의 인정률을 420.93%로 하여 신문방송학과에 임용심사서류를 제출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기타논문이 학진에 발표된 논문이 아님을 이유로 소속 신문방송학과 소외 1, 2 교수 및 경북대학교 소외 3 교수 등 3인의 심사위원에게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심사를 의뢰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하여 소외 3 교수는 ‘수’ 평정을 한 반면 소외 1, 2 교수는 각 ‘미’ 평정을 하여 재계약 임용기준인 평균 ‘우’ 평정에 미달하게 되었다(이하 소외 1, 2 교수가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하여 한 평가를 ‘이 사건 평가’라 한다).

4) 이에 신문방송학과 심사위원회는 2008. 1. 29. 이 사건 기타논문이 연구실적물로 인정되지 않음을 이유로 심사평정에서 연구부문에 0점을 부여하여 원고가 총점 42점으로 재계약 임용 기준인 80점에 미달한다는 결정을 하였고, 2008. 2. 1. 15:00에 개최된 사회과학대학 인사위원회에서도 심의결과 원고가 부산대학교의 재계약 임용 관련 규정에 의할 때 재계약 임용 추천기준에 미달하여 원고를 재계약 임용 추천대상자에서 제외하기로 하되 사회과학대학장 명의로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1년 재계약 의견을 제출하여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로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사회과학대학장은 피고에게, 2008. 2. 4. 원고에 대한 재계약 임용관련 서류를 제출하면서 위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견서를 제출하였고, 2008. 2. 15. 원고가 2년 이상 눈과 어깨에 생긴 건강상 문제로 치료 중에 있어 많은 연구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므로 원고를 1년 재계약 임용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는 내용의 ‘교원 재계약 임용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으나, 교무처장은 2008. 2. 5. 사회과학대학장에게 원고가 1년 재계약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문을 통보하였다.

5) 원고의 재계약 임용에 관한 최종적인 심의를 위하여 2008. 2. 28. 14:00에 개최된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는 원고를 출석시켜 의견진술을 들은 후 연구실적 부족을 이유로 원고를 재계약 심사대상자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하면서 사회과학대학장이 신청한 1년 재계약에 대하여는 원고의 질병과 연구실적물 부족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의 임용기간이 만료된 이후인 2008. 3. 4.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심사결과 연구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여 원고의 전체 연구실적이 320.93%가 되어 연구부문에 관한 재계약 임용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원고를 1년 재계약 대상으로 특별히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를 재계약 임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바.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08. 3. 19.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08. 6. 9.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내지 3,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갑 제14, 18, 19호증의 각 1, 2, 갑 제20호증의 1 내지 3, 갑 제21, 22, 23호증, 갑 제24호증의 1, 2, 6, 갑 제25호증의 1, 2, 갑 제26, 27, 29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5, 을 제3호증의 1 내지 8, 을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5, 7, 8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에는 다음과 같은 위법사유가 존재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이 사건 처분 이유는 이 사건 기타논문의 질이 떨어져 연구실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러한 결과는 결정적으로 같은 학과 소속 교수들의 이 사건 평가에 의하여 도출된 것인데,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경북대학교 교수는 ‘수’로 평가한 점, 이 사건 기타논문에 관하여 신문방송학과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웨인 완타(Wayne Wanta) 교수도 매우 뛰어난 논문이라고 평가한 점, 보통 타 대학교수보다 같은 학과 소속 교수들의 평가가 더 나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평가는 매우 이례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으로서 순수한 전문적, 학문적 판단에 근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 부산대학교의 재계약 임용 관련 규정에 의하여 피고는 소속 학과에 재심사 요구를 할 수 있고, 실제로 사회과학대학 인사위원회,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서 재심사 의견이 있었음에도 피고는 그러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이 사건 평가만을 근거로 하여 재임용 거부로서 발생하는 원고의 불이익을 형량하지도 않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부산대학교의 재계약 임용 관련 규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는 원고에 대한 재계약 임용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절차적으로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적어도 사회과학대학 인사위원회에서 건의한 1년 재계약 여부에 대해서라도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쳤어야 하며, 또한 원고의 임용기간 만료 전에 재계약 임용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피고는 위와 같은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절차적 위법도 존재한다.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에 대한 재계약 임용 여부는 피고 대학이 마련한 기준과 심사에 의한 평가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그러한 평가는 대학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고 헌법상 보장된 학문의 자유 및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과 대학의 자율성에 의하여 고도로 보장받아야 하며 이를 기초로 피고에게 재계약 임용 여부의 결정에 대한 상당한 재량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하여 소속 학과 교수들이 한 이 사건 평가는 학문의 자유 및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과 대학의 자율성에 의하여 절대적으로 존중받아야 하고 이에 대하여 타 대학 또는 외국의 교수가 언급한 것에 의하여 좌우될 수는 없으며,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이 절대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이 사건 평가에 기초하여 부산대학교의 재계약 임용 관련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적법하다.

나) 부산대학교 전임교원 임용규정에 의하면 전임교원의 재계약 요건이 충족될 경우 피고가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는 것으로 원고의 경우 이미 신문방송학과 심사위원회, 사회과학대학 인사위원회에서 재계약 임용 추천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재계약임용심사위원회의 심의를 요청할 필요가 없고,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임용기간 만료 이후에 이루어진 것은 원고가 제때 임용심사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지연하여 2008. 1. 말경에야 원고에 대한 재계약 심사를 할 수 있었던 것에 그 원인이 존재하므로 여기에 피고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절차적인 위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나. 인정 사실

1) 신문방송학과 교수진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는 원고를 제외하고 6명의 교수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학장인 소외 4 교수는 1955년생, 소외 5, 6, 2 교수는 1957년생, 소외 1 교수는 1961년생으로 연령대가 비슷하고 모두 서울대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소외 2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1990년대부터, 소외 2 교수는 2002년부터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교수로 임명받아 재직하여 서울대학교 출신 교수진이 1990년대 이래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진용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여 왔다. 이에 반해 소외 7 교수는 1968년생, 원고는 1972년생으로 위 교수들과 연령대가 상이하고, 원고는 부산대학교, 소외 7 교수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였다.

2)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평가

가) 이 사건 기타논문은 부산대학교가 부설한 언론정보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지 ‘언론과 정보’ 2005년 제11호에 게재된 논문으로서 게재 당시 위 연구소 소장은 소외 1 교수가, 기획부장은 소외 2 교수가 맡고 있었고, 원고는 위 연구소 연구부장을 맡고 있었다.

나) 소외 1 교수의 평가

이 논문은 방대한 양의 샘플 추출 방법에 대한 설명에 비해 분석에 사용된 샘플의 정확한 수나 특성이 불분명하고, 주요변인의 측정 방법과 연계된 다양한 분석 기법이 과연 설정된 연구문제에 답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인지 의문이다. 또 연구 결과에 대한 표의 제시 및 설명이 부정확하고 원래의 연구문제에 맞는 것인지도 납득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연구방법 및 결과 해석에 있어 전반적으로 이해하기가 무척 힘든 논문이 되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다) 소외 2 교수의 평가

이 논문은 이론적 논의, 연구문제, 분석방법, 분석결과, 결론 등 논문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들 사이에 유기적 연관성이 매우 결여되어 있으며, 이 연구의 분석결과가 기존의 시민참여 연구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분히 회의적이다. 이 논문의 분석의 엄밀성도 의문의 대상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 이유는 이 논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분석방법이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인지 필자가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고 심사자가 보기에 매우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분석에 사용된 개념의 측정방법이나 분석방법에 대한 설명이 본문에서는 찾을 수 없고, 분석결과에서 사용된 통계치들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매우 부족하고 제시하고 있는 도표의 제목이 통계치들을 잘 요약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상 여러 가지 이유로 이 논문은 현 상태로는 심사를 거친 학술지에 게재 가능성이 거의 없다.

라) 경북대학교 소외 3 교수의 평가

이 논문은 청소년들의 시민참여의식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에 대한 참여민주주의의 의식 저하를 우려하는 동기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시민참여의식 정도를 파악하고 어떤 요인들이 시민참여의식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역할과 사회적 네트워크 및 미디어 이용 정도가 청소년의 참여의식 사회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우수한 논문으로 판단된다.

마) 웨인 완타 교수의 평가

이 논문은 신문방송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인 ‘젊은 층의 정치 참여가 사회적으로 어려운 까닭’을 다루고 있으므로 연구문제에 있어 우수성이 있다. 또한 이 논문은 3,000명이 넘는 응답자를 가진 훌륭한 데이터셋을 2차 분석에 사용하고 있고 이는 이 분야의 권위자인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퍼트넘 교수에 의하여 수집된 것이다. 데이터의 분석 역시 대단히 신중하게 수행되었고 일련의 계층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분석실행에 있어서도 우수하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론 및 방법론적 적용이 모두 엄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연구문헌으로서 뛰어난 성과물이다.

바) 감정인 소외 8(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의 평가

학술논문이라고 평가하기에는 결과의 분석이 매우 피상적이고 단순하다. 이 논문이 학술지에 실리기 위해서는 변인들 간의 인과관계를 논의함에 있어 기존의 이론이나 이슈에 대해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보다 심도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모든 변인들을 하나의 차원에서 나열하듯이 분석하는 것은 학술 논문이 갖추어야 할 분석의 심도, 엄밀성 등의 기준에 미흡하다. 결국 분석의 엄밀성, 연구방법 및 논의구성의 타당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사) 감정인 소외 9(중앙대학교 교수)의 평가

① 사회과학분야 논문이 게재되는 저널은 ① SSCI(Social Science Citation Index, 미국 톰슨사이언티픽사에서 만든 사회과학분야 학술논문 인용지수) 저널, ② 외국저널 중 SSCI급이 아닌 일반 외국 저널, ③ 학진(현재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 ④ 학진의 등재후보지, ⑤ 대학, 대학연구소, 학회, 단체 등에서 발간하는 일반저널의 5단계로 구분되고, 논문에 대한 평가점수는 일반적으로 ①번으로 갈수록 높고, ⑤번으로 갈수록 낮다.

② 이 논문은 일반저널에 게재된 논문으로, 일반 저널은 ①번 내지 ④번 해당 저널들에 비하여 논문심사에 있어 엄격한 심사를 거치지 않고, 상대적으로 논문 게재가 용이하다.

③ 이 논문은 구체적인 연구문제와 분석방법에 있어서 중대한 문제점들이 존재하고, 측정문항 및 결론에 있어서도 사소한 문제점들이 존재하여 상당한 수정이 필요하며, 이 논문이 2005년도가 아닌 현재의 기준으로 학술지에 게재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면 대폭 수정 후 게재가 가능한 논문이라고 판단되나, 2005년 당시를 기준으로 한다면 연구업적에 대한 경쟁이 지금보다 다소 약하였던 시기에 해당하고 등재후보지에 해당하는 저널들이 현재에 비하여 매우 엄격한 심사는 하지 않았다고 보이므로 현재보다는 등재후보지 저널에 논문 게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④ ‘언론과 정보’ 저널은 다른 연구자들로부터 익명으로 심사를 받으며 철저히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결론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과 각종 저널의 많은 논문에 대한 익명심사를 하여 온 감정인의 경험을 종합하여 볼 때 이 논문이 ‘언론과 정보’ 저널에 게재되는 데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된다.

아) 등재지, 등재후보지 저널에서 논문에 대한 심사 및 평가분류방식은 ① 그대로 게재, ② 일부 내지 대폭 수정 후 게재, ③ 수정 후 재심사, ④ 게재불가로 이루어지는데, 그 중 ①, ④번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많지 않고, 심사 논문의 약 70 내지 80% 정도는 ②, ③번 방식을 거쳐 저널에 등재되고 있다.

3)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재심사 요구

가) 원고는 2008. 2. 28. 개최된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기타논문은 같은 학과 교수님들의 권유에 의하여 기고되었고, 발표된 이후에는 수준 높은 논문이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웨인 완타 교수도 이 사건 기타논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였음에도 지금에야 ‘미’ 평정을 받은 것은 이 사건 기타논문의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이 당초 이 사건 학진논문을 중복논문이라고 의심한 것에 원고가 도전적인 태도를 보이자 원고를 재계약 임용에서 탈락시키기 위하여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재심의를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나) 2008. 2. 1. 개최된 사회과학대학 인사위원회에서 인사위원으로 참석한 소외 10 교수는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재심의 요청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위원장은 재심의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후 소외 10 교수는 위 인사위원회에서의 회의록에 서명을 하기 위하여 그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소외 5 교수의 “사실은 이 사건 학진논문에 문제가 있어 그 심사를 이 사건 기타논문에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들었음에도 회의록에는 누락되어 있다고 보아 소외 5 교수에게 찾아가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였고, 이에 소외 5 교수는 위와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여 결국 기존의 회의록 뒤에 소외 5 교수 및 소외 10 교수의 주장을 표로 정리한 서면을 추가로 작성하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다.

다) 위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서 소외 11, 12 등 일부 인사위원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재심의 내지 원고에 대한 1년 재계약 의견을 제시한 반면 논문 심사는 전공교수의 고유 권한이며 이에 대하여 비전공 교수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당하고 재심의 역시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인사위원들도 있었다.

- 학과심사에서 ‘미’가 나온 것은 논문의 발표시기와 심사시기가 다름으로 해서 발생한 문제일 수 있다. 발표 이후 약 2년이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심사를 하다보니 학진등재지와 후보지 외에 발표한 논문이라서 학과 심사 위원들이 편견을 가지고 심사를 하였을 수 있다.

- 학내 교수의 논문 심사가 ‘미’로 된 것이 재임용 제외 사유가 된다면 앞으로 소청이나 국민감사청구 등이 있을 수 있는데, 현재 부산대학교가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처지에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 논문을 외국의 권위 있는 기관에 보내어 의견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 재임용 신청을 언제까지 하라는 정확한 규정은 없고, 학과 교수들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논문 심사를 한 것일 수도 있다. 큰 무리가 없다면 피고의 재량에 의하여 1년 재계약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수의 신분 보장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논문심사를 자의적으로 하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 학과 교수들의 논문심사는 상당한 바이어스(한 쪽으로 기울어짐)가 있다. 논문심사는 모두 외부에 의뢰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논문에 대하여 외부 심사위원이 우수한 평가를 하였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 논문 심사에서 ‘미’를 준 사람은 두 사람이고, 학과 교수 5, 6명이 특정 교수를 쫓아내기 위하여 얼마든지 단합이 가능하다. 학과 분위기가 원고에 대하여 우호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원고의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재심의 요구에 대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심사위원들의 자의적 판단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고, 웨인 완타 교수의 의견은 본교가 위 교수에게 이 사건 기타논문의 심사를 의뢰한 적이 없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부산대학교 연구실적물 인정기준 지침 제5조 제6항은 ‘우’ 미만으로 평정된 연구실적물을 재심사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논문심사는 심사위원의 고유 권한으로서 그 심사가 불법적이지 않은 한 누구도 이에 관여하여서는 아니되는데 재심의는 논문심사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4) 원고의 교육 및 지도, 봉사실적 등

위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서 소외 13 인사위원은 원고가 국제화위원으로 학교를 위해 열심히 봉사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소외 10 위원은 원고는 SSCI급 논문을 쓴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SSCI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 톰슨사이언티픽사에서 만든 사회과학분야 학술논문 인용지수로서 SSCI급 논문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영어로 작성되어야 하며, 부산대학교 소속 교수들 가운데 SSCI에 수록된 논문을 작성한 사람은 많지 않다. 원고는 부산대학교 국제교류센터위원으로 부산대학교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였고, 특히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된 APEC 2005 기간 중 진행한 프로그램인 Voices of the Future의 지도교수로 참여하여 전국 대학에서 선발된 우리나라 학생들과 해외에서 참가한 학생들을 통솔하며, 세계 지도자들과의 면담 및 국제적인 친선교류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였다.

[인정 근거]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6호증의 1 내지 6, 갑 제9호증의 1 내지 3, 갑 제30호증의 1 내지 5, 갑 제36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 10의 증언, 감정인 소외 8, 9의 각 감정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흘러내리는 물은 수원지(수원지)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다는 비유도 있는바, 그 시대 그 사회의 문화는 대학의 수준 이상이 될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대학의 자율 내지 자치를 보장하여야 함은 그 나라 그 사회에서 당연한 지상명제이다. 진리의 발전에 관한 이론을 연구·개발하여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하지만 복잡다기한 사회에서 학문은 조직화될 학문으로 존재하게 되고, 대학의 형태로 나아갈 수밖에 없어 학문의 자유는 대학의 자유로 귀결된다고도 할 수 있다. 학문의 자유는 진리 그 자체의 발견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고, 개인의 의사의 자유를 내용으로 하지 않는다고 할 것으로 개인의 의사의 자유를 내용으로 하는 언론의 자유와는 다르다.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어 활동하는 학문의 세계, 대학사회도 여러 교수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라 늘 경쟁 내지 알력이 있기 마련이고, 진리를 발견하기 위하여 학문에 매진하다 보면 자기중심적이 되고, 이것이 편협함으로 발전하여 고질적이고 만성적이 되면서 학문에 대한 열린 태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학문을 하고자 하는 자세보다는 현재 차지한 자리를 지키려는 데 연연할 수 있다. 개개의 교수가 아니라 비슷한 성향을 띤 교수들이 집단적인 형태로 편협함을 나타낼 때에는 그 집단에서 소외된 교수의 입장에서는 학문의 자유 자체가 본질적으로 위협되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열린 자세로 새로운 사상과 방법론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학문의 길이 보장되지 않아, 수원지 자체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교수재임용의 경우에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결국 학문의 자유 보장을 위하여 재임용 결정과 같은 인사문제 등에 있어 대학의 자치 내지 자율에 맡기고 이에 관한 사법판단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나 위에서 언급한 상황이 발생하여 사법판단이 개입하여야 하는 불가피한 경우가 없지 아니하게 된다. 물론 대학교원의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임용권자는 대학교수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적인 학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재임용 여부를 심사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임용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임용할 것인지 여부는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나( 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7069 판결 , 대법원 1997. 12. 23. 선고 97다25477 판결 등 참조), 임용권자의 재임용 거부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거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법판단이 개입되어 그러한 재임용 거부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하였다고 볼 것이다(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등 참조).

한편 임용기간이 만료된 대학교원으로서는 교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받아 위 기준에 부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게다가 재임용 가부는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교원에게 중대한 법적, 사실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사안이고 재임용이 거부되어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교원이 실직함으로서 그에게 발생하게 되는 불이익은 이익형량에 있어서 결코 가볍게 간과될 수 없는 부분에 해당한다. 또한 대학교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현대사회에서 국가, 사회의 발전 및 개인의 능력함양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대학교육을 담당하는 실질적인 주체로서 중요성이 크므로 그 신분은 헌법 제31조 제6항 에 의한 교원지위법정주의에 의하여 보장받는다. 이러한 여러 사항들을 고려할 때 비록 헌법 제22조 제1항 이 천명한 학문의 자유 및 헌법 제31조 제4항 에 의한 대학의 자율성에 의하여 대학이 그 자치를 보장받아 교수의 임용, 보직과 같은 인사관리에 있어서 폭넓은 자주결정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 내지 객관성을 잃은 재임용 거부 등으로 대학교원의 신분에 대한 부당한 박탈이 있는 경우 이러한 경우에까지 대학의 자율성에 의하여 용인되거나 인정되어 사법판단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임용권자로서는 합리적이고도 객관적인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재임용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여 재임용 대상자의 그동안의 연구실적, 교육활동 등을 면밀하게 평가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외 대학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재임용 대상자의 임용기간 동안의 연구실적물 제출건수 및 적정성 여부가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중요사항이 된 상황에서 연구실적물의 적정성 여부의 판단은 심사위원들이 하는 것인데 심사위원들이 아무리 학자적인 양심에 기초하여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었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자신의 주관적 관점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심사위원들 사이의 결론이 다양하게 나누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상당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임용권자는 재임용 대상자의 연구실적물에 대한 적정성 판단을 더욱 치밀하고 신중하게 하여야 할 것이고 만약 어떠한 연구실적물의 적정성 여부가 문제되어 크게 다투어지고 있다면 그 연구실적물에 대하여 심사하였던 기존 심사위원 외에 다른 해당분야 전문가에게도 심사를 의뢰하거나 심사위원 수를 늘려 재심의를 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그 연구실적물의 적정성 여부를 철저하고도 공정하게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법원에서 임용권자의 재임용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의 심리를 하여 보면 재임용 대상 교원의 연구실적물 평가가 낮게 이루어져 재임용 대상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에 임용권자가 여러 차례 그 연구실적물에 대한 재심의를 하거나 심지어 인사위원회 전원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특별위원회에서 해당 교원의 연구실적물을 재평가하도록 한 사례가 존재한다( 서울고등법원 2005. 1. 28. 선고 2004누11086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8. 7. 24. 선고 2008누6389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재임용 가부를 결정짓는 판단잣대인 이 사건 기타논문의 적정성 평가에 관하여 이 사건 평가와는 달리 3인의 심사위원 중 1인은 위 논문이 적정하다고 평가를 내려 심사위원 상호간에도 의견이 ‘수’와 ‘미’로 평가하는 등 지나치게 달랐고, 감정인들 사이에서도 그 의견이 다른 점, ② 그런데 이 사건 기타논문은 2005년에 부산대학교 부설의 언론정보연구소가 발간한 학술지인 ‘언론과 정보’에 게재된 논문으로서 일반 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에 대해서는 학진 등재지 또는 등재후보지에 게재되는 경우와는 달리 그 심사가 엄격하지 않은 점에 미루어 볼 때 이 사건 기타논문이 ‘언론과 정보’에 게재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점, ③ 또한 2005년 당시 위 연구소 간부를 했던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이 이 사건 기타논문의 심사위원이었던 소외 1, 2 교수였는바, 따라서 이 사건 기타논문이 ‘언론과 정보’에 게재될 당시 위 심사위원들이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이 사건 기타논문을 심사하거나 열람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당시에는 위 심사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이 사건 기타논문이 ‘언론과 정보’에 게재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기타논문이 학진 등재지 또는 등재후보지에 실리는 데 필요한 자격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면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존재하나, 이는 대폭 수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이고, 실제로 대부분의 논문들이 심사과정에서 일부 내지 대폭 수정을 거쳐 저널에 게재되고 있는 실정인 점, ⑤ 원고는 계속하여 이 사건 기타논문의 적정성을 주장하면서 재심사 요구를 하였고, 원고의 재임용 가부를 논의하였던 사회과학대학 인사위원회 및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서도 소외 10 교수를 비롯한 일부 인사위원들이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 기타논문의 적정성을 좀 더 살피기 위하여 재심사 요구를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절한 점, ⑥ 앞서 든 부산대학교 전임교원 임용심사 규정에 있는 재임용 심사사항 가운데 지도 및 봉사실적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원고는 1972년생으로 부산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유학을 하여 영어실력 및 국제적 경험을 갖추고 모교 및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부산대학교의 국제화위원으로 학생들을 적극 지도하여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상당한 이바지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심사사항인 다른 부분의 실적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자체의 장기적인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될 수 있다면 30대의 젊은 원고를 재임용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위에서 살펴본 원고의 재임용에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피고나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진들이 오히려 원고를 재임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없지 않은 점, ⑦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신문방송학과 교수진의 구성, 소속 교수들의 나이, 학력, 그동안 심사위원을 맡았던 소외 1, 2 교수를 비롯하여 같은 대학교 출신들이 1990년대 이래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진용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여 주류를 이루어 왔다는 사정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원고 본인이나 외부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그러한 의심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이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3) 위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기타논문이 학진 등재지 또는 등재후보지에 실릴 수 있는 정도의 적정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사위원 및 해당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일견 논문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는 점, 원고를 비롯하여 일부 인사위원들 마저도 이 사건 평가의 공정성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신문방송학과 소속 교수들의 약력, 활동 등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을 알 수 있는바, 따라서 이와 같이 이 사건 기타논문의 적정성 및 심사에 있어서의 공정성 여부가 크게 쟁점이 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임용권자인 피고로서는 단순히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 전체 의견이 원고에 대한 재임용 불가 의견이고,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소속 학과 교수들의 심사의견을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러한 의견에 따라 원고에 대한 재임용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재임용이 거부되면 넓지 않은 우리나라 교수 사회를 감안하여 원고의 학문의 자유가 결정적으로 침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점에서 원고의 자질, 능력, 그리고 국제화시대의 부산대학교 자체의 장기적인 발전이라는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마땅하다. 그러기 위하여 피고는 이 사건 기타논문의 적정성과 심사의 공정성 여부를 좀 더 면밀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기 위하여 이 사건 기타논문에 대한 재심사 내지 외부의 해당분야 전문가에 대한 심사의뢰 등의 세부적 조치를 취하고 난 후 그에 따른 결과와 위에서 언급한 원고의 자질, 능력, 비전 등의 여러 제반 사항을 종합적이고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한다. 게다가 부산대학교 전임교원 임용규정 제21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는 재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소속 학과에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는데, 위 규정은 이 사건과 같이 재임용 여부 혹은 연구실적 인정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는 경우 피고로 하여금 신중하고 공정한 판단을 하도록 하기 위하여 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는 위와 같은 조치들을 취하거나 원고에 대하여 여러 관점에서의 종합적이고 합목적적인 고려를 하지 아니하고 단지 논문 심사는 심사위원들의 고유 권한으로서 절대적으로 존중받아야 하고 여기에 누구도 관여할 수 없으며 그 결과에 대하여도 절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집한 채 만연히 이 사건 평가만을 반영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와 같은 피고의 판단은 위에서 살펴본 재임용 가부 결정에 있어서 임용권자가 고려하여야 할 사항에 대한 진지하고 신중한 판단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 내지 객관성을 잃은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어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원고의 절차적 위법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광식(재판장) 유정우 남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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